"구닥다리 폰에 LTE는 비싸?" 알뜰폰, 오명 벗나
알뜰폰 사업자들이 최신 스마트폰 라인업을 늘리고 LTE 가격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해 고군분투하고 있다. 알뜰폰 LTE 요금제가 일반 통신사와 별 차이가 없는 상황에서, 알뜰폰 사업자들이 어떻게 차별화 전략을 꾀할지 귀추가 주목된다.
알뜰폰(이동통신재판매, MVNO)이란 기존 이동통신사의 망을 빌려 소비자에게 저렴한 이동통신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이다. 알뜰폰은 기존 이동통신사보다 통신 요금이 저렴하고, 이동통신사의 망과 동일한 회선을 사용해 통화 품질도 동일하다(다만 기존 이동통신사의 부가서비스나 혜택은 받을 수 없다). 때문에 통신 요금을 절감할 수 있는 서비스로 각광받고 있다.
그러나 이런 장점에도 전체 이동통신 가입자 중 알뜰폰 가입자 비율은 낮다. 알뜰폰이 무엇인지 잘 모르는 소비자도 있지만, 알뜰폰을 알더라도 서비스를 이용하지 않는 소비자들이 더 많다. 왜 그럴까?
최신 스마트폰 부족, 알뜰폰 발목 잡는다
알뜰폰의 가장 큰 약점은 최신 단말기의 부재다. 기존 이동통신사들은 오랜 기간 휴대전화 제조사와 긴밀한 관계를 유지했으며, 제조사 측에 최소한의 단말기 판매 대수를 보장하고 최신 단말기를 수급한다. 반면 알뜰폰 사업자들은 제조사와 별로 친하지도 않은데다, 이동통신사보다 판매량도 적다 보니 그들과 똑같은 조건에 단말기를 확보하기 어렵다. 확보하더라도 구형폰이 대다수다. 결국 알뜰폰 서비스에 가입하려다가 최신 스마트폰이 없다는 이유로 발길을 돌린 소비자들이 많다.
특히 LTE 스마트폰이 부족하다. LTE 스마트폰 대부분이 최신 스마트폰인 만큼, 알뜰폰 사업자들은 LTE 스마트폰 수급에도 어려움을 겪는다. 알뜰폰 사업자들은 중고폰을 판매하는 경우가 많은데, LTE 스마트폰은 중고폰도 별로 없다. 휴대전화 약정 기간은 보통 2년인데, LTE 스마트폰이 시중에 공급된 것은 불과 1년 남짓이기 때문이다.
LTE 단말기 수급… 알뜰폰 사업자 발 벗고 나서
이에 알뜰폰 사업자들이 LTE 단말기 경쟁력을 확보하고자 나섰다. 지난 11월 7일, 대표적인 알뜰폰 사업자 CJ헬로비전은 최신 LTE 스마트폰 3종을 추가로 출시했다. 이번에 추가한 LTE 스마트폰은 삼성전자 '갤럭시노트2', LG전자 '옵티머스G', 팬택 '베가R3'다. 따라서 CJ헬로비전은 총 6종의 LTE 스마트폰을 공급하게 됐다. 아직 많다고 할 수는 없지만 대중들이 선호하는 최신 LTE 스마트폰 라인업은 갖춘 셈이다. 또 다른 알뜰폰 사업자 에넥스텔레콤도 삼성전자 '갤럭시노트2', '갤럭시S3', 팬택 '베가S5' 등을 확보했다.
하지만 알뜰폰 LTE 요금제가 기존 이동통신사의 그것과 별 차이가 없다는 것은 알뜰폰 사업자들이 풀어야 할 큰 과제다. 기존 이동통신사보다 약 20~45%가량 저렴한 3G 요금제와 대조적이다. LTE망 대여료가 높아 요금을 낮출 여력이 없기 때문이다. 때문에 소비자는 기존 이동통신사에서 보조금을 받는 것이 더 낫다고 판단할 수도 있다.
알뜰폰 사업자들은 LTE 시장에서 살아남기 위해 어떤 방법을 택했을까. CJ헬로비전은 CJ 그룹의 문화콘텐츠 서비스를 LTE 요금제와 결합하는 방법을 택했다. CJ헬로비전 홍보팀 황재현 차장은 "현재 LTE62 요금제 이상을 사용하는 고객에게 티빙(실시간 TV 방송)과 엠넷을 무료로 제공하고 있고, 앞으로도 CJ E&M이나 CGV와의 협력해 다양한 상품을 내놓을 예정이다"라고 말했다. 에넥스텔레콤은 결합 상품을 강점으로 내세웠다. 스마트폰, 태블릿PC, 노트북, TV 등을 결합한 요금 상품을 통해 가격 경쟁력을 갖추겠다는 방침이다.
다른 알뜰폰 사업자도 LTE 서비스에 진출하고 있다. 에버그린모바일과 프리텔레콤은 다음 달, 온세텔레콤은 내년 초 LTE 서비스를 시작할 예정이다.
통신요금 절감 기대
이런 방법이 얼마나 효과가 있을지는 좀 더 지켜봐야겠지만, 이를 통해 알뜰폰의 경쟁력이 높아지면 소비자 선택의 폭이 확대될 것이다. 알뜰폰 사업자가 성장하면 기존 이동통신사도 고객 유치를 위해 새로운 혜택이나 가격을 내리는 방안을 내놓을 수도 있다. 추후 LTE 서비스를 시작할 알뜰폰 사업자들도 새로운 요금제나 서비스를 제공해, '통신요금 부담 완화'라는 변화의 바람을 몰고 오길 기대한다.
글 / IT동아 안수영(syahn@it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