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마트 기기, 미래에는 이렇게 변한다
IT는 가장 빠르게 변화하는 산업 분야다. 스마트폰, 태블릿PC, PC의 성능은 매번 놀라울 만큼 향상되고 있으며, 사용자 편의 기능이 강화되거나 디자인이 획기적으로 바뀐 신제품도 다양하게 쏟아지고 있다. 이처럼 기술의 발전 속도가 워낙 빠르다 보니 앞으로의 IT 전망을 예측하기란 전문가에게도 쉽지 않다. IT 업계 종사자라면 신속하게 트렌드를 파악하는 게 무엇보다 중요한데 이들에게 도움을 주는 정보분석 기관 중 하나가 '한국IDC'다.
한국IDC는 국내외 스마트 기기(스마트폰, 태블릿PC, PC) 시장 현황을 짚어보고, 국내외 전문 연구원들이 모여 향후 전망을 공유하는 '스마트 커넥티드 디바이스 로드쇼2013' 행사를 지난 15일 개최했다. IDC는 IT 및 통신 분야의 시장 분석/컨설팅 기관이며, 110여 개 국가에 1,000명 이상의 시장 분석 전문가를 두고 있다. 전세계 IT 및 통신 시장 상황과 추이를 파악해 관련 기업에 최신 이슈를 제공하고, 기업의 의사 결정과 마케팅 전략에 도움을 주기 위함이다.
태블릿PC의 핵심은 '애플리케이션'
IDC의 톰 마이넬리(Tom Mainelli) 이사는 "태블릿PC의 성공 여부는 태블릿PC 전용 애플리케이션(이하 앱)에 달렸다"라고 말했다. 현재 태블릿PC에서 사용되는 앱 중 상당수는 스마트폰 버전이다. 그렇다 보니 태블릿PC에서 스마트폰 앱을 실행하면 화면 크기나 디자인 등이 최적화되지 않아 사용자들의 만족도가 낮을 수밖에 없다는 것이 그의 지적이다.
그는 이어, 사람들은 하드웨어 자체보다 앱을 이용하기 위해 IT 기기를 구매한다. 따라서 태블릿PC 전용 앱이 없다면 굳이 태블릿PC를 사용할 이유가 없다고 설명했다. 애플의 '아이포토'를 예로 들며 태블릿PC에 딱 맞는 전용 앱이 많아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애플 아이포토는 원래 맥북 전용 사진 편집 프로그램이지만, 애플은 아이패드를 출시하며 아이패드에 최적화된 아이포토 앱을 따로 제작해 사용자들로부터 호평을 받았다. 그는 태블릿PC의 크기(7인치, 10인치 등)에 꼭 맞은 앱이 무엇인지도 고민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더불어 그는 "이제는 기업 시장을 적극 공략하는 것이 효율적"이라 했다. IDC가 태블릿PC 사용자를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에서 응답자의 53%가 '태블릿PC를 직장에 가져간다"라고 답했다. 이들은 자신의 태블릿PC를 비즈니스 관련 인터넷 검색, 이메일 송수신에 주로 사용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회사에서 제공하는 것보다 자신이 늘 사용하던 기기가 훨씬 익숙하기에 업무 효율도 향상될 수 있다. 이에 따라 개인 IT 기기를 업무에 활용하는 행위를 일컫는 'BYOD(Bring Your Own Device)'가 주된 흐름으로 자리잡게 된 것이다. 톰 마이넬리 이사는 시간이 지날수록 더욱 많은 사람들이 태블릿PC를 업무 용도로 활용할 것이라고 예측했다. 따라서 기업은 이제 태블릿PC를 통한 업무 환경을 조성해야 할 것이고, 태블릿PC 제조업체들도 그러한 기업의 움직임을 주시하며 마케팅 전략을 펼치는 게 바람직하다고 조언했다.
태블릿PC 때문에 PC가 사라진다? 천만에!
IDC 밥 오도넬(Bob O`Donnell) 부사장은 "과거에 비해 PC 시장이 침체된 것은 사실이지만, 최근 출시된 윈도8 운영체제 기능과 형태(디자인) 변화를 통해 한동안 건재할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 몇 년 동안 미국에서는 PC 광고를 볼 수 없었는데, 윈도8이 나오자 PC 제조사에서 다시 PC 광고를 내보이기 시작했다. 이로 인해 PC 구매가 늘어날 것이고 시장을 유지하는데 큰 힘이 될 것이라 예상했다. 노트북의 경우 최근에는 기존 제품과 달리 키보드와 분리되거나 화면이 회전이 되는 다양한 형태가 제시되고 있어 고무적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처럼 윈도8의 새로운 사용자 환경(UI)과 다양한 형태의 PC가 'PC도 새로울 수 있다'라는 인식을 심어줄 것이라고 자신했다. 다만 그는 PC 시장은 이미 포화 상태라 매출을 올리려면 사용자를 설득할 만한 특별한 무언가가 있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에 그는 향후 PC 시장은 터치 기능이 좌우하게 될 것이라 전망했다. 다만 PC에 터치 기능이 추가되면 가격이 상승하니 초기에는 일부 기능에만 터치 입력을 적용하고 점차 PC 전체로 확산되도록 해야 할 것이라 설명했다.
스마트폰, 조만간 이렇게 변한다
IDC 윌리엄 스토페가(William Stofega) 이사는 5~10년 뒤 스마트폰의 발전 방향에 대해 소개했다. 그에 따르면 향후 스마트폰은 '실내 내비게이션'과 '가시광선 스펙트럼(Visible Light Spectrum)' 기능을 지원하게 된다. 실내 내비게이션이란 스마트폰을 이용해 건물 바닥에 화살표가 나타나도록 하고, 이 화살표를 따라 길을 찾아가게 하는 일종의 가상현실 기능이다. 이를 통해 공항이나 터미널에서 길을 쉽게 찾을 수 있어 시간을 단축할 수 있다. 한편 가시광선 스펙트럼이란 LED 조명에 특수 칩을 넣어 빛을 통해 스마트폰에 데이터를 전송할 수 있는 기능이다. 이를 이용해 인터넷 연결도 가능하니 지금의 데이터 트래픽 문제를 해소하는 데에도 도움이 된다.
이 밖에 그는, 앞으로 모든 사물에 센서가 장착돼 스마트폰으로 관련 정보를 다 볼 수 있을 것이라 말했다. 예를 들어, 도로 전체에 센서를 이식해 이 센서의 정보를 스마트폰이 수신하면, "오늘은 차가 밀려서 30분 정도 늦을 수 있다. 빨리 일어나라"는 알람을 받을 수 있다.
멀티 디바이스 시대, 클라우드가 뜬다!
스마트폰, 태블릿PC, PC 등의 기기는 앞으로 상호 보완하며 발전할 것이다. 일각에서는 '스마트폰 때문에 MP3 시장이 몰락한다', '태블릿PC 때문에 PC 시장이 망한다'는 우려가 나오지만, IDC 김태진 책임연구원은 이에 대해 각 제품만의 역할과 수요가 있기 때문에 새 기기가 기존 기기를 완전히 대체하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결국 여러 기기를 동시에 사용하는 '멀티 디바이스 시대'가 한동안 지속될 것이라 예상했다.
그 대신 하나의 콘텐츠를 다양한 기기에서 공유/이용하기 위한 '퍼스널 클라우드'가 떠오를 것이라 예측된다. 퍼스널 클라우드란 언제 어디서나 사진, 동영상, 음악, 게임, 문서, 주소록 등을 다양한 기기를 통해 편집, 공유, 사용할 수 있도록 하는 서비스다. 예를 들어, 맥북에서 문서를 작성하면 아이폰과 아이패드로도 확인, 편집할 수 있고, 반대로 아이폰에서 해당 문서를 수정하면 맥북, 아이패드로도 동일한 결과를 볼 수 있다. 현재 드롭박스(Dropbox), 슈가싱크(SugarSync) 등의 서비스가 애용되고 있으며, 클라우드 서비스 구현에 집중하려는 기업은 점차 늘어날 것이라 예상된다.
글 / IT동아 안수영(syahn@it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