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티브 게 섰거라!" HP 신형 컨버터블PC 살펴보니…
삼성전자, LG전자, 소니, 레노버에 이어 HP도 컨버터블PC를 출시함에 따라 컨버터블PC가 윈도8 탑재 기기의 새로운 대세임을 부정할 수 없게 됐다.
HP는 14일 영등포 타임스퀘어에서 자사의 향후 전략을 소개하는 행사를 개최하고, 윈도8을 탑재한 최신 컨버터블PC '엔비(ENVY) X2'와 태블릿PC '엘리트패드 900'을 공개했다. 이날 행사는 HP의 아시아 태평양 지역을 총괄하는 디온 와이슬러(Dion Weisler) 부사장이 직접 진행했다. 디온 와이슬러 부사장은 "새로 출시하는 제품에 거는 기대가 남다르다"라며, "446개에 이르는 한국 파트너와 협력해 사용자에게 제품을 알려나갈 것"이라고 전했다.
엔비 X2, HP의 연말/연초 시즌을 책임진다
이날 행사에서 가장 눈길을 끈 제품은 단연 엔비 X2였다. 엔비 X2는 HP가 야심 차게 준비한 윈도8 컨버터블PC로 연말연시 시즌 주력 제품이다. 컨버터블PC란 태블릿PC의 장점인 '휴대성'과 노트북의 장점인 '키보드'를 절충한 제품으로, 필요에 따라 태블릿PC 형태 또는 노트북 형태로 사용할 수 있다.
이러한 컨버터블PC의 특징은 엔비 X2에도 고스란히 적용됐다. 엔비X2는 얼핏 노트북처럼 보이지만, 하단의 버튼 하나만 누르면 하단 키보드독을 분리할 수 있다. 본체만 태블릿PC로 사용할 수 있는 것.
엔비 X2의 또 다른 특징은 팬리스(Fanless, 팬 없음)다. 일반 노트북, 컨버터블PC, 태블릿PC는 프로세서에 발생하는 열을 배출하기 위해 냉각팬을 탑재한다. 때문에 냉각팬에서 발생하는 소음을 숙명이라고 여길 수밖에 없었다. 그러나 엔비 X2는 팬 없이도 열을 효과적으로 처리할 수 있도록 설계됐다. 그 덕에 제품에서 소음이 발생하지 않아 도서관 등 정숙해야 하는 장소에서도 사용할 수 있다.
HP는 엔비 X2를 소개하면서 "배터리 사용시간이 매우 길다"고 강조했다. "자체 테스트 결과 본체만으로는 5시간, 키보드 독과 결합 시 10시간 이상 사용할 수 있다"고 전했다. 다른 윈도8 컨버터블PC, 태블릿PC, 노트북 등의 배터리 사용시간이 보통 4~6시간 내외인 점을 감안하면 확실히 뛰어난 수치다. 모바일 프로세서를 탑재한 애플 아이패드, 삼성 갤럭시노트10.1의 배터리 사용시간에 버금간다. 참고로 엔비 X2의 키보드 독에는 추가 배터리가 내장돼 있다.
단 엔비 X2에는 국내 사용자들이 꺼려할만한 점이 하나 있다. 인텔 코어 i 프로세서보다 성능이 떨어지는 아톰 프로세서를 탑재한 것. 이에 대해 HP는 "팬리스를 실현하고 제품을 보다 얇게 하기 위해(엔비 X2의 두께는 1cm 내외) 발열이 상대적으로 적은 아톰 프로세서를 선택했다"라며, "대신 일반 아톰 프로세서가 아닌 신형 듀얼코어 아톰 프로세서(클로버트레일)를 내장해 풀HD 급 영상도 완벽하게 재생하고 인터넷 실행 속도도 매우 빠르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현상에서 제품을 접해보니 느려지는 현상은 발생하지 않았고, 애플리케이션이 전환되는 속도도 생각보다 경쾌했다. 예전 넷북 시절부터 이어온 '아톰 프로세서는 성능이 뒤떨어진다'라는 편견을 버려도 될 만했다.
엔비 X2는 크기 11.6인치에 해상도 1,366x768의 터치 스크린 디스플레이를 탑재했고 전자펜 입력을 지원한다. 무게는 약 900g. 11월 말 출시 예정이며, 가격은 100만 원 선에 책정될 전망이다. 참고로 HP는 "해외 모델은 전자펜을 따로 판매하지만, 국내 모델은 전자펜을 기본 포함하고 있다"고 귀띔했다.
기업용 태블릿PC? 일반 사용자가 구매해도 돼요. 엘리트패드 900
기업에 현존 태블릿PC를 도입하려 해도, 인터넷 뱅킹도 안되고 자체적인 보안 프로그램도 설치할 수 없는 등 여러 문제가 발목을 잡는다. 이 문제를 해결하는 가장 좋은 방법은 윈도 기반의 태블릿PC를 도입하는 것이다. 이에 기업들을 대상으로 HP가 윈도8 태블릿PC 엘리트패드 900을 선보였다.
엘리트패드 900의 가장 큰 특징 역시 뛰어난 배터리 사용 시간이다. 제품 자체로도 6시간 이상 사용할 수 있으며, 추가 배터리팩을 장착해 최대 12시간 가까이 사용할 수 있다. 배터리팩에는 USB, HDMI 단자도 내장돼 있다.
또한 3G, LTE 통신을 지원한다. 단 아쉽게도 국내 모델은 주파수 문제 때문에 3G만 사용할 수 있다. HP는 "이동통신사를 통한 판매도 검토 중이다"라고 전했다.
엘리트패드 900은 크기 10.1인치에 해상도 1,280x720의 터치 스크린 디스플레이를 탑재했다. 무게는 아이패드와 비슷한 수준(약 800g). 11월 말 출시 예정이며, 가격은 90만 원 내외일 것으로 보인다. 엘리트 900도 전자펜을 함께 제공한다.
기자의 눈으로 본 행사
디온 와이슬러에게 묻다
세계 최대의 PC, 프린터 기업 HP는 최근 레노버, 삼성전자 등의 도전에 직면해있다. 이런 상황에서 HP가 어떤 비전을 갖고 있는지 디온 와이슬러 부사장에게 물었다.
Q. 최근 HP 내부에 대대적인 부서 개편이 있었던 걸로 안다. 이러한 부서 개편의 이유는 무엇인가?
A. HP는 원래 5개의 부서로 나뉘어 있었다. 하지만 각각의 부서가 마치 별개의 회사인양 서로 소통이 원활히 되지 않는 문제가 있었다. 예를 들어, HP 프린터에 노트북을 연결하는 경우 '맥북 프로'가 HP 노트북보다 빠르게 연결된다. 이게 말이 되는가. 이러한 점 때문에 최종적으로 2개 부서로 통폐합했다. PC, 프린터를 담당하는 PSS(Personal System and Printing) 그룹과 기업을 담당하는 엔터프라이즈 그룹이다. 이 두 개의 축을 중심으로 HP는 지속적으로 성장해 나갈 것이다.
Q. 전세계적으로는 레노버, 국내에서는 삼성전자의 추격을 뿌리칠 방법은 무엇인가?
A. 물론 있다. HP의 가장 큰 강점을 강조하는 것이다. HP는 PC, 노트북뿐만 아니라 프린터, 스캐너 등 사무에 필요한 모든 주변기기를 생산한다. 이러한 주변기기와 이상 없이 호환된다는 점이 HP의 경쟁력이다. 또한 뛰어난 보안 기능을 제공한다는 점도 무시할 수 없다. 이러한 강점을 기반으로 기업 시장 영향력을 굳히고, 일반 사용자에게 HP 제품을 지속적으로 알려나가겠다.
글 / IT동아 강일용(zero@it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