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강현실, "핵심은 플랫폼과 콘텐츠" - 아우라스마 매트 밀스

지난 2009년, 아이폰이 국내에 출시되며 시작된 스마트폰 열풍은 이를 바탕으로 영화에서나 볼 법한 신기술의 등장 및 발전도 가속화했다. 그 중 하나가 증강현실이다. 증강 현실(Augmented Reality, AR)이란, 현실 세계에 가상물체(정보, 콘텐츠 등)을 덧데어 보여주는 기술을 뜻한다.

증강현실, '이제 중요한 것은 플랫폼과 콘텐츠다' - 아우라스마 매트 밀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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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강현실, '이제 중요한 것은 플랫폼과 콘텐츠다' - 아우라스마 매트 밀스 (1)

인기 만화인 '드래곤볼(토리야마 아키라 작)'에는 안경처럼 눈에 착용하고 상대를 바라보면 그의 전투력 정보와 상대 거리, 위치 등을 실시간으로 보여주는 '스카우터'라는 기기가 등장한다. 이것이 증강현실 기술의 대표적인 사용 예다. 현실의 '그'에 대한 가상의 정보를 덧붙여 보여주는 것. 실제 이를 활용한 다양한 애플리케이션(이하 앱), 기술 등이 개발되고 상용화되었다. 스마트폰으로 책을 촬영하면 책에 대한 정보가 나오고, 스마트폰으로 거리를 비추면 네비게이션 정보가 화면에 표시되는 앱 등을 사용해 봤을 것이다.

사실 증강현실은 더 이상 새로운 신기술이 아니다. 스마트폰이 국내에 선보인지도 3년의 시간이 흘렀다. 그 동안 스마트폰이 발전한 만큼 이를 바탕으로 한 기술 즉, 증강현실도 발전해왔다. 이에 IT동아는 전세계에서 대표적인 증강현실 앱 '아우라스마(Aurasma)'의 해외영업 총괄을 담당하고 있는 매트 밀스(Matt Mills)를 만나 다양한 이야기를 들어보았다. 그는 7일부터 8일 이틀간 서울 울림픽공원 내 SK핸드볼경기장에서 열리는 지식콘서트 '테크플러스 포럼'에 강연자로 나서기 위해 한국에 방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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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강현실, '이제 중요한 것은 플랫폼과 콘텐츠다' - 아우라스마 매트 밀스 (2)

아우라스마에 대해서

아우라스마는 지난 2011년 6월에 출시 되었으며, 100여 국가에서 300만 다운로드 수를 기록한 증강현실 앱이다. 유통, 패션, 스포츠, 자동차, 가전 제품, 엔터테인먼트, 광고 및 출판 등을 포함한 1만여 이상의 파트너사에서 아우라스마의 무료 기술을 자사의 제품 및 기술에 탑재하고 있다. 또한, 영화, 스포츠, 도서, 신제품 등을 알리기 위한 홍보 캠페인에도 활용되고 있다. 아우라스마는 HP의 소프트웨어 회사인 '오토노미(Autonomy)'에 의해 개발되었으며 오토노미의 한 파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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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강현실, '이제 중요한 것은 플랫폼과 콘텐츠다' - 아우라스마 매트 밀스 (3)

현재 국내에서 34개의 파트너사가 아우라스마 기술을 채용해 활용하고 있으며, 현대카드의 계간지 '모던 타임즈' 신문, 두산 중공업의 내부 커뮤니케이션 등의 캠페인에도 활용되고 있다.

스마트폰 열풍이 시작되면서, 이를 바탕으로 한 증강현실도 자연스럽게 사람들에게 소개됐었다. 하지만 지금은 당시보다 사람들의 관심도가 많이 줄어든 것이 사실이다. 기존 증강현실을 채용한 앱, 서비스 등과 다른 아우라스마의 차이점이라면 무엇이 있는가.

맞는 말이다. 아우라스마 외에도 다양한 증강현실 앱이 iOS 및 안드로이드 앱스토어에 등록되어 있다. 하지만, 아우라스마와 달리 다른 증강현실 앱은 카메라나 나침반, GPS 등을 활용해 정보를 전달하는 단순한 형태의, 이른바 원시적인 기술을 사용하는데 그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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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강현실, '이제 중요한 것은 플랫폼과 콘텐츠다' - 아우라스마 매트 밀스 (4)

아우라스마는 자체 인공지능을 탑재해 기존 증강현실 앱보다 한단계 더 발전한 형태다. 그리고 스마트폰, 태블릿PC의 성능이 높아지면서 표현할 수 있는 효과나 정보 등의 퀄리티도 높아졌다. 아우라스마는 증강현실의 차세대 기술을 도입했다고 자신한다.

원초적인 질문을 던져보고자 한다. 모바일 기기 (스마트폰, 태블릿PC 등)가 널리 퍼지면, 증강현실이 실생활에 접목되어 새로운 경험을 만들어낼 것이라고 예상됐었다. 하지만, 지금에 이르러 증강현실을 사용하고, 이를 활용하는 일이 그리 많지 않다. 사람들이 증강현실을 사용해야 하는 필요성을 느끼지 못한다고도 생각되는데.

일단, 사용자가 증강현실이 필요하다고 느끼게 해야 한다. 아우라스마를 잠깐 소개하겠다. 아우라스마는 모바일 기기의 카메라로 사진이나 동영상을 찍지 않고, 특정한 이미지(사진, 그림 등)에 가져다 대면 해당 이미지에서 자동으로 동영상을 재생한다. 여기 영국 시인 로버트 번스의 초상화가 있다. 내가 가져온 아이패드에서 아우라스마를 실행하고 카메라로 이 초상화를 비추면, 초상화 속 로버트 번스가 움직이면서 와인을 음미한다. 재미를 강조한 영상이지만, 이를 활용한 적용 분야는 다양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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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용자가 미술관 또는 박물관을 방문했다고 생각해 보자. 그리고 모바일 기기의 카메라로 그림을 비춰보자. 실세계의 그림은 가만히 있지만, 모바일 기기의 화면에는 작품에 대한 전문가의 견해, 화가에 대한 정보 등이 동영상으로 소개된다. 신문이나 잡지, 회사 내 사보 등에 실린 사진 또는 그림에도 적용할 수 있다. 자동차 보닛(bonnet)을 열고 그 안에 탑재된 부품의 정보를 알 수도 있다.

제품의 사용 방법이 궁금한가? 제품을 비추면 어떤 케이블을 어디에 연결해야 하는지 등의 정보도 표시된다. 교육 분야에서도 활용될 수 있다. 교과서 내에 삽입된 참고자료나 사진, 그림 등의 추가 설명을 익살스러운 애니메이션이나 인기 강사가 부연 설명해 줄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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얘기를 듣다 보니, QR 코드와 많이 닮았다는 느낌이다. 스마트폰으로 QR 코드를 촬영하면, 동영상이나 인터넷 홈페이지 등으로 링크되는 것과 비슷한데.

QR 코드와의 차이점은 별도의 제작 과정이 필요 없다는 것이다. QR 코드는 코드 생성을 위한 과정이 필요하다. 하지만, 아우라스마는 기존의 이미지를 그대로 사용할 수 있기 때문에 별도의 추가 과정이 필요 없다. 기존의 것을 그대로 사용할 수 있다는 것이 장점이다.

아우라스마를 사용하기 위한 과정이 복잡하지는 않은가? 아, 여기서 언급하는 과정은 개발자의 입장을 언급한 것이다. 제품 제조사나 별도의 서비스를 제공하는 업체가 아우라스마를 적용시키기 위한다면 어떤 과정이 필요한지 궁금하다.

아우라스마의 API는 공개되어 있다. 오픈 소스다. 다만 주요 기술, 예를 들어 이미지 인식 기술 등은 외부에 공개되어 있지 않다. 연계하기 위한 과정도 복잡하지 않다. 개발자들이 30분 정도만 만져보면 바로 적용할 수 있을 정도로 쉽다. 현재 상용되어 있는 500여 개의 앱이 아우라스마와 연계되어 있다. 제품 자체에 내장되어 있기도 하다. 앞서 언급했던 다양한 분야에서 실제 사용되고 있다.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것은 호환성이다. 아우라스마는 iOS, 안드로이드 등 다양한 모바일 운영체제에 적용할 수 있다.

아우라스마에 대해서 강조하고자 하는 바가 있다면?

두가지로 요약할 수 있다. 첫째, 현재 제대로 구동되고 있는 증강현실 서비스라는 점이다. 둘째, 우리가 가지고 있는 플랫폼의 규모다. 다른 증강현실 앱이 가지고 있는 콘텐츠가 50개 정도라고 가정하면, 아우라스마가 현재 가지고 있는 콘텐츠의 규모는 50만 개에 이른다. 그리고 이 콘텐츠는 사용자가 직접 만들 수도 있다. 하나의 플랫폼을 제공하고자 하는 것이 아우라스마의 목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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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강현실, '이제 중요한 것은 플랫폼과 콘텐츠다' - 아우라스마 매트 밀스 (7)

정말 중요한 점은 실행 속도가 빠르다는 점이다. 이미지 인식이 빠르고, 그 이미지 안에 구현하는 동영상 재생 성능이 뛰어나다. 한번 직접 사용해 보면 알 것이다.

혹시 아우라스마를 활용한 모바일 기기를 개발하지는 않는지.

그럴 생각은 없다(웃음). 제조사, 서비스 업체 등과의 파트너십을 통해 아우라스마를 소개하고자 한다.

스마트 모바일 시대의 미래로 생각되고 있는 스마트안경, 스마트카 등에 접목되어도 좋을 것 같다. 이를 위한 준비도 하고 있는지.

생각은 하고 있다. 스마트카 보다는 스마트안경에 좀더 집중하고 있다. 현재 이를 준비 중인 여러 제조사와 긴밀하게 협업하고 있다. 다만, 아직 시장성이 높다고 판단하지는 않은 단계다. 구글에서 개발한 스마트안경의 가격이 6,000달러가 넘는 것으로 알고 있다. 좀더 시간이 흘러야 하지 않을까. 사업적으로 접근하고 있지는 않다. 지금은 아우라스마를 활용한 여러 영역 중에서 엔터테인먼트와 교육 분야에 조금더 집중하고 있다.

이미지 인식만이 아니라 동영상도 인식할 수 있는지 궁금하다. 예를 들어, 동영상을 촬영하다가 특정 이미지가 보일 경우 화면에 팝업 형태로 해당 정보가 표현되는 것들이 있을 텐데.

할 수 있다. 영국에서 TV 광고로 비슷한 것을 소개한 적도 있다. 다만, 문제가 한가지 있다. 모바일 기기의 하드웨어 성능이다. 아직 완벽하게 이를 구현해낼 수 있는 제품이 없다. 좀더 시간이 지나고, 기술도 더 발전하면 선보일 수 있을 것이다. 기술은 준비되어 있다. 앞으로도 모바일 기기의 성능이 더 발전하면, 이를 바탕으로 다양한 서비스를 선보일 수 있다.

여기서 중요한 것은 '무엇을, 어떻게 보여줄 것인가'라고 생각한다. 플랫폼과 콘텐츠가 먼저 밑바탕이 되어야 한다. 이에 유니버설(Universal), 파라마운트(Paramount), 월트 디즈니(Walt Disney), 이엠아이(EMI), 소니(Sony) 등 약 1만여 개의 파트너사와 협력 중이다. 이러한 콘텐츠를 어떻게 사용자에게 보여줄지 고민하고 있다.

국내 기업과 협업하고 있는 부분은 있는지 궁금하다.

영국과 미국에서 삼성과 함께 협력하고 있다. 삼성과 협업한지는 오래됐다. 이외에 현대카드, 두산중공업 등과도 연계 중이다. 이번에 테크플러스를 통해 한국의 여러 기업들과 연계할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될 것으로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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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강현실, '이제 중요한 것은 플랫폼과 콘텐츠다' - 아우라스마 매트 밀스 (8)

이번 테크플러스에서 어떤 내용을 소개해 줄 것인지.

증강현실은 단순히 하나의 앱이 아니라, 플랫폼에 추가된 하나의 형태라고 강연할 것이다. 증강현실을 이용하면 모바일 기기를 얼마나 더 잘 사용할 수 있는지, 사용자는 어떤 것을 추가해 유용하게 이용할 수 있는지 등에 대해 설명할 생각이다. 플랫폼 속에서 증강현실이 가지는 의미 등도 함께 언급할 예정이다.

마지막으로 IT동아를 통해 할 말이 있다면 (웃음).

한국에 처음 도착했을 때 공항에서 많은 사람들이 스마트폰을 사용하고 있는 점이 인상 깊었다. 여러 서비스를 사용하는 것뿐만 아니라, 스스로 뭔가를 만들어내는 모습이 자연스럽다. 한국인들은 상당히 창의적이다. 즉, 개개인이 새로운 콘텐츠를 만들어내는 생산자의 역할을 하고 있었다. 아우라스마도 창의적인 활동에 최적화되어 있다. 한국인들이 아우라스마를 더 다양하게, 더 창의롭게 활용했으면 좋겠다.

글 / IT동아 권명관(tornadosn@i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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