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니, 삼성 비켜" 캐논, 미러리스 시장 첫발 내딛는다
캐논이 첫 미러리스 카메라 'EOS M'을 공개했다. 캐논은 카메라 제조사 중 미러리스 카메라 시장에 가장 늦게 진출했지만, DSLR 시장 1위의 노하우를 살려 미러리스 카메라 업계 우위를 선점하겠다고 밝혀 이목이 집중된다.
고화질 + 렌즈 확장성 + 편의성까지?
캐논은 EOS M의 가장 큰 특징으로 '고화질'을 꼽았다. EOS M은 캐논의 DSLR인 650D와 같은 APS-C 타입의 대형 이미지 센서(1800만 화소)를 탑재했다. 캐논은 "DSLR과 동일한 이미지 센서를 채용해, DSLR급 화질로 사진을 찍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신형 엔진인 'DIGIC 5'가 적용돼, 고감도 촬영 시 노이즈가 적다. EOS M의 상용 감도(ISO)는 100~12,800이며, 최대 25,600까지 확장할 수 있다. 때문에 어두운 곳에서도 사진을 밝게 촬영할 수 있다. 캐논 관계자는 "보통 경쟁사 카메라의 상용 감도는 3,000정도다. 이와 비교해 경쟁력이 있다고 생각한다"라고 밝혔다.
또한 캐논은 EOS M의 렌즈 확장성이 높은 것을 강조했다. EF 마운트 어댑터 'EF-EOS M'을 사용하면 캐논의 EF 렌즈 65종을 모두 장착할 수 있다. 다만, (가벼운) 미러리스 카메라 사용자들이 굳이 (무거운) DSLR용 렌즈까지 장착하며 사용할지 의문이지만, 호환성을 높였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캐논 관계자는 "기술력뿐만 아니라 세심한 부분에서 사용자의 편의성을 고려했다"라고 강조했다. 예를 들면 LCD에 정전식 터치 입력 방식을 채용해, 스마트폰에 익숙한 사용자들이 EOS M을 쉽게 다룰 수 있도록 했다. 또 카메라를 가로, 세로로 들고 찍더라도 불편함을 느끼지 않도록 버튼 위치를 고려해 디자인했다. 카메라 스트랩을 묶는 것에 익숙하지 않은 고객들을 염두해, 스트랩을 원터치로 간편하게 풀고 감을 수 있도록 고안했다. 보통 카메라 바디의 오른쪽은 손으로 잡기 쉽도록 'ㄱ'자로 꺾여 있는데, 이럴 경우 큰 렌즈를 끼웠을 때 손가락이 끼거나 불편할 수 있다. 이에 캐논은 바디 오른쪽을 일자로 디자인하고, 고무를 붙여 카메라를 쥐기 편하도록 했다.
과연 실제로는 얼마나 사용하기 편리한지 현장에서 직접 EOS M을 체험해 보았다. 일단 EOS M은 다른 제품보다 더 작고 가벼워 휴대하기 편했다. 터치 반응 속도도 빠르고 화질도 좋았다. 카메라 색상은 검정, 흰색, 빨강 3종이며 깔끔하고 세련된 느낌을 주었다.
EOS M 18-55mm STM 키트는 97만 8,000원, EOS M 22mm STM 키트는 92만 8,000원이다.
뒤늦게 미러리스 시장에 합류, 승부수는?
캐논은 그 동안 DSLR 시장에서 쌓아온 노하우를 바탕으로 EOS M을 출시했으며, 이를 통해 미러리스 시장을 선점할 것이라고 밝혔다. 캐논은 국내 DSLR 시장에서 9년 연속 1위를 달성해 왔으며, 2012년 상반기에는 DSLR 시장 점유율 62%를 기록했다. 비록 미러리스 카메라 시장에는 늦게 합류했지만, 기술력을 바탕으로 승부한다면 소비자들의 마음을 사로잡을 수 있을 것이라며 자신감을 보였다.
미러리스 카메라 출시가 늦어진 이유에 대해, 캐논 관계자는 "제품의 수요와 품질을 고민했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캐논은 미국, 유럽의 미러리스 시장이 그리 크지 않은 것을 보고 제품 출시를 망설였다. 그러나 점차 미러리스 카메라의 수요가 늘어나자 신제품을 만들기로 결정했고, 완성도 높은 제품을 내놓느라 출시가 늦어졌다고 설명했다.
대신 'Here. I M'이라는 마케팅 캠페인을 벌여, 20~30대 고객에게 EOS M을 소개할 것이라고 밝혔다. Here. I M 캠페인은 4명의 아티스트가 일상에서 EOS M을 사용하는 것을 광고로 보여주는 것이다. 또 4명의 아티스트가 EOS M과 관련해 만든 음악, 속사 케이스, 티셔츠, 스트랩을 통해, 사용자들이 EOS M을 감성적인 제품으로 느낄 수 있도록 소개하는 캠페인이다. Here. I M 캠페인에는 강성도 디자이너, 인디밴드 '브로콜리 너마저'의 윤덕원 보컬, 김기조 타이포 아티스트, 반달 그래피티 아티스트가 참여한다. 강성도는 EOS M의 카메라 색상을 활용한 티셔츠를 디자인하고, 윤덕원은 캐논 콤팩트카메라 모델인 수지와 함께 부른 노래를 선보인다. 김기조는 EOS M의 폰트를 만들어 스트랩에 적용하고, 반달은 대형 그래피티 작품과 EOS M의 속사 케이스를 디자인한다.
기자의 눈으로 바라본 행사
이날 행사에서 캐논은 20~30대 남녀를 대상으로 한 감성 마케팅 전략을 주로 소개했다. 일반적으로 카메라 출시 행사에서는 하드웨어 스펙, 카메라의 성능, 가격에 대한 이야기를 많이 하는데, 캐논의 행사는 사뭇 달랐다. 젊은 세대들이 즐거움을 느낄 만한 음악, 디자인, 광고 요소를 집중적으로 강조했다. 이를 통해 Here. I M이라는 슬로건처럼 젊은 세대들이 자신을 표현하는 수단으로 EOS M을 이용하길 바란다고 말했다.
사실 국내 미러리스 시장은 이미 포화 상태다. 비슷비슷한 스펙, 기능만을 강조해서는 소비자가 제품에 흥미를 갖기 어렵다. 캐논이 젊은 세대의 감성을 자극하는 마케팅을 펼치는 이유는 바로 이런 점을 염두에 둔 것으로 보인다. 캐논의 마케팅 전략이 미러리스 카메라 시장에 어떤 영향을 몰고 올지 기대가 된다.
글 / IT동아 안수영(syahn@it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