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아티브 만져보니 차세대 울트라북 엿보이네
울트라북(Ultrabook)은 인텔(Intel)사가 2011년에 처음 선보인 슬림형 노트북 규격이다. 2012년 현재의 울트라북은 인텔의 3세대 코어 프로세서의 CLUV(Consumer Ultra-Low Voltage: 저전력) 모델과 USB 3.0 포트를 탑재하고 20mm 남짓의 두께와 5시간 이상의 배터리 지속 능력, 그리고 7초 이하의 짧은 시간 안에 절전모드에서 일반모드로 복귀할 수 있는 성능을 갖춘 것이 특징이다. 높은 휴대성과 빠른 반응 속도를 앞세워 울트라북은 2011 ~ 2012년의 노트북 시장을 이끌었다.
하지만 2012년 하반기부터 노트북 시장에는 상당한 변화가 예상된다. 변화의 핵심에는 마이크로소프트의 신형 운영체제인 윈도8이 있다. 윈도8은 기존 PC 외에 태블릿PC 환경에서도 대응할 수 있도록 터치스크린에 최적화된 새로운 UI(사용자 인터페이스)를 갖췄다. 이로 인해 노트북 제조사들은 윈도8의 새로운 인터페이스에 적합한 신제품을 속속 발표하고 있다.
노트북과 태블릿PC 오가는 삼성 아티브
그 중 가장 큰 주묵을 받는 제품은 단연 삼성전자의 '아티브(ATIV)'다. 아티브는 노트북과 태블릿PC의 특징을 모두 가진 '컨버터블(convertible) PC'로, 평소에는 일반 노트북 처럼 쓰다가 사용자가 원하면 터치스크린을 갖춘 화면 부분을 분리해 태블릿PC로 쓸 수 있다. 윈도8을 탑재해 터치스크린 기반에서도 사용에 무리가 없으며 동사의 스마트폰인 '갤럭시노트'에서 호평 받은 'S펜'을 기본 제공하여 화면에 필기도 할 수 있다.
IT동아에서 아티브 시리즈 중 상위 제품인 '아티브 스마트PC Pro'를 직접 체험해본 결과, 태블릿PC 부분의 무게가 888g으로 기존의 태블릿PC에 비하면 약간 무거운 편이지만 두께는 9.9mm로 얇고, 화면이 11.6인치로 크기 때문에 가지고 다니며 다양한 콘텐츠를 즐기는데 무리가 없었다. 또한 함께 제공하는 S펜의 필기 감도가 상당히 뛰어나서 일반인 외에 전문가들도 다양한 용도로 쓸 수 있을 듯 했다.
컨버터블PC의 내부 구성은 울트라북과 거의 동일
다만, 삼성전자의 아티브는 외형적으로는 컨버터블 PC를 표방하고는 있지만 내부적으로는 기존의 노트북, 특히 인텔 울트라북의 연장선상에 있다. 일반 노트북과 거의 같은 감각의 키보드와 터치패드를 갖추고 있으며, 전후면 2개의 카메라와 USB 3.0 포트, HDMI 포트, 메모리카드 슬롯 등 다양한 부가 기능을 탑재하고 있어서 구성 면에서 기존의 울트라북과 유사한 면이 있다.
무엇보다도 PC의 핵심 부품인 프로세서가 울트라북과 동일한 인텔 3세대 코어 i5-3317U(아티브 스마트PC Pro 모델)이며, 그 외에도 인텔 HD4000 내장그래픽칩셋, 128GB SSD, 4GB DDR3 메모리 등 기존의 울트라북에 자주 쓰인 부품들이 아티브에도 그대로 탑재되어 있다. 이는 소니의 '바이오 듀오11', 레노버의 '씽크패드 트위스트'와 같이 아티브와 유사한 컨셉을 가진 타사의 컨버터블 PC도 마찬가지다.
윈도8과 터치스크린, 차세대 울트라북에 영향 미치나
울트라북의 규격을 관장하고 울트라북용 프로세서를 공급하고 있는 인텔은 2013년 중에 4세대 코어 프로세서, 코드명 해즈웰(Haswell)을 출시할 예정이며, 차세대 울트라북 규격의 발표 역시 비슷한 시기에 이루어질 것이다.
차세대 울트라북 규격에 4세대 코어 프로세서가 탑재되는 것은 거의 기정사실이지만, 삼성전자 아티브와 같은 컨버터블 형태까지 표준 규격으로 채용될지는 아직 미정이다. 하지만 윈도8의 출시로 인해 노트북에 터치스크린 인터페이스가 본격 채용되기 시작한 분명한 사실이며, 인텔 역시 이러한 흐름을 반영할 가능성이 높다.
기존 울트라북에 윈도8과 터치스크린을 탑재한 개선 모델을 내놓는 제조사들이 늘어나고 있는 현상도 차세대 울트라북의 모습을 짐작하게 한다. 윈도8의 출시를 즈음하여 소니가 터치스크린을 탑재한 울트라북인 '바이오 T13'을, 에이서 역시 유사한 구성의 '아스파이어 S7-391'을 내놓은 것이 대표적인 사례다.
글 / IT동아 김영우(pengo@it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