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치원생들, 국립과천과학관에서 말춤 춘 이유는?
어린이들을 위한 '제3회 국제 SF 영상 축제'가 국립과천과학관에서 10월 21일까지 열린다. 국립과천과학관은 전 세계 10여 개국에서 출품한 다양한 SF 영화를 상영한다. 또 로봇, 우주, SF 영화와 관련된 각종 체험 프로그램을 제공한다.
국제 SF 영화관에서는 총 24편의 SF 영화를 상영하며, 영화 시작 전에 영화 감독, 관련 학과 교수들이 영화를 소개하는 '오픈 시네마 토크'를 진행한다. 평소 영화에 대해 궁금했던 점도 질문할 수 있으며, 영화를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된다.
로봇과 관련된 프로그램으로는 교육용 로봇인 키봇2를 만져볼 수 있는 '내 친구 키봇 2' 체험관, 과학 교구를 이용해 로봇을 직접 만들어보는 '물리 조정 로봇' 체험관이 마련되었다. 우주와 관련된 프로그램으로는 종이로 우주선을 만드는 '페이퍼 크래프트', 우주 공간을 걷는 듯한 체험을 제공하는 '스페이스 라이더'가 진행된다. 또 SF영화의 특수 효과 제작과 음향 작업을 경험해 보는 'SF 영화 이렇게 만들어요' 체험관도 있다.
행사에서 진행하는 프로그램들이 얼마나 유익한지 직접 체험해 보기 위해 18일 국립과천과학관을 방문했다. 관람객들을 살펴보니, 주로 유치원생부터 중고등학생에 이르기까지 단체 관람을 하러 온 경우가 많았다. 가족 단위로 방문한 관람객들도 있었다.
사실 행사는 영화에 초점을 맞춘 '국제 SF 영상 축제'이지만 부대 행사에 참여하는 사람들이 더 많았다. 어린이들이 직접 체험하며 즐거움을 느낄 만한 요소가 영화보다는 부대 행사에 더 많기 때문인 듯하다.
부대 행사에 참여하면 '행복자판기 스탬프 투어 미션'을 수행하는 재미를 느낄 수 있다. 국립과천과학관은 부대 행사를 체험한 관람객의 팸플릿에 도장을 찍어 준다. 스탬프 미션은 총 3단계로, 1단계 미션만 완료해도 행복자판기에서 음료수를 뽑을 수 있다. 음료에 붙어있는 목록에 따라 영화제 무료 초대권, 도서, 키봇 저금통, 크로스백 등을 경품으로 받을 수 있다.
본격적으로 전시관을 둘러보았다. 과학관 중앙홀 1층에는 종이로 우주선을 만들어 보는 체험 교실인 '페이퍼 크래프트'가 진행됐다. 친구들과 상의하며 우주선 제작에 열중하는 어린이들의 모습이 사뭇 진지했다.
2층에는 SF 영화, 우주, 로봇과 관련된 체험관이 마련됐다. 먼저 '내 친구 키봇 2' 체험관을 먼저 방문해 보았다. 키봇 2는 교육용 콘텐츠를 탑재한 유아용 로봇이다. 사람과 비슷하게 생겼으며 얼굴 부분이 터치스크린으로 되어 있다. 이 터치스크린을 통해 책 읽기, 영어 익히기, 그림 그리기 등 다양한 학습 프로그램을 이용할 수 있다. 어린이들은 물론 부모들도 직접 체험하며 큰 관심을 보였다.
옆에는 둥그런 기구에 들어가 빙글빙글 돌며 우주 공간을 걷는 듯한 경험을 할 수 있는 '스페이스 라이더'가 마련됐다. 기구는 다람쥐 쳇바퀴같이 생겼는데, 가운데에 있는 기둥을 잡고 쳇바퀴를 돌아 360도로 걷도록 만들어졌다. 우주는 무중력 상태이기 때문에, 우주를 여행하면 땅 대신 공중을 걷게 된다. 이 기구를 이용하며 쉽고 재미있게 우주의 원리를 깨달을 수 있다.
SF 영화 제작 과정을 체험해보는 공간인 'SF 영화 이렇게 만들어요'도 어린이들의 호기심을 자극했다. 세트장에 서서 포즈를 취하고, 모니터 화면을 통해 CG와 배경을 합성하는 것을 볼 수 있다.
어울림홀을 방문하면 SF 영화 속 음향도 직접 넣어 볼 수 있다. 모니터에서 SF 영화를 보며 왼쪽에 놓인 PC를 통해 영화 속 음악, 특수 효과를 제어할 수 있는 공간이 마련됐다. 영화 제작 원리를 깨우치며 영화 감독이 된 듯한 재미도 느낄 수 있다.
창조홀에는 과학교구인 케이넥스로 로봇을 만들고 동작 원리를 이해할 수 있는 '물리 조정 로봇' 체험 교실이 열렸다. 빅뱅의 'Fantastic Baby'에 맞춰 춤을 추는 로봇을 구경하는 재미도 있다.
한편 과학관 중앙홀 1층에서는 과학 원리와 마술을 접목한 'SF 과학 매직쇼'가 열렸다. 어른들에게는 시시할 수도 있지만, 어린이들은 큰 관심을 보이는 볼거리다. 신문지, 꽃가루, 밧줄 등을 이용한 매직쇼를 본 어린이들은 연신 감탄을 하며 박수를 쳤다.
어린이들이 직접 참여하는 자리도 마련됐다. 사회자가 어린이 관객을 무대로 불러 직접 마술을 체험하도록 했다. 싸이의 '강남스타일'에 맞춰 어린이들이 말춤을 추는 진풍경도 펼쳐졌다.
시흥시 장곡동에서 온 강정임 씨(42)는 “좋은 행사가 있다고 해서 아이를 데리고 찾아왔다. 관람객들이 많아서 깜짝 놀랐다”고 말했다. 강동구 성내동에서 온 성희경 씨(39)는 “아이들이 좋아해서 기쁘다. 교육에도 도움이 되는 것 같다”고 밝혔다.
주말마다 똑같은 가족 나들이가 지겨웠거나, 아이들에게 유익한 경험을 선사하고 싶은 부모들이라면 행사에 참여해보길 권한다. 기사에 실린 내용 외에도 볼거리들이 더 많다. '과학 골든벨', '영화 속 특수분장 체험 워크숍' 등 주말에만 열리는 행사도 있으니 참고하길 바란다.
글 / IT동아 안수영(syahn@it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