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 KES] 최신 IT기술 도입의 최전선, 방송장비
네트워크 기술의 발전은 스마트폰과 같은 신개념 이동통신기기를, 멀티미디어 기술의 발전은 HD TV와 같은 고품질 영상기기를 낳았다. 하지만 이는 어디까지나 단순히 콘텐츠를 소비하기만 하는 일반인들의 관점이다. 이들이 소비하는 콘텐츠를 제작하는 생산자들, 특히 방송업계에서는 일반인들의 그것보다 몇 단계 정도 앞선 네트워크 기술 및 멀티미디어 기술이 결합된 하드웨어 및 소프트웨어를 필요로 한다. 방송장비야 말로 최신 IT기술의 최전선에 서 있는 셈이다.
이러한 신세대 방송장비를 공급하는 업체들의 움직임 역시 흥미롭다. 특히 최근 대두되고 있는 고화질 방송, 양방향 방송에 최적화된 솔루션의 개발에 노력을 집중하고 있으며, 오랜 역사와 큰 규모를 가진 중견 업체들의 노하우, 빠른 시장 대처 능력이 돋보이는 신규 업체들의 톡톡 튀는 아이디어가 최대의 볼거리다.
이번 2012 한국전자전에는 이러한 방송장비 업체들의 현주소를 한 눈에 살펴볼 수 있다. 특히 넓은 범위를 커버할 수 있는 방송 네트워크 환경 구축용 장비가 눈에 띈다. 일례로 가락전자의 U-SOTEC 시스템은 다원화 방송, 믹싱, TTS 등 다양한 기능을 제공하는 방송 네트워크 시스템 관리용 메인 컨트롤러로, 성능과 기능뿐 아니라 편의성까지 크게 향상시켰다. 또한, 드웰의 Uni-A/V 스위쳐는 다수의 풀HD급 고화질 방송 소스를 한 곳에서 전환 관리할 수 있으며, 랜에 연결된 PC를 통한 원격 제어가 가능해 활용도가 높다.
콘텐츠를 직접 제작하는 방송현장의 작업 효율과 편의성을 높이기 위한 솔루션도 충실하게 선보인다. 기린전자공업은 보다 활기차고 실감나게 무대를 꾸밀 수 있는 고품질 LED 조명을 내놓았다. 본 제품은 기존 조명에 비해 밝기, 수명, 소비 전력 면에서 한층 발전했다. 또한, 보은전자는 고휘도 및 선명한 풀HD급 화질을 유지하면서도 야외에서 모니터링 및 편집 작업을 할 수 있는 필드 모니터, 그리고 케이블 없이 안정적으로 편집용 방송 데이터를 전송할 수 있는 무선 송수신 장치를 출품한다.
그 외에도 기존에 존재하던 제품의 기본적인 기능을 그대로 유지하면서 형태 면에서 큰 변화를 준 제품도 다수 있다. 일례로 포스티엄 코리아는 동시에 복수의 방송 정보를 모니터링, 편집하는데 큰 도움이 될 수 있는 랙 형태의 듀얼 모니터, 그리고 트리플 모니터를 내놓았다.
물론, 그렇다고 하여 방송현장에서 일하는 전문가들을 대상으로 한 제품만 선보이는 것은 아니다. 본래는 전문가들을 위해 개발한 기술이 나중에는 일반 소비자용 제품에도 유용하게 쓰일 수 있다는 것이 증명된 경우가 다수 있기 때문이다. 스펙트럼 정보기술이 내 놓은 지상파 디지털 방송 수신용 안테나가 바로 그것이다. 특히 이 회사가 내놓은 제품들은 실내에 설치해 사용해도 문제가 없을 정도로 수신감도 및 편의성이 높다. 또한, 래드손은 CD 플레이어, 앰프, 헤드폰, 카오디오, 스마트폰 등 거의 모든 음향장비에 적용이 가능한 디지털 노이즈 제거 기술인 DNS(Digital Noise Suppression)를 선보인다. 이 기술이 적용되면 불필요한 잡음을 제거함과 동시에 자연음에 가까운 맑은 소리를 들을 수 있다.
이번 2012 한국전자전에 선보인 신세대 방송장비들의 공통적인 특성이라면 단순히 기존 제품에서 수치적인 사양을 높이는 것에 그치지 않고 편의성 및 부가기능 면에서도 크게 발전했다는 점이다. 특히 이러한 제품을 개발하는 과정에서 스마트폰이나 PC, TV, 그리고 유무선공유기 등에서 주로 쓰이던 아이디어가 약간의 개량을 거쳐 전문가용 방송장비에도 무리 없이 적용된 것이 흥미롭다.
과거의 전문가용 제품은 성능이 높지만 쓰기가 불편했다. 반대로, 일반 소비자용 제품은 사용 편의성이 높은 반면, 성능 면에서는 아쉬움이 많았다. 그리고 한동안은 이러한 점을 너무나 당연하게 생각해 온 것도 사실이다. 하지만 지금부터 선보일 제품들은 그렇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기존의 틀에 얽매이지 않으며, 받아들일 장점이 있다면 카테고리의 구분 없이 모두 수용하는 자세, 이번 2012 한국 전자전의 방송장비관을 주목해야 하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글 / IT동아 김영우(pengo@it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