빅웨이브로보틱스 “로봇 도입·운영까지 원스톱 지원, 산업용 피지컬 AI 표준 세울 것”

김영우 pengo@itdonga.com

[경기혁신센터 x IT동아] 경기창조경제혁신센터(이하 경기혁신센터)는 대·중견기업과 스타트업을 1:1로 연결해 기술검증(PoC)부터 투자 유치, 해외 진출까지 원스톱으로 지원하는 오픈이노베이션 프로그램 ‘유니콘 브릿지’를 운영합니다. 단순 매칭을 넘어 실질적인 사업화와 스케일업을 지원하고 있습니다. 이에 본지는 이를 통해 성장의 발판을 마련한 유망 스타트업을 소개합니다.

김민교 빅웨이브로보틱스 대표 / 출처=빅웨이브로보틱스
김민교 빅웨이브로보틱스 대표 / 출처=빅웨이브로보틱스

[IT동아 김영우 기자] 인력난 해소를 위한 로봇과 인공지능(이하 AI) 도입이 활발해지면서 제조·물류 현장의 자동화는 필수가 됐다. 하지만 정작 현장에서는 어떤 로봇을 골라야 할지 막막한 데다, 기존 설비와의 연동이나 사후 관리가 복잡해 도입을 망설이는 기업이 많다.

‘빅웨이브로보틱스(대표 김민교)’는 바로 이런 간극을 메우기 위해 2020년 출범한 스타트업이다. 직접 로봇을 제조하는 대신, 맞춤형 로봇을 추천하는 자동화 플랫폼 ‘마로솔(Marosol)’과 이종 로봇들을 하나로 제어하는 통합 관제 소프트웨어 ‘솔링크(SOLlink)’를 선보였다. 창업 초기 경기혁신센터의 유니콘 브릿지를 통해 대기업과 협업하며 기술력을 다졌고, 지난 9월 코스닥 시장 상장을 마치며 사업 확장에 나서고 있다. 취재진은 김민교 빅웨이브로보틱스 대표와의 인터뷰를 통해 이들이 구축한 로봇 플랫폼 모델과 ‘산업용 피지컬 AI’의 방향성을 살펴봤다.

로봇 산업은 기술 장벽이 높아 스타트업이 진입하기 쉽지 않은 분야다. 어떤 문제의식에서 로봇 플랫폼 스타트업 창업에 뛰어들게 되었나?

: 빅웨이브로보틱스는 “좋은 로봇이 없어서가 아니라, 자기 현장에 맞는 로봇을 고르고 운영하는 과정이 너무 어렵다”는 문제의식에서 출발했다. 두산로보틱스 시절, 로봇 선택부터 SI 구축, 설치, 운영과 유지관리에 이르는 전 과정이 완전히 단절된 탓에 기업들이 도입을 주저하는 모습을 목격했다. 단순히 로봇을 한 대 더 만드는 제조사가 되기보다, 현장에서 로봇이 지속적인 성과를 내도록 돕는 ‘산업 자동화 통합 운영 플랫폼’을 만들고자 2020년 회사를 세웠다.

단순 로봇 판매를 넘어 ‘산업용 피지컬 AI’를 핵심 기치로 내세우고 있다. 왜 하드웨어 제조가 아닌 플랫폼과 소프트웨어 방식을 택했나?

: 실제 현장에는 여러 브랜드의 로봇과 기존 설비, 센서, 작업자가 뒤섞여 돌아간다. 하지만 특정 하드웨어 제조사나 단발성 SI 업체는 전체 흐름을 통합 제어하거나 도입 이후의 데이터를 관리해 주지 못한다. 시장의 진짜 경쟁력은 로봇 단품의 성능이 아니라 ‘서로 다른 로봇과 설비, 공정 데이터를 어떻게 하나로 연결하고 운영하느냐’에 있다.

우리가 정의하는 산업용 피지컬 AI는 단지 똑똑한 로봇 한 대가 아니다. 마로솔로 현장의 공정 문제를 파악하고, 솔링크로 실시간 운영 데이터를 축적해 현장 전체가 스스로 인지하고 최적화되도록 만드는 오케스트레이션(통합 조율) 인프라다. 특정 하드웨어에 얽매이지 않는 중립적 플랫폼이기에 수많은 제조사와 현장을 아우르며 산업 지능을 고도화할 수 있다.

빅웨이브로보틱스의 로봇 매칭 플랫폼 ‘마로솔’ / 출처=빅웨이브로보틱스
빅웨이브로보틱스의 로봇 매칭 플랫폼 ‘마로솔’ / 출처=빅웨이브로보틱스

로봇 매칭 포털 ‘마로솔’과 통합 관제 소프트웨어 ‘솔링크’는 현장에서 각각 어떤 역할을 하며 어떤 강점을 갖추고 있나?

: 마로솔과 솔링크는 로봇 도입의 ‘전 단계’와 ‘후 단계’를 이어주는 양대 축이다. 마로솔은 수천 건의 실제 적용 사례와 공정 DB를 바탕으로 고객 예산과 조건에 맞는 로봇, 주변 장치, SI 파트너사를 맞춤 매칭해 도입 착오를 줄여준다.

솔링크는 제조사가 제각각인 로봇과 설비, 엘리베이터, 작업자를 하나의 웹·모바일 화면으로 통합해 실시간 제어한다. 원격 제어, 이상 감지, 동선 최적화 등을 통해 공정 가동률을 극대화한다. 마로솔이 수요와 문제를 읽어낸다면, 솔링크는 현장 운영을 지속적으로 최적화하는 선순환을 만든다.

빅웨이브로보틱스의 통합 관제 플랫폼 ‘솔링크’ / 출처=빅웨이브로보틱스
빅웨이브로보틱스의 통합 관제 플랫폼 ‘솔링크’ / 출처=빅웨이브로보틱스

초기 설비 구매 비용이나 고장 시 사후 관리 부담이 큰 중소·중견기업 입장에서, RaaS(서비스형 로봇) 모델은 어떤 실질적인 도움을 주나?

: 우리가 정의하는 RaaS는 단순한 분할 납부나 렌탈이 아니다. 고객이 신경 쓸 필요가 없는 일종의 ‘케어프리(Carefree) 구독 모델’이다. 초기 설비 구매 비용을 월 구독료 형태로 분산시켜 진입 장벽을 낮추는 것은 기본이다. 여기에 로봇 선정부터 공정 설계, 설치, 솔링크 기반 관제와 원격 유지보수까지 전 과정을 책임진다. 솔링크를 통해 공정 최적화 알고리즘이 계속 업데이트되므로 사후 관리 걱정 없이 최적화된 상태를 유지할 수 있다.

플랫폼 기업인 만큼 제조사나 SI 업체등과의 파트너십이 중요하다. 이들을 생태계로 끌어들이기 위해 어떤 노력을 기울였고 어떤 성과를 냈나?

: 파트너사들을 경쟁 상대가 아닌 함께 성장하는 생태계 구성원으로 바라봤다. 마로솔을 통해 전국 단위의 검증된 고객 수요를 연결해 주어 파트너사들의 영업·마케팅 비용을 줄여줬고, 솔링크를 결합 공급해 이들의 소프트웨어 경쟁력도 높였다. 그 결과 국내외 주요 로봇 제조사 및 SI 기업 400여 곳과 협력망을 구축했다. 누적 실구매 고객사 640여 곳을 확보했고, 재구매율도 55%를 넘어섰다.

창업 초기였던 2021년 경기혁신센터 ‘유니콘 브릿지’ 프로그램을 통해 KT와 협업을 진행했다고 들었다. 이 경험이 성장에 어떤 디딤돌이 되었나?

: 초기 스타트업에게 가장 절실한 것은 기술과 사업 모델이 대기업 현장에서 통하는지 검증받는 일이다. KT와의 협업은 회사 성장의 결정적인 양분이 됐다. 로봇 사업을 적극 추진하던 대기업의 기준과 피드백을 반영하며 관제 기술을 한 단계 고도화할 수 있었고, ‘대기업 협업 레퍼런스’라는 시장 신뢰와 홍보 효과를 얻었다. 초기 진입 장벽을 빠르게 넘어서는 스케일업의 마중물이 됐다.

유니콘 브릿지를 거쳐 상장까지 이뤄낸 입장에서, 대기업과의 협업을 준비하는 후배 스타트업들에게 조언을 건넨다면?

: 우수한 기술을 갖고도 일회성 PoC에 그치는 이유는 화려한 기술 자랑에 치우쳐 수요 기업의 실제 고충을 짚어내지 못하기 때문이다. 대기업이 왜 우리와 손잡아야 하는지, 비용을 얼마나 줄이고 운영 효율을 몇 % 높여줄 수 있는지 데이터로 증명해야 한다. 선정된 후에도 단순 과제로 보지 말고, 상대방의 운영 데이터와 현장 요구를 수집해 제품을 표준화하고 ‘반복 가능한 사업 모델’을 만드는 기회로 삼아야 한다.

모듈러 주택 단열재 투입 현장에 보급되는 빅웨이브로보틱스의 휴머노이드 로봇 솔루션 구현 예시(AI 이미지) / 출처=빅웨이브로보틱스
모듈러 주택 단열재 투입 현장에 보급되는 빅웨이브로보틱스의 휴머노이드 로봇 솔루션 구현 예시(AI 이미지) / 출처=빅웨이브로보틱스

미국 디트로이트에 법인을 설립하는 등 북미 시장 진출에도 속도를 내고 있다. 글로벌 시장에서도 플랫폼과 RaaS 모델이 통할 수 있다고 보는 이유는?

: 북미 시장은 제조업 리쇼어링과 심각한 숙련공 부족, 인건비 급등이 맞물려 자동화 수요가 폭발하고 있다. 현지 역시 로봇 단품 구매를 넘어 여러 이종 로봇과 설비를 통합 제어할 소프트웨어에 대한 갈증이 매우 크다. 이미 디트로이트 법인을 거점으로 비전 검사나 조립 자동화 등 현지 프로젝트 파이프라인을 다수 확보했다. 특정 제조사에 종속되지 않는 플랫폼과 초기 투자 부담을 없앤 RaaS 모델로 북미 시장을 적극 공략할 계획이다.

코스닥 상장을 거치며 회사가 새로운 전환점을 맞았다. 앞으로 새롭게 그리고 있는 목표와 산업계에 전하고 싶은 메시지가 있다면?

: 코스닥 상장은 글로벌 ‘산업용 피지컬 AI 기업’으로 도약하기 위한 새로운 출발점이다. 상장 이후의 목표는 피지컬 AI 기술 기반의 산업용 휴머노이드 솔루션 개발 및 현장 확대, 그리고 북미 시장 레퍼런스 확보다. 이미 휴머노이드 로봇 사업은 진출 첫해부터 매출 비중 20%를 차지할 정도로 빠르게 자리 잡았다.

인력난으로 고민하는 현장 관계자들에게 로봇 자동화는 더 이상 위험하고 고독한 투자가 아니라는 점을 전하고 싶다. 빅웨이브로보틱스는 단순 장비 공급자를 넘어 현장 문제를 진단하고 사후 관리까지 책임지는 든든한 파트너가 되겠다.

IT동아 김영우 기자 (pengo@i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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