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 TMI] 내 스마트폰은 왜 뜨거워질까? 전기가 열로 바뀌는 이유에 대해

남시현 sh@itdonga.com

※ TMI는 Too Much Information, 생각했던 것보다 더 과도한 정보를 제공하는 경우에 사용하는 신조어입니다. 보통 TMI라고 한다면 필요 없거나 관심 없는 정보가 많지만 알아 두면 유익하거나 의미 있는 정보를 접하기도 합니다. 반도체 TMI는 기사에서 세세하게 설명하지는 않지만 알아두면 좋은 정보를 전달하기 위해 마련한 코너입니다. 일상생활 속 궁금한 반도체 관련 정보를 톺아보겠습니다.

[IT동아 남시현 기자] 스마트폰으로 유튜브를 오랫동안 시청하거나 게임을 플레이하면 금방 스마트폰이 뜨거워집니다. 노트북으로 영상을 편집하면 어느 순간 냉각 팬이 돌고 있고, 데스크톱은 쿨링팬이 상시 가동되고 있습니다. 데이터센터의 전력 소모 중 약 30~40%는 냉각 시스템 운용에 투입될 정도입니다. 제품의 크기와 규모와 관계없이 반도체가 사용되는 모든 조건에서는 열이 발생하고 이를 해소하기 위한 갖가지 방법들이 사용되고 있습니다.

반도체는 전기를 활용해 계산하는 장치인데, 왜 사용하는 것만으로 열이 나는걸 까요? 반도체 업계는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반도체가 등장하는 처음부터 지금까지, 그리고 앞으로도 열과의 전쟁을 벌이고 있습니다. 반도체가 열이 나는 그 이유와 배경에 대한 잡다한 지식을 전달드립니다.

반도체 발열의 이유, 전기로 계산하지만 에너지가 열로 변환


반도체는 동작할 때 계속 열이 발생하기 때문에 쿨링팬 등 적절한 방열 구조를 갖춰야 안정적으로 사용할 수 있다. 열이 발생하는 이유는 전기 에너지 일부가 저항 등으로 인해 열에너지로 변환되기 때문 / 출처=IT동아
반도체는 동작할 때 계속 열이 발생하기 때문에 쿨링팬 등 적절한 방열 구조를 갖춰야 안정적으로 사용할 수 있다. 열이 발생하는 이유는 전기 에너지 일부가 저항 등으로 인해 열에너지로 변환되기 때문 / 출처=IT동아

반도체가 열을 내는 근본적인 이유는 전기 에너지가 열에너지로 전환되기 때문입니다. 반도체 내부의 트랜지스터는 전류의 흐름을 제어하며 연산을 수행하는데, 이 과정에서 회로의 전기적 상태가 바뀌고 배선과 트랜지스터의 저항에서도 전력이 소비됩니다. 트랜지스터가 꺼진 상태에서도 미세한 전류가 흐를 수 있습니다. 이렇게 소비된 전기 에너지의 상당 부분은 결국 열로 전환되며, 반도체의 온도를 높이는 원인이 됩니다.

또한 최근의 반도체는 미세공정을 통해 트랜지스터의 밀집도는 높아지고, 배선은 더욱 미세화하고 있습니다. 통로가 극도로 좁아지고 지나가야 할 통로는 많아지면서 저항은 커지고, 충돌 횟수가 늘어나며 발열이 늘어나는 것이지요. 반대로 트랜지스터 밀집도가 매우 반도체라면 열이 발생해도 극히 미미한 수준이어서 방열 구조가 필요하지 않습니다. 대표적으로 신용카드의 IC칩, 유심칩도 발열이 발생하지만 거의 느끼지 못할 정도고, 텔레비전이나 스마트폰 등은 발열이 발생해도 동작에 문제가 없는 수준을 유지해 쿨링팬 등의 방열 구조가 적용되지 않습니다.


동작 중인 반도체를 열화상 카메라로 촬영한 사진 / 출처=레이싱크
동작 중인 반도체를 열화상 카메라로 촬영한 사진 / 출처=레이싱크

반도체 자체의 물리적 특성 이외에도 ▲미세화 및 고밀도화 ▲데이터 처리를 위해 트랜지스터가 켜고 꺼지는 반복 동작 ▲ 처리량 증가를 위해 고속으로 동작하는 경우 ▲배선 간 거리가 매우 가까운 경우 ▲트랜지스터의 소형화로 전자가 경로를 이탈해 누설 전류가 발생하는 경우 등 열이 발생하는 이유는 다양합니다. 즉 스마트폰이나 컴퓨터 CPU 등에서 더 많은 작업을 하면 연산 회로가 더 활발하게 동작하고, 평소보다 더 많은 전류가 흐르면서 온도가 높아지는 것이지요.

나노미터 숫자가 작으면 밀집도가 높으니 무조건 더 뜨거울까요?

지난번 반도체 TMI에서는 반도체와 나노공정의 상관관계를 다뤘습니다. 공정이 미세해지면 같은 면적에 더 많은 트랜지스터를 배치할 수 있습니다. 물론 트랜지스터 수가 늘어난다고 해서 소비전력과 발열이 반드시 증가하는 것은 아닙니다. 최신 공정은 동작 전압을 낮추고 전력 효율을 개선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다만 작은 면적에 높은 전력이 집중되거나 특정 회로가 장시간 높은 부하로 동작하면 국부적인 발열이 심해질 수 있고요. 결국 반도체의 온도는 공정 미세화뿐 아니라 실제 소비전력과 전력 밀도, 방열 구조를 함께 고려해야 합니다.

전력 밀도는 단위 면적에서 소비되는 전력을 의미합니다. 칩 전체의 소비 전력이 같더라도 열이 발생하는 면적이 작아지면 특정 영역에 열이 집중될 수 있습니다. 즉 동일한 면적과 소비전력의 칩이 있고, 여기에 10nm와 2nm 칩에 트랜지스터를 가득 채웠다고 계산하면 2nm쪽에서 발열이 더 많을 수 밖에 없는 구조입니다. 반면 최신 공정이더라도 소비전력이 적다면 발열이 더 적을 수 있죠. 최신 스마트폰은 2nm 수준의 공정이 적용되는데 소비전력이 높지 않다보니 방열 구조를 적용해 40도 정도 온도에서 안정적인 상태를 유지하죠.


애플 아이폰 18 프로에 적용된 증기 챔버, 전작보다 더 미세한 공정의 칩을 활용하며 발열이 커졌고 이를 효과적으로 방열하기 위해 이런 형태의 장치가 붙었다 / 출처=애플코리아
애플 아이폰 18 프로에 적용된 증기 챔버, 전작보다 더 미세한 공정의 칩을 활용하며 발열이 커졌고 이를 효과적으로 방열하기 위해 이런 형태의 장치가 붙었다 / 출처=애플코리아

따라서 최신 제품이 무조건 더 뜨거운 것은 아니고, 상대적으로 더 뜨거울 수 있는 조건 정도로 보는 게 좋습니다. 물론 방열 성능을 더 많이 갖춰야 하므로 쿨러나 방열판 등이 커질 수밖에 없죠. 갤럭시 S 시리즈나 애플 아이폰에 매번 더 큰 베이퍼챔버나 카본시트 등이 들어가는 것도 공정 미세화에 따라 늘어나는 발열을 잡기 위한 대책인 셈입니다.

반도체 온도가 높아지면 회로 보호를 위한 장치 동작해


애플 아이폰 16 프로를 통해 안정성 테스트를 진행한 결과, 식어있는 상태에서는 4612점이 나오지만 동일 테스트를 20회 이상 반복한 조건에서는 3066점으로 줄었다. 최적의 조건일 때 발휘하는 성능을 100%로 볼 때 20회 이상 진행 후에는 66.5%밖에 성능을 유지하지 못했다 / 출처=IT동아
애플 아이폰 16 프로를 통해 안정성 테스트를 진행한 결과, 식어있는 상태에서는 4612점이 나오지만 동일 테스트를 20회 이상 반복한 조건에서는 3066점으로 줄었다. 최적의 조건일 때 발휘하는 성능을 100%로 볼 때 20회 이상 진행 후에는 66.5%밖에 성능을 유지하지 못했다 / 출처=IT동아

그렇다면 반도체를 계속 가동하면 계속 온도가 오를까요? 냉각 장치와 회로 보호장치가 없다면 실제로 계속 온도가 올라가다가 고장납니다. 하지만 실제로 그런 일이 발생하는 경우는 굉장히 드뭅니다. 데스크톱 CPU는 제조사가 95도에서 105도 수준까지는 정상 동작하도록 설계하며, 다른 모든 반도체나 부품도 안정적으로 동작하는 온도를 넘지 않도록 설정되어 있습니다. 물론 방열 구조가 제대로 작동하지 않거나, 열을 해소하는 속도보다 더 빠르게 가열된다면 이 온도를 넘을 수도 있습니다.

그러면 반도체는 자동으로 전력과 동작 속도를 조절해 반도체가 고장 온도에 도달하지 않도록 합니다. 평소의 절반 정도의 성능으로 낮춰 줄열이 발생하는 것 자체를 보호하는 것이지요. 실제로 스마트폰 등으로 게임을 오래 하면 어느순간 처음과 다르게 버벅거리는 등의 현상이 발생하는데 이는 반도체 회로 보호를 위해 AP의 성능이 줄어든 상태이기 때문입니다. 방열판이나 쿨링팬이 해소하지 못할 정도로 발열이 발생하는 조건이 되면 반도체가 스스로 동작 속도를 낮춰 식는다고 이해하시면 됩니다.

IT동아 남시현 기자 (sh@i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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