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평] 글 한번 쓴 적 없어도 책 내는 시대... <글은 못 쓰지만 좋은 책을 냅니다>

이문규 munch@itdonga.com

[IT동아]

"블로그 글도 한 번 써본 적 없는데, 제가 정말 책을 낼 수 있을까요?" 직장인 A씨는 반신반의하며 ‘AI 책쓰기 프로그램’에 참여했다. 3주 뒤 초고가 완성됐고, 두 달 뒤 실제 책이 출간돼 서점 판매대에 꽂혔다.

누구든 활용하는 AI 시대, 글쓰기와 출판의 지형도 바뀌고 있다. 이제 누구든 문학적 재능과 경험이 없어도 책 한 권을 쓰고 출간할 수 있게 됐다. ‘책쓰기는 재능이 아니라 구조의 문제’라고 단언하는 책도 나왔다.

황성진 저자의 신간 <글은 못 쓰지만 좋은 책을 냅니다/한스컨텐츠>는 AI를 활용해 누구나 책을 완성할 수 있다는 것을 이론이 아닌 실증 사례와 데이터로 보여주는 실전 가이드다.

출처=IT동아
출처=IT동아

161명 참가, 155명 출간한 책쓰기 프로그램

저자 황성진은 2024년 'AI 최강작가' 프로그램을 운영하며 놀라운 성과를 거뒀다. 161명의 참가자 중 155명이 실제로 책을 발간한 것이다. 성공률 96%도 놀랍지만, 그보다는 프로그램 참가자 구성이 더 눈에 띈다. 참가자 70%는 블로그 글조차 한 번 써본 적 없는 사람들이었다. 글쓰기 경험이나 문학적 소양이 거의 없는 이들인 것이다.

저자는 이 경험을 토대로, 사람들이 책을 못 쓰는 이유가 재능의 부재가 아니라 '구조의 부재'라고 판단했다. 무엇을 써야 할지, 어떤 순서로 전개해야 할지를 모르기 때문이라는 것. 반대로 말하면, 구조만 안다면 누구든 책을 쓸 수 있다는 뜻이다. AI는 바로 그 구조를 실시간으로 제공하는 탁월한 도구라고 그는 강조한다.

저자가 이 책을 통해 조언하는 또 다른 핵심은, '완벽이 아니라 완성'이다. 처음부터 완벽한 글을 쓰려는 부담감이 글쓰기를 가로막는 가장 큰 장벽이라 말한다. 초고는 얼마든지 고치고 다듬을 수 있으니, 일단 완성하는데 집중하라고 조언한다. 그에 따르면, AI를 활용하면 3주 안에 초고를 완성하고, 2~3개월 내에 출간까지 이어갈 수 있다.

황성진 저자가 출간 행사를 통해 AI 책쓰기 관련 강의를 진행하고 있다 / 출처=IT동아
황성진 저자가 출간 행사를 통해 AI 책쓰기 관련 강의를 진행하고 있다 / 출처=IT동아

AI와의 대화가 글쓰기의 시작

저자는 역설적이게도, '처음부터 글을 쓰려 하지 말라'고도 조언한다. 대신 AI와 자연스럽게 대화를 시작하라고 권한다. AI는 사용자가 말로 풀어낸 이야기를 듣고, 질문을 던지고, 핵심 키워드와 소재를 정리해 글로 구조화해준다. 자신이 머릿속에만 담아두고 있던 경험, 노하우, 이야기가 AI와의 대화를 통해 원고로 옮겨지는 과정이다.

AI에게 어떤 질문을 던지느냐에 따라 책의 방향과 주제가 달라진다는 점도 흥미롭다. 예컨대 '내가 10년간 일하면서 가장 힘들었던 순간은 언제인가'라는 질문과 '내가 동료들에게 가장 자주 하는 조언은 무엇인가'라는 질문은 전혀 다른 책의 씨앗이 된다. AI 질문을 바꾸면 주제가 달라지고, 주제가 달라지면 책이 달라진다.

이런 관점에서 이 책은 흔히 보는 글쓰기 가이드가 아니라, 자신의 이력과 경험, 기억 등을 글과 책으로 재구성하는 방법론에 대한 안내서다. 블로그 글 100건보다 책 한 권이 훨씬 강력한 개인 브랜딩 효과를 발휘한다는 저자의 주장은 콘텐츠 마케팅 관점에서도 납득이 된다.

출처=IT동아
출처=IT동아

저자만의 7단계 '스토리즈 프레임워크'

이 책에 다루는 핵심 도구는 저자가 직접 고안한 '스토리즈(STORIES) 프레임워크'다. 책 한 권을 완성하는 과정을 7단계로 구조화한 시스템으로, 각 단계에서 ‘사람이 해야 할 일’과 ‘AI가 해야 할 일’을 명확하게 구분했다. 주제 발굴 → 목차 설계 → 초고 기획 → 초고 작성 → 내용 강화 → 퇴고/검증 → 출간/브랜딩 순으로 이어진다.

책에서는 어느 단계에서 글쓰기의 방향을 잡고, 어느 단계에서 AI가 내용 확장을 돕는지가 세밀하게 제시된다. 예를 들어, 주제 발굴과 목차 설계는 각자가 능동적으로 참여해야 하는 단계인 반면, 초고 작성과 내용 강화 단계에서는 AI의 역할이 커진다. AI에게 모든 것을 맡기는 것이 아니라, 사람과 AI가 협업하는 구조다.

'목차에서 승부 난다'는 저자의 조언처럼, 좋은 목차는 독자에게 책의 전체 흐름을 보여주는 동시에, 저자 자신에게는 집필의 나침반 역할을 한다. AI는 이 목차를 설계하는 과정에서도 강력한 조력자가 될 수 있다. 다양한 구성안을 빠르게 제시하고, 각 구성의 장단점을 비교해 최적의 목차를 찾아가는 과정을 도와준다.

기술이 낮춘 출판의 진입장벽

이 책에서 거론된 또 하나의 변화는 출판 생태계의 지각 변동이다. 과거에는 책을 내려면 가장 먼저 출판사를 두드려야 했다. 기획안을 제출하고 승인을 받고, 집필하고 탈고하는 과정이 오랜 시간 진행됐다. 출판사는 책 출간의 절대적인 게이트키퍼였고, 판매 부수에 대한 부담도 항상 따라붙었다.

지금은 책을 출간하는 방식과 채널이 과거에 비해 훨씬 다양해지고 자유로워졌다. 전자책, 독립출판, 주문형 출판(POD) 등 다양한 형태의 출판이 가능하고, AI는 그 과정에서 편집자이자 코치, 교정자의 역할을 동시에 수행한다. 아이디어만 있다면 수개월 안에 ‘나의 책’ 한 권을 세상에 내놓을 수 있는 환경이 갖춰진 것이다.

저자는 이를 '출판의 민주화'로 본다. 글쓰기 재능이나 경험이 없어도, 출판사 인맥이 없어도, 긴 시간을 투자하지 않아도, 자신만의 이야기를 책 한 권으로 세상에 남길 수 있다는 것이다. 물론 AI가 모든 것을 대신해줄 수는 없다. 책의 핵심이 되는 경험과 통찰은 여전히 사람의 몫이기 때문이다.

이 책은 'AI로 책을 쓸 수 있다'는 명제를 관념이 아닌 실전의 영역에서 접근한다. 프로그램의 96% 출간 성공률 실증 사례와 저자만의 7단계 프레임워크는 이 책에 실질적인 무게를 더한다. '완벽이 아닌 완성'을 강조하며 시작의 두려움을 덜어주는 저자의 시각은, AI 도구 활용에 익숙하지 않은 이들에게 자신감을 전달한다.

출처=IT동아
출처=IT동아

물론 이 책이 가장 적합한 독자는 ‘책을 써보고 싶다’는 막연한 생각은 있지만, 어디서 시작해야 할지 모르는 사람들이다. 자신만의 지식과 경험을 콘텐츠로 기록하고 싶은 이들에게 이 책은 구체적인 로드맵을 제공한다.

반면 AI 글쓰기 도구의 구체적인 프롬프트나 기술적 활용법을 기대한다면 이 책의 흐름이 다소 아쉬울 수 있다. 여기서는 도구보다 마인드셋과 프레임워크에 맞춰져 있기 때문이다.

저자가 책을 통해 던지는 굵은 메시지는 하나다. 책쓰기는 이제 특별한 사람들의 전유물이 아니라는 것. AI가 일상이 된 시대, 책 한 권을 쓰는 것은 이제 재능의 영역이 아니라 의지와 구조의 영역이다.

책과 관련한 문의나 의견은 QR코드로 AI챗봇에 연결해 확인할 수 있다 / 출처=IT동아
책과 관련한 문의나 의견은 QR코드로 AI챗봇에 연결해 확인할 수 있다 / 출처=IT동아

IT동아 이문규 기자 (munch@itdonga.com)

IT동아의 모든 콘텐츠(기사)는 Creative commons 저작자표시-비영리-변경금지 라이선스에 따라 이용할 수 있습니다.
의견은 IT동아(게임동아) 페이스북에서 덧글 또는 메신저로 남겨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