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립토퀵서치] 디지털자산 과세 폐지를 주장하는 이유는 무엇인가요?
[IT동아 한만혁 기자] 오는 2027년 1월부터 디지털자산(가상자산) 이용자에게 소득세가 부과됩니다. 디지털자산 거래로 발생한 차익에 세금을 부과하는 것이죠. 그런데 최근 디지털자산 과세에 문제가 있다며 폐지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오고 있습니다. 송언석 국민의힘 원내대표가 디지털자산 과세 부분을 삭제한 소득세법 개정안을 대표 발의한 데 이어, 국민의힘 의원들은 국내 5대 디지털자산 거래소 대표들과 현장 간담회를 진행했습니다. 이번 시간에는 디지털자산 과세와 과세 폐지를 주장하는 이유에 대해 알아보겠습니다.

세 차례 연기된 디지털자산 과세
디지털자산 소득세는 지난 2020년 12월 소득세법이 개정되면서 처음 도입됐습니다. 현행 소득세법은 디지털자산 양도 및 대여로 발생하는 소득을 기타소득으로 분류해 연간 250만 원을 초과하는 금액에 대해 기타소득세 20%와 지방소득세 2%를 합산한 총 22%의 세율을 적용합니다. 예를 들어 한 해 동안 디지털자산으로 1000만 원의 수익을 냈다면, 기본 공제액 250만 원을 뺀 750만 원에 22%를 적용해 165만 원의 세금을 내야 하는 것입니다.
소득세법 개정안은 원래 2022년 1월 1일 시행될 예정이었습니다. 하지만 이후 세 차례에 걸쳐 연기됐습니다. 2021년 12월에는 디지털자산 이용자 보호 제도와 과세 제도 정비를 이유로 과세 시행 시기를 2022년 1월 1일에서 2023년 1월 1일로 연기했습니다.
2022년 12월에는 과세 제도 정비가 충분히 이루어지지 않았다며 시행 시기를 2년 후인 2025년 1월 1일로 변경했습니다. 이후에도 과세 관련 법령 미비에 대한 지적이 이어졌고, 결국 2024년 12월에 과세 시행 시기를 2027년 1월 1일로 한 번 더 유예했습니다.
제도 미비를 이유로 세 차례나 유예됐지만 여전히 과세 체계 정비를 위한 구체적인 조치는 보이지 않았습니다. 물론 올해 들어 디지털자산 거래 정보를 통합 수집 및 분석해 과세 자료로 활용하기 위한 디지털자산 통합분석시스템 구축 사업을 추진하고,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주도의 암호화자산 자동정보교환체계(CARF)에도 참여했습니다. CARF는 디지털자산 거래소가 이용자의 거래 정보를 의무적으로 수집·보고하고, 세계 각국 과세당국이 거래소 이용자 거래 정보를 자동 교환하는 국제 보고 체계입니다. 하지만 거래 이외에 채굴, 스테이킹 등 다양한 형태의 소득에 대한 과세 기준 등 구체적인 기준이 여전히 미비한 상태입니다.

과세 폐지 주장, 이유는 ‘과세 형평성·이중과세’
이러한 상황에서 국민의힘이 디지털자산 과세 폐지를 없애겠다고 나섰습니다. 우선 송언석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지난 3월 19일 현행 소득세법에 포함된 디지털자산 과세 관련 조항을 모두 삭제한 소득세법 개정안을 대표 발의했습니다.
디지털자산 과세 폐지를 주장하는 근거는 크게 두 가지입니다. 첫째는 과세 형평성에 어긋난다는 것입니다. 국내외 주식, 채권, 펀드, 파생상품 등 금융 투자 상품에서 발생한 수익에 부과하는 금융투자소득세(금투세)의 경우 디지털자산 과세와 같은 시기에 소득세법에 적용됐지만, 고액 투자자의 자금 이탈과 시장 위축 우려를 이유로 지난 2024년 12월 전면 폐지됐습니다. 이에 금융 투자자는 소득세 없이 증권거래세(0.15%)만 납부하고 있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디지털자산 거래에만 소득세를 부과하는 것은 형평성에 어긋난다는 주장입니다.
두 번째 이유는 이중과세 문제입니다. 국내에서 디지털자산은 이미 상품으로 분류돼 부가가치세를 적용하고 있습니다. 이용자는 거래소에 수수료를 납부할 때 사실상 부가가치세를 부담하고 있는 것이죠. 그런데 여기에 소득세가 추가되면 동일 소득에 두 번 세금을 부과하는 이중과세 문제가 발생한다는 주장입니다.

이어 국민의힘은 지난 3월 25일 ‘디지털자산 과세 제도 개선 현장 간담회’를 열었습니다. 과세 제도에 대한 현장의 목소리를 듣기 위해 마련한 자리로, 현장에는 송언석 원내대표와 정점식 정책위의장, 김은혜 원내정책수석부대표, 유상범 원내운영수석부대표, 박수영 국회 재정경제기획위원회 야당 간사, 최보윤 디지털자산 밸류업 특별위원회 위원이 참석했습니다. 오경석 두나무 대표, 이재원 빗썸 대표, 차명훈 코인원 대표, 오세진 코빗 대표 겸 디지털자산거래소 공동협의체(DAXA) 의장, 최한결 고팍스 부대표, 김재진 DAXA 상임부회장도 자리했습니다.
이날 행사에서 송언석 원내대표는 “국내 디지털자산 투자자가 1300만 명을 넘고 특히 청년층을 중심으로 거래가 활발하게 이뤄지고 있다”라며 “금투세가 폐지된 상황에서 디지털자산에만 소득세를 부과하는 것은 형평성에 맞지 않고, 이미 부가가치세가 적용되는 상황에서 소득세까지 부과하면 이중과세 문제가 있다”라고 강조했습니다.
박수영 의원은 과세 준비의 부족을 지적했습니다. 그는 “국세청이 디지털자산에 소득세를 부과할 만한 준비와 여력이 아직 부족하다”라며 “현재 구조에서는 5대 거래소 중심의 과세가 이뤄질 가능성이 높은데, 이렇게 되면 해외 거래소로 자금이 이동하는 풍선 효과가 나타날 수 있다”라고 설명했다. 또한 “OECD의 CARF를 통해 거래 내역이 공유되더라도 총량만 공유될 뿐 개인별 정보가 제공되지 않아 정확한 과세가 어렵다”라고 덧붙였습니다.
최보윤 의원은 “최근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가 디지털자산을 증권이 아닌 ‘상품’으로 분류한다고 결정한 만큼 글로벌 기준과 정합성을 갖춰야 한다”라며 “단순 규제가 아닌 산업 활성화 측면을 함께 고려돼야 진정한 디지털자산 시장의 밸류업이 가능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국민의힘이 발의한 소득세법 개정안이 국회를 통과하려면 적지 않은 시간이 소요될 것입니다. 일각에서는 완전 폐지보다는 추가 유예가 이뤄질 것이라는 관측도 있습니다. 하지만 분명한 것은 과세 공백이 길어질수록 시장 혼란과 신뢰도 하락을 야기할 수 있다는 점입니다.
디지털자산 이용자 입장에서는 과세 여부에 따라 투자 전략이 달라질 수 있으니 관련 입법 동향을 주시할 필요가 있습니다. 또한 유예 결정을 대비해 거래 기록, 수익 관련 내역 등을 꼼꼼히 정리하는 것이 좋겠습니다.
IT동아 한만혁 기자 (mh@itdonga.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