쓰리디멤 “나노 3D 프린팅, 친환경·고성능 멤브레인 양산” [고려대 초창패 2025]
[IT동아 x 고려대학교] 고려대학교는 연구부총장 직속 스타트업 창업·보육 기관 '크림슨창업지원단'을 운영합니다. 크림슨창업지원단과 함께 성장하며 변화와 혁신을 꿈꾸는 고려대학교 소속 유망 스타트업을 소개합니다.
[IT동아 차주경 기자] 아주 미세한 구멍(기공, Pores)으로 특정 크기의 물질을 걸러내는 ‘멤브레인 필터(Membrane Filter)’는 바이오/제약 부문과 친환경 수처리, 차세대 에너지원인 수소 관련 기술의 연구 개발에 꼭 필요한 소재다. 특히 바이오/제약 부문에서 활약한다. 우리나라는 물론 세계 제약사 대부분이 단백질, RNA와 DNA 등을 정밀하게 분리·정제(Separation/Purification)하는 필터링 공정에 멤브레인 필터를 쓴다. 덕분에 시장 규모는 나날이 커진다. 시장조사기업 마켓앤마켓(Markets and Markets)은 세계 바이오/제약 멤브레인 필터 시장 규모가 2024년 80억 3000만 달러(약 11조 6121억 원)에서 2029년 150억 4000만 달러(약 21조 7493억 원) 수준으로 성장할 것으로 전망했다.

문제는 멤브레인 필터 제조사 대부분이 해외 기업이라서 국산화율이 0%에 가까운 점, 그리고 멤브레인 필터 제조 기술의 한계 때문에 공정 전반의 혁신이 더 이상 어렵다는 점이다. 대한민국 스타트업 쓰리디멤(3DMem, Inc.)은 아주 정밀하게 소재를 다루는 '나노 3D 프린팅 기술'을 앞세워 이 두 가지 문제를 해결하려 한다.
쓰리디멤을 이끄는 이광진(Kwang Jin Lee) 대표는 우리나라 화학 소재 대기업에서 멤브레인 필터 연구원으로 21년, 사업 리더로 5년간 일한 전문가다. 그는 꾸준히 멤브레인 필터 업계의 문제를 해결하려 고심했다. 실마리는 ‘스마트 팩토리’였다. 품질과 특성이 균일한 멤브레인 필터를 만드는데 알맞은 중심 기술을 찾고, 이를 활용해서 멤브레인 필터 제조 작업을 오차 없이 수행하는 스마트 팩토리를 구축하는 원리다.

이어 그는 스마트 팩토리의 중심 기술로 3D 프린팅을 주목한다. 하지만, 그가 이 원리를 떠올릴 당시에는 멤브레인 필터를 만들 만큼 정교한 3D 프린팅 기술이 없었다. 기술 탐색을 이어가던 이광진 대표는 2023년, 70nm(나노미터, 1나노미터는 머리카락 한 개 굵기의 1/10만) 해상도를 표현하는 나노 3D 프린팅 원천 기술을 발견한다. 포스텍(POSTECH)으로부터 나노 3D 프린팅 원천 기술을 이전받은 그는 연구 개발을 거쳐 2025년 초 멤브레인 필터 생산 장비 1호기를 개발한다.
쓰리디멤이 나노 3D 프린팅 기술로 만드는 멤브레인 필터는 어떤 장점을 발휘할까? 이 장점을 이해하려면 멤브레인 필터의 구조와 특성을 알아야 한다. 멤브레인 필터는 다공성 필름에 아주 미세한 크기의 기공을 촘촘하게 뚫어 만든다. 이 기공의 지름은 특정 크기의 물질을 걸러내는데 관여하고 기공의 간격은 공정 시간에 관여한다. 신약 개발에 쓰는 멤브레인 필터의 경우 큰 이물질은 뎁스 필터(Depth Filter)로, 그보다 크기가 작은 미생물과 균은 제균 필터(Sterile Filter)로, 가장 크기가 작은 바이러스는 바이러스 필터(Virus Filter)로 나눠 제거한다.

그런데, 기존 멤브레인 필터는 제조 공정의 한계 때문에 기공의 지름과 깊이, 간격과 면적당 수량이 모두 제각각이었다. 기공의 지름이 제각각이면 걸러야 할 특정 물질을 정교하게 거르지 못하는 일이 생긴다. 지름이 3인 물질을 모두 걸러야 할 때, 이를 맡을 멤브레인 필터의 기공의 지름이 3이 아니라 3.1이나 4라면? 제 역할을 수행할 수 없을 것이다. 기공의 깊이도 그렇다. 이것이 일정하지 않으면 곡선화, 기공이 구불구불한 형태로 만들어져 여과 시간이 불필요하게 길어질 수 있다.
기공의 간격과 단위 면적당 개수가 일정하지 않아도 마찬가지다. 기공의 간격이 제각각이면 공정 속도가 매번 달라진다. 같은 면적이라고 가정했을 때, 기공의 간격이 촘촘해 총 100개를 가진 멤브레인 필터와 기공의 간격이 넓어 총 70개를 가진 멤브레인 필터의 작업 속도는 다를 것이다. 즉, 기공이 많은 멤브레인 필터를 쓰면 공정 속도가 빠르지만, 기공이 적은 멤브레인 필터를 쓰면 느릴 것이다.

나노 3D 프린팅 기술을 활용하면 멤브레인 필터의 기공의 지름은 물론 깊이와 모양, 간격을 모두 제어 가능하다. 쓰리디멤은 자체 연구 결과, 자사의 기술로 멤브레인 필터를 만들면 특정 물질을 거르는 시간과 여과 시간 모두를 줄여 공정 전반의 속도 효율을 800% 이상 높이는 동시에 여과 공정의 손실을 0%에 가깝게 줄일 수 있다고 밝혔다. 한 해에 100배치를 실행하고 1배치당 100억 원을 쓰는 바이오 제약 기업이 쓰리디멤의 멤브레인 필터를 쓰면 얻는 효용도 소개했다. 여과 시간을 줄여 연간 약 900억 원 상당, 기공의 크기를 일정하게 유지해서 유효 물질의 손실을 최소화하는 과정에서 연간 300억 원 상당의 비용 절감 효과를 얻는다는 내용이다.
쓰리디멤의 기술의 가치는 더 있다. 기존 멤브레인 필터는 만들 때 화학 약품과 세정수를 쓴다. 제조 후 나오는 폐수, 화학약품과 용매를 포함한 세정수는 모두 환경 오염 물질이다. 나노 3D 프린팅은 멤브레인 필터를 인쇄해서 만들기에 환경 오염 물질을 만들지 않는다. 이광진 대표는 나노 3D 프린팅 기술과 멤브레인 필터 생산 장비 1호기를 앞세워 시장으로부터 주목 받았다. 시범 생산을 마치고 양산 규모를 넓히려는 쓰리디멤은 기술을 토대로 정부 지원 사업과 R&D 연구과제를 수행하며 기본기를 닦았다. 나노 3D 프린팅 기술을 보호하고 생산성을 높일 특허도 갖췄다.

고려대학교 크림슨창업지원단도 쓰리디멤이 성장하도록 힘을 보탰다. 데모데이 참가와 일본 ILS 2025 전시회 동행, 투자사 매칭과 특허 출원 지원, BI/CI 제작 지원에 이어 딥테크 브릿지 프로그램과 해외진출 교육·네트워킹까지 초기 기업에게 필요한 지원을 폭넓게 제공했다. 덕분에 쓰리디멤은 세계 투자사·협력사와 만났다.
쓰리디멤은 최근 큰 성과를 거뒀다. 우리나라 내외 전시회에 참여해 세계 최상위권 멤브레인 필터 생산 기업 여러 곳으로부터 러브콜을 받은 점이다. 이광진 대표는 2026년 안에 이들에게 멤브레인 필터 샘플을 전달하고 협업의 범위와 성격을 정할 예정이다. 이들의 요구를 만족할 생산성 확보 전략도 구축 중이다.

이를 토대로 쓰리디멤은 원가 경쟁력 확보와 양산 규모 확장이라는 도전 과제를 해결한다. 고객사의 수요를 만족할 만큼 멤브레인 필터의 생산량과 품질을 함께 높이는 것이다. 이광진 대표는 이미 고객사의 수요를 상당 부분 파악했다며 멀티 노즐 블록, 초고속 노즐 기술 등을 앞세워 원가 경쟁력과 양산 규모 모두를 확보할 계획을 밝혔다. 이를 위한 프리 A 시리즈 투자금 유치에 나섰고, 세계 FI와 SI 투자자들의 관심을 모은 끝에 곧 마칠 예정이다.
이광진 대표는 “쓰리디멤의 목표는 세계 최초로 나노 3D 프린팅 기술을 상용화, 멤브레인 필터 시장의 양상을 바꾸고 업계 1위 기업으로 자리매김하는 것이다. 우리나라의 기술이 세계의 기준이 되도록, 수처리와 수소 등 멤브레인 기술을 활용하는 모든 부문에 긍정 영향력을 미치도록 꾸준히 성장하겠다.”고 밝혔다.
IT동아 차주경 기자(racingcar@itdonga.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