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트레스솔루션 “스트레스 관리하는 힐링비트로 글로벌 헬스케어 기업으로 도약할 것” [경북대 X SKT]
※ 경북대학교 창업지원단은 SKT와 함께 스타트업 대상 ‘창업도약패키지(대기업 협업 분야)’를 운영합니다. 스타트업의 아이디어와 기술력을 대기업과의 협업을 기반으로 활성화해 혁신 성장을 이끕니다. IT동아는 경북대학교·SKT 협업 분야 창업도약패키지에 참여한 유망 스타트업을 소개합니다.
[IT동아 강형석 기자] 현대인에게 스트레스는 피할 수 없는 그림자와 같다. '번아웃(Burnout)'이라는 단어가 일상이 된 오늘날, 정신 건강(Mental Health)은 더 이상 개인의 의지 문제가 아닌, 사회가 해결해야 할 거대한 과제로 떠올랐다. 세계보건기구(WHO)가 2024년 9월에 공개한 직장 내 정신 건강이라는 자료에 따르면 전 세계적으로 우울·불안으로 인해 매년 120억 근무일이 손실되고, 생산성 손실이 연 1조 달러(약 1441조 8000억 원)에 달한다고 짚었다.
국내 정신건강 문제는 더욱 심각하다. 대한민국은 OECD 국가 중 10여 년째 자살률 1위를 기록하고 있으며, 성인 4명 중 1명은 살아가면서 우울ㆍ불안 등 정신질환을 경험한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의 2021년 자료에 따르면, 정신 및 행동장애 진료비만 6조 5321억 원을 쓴 것으로 나타났다. 생산성 손실 등 간접비용까지 포함하면 사회경제적 부담은 더욱 커진다. 우울증 진료비는 2017년 3038억 원에서 2021년 5271억 원으로 73.5% 급증하며, 정신건강 문제가 개인에서 사회 전체의 경제적 부담으로 이어지고 있음을 보여준다.

이에 스트레스 관리 솔루션이 주목받으며 명상 앱, 심리상담 플랫폼, 웨어러블 기기 등 다양한 형태의 서비스가 등장했다. 하지만 대부분 뇌파 중심의 일방향 솔루션에 머물렀다. 좋은 주파수를 획일적으로 제공하는 방식이다 보니 개인별 맞춤화에 한계가 따른다. 반면, 스트레스솔루션의 힐링비트처럼 생체신호를 분석해 스트레스를 진단한 후, 인공지능(AI)이 개인별 맞춤형 사운드를 생성해주는 멘탈헬스케어 기술도 있다.
스트레스솔루션은 심박변이도를 활용해 개인화된 소리를 제공, 스트레스 완화를 유도한다. 스타트업이지만 스포츠, 보험사, 웰니스 등 다양한 분야에 널리 쓰인다. 그 비결은 무엇일까? 배익렬 스트레스솔루션 대표를 만나 이야기를 나눴다.
간호사에서 헬스케어 스타트업 창업가로
배익렬 대표의 창업 이야기는 2011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간호학 교수로 재직하며 의료 현장에서 환자들과 함께 호흡해온 배익렬 대표는 기술 연구가 논문으로만 그치지 않고 실제 환자들의 삶을 개선하는 데 쓰여야 한다고 생각했다. 실리콘밸리의 빅테크 기업들이 대학 실험실에서 개발한 기술을 바탕으로 창업한 사례를 보며, 자신의 연구 성과로 사회에 기여할 방법을 모색했다.
배익렬 대표가 주목한 분야는 스트레스 관리다. 한국은 OECD 국가 중 스트레스 지수가 가장 높은 나라다. 하지만 일상에서 스트레스를 관리하는 게 아니라 병원에서 약물 치료를 받는 데 집중한다. 배익렬 대표는 스마트폰 시대 이후 가장 많이 활용되는 것이 바로 음악과 사운드라는 점을 파악, 이를 활용해 스트레스를 관리하는 기술 확보에 나섰다.
음악 감상ㆍ운동ㆍ명상 등 모든 스트레스 완화 방법의 공통분모는 ‘자율신경 안정화’다. 그중 음악을 활용한 사운드테크 대부분은 뇌파 중심의 일방향적 서비스로 제한되어 있다. 그렇다면 자율신경을 직접 측정하고, 그 데이터를 기반으로 맞춤형 사운드를 생성한다면 어떨까? 이것이 스트레스솔루션의 출발점이었다.
2016년부터 한국연구재단 의약학 분야 연구개발 사업으로 기술을 연구해온 배익렬 대표는 2022년, 교수창업을 결심, 간호학 전임 교수로서 스트레스솔루션을 설립했다. 가족들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창업을 결심한 건 소셜벤처의 사회적 가치를 실현하고 싶었기 때문이다. 이에 스트레스솔루션은 설립 5개월 만에 소셜벤처 인증을 받았다.
뇌파가 아닌 심장, 맞춤형 사운드로 자율신경을 조율하다
스트레스솔루션의 주요 기술은 심박변이도(HRV, Heart Rate Variability) 기반 맞춤형 사운드 생성이다. HRV는 심장 박동 간격의 미세한 변화를 측정하는 지표로, 자율신경계 활동을 객관적으로 파악 가능하다. 건강한 심장은 갑작스러운 신체적ㆍ심리적 문제에 신속하게 반응하기 위해 복잡하고 지속적인 변화를 보이지만, 스트레스 상황에서는 심박변화의 복잡도가 현저히 감소한다는 점에 착안했다.
기존 멘탈헬스케어 서비스 대부분은 뇌파 중심의 사운드를 제공한다. 알파파ㆍ세타파 같은 특정 주파수를 일방향으로 자극하는 방식이다. 명상 음악, 백색소음, 바이노럴 비트 등이 여기 해당한다. 반면 스트레스솔루션은 스트레스를 HRV로 측정하고, 사운드도 심전도 파형에 따라 생성한다. 사람마다 심장이 뛰는 리듬이 다르고, 파형도 다르기 때문에 초개인화된 맞춤형 사운드 생성이 가능하다는 게 배익렬 대표의 설명이다. 그는 "기존 뇌파 사운드는 좋은 음악을 들으라는 수동적 방식이었다면, 스트레스솔루션은 지금 우리 신체에 맞는 소리를 제공합니다"라고 말했다.

스트레스솔루션의 다른 차별점은 인공지능(AI) 카메라 기반 rPPG(remote PhotoPlethysmoGraphy) 기술이다. 얼굴 영상만으로 3초만에 HRV 데이터를 측정하고 맞춤형 사운드를 생성한다. 광혈류 측정 기술을 활용해 피부색 변화로 심박을 감지하는 방식이다. 웨어러블 기기 없이도 비접촉 방식으로 정밀한 생체신호 측정이 가능해, 접근성을 크게 높였다. 측정 후에는 수면, 집중력 향상, 스트레스 완화 등 사용자 상태에 맞춰 개인화된 사운드가 생성된다. 삼성 갤럭시 워치, 애플 워치 등 웨어러블 기기는 접촉 방식으로 정보가 연동돼 언제 어디서나 자신의 자율신경 상태를 확인하고 관리 가능하다.
학습 분야도 주요 시장이다. 배익렬 대표는 대치동 학생들 사이에서 스트레스솔루션의 서비스가 인기를 끌고 있다고 강조했다. 공부하기 전 AI 카메라로 자신의 상태를 측정하고, 집중력을 높이는 사운드를 들으며 학습 효율을 높이는 식이다. 수면의 질 향상 모드는 잠들기 전에 활용된다. 모든 음악을 개인 데이터에 맞춰 AI가 재생성하다 보니, 자신만의 자장가나 공부 음악을 갖게 되는 셈이다.
기업 복지 시장에서도 스트레스솔루션의 잠재력을 확인했다. KB라이프는 골든케어라는 시니어 돌봄 서비스에 스트레스솔루션의 기술을 탑재했다. 보험 회사 입장에서는 가입자의 정신건강 예방을 돕고 보험금 지급을 줄일 수 있어 멘탈헬스케어 서비스에 관심이 높다는 게 배익렬 대표의 설명이다.

스트레스솔루션은 2025년 삼성 C-LAB 아웃사이더 기업에 선정돼 2026년 CES 삼성 C-Lab 관에 참여했다. 이 외에도 다양한 로보케어 기업들과 AI 카메라 기반 측정 기술을 적용했다. 사용자의 얼굴을 카메라로 파악한 후 "잘 때 자장가 틀어줘"라고 말하면 개인 맞춤형 자장가를 재생하는 구조다.
글로벌 진출, 콘텐츠 산업 확대 노력
빠른 속도로 성장 중인 스트레스솔루션에게도 도전 과제가 있다. 바로 글로벌 시장 진출이다. 배익렬 대표는 "국내 멘탈헬스케어 시장만으로 성장이 어렵습니다. 스트레스 관리가 필요한 사람 외에 수험생 규모를 봐도 연간 52만 명 규모에 불과합니다. 스트레스솔루션이 지속 성장하려면 글로벌 진출이 필요합니다"라고 밝혔다.
스트레스솔루션은 2026년 CES 삼성전자 C-Lab관으로 참여한 성과로 2건의 계약을 목전에 뒀다. 최근 중국에 합자법인을 설립했고, 인도 시장에서는 파일럿 테스트를 진행 중이다. 글로벌 시장에서는 '스트레스'라는 단어 대신 '불안(Anxiety)' 안정화를 강조하는 데 초점을 맞춘다. 스트레스는 긍정적 의미도 있지만, 불안은 해소해야 할 대상으로 인식되기 때문이다. 배익렬 대표는 “해외 전시회에 참가하며 분위기를 살펴보니 '불안 관리'라는 표현이 더 효과적이라고 판단했습니다”라고 말했다.
미국 시장 진출 발판도 마련했다. 스트레스솔루션은 2026년 1월, 로스앤젤레스 소재 파인트리 국제학회(Fine Tree Global Institute)와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침구치료, 신경계 안정, 통증 관리를 전문으로 다루는 파인트리는 미국 내 임상 기관 네트워크를 보유하고 있다. 양측은 로스앤젤레스에 디지털 헬스케어 체험형 쇼룸을 구축하고, HRV 기반 스트레스 진단부터 자율신경 안정 사운드 중재까지 통합 솔루션을 실증할 계획이다.
성장의 발판이 된 경북대ㆍSKT 협업 분야 창업도약패키지
스트레스솔루션은 2025년 경북대학교와 SKT 협업 분야 창업도약패키지 프로그램에 선정됐다. 이 프로그램을 통해 서울SK나이츠 농구단 멘탈케어, SK텔레콤 컬러링 서비스 등에 스트레스솔루션의 사운드 기술 PoC(개념검증)를 진행했다. 스트레스솔루션의 기술을 SK 계열사 내에 적용해 보면서 성장 잠재력을 확인할 수 있었다. 서울시 스포츠과학센터에서 국가대표 선수들도 헤드셋을 쓰고 스트레스솔루션의 서비스를 이용한다. 선수들은 평범한 음악을 듣는 게 아니라, 자신의 몸 상태에 맞는 사운드를 제공받기 때문이다.

배익렬 대표는 "선수에게는 전성기가 있고, 그 시기에 최상의 컨디션을 유지하는 게 중요합니다. 자율신경 균형이 무너지면 경기력에 직접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시합 전이나 수면 시 맞춤형 사운드로 멘탈을 관리하면 경기력 향상에 도움이 될 겁니다"라고 말했다. 이어 "SK텔레콤은 음성, 표정 등 복합적인 정보를 AI로 분석해 정신건강 상태를 파악하는 기술 개발에 관심이 많습니다. 스트레스솔루션의 HRV 기반 측정 기술과 시너지를 낼 부분이 많아 협력이 활발합니다"라고 덧붙였다.
경북대학교 창업지원단의 지원도 컸다. 스트레스솔루션은 경북대의 창업 프로그램을 통해 초기 자금 지원, 멘토링, 네트워킹 기회를 얻었다. 특히 사업 모델 고도화와 투자 유치 전략 수립에 도움을 받았다. 배익렬 대표는 "경북대 창업지원단은 공간과 자금 제공 외에 창업가가 사업 초기에 시행착오를 겪지 않도록 도왔습니다. 경북대의 체계적인 지원이 회사 성장의 밑거름이 됐다고 생각합니다"라고 말했다.
기술력 갖춘 글로벌 헬스케어 기업으로 도약할 것
스트레스솔루션은 2026년 1월 6일부터 9일까지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CES 2026에 참가했다. 삼성전자 씨랩(C-Lab) 아웃사이드 스타트업에 선정, 전 세계 관람객에게 힐링비트를 선보였다. AI 카메라로 3초만에 HRV를 측정하고 맞춤형 사운드를 생성하는 과정을 시연하며 호응을 얻었다. 글로벌 파트너와 바이어를 대상으로 기술 브리핑도 진행했다.
배익렬 대표는 "CES 2026은 글로벌 시장에 우리의 기술력과 비전을 알린 중요한 무대였습니다. 디지털 헬스케어 기업, 플랫폼 사업자, 투자자들과 협력 기회를 확대하며 글로벌 경쟁력에 대한 자신감을 얻었습니다"라고 평가했다.

투자 유치도 순조롭게 진행 중이다. 2023년 한국투자파트너스와 이나이트벤처스로부터 시드 투자를 받은 데 이어, 2025년과 2026년 상반기에 걸쳐 시리즈A 투자를 완료했다. 디지털 헬스케어 기업이 투자 유치에 어려움을 겪는 상황에서 이뤄낸 성과라 의미가 크다. 스트레스솔루션의 중장기 목표는 기업공개(IPO)다.
스트레스솔루션은 스트레스를 청각으로만 푸는 게 아니라, 오감에 대한 토털 케어를 제공하는 회사로 성장하는 것이다. 배익렬 대표는 “언어의 장벽을 뛰어넘는 사운드 솔루션 힐링비트로 글로벌 디지털 헬스케어 일등 기업이 되는 게 꿈입니다"라고 말했다. 심장은 전 세계 모든 사람이 동일하게 뛰기 때문에 언어와 문화를 초월한 보편적 솔루션 제공이 가능하다는 이유에서다.
소셜벤처의 정체성도 잊지 않았다. 배익렬 대표는 "스트레스 취약 계층인 청소년과 시니어의 정서 안정을 통해 국가의 정신건강 비용을 줄이고, 한국인의 스트레스 지수를 낮추는 것이 우리의 사회적 임무라고 생각합니다. 자살률을 1%라도 낮출 수 있다면 그것이 기업으로서 가장 큰 성과가 아닐까요?"라고 말했다.
IT동아 강형석 기자 (redbk@itdonga.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