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고차 시장에 스며든 AI…맞춤형 진단·추천 기능으로 신뢰도 높인다

김동진 kdj@itdonga.com

[IT동아 김동진 기자] 중고차는 동일한 차종이라도 상태와 이력이 천차만별이다. 거래 과정은 복잡하고 전문 용어도 많아 시장 진입 장벽이 높았다. 소비자가 제한된 정보에 의존해 구매 결정을 내려야 했던 이유다. 이렇게 굳어진 중고차 시장에 변화의 기류가 감지되고 있다. 중고차 거래 전반에 인공지능(AI)이 스며들기 시작하면서부터다. AI는 방대한 데이터를 기반으로 차량 상태를 정밀하게 분석, 진단 정확도는 높이고, 복잡한 탐색 과정은 간소화한다. 여기에 차량 추천 기능까지 더하며 소비자의 합리적인 선택을 돕는다.

출처=셔터스톡
출처=셔터스톡

진단의 자동화…‘경험’이 아닌 ‘데이터’로 판단

중고차 진단의 정확도는 소비자 신뢰와 직결된다. 기존에는 중고차 상태를 판별하려면, 진단자의 숙련도와 주관적 판단에 의존해야만 했다. AI가 플랫폼에 도입된 후에는 이미지 분석 기술 덕분에 진단 과정이 체계적이고 구조적으로 바뀌고 있다. 차량 외관과 내부 사진만으로 옵션과 주요 사양을 자동 인식하고, 대규모 학습 데이터를 통해 오차를 줄이는 방식이다.

특히 수만 장의 차량 이미지를 단시간에 분석하는 AI 기술은 진단 효율뿐 아니라 정보의 일관성을 높인다. 사람마다 달라질 수 있는 판단 기준을 데이터 기반 알고리즘으로 표준화하며 중고차 가격 형성과 직결되는 핵심 정보의 신뢰도를 끌어올렸다. 실제로 AI 인식 결과를 사람의 판단보다 우선 적용하는 사례도 등장하며, 이같은 방식은 진단 프로세스 전반을 재편하고 있다.

일례로 국내 최대 중고차 플랫폼을 운영하는 엔카닷컴은 25년간 축적한 방대한 차량 거래 데이터와 이미지 데이터를 활용해 ‘엔카 비전 AI’를 개발했다. 사람에게 의존하던 차량정보 입력, 옵션 입력, 차량사진 등록과 같은 반복적인 시간 소모형 업무를 AI로 자동화한 것이다.

중고차는 차량마다 상태와 이력이 모두 다르기 때문에 신뢰할 수 있는 중고차 진단을 위해서 대규모 학습 데이터가 필수다. 엔카닷컴은 이 데이터 자산을 토대로 이미지 분석과 인식 알고리즘을 지속해서 고도화했다.

그 결과 엔카닷컴은 차량의 외관·내부 이미지를 분석해 옵션, 모델, 주요 특징 정보를 자동으로 판별하는 엔카 비전 AI를 개발했다. 수만 장의 차량 이미지를 수 초 만에 분석하는 이 기술은 중고차 거래 시 가장 중요한 차량 상태 정보의 정확도와 신뢰도를 높이는 역할을 한다.

엔카닷컴은 자체 개발한 비전 AI 기술을 ‘모바일 진단 AI’로 명명한 후 전국 60여 개 엔카 진단센터에 배포했다. 각 엔카 진단센터는 등록되는 엔카진단 차량 정보를 확인하는 데 모바일 진단 AI를 활용 중이다.

엔카닷컴이 개발한 ‘모바일 진단 AI’ / 출처=엔카닷컴
엔카닷컴이 개발한 ‘모바일 진단 AI’ / 출처=엔카닷컴

차량 진단 시 모바일 진단 AI를 활용하면, 차량 내·외부 사진만으로도 등급, 주요 옵션 등을 자동으로 인식할 수 있다. 중고차 가격 형성에 큰 영향을 미치는 핵심 정보를 사람의 판단보다 AI 인식 결과를 우선 적용하는 방식으로 진단 정확도를 한층 끌어올렸다.

엔카닷컴 자체 조사결과 ,현재 모바일 진단 AI는 약 1700개 중고차 모델을 99% 이상 정확도로 인식할 수 있다. 신규 모델과 옵션도 지속해서 학습 중이다. 엔카닷컴은 모바일 진단 AI를 앞세워 전국 엔카 진단센터에서 연간 약 40만 대의 차량을 진단한다. 현재 ‘엔카진단’ 차량은 플랫폼 내 상시 등록 매물의 약 70%를 차지한다.

중고차 탐색 시간 단축 돕는 AI 챗봇·차량 추천 어시스턴트

AI 서비스 고도화로 중고차를 찾는 방식도 달라진다. 중고차 구매 과정에서 소비자가 가장 많은 시간을 쓰는 단계는 ‘비교와 탐색’이다. 연식, 주행거리, 가격, 옵션을 소비자가 직접 일일이 비교하는 기존 구조는 높은 진입 장벽을 형성했다.

최근 중고차 플랫폼에 도입된 AI 챗봇과 추천 시스템은 이 과정을 대화형 인터페이스로 전환한다. 매물별 상태와 보증 정보를 실시간으로 반영해 질문에 응답하고, 자연어 기반 대화를 통해 조건을 점진적으로 구체화하는 방식이다. 이는 자동차 지식이 많지 않은 소비자에게 특히 유용하며, 정보 접근성을 높이는 동시에 탐색 시간을 단축하는 효과를 낸다.

일례로 엔카닷컴은 국내 중고차 플랫폼 중 최초로 동적 프롬프트 생성 기반의 ‘엔카믿고 AI 챗봇’을 도입했다. 엔카믿고 AI 챗봇은 구글의 최신 AI 모델인 제미나이(Gemini)를 바탕으로 약 4만 대의 엔카믿고 차량 개별 데이터를 실시간으로 분석, 조합해 매물별 맞춤형 응답을 제공한다. 이 방식은 단순히 데이터베이스에서 정보를 불러오는 것이 아니라, 실시간 매물 정보와 사용자 질문 맥락을 함께 분석해 답변을 생성한다는 점에서 고도화된 기술로 평가받는다.

엔카믿고 AI 챗봇 서비스 이미지 / 출처=엔카닷컴
엔카믿고 AI 챗봇 서비스 이미지 / 출처=엔카닷컴

예컨대 이용자는 엔카닷컴에서 구매하려는 특정 차량을 놓고, AI 챗봇에 “엔진·미션 보증이 얼마나 남았는지”, “소모품 상태는 어떤지”와 같은 질문을 자연어로 던질 수 있다. AI는 즉각 매물의 최신 상태 데이터를 분석해 “보증은 1년 6개월 또는 70000km까지 남아있습니다”, “타이어 트레드 잔량은 10mm로 양호한 상태입니다”와 같은 방식으로 답변을 제공한다. 복잡한 리포트나 여러 페이지를 오가야 했던 탐색 과정을 줄여 편의를 제공한다.

AI 기반 ‘차량 추천 어시스턴트’는 중고차 탐색 과정의 부담을 덜어주는 또 다른 서비스다. 사용자는 자연어 기반의 ‘AI와 대화하며 찾기’ 기능을 통해 원하는 조건을 대화식으로 좁혀갈 수 있다. 예산·차종 등 기본 조건을 선택한 후 세부 취향을 AI와 대화하며 구체화하는 방식으로 매물을 추천받을 수도 있다.

엔카닷컴 비교견적 서비스 이미지 / 출처=엔카닷컴
엔카닷컴 비교견적 서비스 이미지 / 출처=엔카닷컴

AI 챗봇과 추천 시스템은 자동차 지식이 많지 않은 소비자도 손쉽게 차량 정보를 이해하고, 방대한 매물 속에서 자신에게 맞는 차를 빠르게 찾도록 돕는다. 이 과정에서 소비자의 중고차 탐색 효율과 정보 접근성을 높일 뿐만 아니라 중고차 플랫폼의 신뢰도 제고도 기대할 수 있다.

엔카닷컴 관계자는 “AI는 중고차 시장의 신뢰를 높이고 플랫폼의 본질적 경쟁력을 강화하는 핵심 전략”이라며 “엔카닷컴은 거래 서비스, 조직 문화를 아우르는 전방위적 AI 전환을 통해 중고차 거래의 기준을 한 단계 높이고 중고차 시장 거래의 새로운 표준을 제시하겠다”고 말했다.

IT동아 김동진 기자 (kdj@i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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