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지하철, 신형 교통카드 키오스크 설치…17년 만에 무엇이 바뀌었나
[IT동아 박귀임 기자] "이제 현금 없어도 교통카드 충전 됩니다."
지하철역에서 교통카드를 충전하려다 현금이 없어 당황했던 경험이 있었다면 주목해 보자. 서울교통공사가 '신형 교통카드 키오스크'를 도입하면서 이런 불편이 해소됐기 때문이다. 2009년 현금 전용 키오스크가 처음 도입된 지 무려 17년 만의 변화다.

서울교통공사는 1월 7일 보도자료를 통해 "교통카드 구매·충전 때 결제 수단을 확대·다양화하고 교통약자 이용 편의를 대폭 개선한 신형 교통카드 키오스크 총 440대를 서울지하철 1~8호선 273개 전 역사에 설치 완료했다"고 밝혔다. 이는 2025년 9월 신형 교통카드 키오스크 도입 계획을 발표한 지 약 4개월 만이다.
카드로 더 간편해진 결제
신형 교통카드 키오스크의 가장 큰 변화는 결제 방식이다. 기존에는 현금 결제만 가능했지만 이제 신용카드와 체크카드를 키오스크 단말기에 삽입하거나 태그하면 교통카드 충전이나 1회권 발매가 완료된다. 간편 결제도 가능하다. 다만 선불 교통카드 충전은 오남용 방지 등을 이유로 현금 결제만 지원한다.

실제로 서울역에 설치된 신형 교통카드 키오스크에서 1회권을 구매해봤다. 직관적인 구성으로 구매 방법이 쉬웠고, 1분도 채 걸리지 않았다. 우선 원하는 서비스에서 '1회권 발매'를 누르고, 목적지와 권종 및 매수 선택한 후 '확인'을 터치한다. 이어 결제 수단을 선택해야 하는데 ▲현금 ▲카드 ▲삼성/애플페이(간편 결제) 중 고르면 된다. 단 해외카드는 이용이 불가하다. 삼성페이와 애플페이 역시 국내 전용 카드만 사용 가능하기 때문에 유의해야 한다.

교통카드 키오스크를 찾는 외국인 사용자도 다수였다. 이에 신형 교통카드 키오스크에는 한국어를 포함해 영어, 일본어, 중국어도 제공한다. 다만 현금을 사용하는 외국인의 경우 기존 키오스크를 찾는 모습도 관찰됐다.
역무원 없이 가능한 환불 기능
신형 교통카드 키오스크는 단순 충전을 넘어 다양한 부가 기능을 제공한다. 가장 인상적인 것은 환불 기능이다. 예전에는 교통카드 잔액을 환불하려면 역사 내 고객센터를 찾아가거나 역무원에게 요청해야 했기 때문. 이제는 신형 키오스크를 통해 직접 환불을 처리할 수 있다.

환불을 원할 경우 신형 교통카드 키오스크에서 '환불' 메뉴를 선택하고, 결제한 카드를 태그하면 환불 가능 여부가 나온다. 승인되면 현금 혹은 카드로 환불금을 받을 수 있다. 환불을 위해 역무원을 찾아야 하는 번거로움이 일부 줄어든 된 셈이다. 단 선불카드는 환불이 불가하다. 일회권은 미사용 상태에서만, 정기권은 1~8호선에서 충전된 카드만 각각 환불이 가능하다. 미사용 상태의 1회권을 직접 환불해보니 결제한 수단으로 환불이 됐으나 보증금 500원은 환급기에서 따로 받아야 했다. 1회권 결제는 모두 카드로 진행했으나 보증금인 500원은 환급기를 통해 동전으로 받을 수밖에 없었다. 이 점은 개선돼야 할 부분이다.
선불 교통카드의 경우 권종 변경도 신형 교통카드에서 가능하다. 어른용 카드를 청소년용이나 어린이용으로, 또는 그 반대로 바꿀 수 있다. 메뉴를 선택하고 안내에 따라 진행하면 된다.
낮아진 화면 높이···점자 키패드까지
신형 교통카드 키오스크는 교통약자 이용 편의를 대폭 개선한 점이 두드러진다. 장애인차별금지법 기준을 반영, 사용자 화면과 조작부의 높이를 기존보다 낮췄다. 휠체어 사용자나 키가 작은 어린이도 무리 없이 사용할 수 있도록 설계한 것.
시각장애인을 위한 배려도 눈에 띈다. 신형 교통카드 키오스크의 (장애인용)키패드에 점자 표시가 추가됐고, 이어폰 단자를 연결하면 음성 안내를 들을 수 있다. 화면 터치가 어려운 경우 키패드로도 조작이 가능하다. 볼륨 역시 조절할 수 있는데 가장 작은 1부터 5까지 단계별로 있다. 또 버튼 크기가 커서 터치 실수도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

또 신형 교통카드 키오스크는 기존보다 화면이 크고 인터페이스도 직관적이다. 메뉴 구성도 단순해져 처음 사용하더라도 어렵지 않게 원하는 기능을 찾을 수 있다. 신형 교통카드 키오스크를 처음 접한 한 사용자는 "어려울 줄 알았는데 생각보다 쉬웠다. 화면이 크고 설명도 잘 돼 있어서 금방 구매할 수 있었다. 카드로 결제가 되는 부분도 굉장히 좋았다"고 말했다.
현금 없는 일상 속 뒤늦은 대중교통 서비스
신형 교통카드 키오스크 도입은 급격히 줄어든 현금 사용 추세를 반영한 결과다. 하지만 이미 자리잡은 현금 없는 일상 속에 늦어도 너무 늦었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한국은행이 2025년 3월 발표한 2024년 지급수단 및 모바일금융서비스 이용행태를 분석한 지급결제조사자료에 따르면 일상에서 가장 많이 이용하는 지급수단은 신용카드였다. 지급수단별 종합만족도 역시 신용카드가 75.5점으로 1위를 차지했다. 이어 체크카드(72.9점), 현금(64.4점), 선불충전금(54.5점) 순으로 나타났다. 또 선호 지급수단 비중을 보면 20~30대는 모바일카드, 40~50대는 신용카드, 60대 이상은 현금이 상대적으로 높게 집계됐다.

17년 동안 유지됐던 현금 전용 키오스크는 이러한 시대적 변화에 뒤처진 시스템이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신형 교통카드 키오스크는 전반적으로 진전을 보였다. 특히 교통약자의 편의성과 접근성을 동시에 높인 것에서 충분히 의미 있다. 이에 다른 지역으로도 확대될 필요가 있어 보인다.
IT동아 박귀임 기자(luckyim@itdonga.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