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동차와 法] 새해 교통안전 관련 제도 무엇이 달라지나

김동진 kdj@itdonga.com

복잡한 첨단 기능을 결합한 자동차에 결함과 오작동이 발생하면, 원인을 특정하기 어렵습니다. 급발진 사고가 대표적인 예입니다. 자동차를 둘러싸고 벌어지는 사고 유형도 천차만별입니다. 전기차 전환을 맞아 새로 도입되는 자동차 관련 법안도 다양합니다. 이에 IT동아는 법무법인 엘앤엘 정경일 대표변호사(교통사고 전문 변호사)와 함께 자동차 관련 법과 판례를 중심으로 다양한 사례를 살펴보는 [자동차와 法] 기고를 연재합니다.

출처=엔바토엘리먼츠
출처=엔바토엘리먼츠

운전자라면 새해 유류세 인하나 보조금 같은 경제 제도 변경에 관심을 갖는 경우가 많습니다. 하지만 도로에서는 경제적인 내용보다는 안전이 훨씬 중요합니다. 안전이 확보된 상태라야 경제적인 득실이나 교통 소통이 논의될 수 있기 때문입니다. 나와 이웃의 생명을 지키기 위해 2026년 교통안전 관련 제도 중 달라진 부분이 무엇인지 살펴봅니다.

약물운전측정 거부죄 신설 및 약물운전 처벌강화

음주운전에 대한 사회적 경각심은 높아졌지만, 그동안 약물에 취한 운전에 대해서는 법적 그물망이 촘촘하지 못했습니다. 2026년에는 이 부분이 대폭 강화됩니다.

경찰관이 운전자의 마약류 복용 여부를 확인하기 위해 소변, 타액 등의 약물 검사를 요구할 때 정당한 사유 없이 거부하면, 음주측정 거부와 동일한 수준의 처벌을 받습니다. 1년 이상 5년 이하의 징역 또는 500만 원 이상 2000만 원 이하 벌금이 부과됩니다. 이는 기존에 약물 의심 운전자가 검사를 회피해도 마땅히 처벌할 조항이 없었던 허점을 메운 조치입니다.

실제로 약물을 하고 운전한 경우, 처벌도 한층 무거워집니다. 현행 법정형(3년 이하 징역 또는 1000만 원 이하 벌금)이 최대 5년 징역 또는 2000만 원 벌금으로 상향되고, 운전면허 취소 역시 재량이 아닌 의무 취소로 변경됩니다.

약물 운전으로 규정하는 약물의 범주에는 졸음운전을 유발하는 수면제나 정신과 처방 약물, 심지어 일부 감기약까지 포함될 수 있습니다. 다시 말해, “불법 마약을 한 번도 손댄 적 없다”고 안심해서는 안 됩니다. 합법적으로 처방된 약이라도 운전에 지장을 줄 수 있다면, 복용 후 충분한 시간이 지난 후에 운전해야 합니다.

술 마시면 시동도 안 걸린다…음주운전 방지장치 의무화

올해부터 상습 음주운전자에게 자동차 시동잠금장치를 의무적으로 부착하는 제도가 처음 시행됩니다. IT 기술이 법규와 결합했을 때 가장 강력한 물리적 효과를 내는 사례가 '음주운전 방지장치'입니다.

5년 내 2회 이상 음주운전으로 적발된 사람이 다시 운전대를 잡으려면 '조건부 면허'를 받아야 하며, 자신의 차량에 호흡 측정기를 설치해야 합니다. 시동을 걸기 전 숨을 불어넣어 알코올이 감지되지 않아야만 엔진이 켜집니다.

장치가 없는 다른 차를 운전하거나 동승자에게 대신 불게 하는 행동은 무면허 운전에 준하는 형사 처벌 대상입니다. 취지는 명확합니다. 처벌을 경고하는 단계를 넘어, 위험 행동 자체를 물리적으로 차단하겠다는 것입니다.

번호판 개선

도로 위 무법자들의 가장 큰 무기는 ‘익명성’이었습니다. 번호판이 지나치게 작거나 훼손되어 CCTV나 시민들의 블랙박스로 식별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올해부터 이 ‘인식 불가’의 영역이 대폭 축소됩니다.

이륜차 번호판이 대대적으로 개편됩니다. 기존 번호판의 지역명(예: 서울 강남)이 삭제되고, 번호판 크기가 커지며 숫자의 시인성을 강화한 ‘전국 번호판’이 도입됩니다. 오는 11월부터는 신규 등록 승용차에 대해 야간 시인성을 극대화한 ‘반사필름식 번호판’이 확대 적용됩니다.

이 변화의 핵심은 AI 기반 무인 단속 카메라의 인식률 향상에 있습니다. 번호판이 선명해진다는 것은 단속 시스템이 신호위반, 과속, 꼬리물기, 운전 중 휴대전화 사용까지 정밀하게 포착할 수 있게 됨을 뜻합니다.

1종 보통 면허 발급 시 실제 경력 검증

기존에는 2종 보통 면허 소지자가 7년 무사고 시 자동으로 1종으로 변경해 주었으나, 앞으로는 보험 이력 등을 통한 실제 운전 경력이 증명돼야 발급이 가능합니다.

신청자는 자동차보험 가입 증명서, 차량 등록증, 운전경력증명서와 같은 서류를 통해 일정 기간 실제로 차를 소유하거나, 운전했음을 입증해야 합니다.

핵심은 운전대를 잡지 않은 무사고인 일명 ‘장농면허’와 ‘실제 숙련된 무사고’를 구분하겠다는 것입니다.

팩트체크: 온라인에 떠도는 '가짜 변화'

매년 연초가 되면 "올해부터 이렇게 바뀝니다"라는 카드뉴스가 넘쳐납니다. 문제는 상당수가 확인되지 않은 정보라는 점입니다. 이에 경찰청은 2025년 말 공식적으로 여러 허위정보를 부인했습니다.

스쿨존 제한속도가 전국 일괄 20km/h로 하향된다는 소문은 거짓입니다. 일부 고위험 구간에만 선택적으로 적용될 뿐, 기본 30km/h 원칙은 유지됩니다. 음주운전 기준이 혈중알코올농도 0.02%로 강화된다는 주장 역시 사실이 아닙니다. 현행 0.03% 기준은 그대로입니다. 전동킥보드 이용 연령이 18세로 상향된다는 것도 확인된 바 없습니다.

맺으며

2026년부터 시행되는 교통안전 조치들의 공통점은 ‘안전 최우선’입니다. 약물운전 처벌 및 단속 강화, 음주운전 방지장치 의무화, 번호판 시인성 개선, 면허 발급 기준 강화 등은 모두 위험 행동을 사전에 차단하고 책임을 강화하려는 취지입니다. 이는 단순 경고를 넘어 위험 자체를 원천 차단하겠다는 강력한 의지입니다. 새해에는 변화된 제도를 정확히 숙지하여 모두가 안심하고 운전할 수 있는 성숙한 교통 문화가 우리 도로 위에 뿌리내리기를 진심으로 기원합니다.

글 / 정경일 법무법인 엘앤엘 대표변호사

정경일 변호사는 한양대학교를 졸업하고 제49회 사법시험에 합격, 사법연수원을 수료(제40기)했습니다. 대한변호사협회 등록, 교통사고·손해배상 전문 변호사로 활동하고 있으며, 현재 법무법인 엘앤엘 대표변호사로 재직 중입니다.

정리 / IT동아 김동진 기자 (kdj@i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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