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케이스 "나와 소통하는 스마트한 캐릭터 굿즈" [SBA·콴티파이 팀빌딩 우수기업]
※서울경제진흥원(SBA)과 콴티파이인큐베이터는 스타트업 보육 프로그램 '2025 SBA 팀 빌딩 지원사업'을 함께 합니다. IT동아는 이 사업의 지원을 받은 스타트업 10개 사를 찾아 실력과 성과, 앞으로의 계획을 소개합니다.

[IT동아 김영우 기자] 자신의 개성을 표현하기 위해, 혹은 특정 콘텐츠의 대한 애정을 나타내는 수단으로 이른바 ‘캐릭터 굿즈’를 구매하는 사람들이 늘고 있다. 다만 귀여운 디자인에 이끌려 제품을 구매하지만 그 이후 캐릭터와의 관계는 대부분 거기서 끝나곤 한다. 굿즈는 서랍 속으로 들어가고, 캐릭터에 대한 관심도 금방 식어버린다. 디자인은 관심을 끌지만, 감정의 교류가 없으면 고정팬이 되기 어렵다는 것이다.
디케이스(대표 조호식)는 바로 이 지점에 주목했다. NFC(근거리 무선통신) 기술을 활용한 스마트 굿즈와 목표관리 앱을 결합해 캐릭터와 팬을 24시간 연결하는 플랫폼을 구축하고 있다. 일회성 구매로 끝나던 캐릭터 굿즈를 캐릭터와의 지속적인 관계로 전환하는 '피지털(Phygital, 물리+디지털)' 경험을 제공하는 것이다. 조호식 디케이스 대표를 만나 이들의 혁신 전략을 들어봤다.
- 본인에 관한 간단한 소개를 부탁드린다
: 저는 2008년부터 약 15년간 완구 및 캐릭터 굿즈 유통·무역 회사를 운영해 왔다. 이 기간 동안 다양한 캐릭터 IP(지적재산권) 상품의 기획, 제조, 유통을 직접 경험했으며, 2022년에는 같은 업계의 기업에 회사를 매각했다.
이후 2023년 한 해 동안 포항공과대학교 내에 위치한 '애플 디벨로퍼 아카데미'에서 IT 산업 전반에 대한 기획, 디자인, 개발 과정을 체계적으로 학습했다. 2024년에는 IT 산업에 대한 실무 이해도를 높이기 위해 프리랜서로 활동하며 현장 경험을 쌓았고, 이러한 경험을 바탕으로 2025년부터 현재의 사업을 본격적으로 시작하게 되었다.
- 디케이스를 창업하게 된 계기는?
: 디케이스의 시작은 캐릭터 작가로 활동하고 있는 친동생과의 대화에서 출발했다. 함께 점심을 먹으며 동생이 겪고 있는 고민을 들었는데, 캐릭터 작가로서 어렵게 만든 접점이 '굿즈 구매'에서 끝나버린다는 점이었다.
고객들은 캐릭터의 외형이나 분위기가 자신의 취향에 맞으면 작은 굿즈를 구매하며 관심을 보이지만, 그 이후 캐릭터가 가진 이야기나 세계관까지 스스로 찾아보며 깊이 몰입하는 경우는 많지 않다. 즉, 캐릭터의 '이미지'에는 반응하지만, '스토리'까지 전달되기는 매우 어렵다는 구조적인 한계가 있었다.
대형 IP의 경우 애니메이션, 만화, 영상 콘텐츠 등을 통해 스토리를 먼저 각인시키고, 이후 굿즈나 추가 콘텐츠를 통해 관계를 확장해 나간다. 반면 인디 크리에이터들은 작은 이야기를 하나씩 쌓아가며 알려질 수밖에 없고, 이를 대형 IP처럼 구현하려면 많은 자본과 시간이 필요하다.
대한민국에는 매년 수만 개의 캐릭터가 새롭게 등장하지만, 디자인 경쟁이 상향 평준화된 환경에서 스토리를 충분히 전달하지 못한 채 출시 1년을 넘기지 못하고 사라지는 경우도 적지 않다. 이 문제를 두고 동생과 여러 차례 이야기를 나누면서, '우리가 무엇을 할 수 있을까'를 고민하게 되었다. 캐릭터 산업을 깊이 이해하고 있는 동생의 시선과, 제가 오랜 기간 상품 제조와 유통을 해온 경험이 결합된다면 이 구조적인 문제를 풀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고, 그렇게 디케이스를 시작하게 되었다.

- 디케이스의 주요 솔루션에 대한 좀 더 자세한 소개를 부탁한다
: 디케이스는 '캐릭터를 만난 이후의 경험'에 집중하고 있다. 캐릭터 상품을 구매한 이후에도 고객이 캐릭터에 대한 관심을 유지하고, 캐릭터와 함께하는 시간을 일상 속에서 지속적으로 확보하는 것이 우리 사업의 핵심이다.
이를 위해 우리는 캐릭터 상품 구매 이후 고객이 자연스럽게 디지털 환경으로 이동해 캐릭터를 계속 만날 수 있는 구조를 만들었고, 그 연결 장치로 NFC 기술을 활용하고 있다. 고객이 마음에 드는 캐릭터 상품을 구매한 뒤, 상품에 삽입된 NFC에 스마트폰을 태깅하면 해당 캐릭터의 디지털 콘텐츠와 미디어가 앱으로 연결된다. 실물 상품이 디지털 경험의 시작점이 되는 구조다.
- 구체적으로 어떻게 작동하나? 사례를 들어 설명해달라
: 각 상품은 시즌별 패키지로 기획되며, 시즌의 콘셉트와 이야기를 담은 NFC 콘텐츠가 함께 제공된다. 예를 들어 '토끼의 여름방학 패키지'라는 여름 시즌 여행용 파우치에는 여름 바캉스 콘셉트의 토끼 특별 디자인과 함께, 여행 중에 듣기 좋은 청량한 음악 앨범이 디지털 콘텐츠로 수록된다. 실물 상품 구매가 자연스럽게 앱 유입으로 이어지는 이 경험은 매우 강력한 첫 접점 역할을 한다.
앱 안에서 고객과 캐릭터의 관계를 지속시키는 핵심 요소는 '하루 한 가지 목표관리'다. 사용자는 자신이 좋아하는 캐릭터와 함께 하루에 하나의 작은 목표를 설정하고, 이를 수행하며 매일의 성취를 쌓아간다. 이 과정에서 캐릭터와의 접점이 반복되며, 단순한 소비 대상이 아닌 일상의 동반자로서 점점 더 깊은 유대가 형성된다.
특히 하루 한 가지라는 구조를 통해 평균 이용 시간은 짧게 유지해 사용자의 부담을 줄이면서도, 재방문 빈도는 극대화하도록 설계했다. NFC를 통한 강력한 유입 구조와 목표관리 기능을 통한 반복 접점은, 캐릭터와 매일 만나 이야기를 쌓아가는 경험으로 이어지고, 그 결과 한 번 구매한 고객이 자연스럽게 팬으로 발전하는 구조를 만들어낸다.

- NFC 기술을 활용한 '피지털' 경험이 팬들에게 어떤 새로운 가치를 주나?
: 디케이스가 제공하고자 하는 피지털 경험의 핵심 가치는 '연결'이다. 기존의 캐릭터 굿즈는 소장하거나 진열하는 데서 경험이 끝나는, 비교적 일방향적이고 단절된 소통에 가까웠다. 우리는 굿즈를 구매하는 행위가 그 자체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 캐릭터와의 양방향 상호작용을 시작하는 입장권이 되기를 바라고 있다.
NFC 태깅을 통해 캐릭터는 앱으로 자연스럽게 이어지고, 사용자는 캐릭터와 함께 하루하루의 일과를 수행하며 목표를 이루어가는 관계를 맺게 된다. 또한 태깅을 통해 음악, 영상, 오디오 콘텐츠 등 다양한 형태의 미디어가 앱에서 열리며, 캐릭터의 스토리가 억지스럽지 않게 일상 속에서 전달된다. 굿즈 구매 이후 캐릭터가 다시 '살아 움직이는 존재'로 이어지는 경험이다.
- 왜 NFC 기술을 선택했나?
: 크게 두 가지 이유다. 첫째는 사용의 간편함이다. 복잡한 절차 없이 태깅 한 번으로 앱에 들어가 캐릭터와 만날 수 있어야 한다고 생각했다. 사용자의 진입 장벽을 최소화하는 것이 관계를 이어가는 데 가장 중요하다고 보았다.
둘째는 따뜻함이다. 실물 상품을 통해 시작된 경험이 디지털 앱으로 연결되고, 그 경험이 다시 실물 굿즈로 확장되는 과정 속에서, 캐릭터가 단순한 이미지가 아니라 감성과 온기를 가진 존재로 느껴지길 바랐다. 이러한 피지털 경험을 통해, 캐릭터는 일상 속에서 함께 시간을 보내고 이야기를 쌓아가는 존재로 자리 잡게 된다.
- 제품과 함께 더 좋은 시간을 보내게 하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 우리의 메인 타깃인 20대 초반 여성은 학업, 취업, 사회초년생이라는 삶의 전환기에 놓여 있는 세대다. 많은 분들이 "내 하루를 조금이라도 잘 관리하고 싶다"는 생각을 가지고 있다.
우리는 이러한 니즈에 맞춰, 거창한 목표가 아닌 하루에 한 가지의 작은 목표를 설정하고 이를 꾸준히 수행하도록 돕는다. 이 과정이 내가 좋아하는 캐릭터와 함께 이루어진다는 점이 중요하다. 목표를 수행하는 동안 캐릭터는 단순한 기능이 아니라, 나의 일상을 함께하는 동반자이자 응원해주는 존재로 인식된다. 그 결과 사용자는 캐릭터와 감정적으로 연결되고, 매일 반복되는 행동을 통해 자연스럽게 캐릭터와의 접점을 지속적으로 만들어가게 된다.

- 디케이스의 핵심 역량은 무엇인가? 현재 가장 집중하고 있는 부분은?
: 디케이스의 핵심 역량은 크게 두 가지다. 첫째는 네트워크, 둘째는 이를 실행할 수 있는 인재 구성이다.
저는 오랜 기간 완구·굿즈 산업에 몸담으며 다양한 캐릭터 IP 기업들과의 협력 관계를 구축해 왔고, 캐릭터 상품을 실제로 생산할 수 있는 제조 네트워크와 유통 구조를 함께 보유하고 있다. 여기에 제품 기획, 유통, 앱 개발까지 서비스의 핵심 비즈니스를 내부적으로 수행할 수 있는 인재들이 결합되어 있다는 점이 디케이스의 가장 큰 경쟁력이라고 생각한다.
현재 사업을 성장시키기 위해 가장 집중하고 있는 부분은 IP 확보다. 우리 서비스의 성과는 어떤 캐릭터 IP를 얼마나 확보하느냐에 따라 직결된다. 참신한 개성과 스토리를 가진 인디 캐릭터부터, 이미 대중적 인지도를 갖춘 인기 캐릭터까지 균형 있게 확보해야 실질적인 사용자 유입과 DAU를 만들어낼 수 있기 때문이다.
- 구체적인 성과가 있나?
: 2월 정식 출시를 앞둔 시점에서 이랜드그룹 계열사인 올리브 스튜디오의 '코코몽'과 '따개비루' IP와 스마트 굿즈 생산 계약을 완료했다. 두 캐릭터는 기존 영유아 타깃 애니메이션이었지만, 이를 보고 자란 세대가 10대 후반~20대 초반으로 성장하면서 MZ 20대 여성을 겨냥한 새로운 리뉴얼을 마쳤고, 해당 IP를 활용한 첫 번째 스마트 굿즈는 3월 출시를 목표로 준비 중이다.
또한 정식 출시 전부터 인디 크리에이터 10팀이 사전 입점 계약을 완료했으며, 앱 출시와 동시에 사용자들이 직접 만나볼 수 있도록 준비하고 있다. 이와 더불어 현재 대한민국에서 누구나 알고 있는 초대형 IP와도 라이선스 최종 단계 논의를 진행 중이며, 해당 캐릭터의 스마트 굿즈는 5월 출시를 목표로 하고 있다.
- 제조와 플랫폼 기술을 동시에 보유하고 있는데, 향후 다른 플랫폼 대응 계획은?
: 우리는 스마트폰 이후의 개인 디바이스 흐름을 이끌 가능성이 가장 큰 기기로 스마트 글라스를 주목하고 있다. 스마트 글라스 시대에는 화면을 '열어보는' 방식이 아니라, 일상 속에서 자연스럽게 시야에 녹아드는 콘텐츠가 중요해질 것이다. 우리가 상상하는 미래는, 내가 좋아하는 캐릭터가 특정 화면 속에만 머무는 것이 아니라, 일상 공간 속에서 함께 존재하며 감정과 시간을 공유하는 경험이다.
이를 위해 디케이스는 캐릭터 트렌드와 이용자 반응을 지속적으로 분석하고 있다. 대중이 어떤 캐릭터에 반응하는지, 팬들은 캐릭터와 어떤 순간을 함께하고 싶어 하는지를 데이터로 축적하며, 감정과 취향처럼 주관적인 요소를 수치화하고 구조화하는 작업에 집중하고 있다. 관련 기술에 대한 특허 출원도 진행 중이다.

- 디케이스가 이루고자 하는 비전과 앞으로의 로드맵은?
: 디케이스의 비전은 5년 내 글로벌 시장에서 경쟁하는 캐릭터 플랫폼 기업으로 자리 잡는 것이다. 이를 위해 단순히 개별 캐릭터를 키우는 것이 아니라, 캐릭터가 성장할 수 있는 구조와 생태계를 만드는 데 집중하고 있다.
우리는 먼저 국내에서 이미 인지도를 가진 대형 IP를 통해 고객을 유입시키고, 그 과정에서 유입된 고객들이 자연스럽게 개성 있는 인디 캐릭터에 관심을 확장해 나가는 구조를 만들고자 한다. 인기 IP가 진입 장벽을 낮추고, 인디 캐릭터가 그 안에서 발견되고 성장할 수 있는 환경을 설계하는 것이다.
이러한 접근은 일본 만화 산업의 구조에서 영감을 받았다. 일본 콘텐츠 산업의 가장 큰 힘은 소수의 초대형 IP뿐 아니라, 인디에서 중견, 중견에서 대형으로 성장할 수 있는 탄탄한 '중간 허리' 구조에 있다. 디케이스는 이러한 구조를 국내 캐릭터 산업에 적용하고, 인디 캐릭터가 중견 IP로 성장할 수 있는 프로세스를 플랫폼 차원에서 제공함으로써 국내 캐릭터 생태계의 기반을 더욱 단단하게 만들고자 한다. 국내에서 이 모델이 성공적으로 안착한다면, K-캐릭터 콘텐츠와 함께 글로벌 시장으로 확장할 수 있을 것이다.
IT동아 김영우 기자 (pengo@itdonga.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