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잇플래닛, AI 업무 자동화로 기술 문턱 낮춘다 "60대도 쉽게" [SBA·콴티파이 팀빌딩 우수기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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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T동아 박귀임 기자] 급격한 기술 발전에 따라 디지털 전환(DX)과 인공지능(AI)을 외치지만 정작 산업 현장에서는 받아들이기가 쉽지 않다. 복잡한 시스템과 어려운 인터페이스는 아날로그가 익숙한 현장 전문가에게 또 다른 짐이 되기 때문이다. 결국 발주 한 건을 처리하는 데 2시간 이상 걸리거나 오타나 누락 등으로 생산 차질까지 이어지는 악순환이 반복된다. 이것이 바로 우리나라 중소 제조업의 현실이다.

유병기 두잇플래닛 대표 / 출처=두잇플래닛
유병기 두잇플래닛 대표 / 출처=두잇플래닛

문서는 업무의 시작점이자 가장 중요한 자산이지만, 작성·보관·검색 과정 전반에서 비효율이 발생한다. 인수인계가 제대로 되지 않아 매년 같은 업무를 처음부터 반복하는 일도 흔하다. 스타트업 두잇플래닛은 문서 기반의 디지털 혁신으로 이를 해결하고자 한다.

13년 디지털 프로젝트 경험 바탕으로 창업 결심

2022년 설립된 두잇플래닛은 비정형 문서 데이터를 지식 자산으로 바꾸고 업무를 자동화하는 데 초점을 둔 스타트업이다. 제조·중소기업 대상 DX 솔루션을 만든다.

LG헬로비전에서 13년간 대규모 디지털 프로젝트를 이끌었던 유병기 두잇플래닛 대표는 당시 여러 문제를 목격했다. 무엇보다 대기업에서도 문서 중심의 비효율이 컸는데 중소기업은 상황이 더 심각했던 것. 대기업 DX 프로젝트와 문서 전자화 센터 운영 경험을 토대로 화려한 기술보다 '현장에서 실제로 쓰이는 기술'의 가치를 믿고 두잇플래닛을 창업했다.

유병기 대표는 "직원 1200명 이상의 대규모 조직에서 일을 하다보니 내부 임직원, 파트너사, 고객을 연결하는 프로세스가 복잡했다. 그 과정에서 수작업과 문서 중심의 비효율이 너무 많다는 사실을 직접 경험했다"면서 "대규모 리소스를 보유한 대기업도 어려워하는 문제가 중소기업에게는 더 큰 문제였다. 두잇플래닛을 창업해 문서 기반의 디지털 혁신으로 이를 해결하고자 했다"고 밝혔다.

문서 디지털화 넘어 자산 목표

두잇플래닛의 핵심 서비스는 문서 디지털화 서비스 '두잇 D-비즈(D-Biz)'와 AI 기반 업무 자동화 서비스 '플록스AI(flocs.AI)'다. 두잇플래닛에 따르면 기업의 문서를 단순히 디지털화하는 것을 넘어, 그 데이터를 활용 가능한 하나의 자산으로 만드는 것을 목표로 두 가지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우선 두잇 D-비즈는 단순 스캔을 넘어 문서를 기업 환경에 맞춘 데이터베이스로 구축할 뿐만 아니라 보존·보관·폐기까지 문서 라이프사이클 전체를 관리한다. 해당 서비스는 현재 회사의 캐시카우 역할을 하고 있다.

플록스AI는 두잇플래닛의 핵심 서비스다 / 출처=두잇플래닛
플록스AI는 두잇플래닛의 핵심 서비스다 / 출처=두잇플래닛

플록스AI의 경우 디지털화된 문서를 학습한 AI 챗봇이 직원들의 문서 조회와 생성을 지원한다. 제조업 환경에 특화돼 있다. 발주·생산 패턴을 학습해 재고 예측 및 원가 계산까지 지원하는 AI 에이전트 서비스로 확장 중이다.

무엇보다 문서 전자화 사업은 플록스AI의 핵심 경쟁력이 됐다. 플록스AI 재고 예측 모델은 과거 10~20년 치의 실제 물류 흐름과 발주 이력 데이터를 기반으로 설계한 것이 특징이다. 경쟁사들이 디지털 데이터만 활용할 때, 두잇플래닛은 종이 문서로 된 비정형 데이터까지 포함해 차별화를 꾀한다.

유병기 대표는 "문서 전자화는 AI에게 과거의 경험을 부여하는 과정"이라면서 "경쟁사들의 좁힐 수 없는 데이터 품질 수준이 두잇플래닛 무기"라고 강조했다.

고품질 데이터 전환부터 손쉬운 사용성까지 '차별화'

유병기 대표는 두잇플래닛의 핵심 경쟁력으로 ▲직영 문서전자화센터 운영 ▲맞춤형 DX 컨설팅 ▲손쉬운 사용성 등을 꼽았다. 특히 일일 10만 장 이상의 문서를 처리할 수 있는 문서전자화센터를 직접 운영, 제조 현장의 수기 장부나 도면 같은 비정형 데이터를 AI가 학습 가능한 고품질 데이터로 전환해준다. 외부 위탁 없이 자체적으로 데이터를 다루기 때문에 보안과 정확도 면에서 차별화된다.

또 유병기 대표는 "맞춤형 DX 컨설팅 시 무조건 시스템을 권하지 않는다"며 "각 기업의 문서 관리 상태와 업무 프로세스를 정밀 진단해 딱 맞는 솔루션을 제공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300곳이 넘는 제조 기업을 직접 방문하며 현장 목소리를 들었다. 그 결과 IT가 낯선 60대도 5분이면 익힐 수 있는 카카오톡 기반 인터페이스를 완성했다"고 덧붙였다.

두잇플래닛 서비스에 대한 현장 반응은 뜨겁다. 예를 들어 과거 발주 한 건을 처리하는 데 약 2시간이 걸렸다면 플록스AI 도입 후 10분 이내로 단축됐다. 업무 시간이 92% 절감된 셈이다.

유병기 두잇플래닛 대표 / 출처=두잇플래닛
유병기 두잇플래닛 대표 / 출처=두잇플래닛

여기서 끝이 아니다. 복잡한 BOM(부품구성표) 관리도 간편해졌다. 채팅 한마디로 AI가 BOM을 자동 파싱하고, 부족한 자재를 감지하며, 제품별 실시간 원가와 마진율을 즉시 계산해주기 때문이다. 현장에서는 이를 바탕으로 데이터 기반의 의사결정도 내릴 수 있다. 뿐만 아니라 AI가 과거 주문 패턴과 리드타임을 분석해 소요량을 미리 예측, 재고 관리 효율 역시 개선된 곳이 많다.

전국 산업단지에 디지털 혁신 제공

유병기 대표의 목표는 명확하다. AI 기반 문서 지능화를 통해 기업이 보유한 모든 문서와 데이터가 가치를 창출하도록 돕는 것이다. 문서 관리의 비효율이 줄어든다면 사람과 기업은 창의적인 일에 집중할 수 있게 된다.

특히 두잇플래닛은 제조업 DX에 집중한다. 유병기 대표는 "우리나라 경제 발전의 근간이었던 제조업이 디지털 혁신 물결에서 소외됐던 것이 사실"이라며 "전국의 산업단지를 중심으로 디지털 혁신 바람을 일으키겠다"고 포부를 드러냈다.

두잇플래닛은 중소벤처기업부의 TIPS 과제에 선정, 자연어 처리(NLP)와 이해(NLU) 기술을 고도화하고 있다. 메신저를 통해 대화하듯이 자연스럽게 업무 자동화하는 것에 집중한다. '기술은 점점 더 어려워지지만, 사용자가 느끼는 경험은 더 쉬워져야 한다'는 유병기 대표의 고집 덕분이다.

두잇플래닛은 지금 이 순간에도 산업단지의 낡은 장부 속에서 제조업의 새로운 환경을 구축하고 있다. 두잇플래닛이 그리는 미래가 더 기대되는 이유다.

IT동아 박귀임 기자(luckyim@i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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