옴니아, 슬레이트는 잊어라. 이젠 '아티브'다

강일용 zero@itdonga.com

옴니아, 슬레이트7 등 기존 윈도를 탑재한 모바일 기기로 별 재미를 보지 못했던 삼성전자가 '아티브(ATIV)'로 윈도 라인업을 일신하고 설욕에 나섰다. 아티브란 삶을 의미하는 라틴어 '비타(VITA)' 를 거꾸로 나열한 것으로, 보다 쉽고 편리한 모바일 라이프를 제공하겠다는 삼성전자의 의지를 의미한다.

지난 8월 30일(현지시각), 독일 IFA 2012에서 삼성전자는 '아티브 스마트PC 프로(ATIV Smart PC Pro)', '아티브 스마트PC(ATIV Smart PC)', '아티브탭(ATIV Tab)', '아티브S(ATIV S)' 등총 4종의 제품을 공개했다.

아티브 스마트PC 프로와 아티브 스마트PC는 윈도8을 탑재한 태블릿PC로 슬레이트7의 후속 제품이다. 윈도7, 윈도XP 등 기존 PC용 윈도 프로그램을 고스란히 설치할 수 있다. 아티브 스마트PC 프로는 3세대 인텔 코어 i 프로세서(아이비브릿지)를 탑재했으며, 아티브 스마트PC는 인텔 아톰 프로세서를 탑재했다.

아티브탭은 ARM 기반프로세서를 탑재한 태블릿PC로, (하드웨어에 한해) 갤럭시탭의 형제라고 할만하다. 한가지 다른 점은 안드로이드 운영체제를 탑재한 갤럭시탭과 달리 윈도RT를 탑재했다는 것. 윈도RT는 마이크로소프트(이하 MS)가 아이패드, 안드로이드 태블릿PC 등과 경쟁하고자 새롭게 출시한 태블릿PC용 운영체제다.

아티브S는 스마트폰용 윈도폰8 운영체제를 탑재한 스마트폰으로 4.8인치 크기의 슈퍼아몰레드 디스플레이를 탑재하는 등 전체적으로 갤럭시S3와 유사한 기본사양과 형태를 갖춘 제품이다(프로세서 제외). 삼성전자의 윈도폰 라인업 중 최상위 제품이라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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슬레이트8(X) 아티브 스마트PC(O)

이미 삼성은 작년에 슬레이트7이라는 PC용 윈도 운영체제를 탑재한 태블릿PC를 선보인 바 있다. 2세대 인텔 코어 i 프로세서(샌디브릿지)를 탑재했으며, 와콤 디지타이저(전자펜) 등을 제공해 기존 태블릿PC와 차별화를 꾀했다. 다만, 태블릿PC용 운영체제로 적합하지 않았던 '윈도7'을 탑재하고, 출시 가격이 비쌌던 점 등 여러 단점때문에 큰 반향을 이끌어내지는 못했다. 그러나 삼성전자는 슬레이트 라인업을 포기하지 않았다. 오히려 제품명을 아티브로 변경하고 라인업을 고급형과 보급형으로 다각화하는 등 한층 공세를 강화했다.

고급형 제품은 아티브 스마트PC 프로(이하 프로)다. 기본사양은 현재 판매중인 타사의 주력 울트라북과 유사하지만, 화면만큼은 최고 수준이다. 해상도 1,920x1,080(풀 HD), 크기 11.6인치의 디스플레이와 인텔 코어 i5-3317U 프로세서(노트북용 초저전력 프로세서, 울트라북 등에 탑재된다)를 탑재했다. 메모리는 4GB이며, 저장장치로 128GB 또는 256GB SSD를 내장했다.

프로의 두께는 11.9mm, 무게는 884g이다. 배터리만으로 최대 8시간 가까이 사용할 수 있다. 미국출시가격은 1,199달러(약 126만 원, 128GB 모델기준)이다. 국내 출시가격은 아직 공개되지 않았지만, 미국과 유사한 수준으로 책정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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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급형 제품의 이름은 아티브 스마트PC다. 아티브 스마트PC의 외관은 프로와 유사하다. 다른 점은넷북용아톰 프로세서를 탑재했으며, 화면 해상도는 1,366x768로 낮췄다. 또한 메모리는 2GB를탑재했으며, 저장공간으로 64GB 또는 128GB SSD를 내장했다.

아티브 스마트PC의 출시가격은 프로보다 상당히 저렴할 전망이다. 100만 원 미만으로 출시할 가능성이 높다. 물론 프로보다 나쁜점만 있는 것은 아니다. 아티브 스마트PC에 탑재한 아톰 프로세서(클로버트레일)는 공정 개선을 통해 상당부분 성능 향상을 이뤄냈으며, 전력을 코어 i 프로세서보다 적게 소모한다. 따라서 배터리만으로 제품을 사용할 경우 프로보다 더 오래사용할 수 있을 것으로 예측된다. 삼성전자에 따르면 배터리만으로 최대 13.5시간 가까이 사용할 수 있다.

아티브 스마트PC의 두께는 9.9mm, 무게는 750g이다. 미국 출시가는 649달러다(약 74만 원, 64GB 모델기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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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면 카메라 화소수에 관한 삼성전자의 공식 발표는 아직 없다. 몇몇 해외 매체에서 언급했는데, 정보가 조금 다르다. 더버지(The Verge)는 프로가 800만화소, 아티브 스마트PC가 500만 화소라고 전했고, 엔가젯(Engadget)은 프로가 500만 화소, 아티브 스마트PC가 800만 화소라고 전했다.

두 제품 모두 태블릿PC에 최적화된 윈도8 운영체제로실행되며, 갤럭시노트에 적용된와콤 디지타이저(S펜)를 동봉한다. 또한 마이크로 HDMI, USB 3.0 단자를 탑재했으며, LTE 통신도 지원한다. 10월 말 국내에 출시할 예정이며, 삼성전자 대리점 또는 통신사를 통해 구입할 수 있을 전망이다.

전용 도킹스테이션도 함께 출시한다. 전용 도킹스테이션에는 키보드와 터치패드 그리고 추가 배터리가 내장돼있다. 두 제품을 전용 도킹스테이션에 거치하면 평상시에는 노트북처럼 사용하다가, 필요에 따라 본체만 떼서 태블릿PC로 활용할 수 있다. 전용 도킹스테이션의 두께는 1cm, 무게는 690g이며, 가격은 100달러(약 12만 원)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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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는 S펜이나 고해상도 화면 등 여러 차별화된 요소로 타사의 윈도8 태블릿PC와 경쟁할 계획이다. 뛰어난 성능을 갖췄음에도 운영체제의 한계에 발목 잡혔던 슬레이트7과 차별화된 경험을 선사할 수 있을지 기대된다.

아티브탭, 지지부진했던 형제들의 설욕을 할 수 있을까?

아티브탭은 아이패드, 갤럭시탭 등과 같은 ARM 기반 프로세서를 탑재한 태블릿PC다. 아티브탭은 크기 10.1인치, 해상도 1,366x768의 화면과 퀄컴 스냅드래곤S4 듀얼코어 프로세서를 탑재했다. 저장공간은 32GB 또는 64GB를 제공하며, 500만 화소의 후면 카메라를 내장했다. 또한 마이크로 HDMI와 USB 단자를 지원한다. 두께는 8.9mm, 무게는 570g이다. 기본사양은 갤럭시노트 10.1과 상당히 유사한 편이다.

그러나 다른점도 많다. 가장 큰 차이점은 윈도RT 운영체제다. 윈도RT는 MS가 아이패드, 안드로이드 운영체제와 경쟁하고자 윈도8을 ARM 기반으로 이식한 태블릿PC용 운영제체다. 따라서 사용자 인터페이스(UI)는 윈도8과 유사하지만, 실상은 전혀 다른 운영체제다. 일단 기존 PC용 윈도 프로그램은 윈도RT에 설치할 수 없다. 윈도RT에는 전용 애플리케이션(이하 앱)만 설치할 수 있다. MS가 윈도RT를 선보이고 얼마 지나지 않은 만큼, 앱의 숫자는 상당히 부족하다.

MS는 이러한 약점을 보완하고자 윈도RT에 자사의 대표적인 문서작업 프로그램 '오피스'를 내장했다. 따라서 아티브탭에도 '오피스 2013' 앱이 설치돼있다. 다만 S펜은 탑재되지 않는다. S펜은 '아티브노트(가칭)'에서 만나볼 수 있을 전망이다.

아티브탭의 출시가격은 아직 미정이나, 아이패드와 유사한 가격에 출시할 것으로 알려졌다.

아티브S, 윈도폰의 새로운 기수

아티브S는 삼성전자의 단말기 가운데 MS의 모바일 운영체제 윈도폰8을 최초로 탑재한 단말기다. 4.8인치 슈퍼 아몰레드 디스플레이, 1.5GHz 스냅드래곤S4 듀얼코어 프로세서, LTE 지원 등 최고급 단말기다운 성능을 갖췄다. 외관, 두께, 무게도 갤럭시S3와 거의 동일하다.

삼성전자는 기존 윈도폰 브랜드 옴니아를 폐기하고 아티브S로 교체했다. 국내 소비자들에게 옴니아 브랜드 이미지가 그다지 좋지 않은데다, 굳이 옴니아를 유지해야 할 만큼 해외에서 옴니아 브랜드가 널리 알려진 것도 아니기 때문이다.

그러나 브랜드 교체라는 극단적인 처방까지 감행했음에도 아티브S의 국내 출시 여부는 아직 불명확하다. 삼성전자 커뮤니케이션팀 박한용 과장은 "아티브S의 국내 출시여부에 관해 정해진 것은 아무것도 없다"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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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는 이번 IFA 2012를 통해 갤럭시 라인업에 아티브 라인업을 더했다. 안드로이드에 치중하던 기존 전략에서 벗어나, 윈도 진영에 힘을 보태려는 것이다. 운영체제의 다양화를 꾀하는 삼성전자의 전략이 모바일 시장에 어떤 영향을 끼칠 수 있을지 주목된다.

글 / IT동아 강일용(zero@i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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