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자자-스타트업 교류의 장” 서울과기대, 네트워킹 데이(서울 스타트업 얼라이언스 2025) 개최

[IT동아 강형석 기자] 초기 창업(스타트업) 기업이 성장하는 데 필요한 건 투자 유치와 네트워크다. 초기 지원금으로 제품 또는 서비스를 구축하고 검증을 마쳤어도 다음 단계로 나아가기 위한 투자 유치와 사업 파트너를 발굴하지 못한다면 성장이 어렵다.
2025년 11월 27일 서울창업허브 창동에서 열린 '네트워킹 데이(서울 스타트업 얼라이언스 2025)'는 스타트업들에게 의미 있는 만남의 장이었다. 서울과학기술대학교가 주관한 이번 행사에는 서울지역 초기창업패키지 주관기관에서 선정한 스타트업들이 대거 참여했다. 한국오라클, 벤츠코리아, LG전자를 비롯한 대중견기업 11곳도 함께 자리해 스타트업과 교류했다.
네트워킹 데이는 서울지역 주관기관들이 연합해 스타트업을 연결하고, 상호 협력 기회를 찾도록 돕는 게 목표다. 초기 스타트업에게 필요한 것은 투자지만, 고민을 나누고 장점을 결합해 시너지를 만들어낼 동료 창업가 간 연결도 중요하다. 투자사들은 유망 기업을 찾아 부스를 누볐다. 창업 초기 기업들이 투자자와 산업 현장의 목소리를 직접 듣는 기회가 드물다는 점을 생각하면 이번 행사는 의미가 남다르다.
행사는 투자 세미나, XR 활용 교육, ESG 포럼, 대중견기업 네트워킹 밋업 등으로 구성됐다. 이 자리에 서울지역 초기창업패키지 유관기관과 동북권 지역상생협의회 소속 기관에서 지원하는 스타트업들이 총집결했다.
정경희 서울과학기술대학교 창업지원단 부단장은 "초기창업패키지 선정 기업들이 투자자와 대기업을 만나 실질적인 성장 기회를 찾을 수 있도록 네트워킹 장을 마련했다. 앞으로도 서울 동북권 창업 생태계 활성화를 위해 다양한 협력 프로그램을 운영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스타트업 투자 유치 비법 공유한 ‘투자 세미나’
서울 스타트업 얼라이언스 2025의 시작은 투자 세미나가 장식했다. 투자 세미나는 스타트업이 가장 궁금해하는 '투자 유치 전략'에 초점을 맞췄다. 이 자리에는 탭엔젤파트너스와 임팩트스퀘어가 참여해 투자 유치에 필요한 자료 작성 방법과 투자 시장 대응 방안을 공유했다.
탭엔젤파트너스는 딥테크, 플랫폼, 콘텐츠 등 다양한 분야 스타트업에 투자하는 액셀러레이터다. 380억 원 규모 펀드를 운용하며 50개 기업 투자 포트폴리오를 보유했다. 주진영 탭엔젤파트너스 부대표는 '초기 창업 기업의 시드 투자 유치 및 생존 전략'을 주제로 예비창업자 단계부터 사업화 단계까지 필요한 자금 조달 전략을 소개했다. 팁스(TIPS) 프로그램 연계 방안과 초기 스타트업이 주목해야 할 시장 분석 방법 등을 구체적으로 다뤘다.

임팩트스퀘어는 사회적 가치 측정·평가 전문성을 바탕으로 비즈니스 성장을 돕는다. 총 운용자산 250억 원 규모로 54개 소셜벤처에 투자해왔다. 김민수 임팩트스퀘어 이사는 '투자자에게 선택받는 스타트업'을 주제로 강연했다. 투자자 관점에서 바라본 스타트업 평가 기준과 투자 활동(IR) 자료 작성 시 주의사항, 후속 투자 유치를 위한 마일스톤 설정 방법 등을 다뤘다.
김민수 이사는 투자자가 가장 먼저 보는 건 문제 정의의 명확성이라고 강조했다. 어떤 문제를 풀고 있는가에 대한 답이 분명하지 않으면, 아무리 기술이 뛰어나도 투자 검토 대상에서 밀린다는 이야기다. IR 자료 구성 과정의 실수도 줄여야 한다는 점을 언급했다. 기술을 강조하는 것보다 검증 가능한 데이터를 언급하는 게 필요하다고 김민수 이사는 설명했다.
네트워킹으로 초기 창업 기업의 투자활동을 지원하다
서울과학기술대학교 창업지원단은 유니콘 기업으로 도약하려는 스타트업의 든든한 동반자를 자처한다. 이 중 초기창업패키지 프로그램은 창업 기업이 생존을 넘어 성장의 길을 걷는 데 힘을 보탠다. 서울과학기술대학교 창업지원단은 미래 산업의 핵심 축인 그린 경제와 딥테크에 주목한다. 지원 기업은 대학이 보유한 연구 역량과 기자재를 활용해 기술적 완성도를 높일 수 있다.
투자 유치 역량 강화 프로그램도 운영한다. 전문 액셀러레이터(AC)와 벤처캐피털(VC) 심사역들이 멘토로 나서 투자 유치(IR) 자료를 다듬어주고, 실제 투자자와 만날 수 있는 데모 데이도 개최한다. 투자사와 교류하는 네트워킹도 활발히 지원한다. 서울과학기술대학교 창업지원단은 이번 네트워킹 데이에 ▲5그릿츠 ▲대일환경기술연구소 ▲디지털로그 테크놀로지스 ▲뮤지브 ▲에이치쓰리솔루션 ▲하이퍼센트 등 6개 기업을 지원했다.

5그릿츠는 수입차 부품 유통 플랫폼을 운영한다. 스마트 재고관리 솔루션을 결합해 정비소와 부품 공급자를 연결하는 서비스를 제공한다. 자동차 애프터마켓에서 비효율을 줄이는 데 집중한다.
대일환경기술연구소는 수질 정화 기술 기업이다. 태양광을 활용한 자동 미생물 분사 기기와 수중 교반기를 결합, 하천과 호수 수질을 개선하는 사업을 펼친다. 환경 규제가 강화되는 상황에서 공공기관과 지자체를 대상으로 사업을 확장 중이다.
디지털로그 테크놀로지스는 AI를 활용한 소셜미디어 마케팅 자동화 솔루션, 디지털로그 IMP를 운영한다. B2B(기업 대상 사업) 소프트웨어형 서비스(SaaS) 형태의 마케팅 캘린더다. 디지털로그 IMP는 기업들이 소셜미디어 콘텐츠를 효율적으로 관리하고 발행하도록 지원한다. 조달시장에 등록된 솔루션이라는 점이 경쟁력이다.
뮤지브는 음원 임베딩 AI 기술로 음원 분리와 샘플 검색 플랫폼을 구축했다. 음악 제작자들이 원하는 사운드를 빠르게 찾고 활용하도록 돕는다. 에이치쓰리솔루션은 데이터 센터 냉각 기술 스타트업이다. AI 기반 액체 냉각 솔루션을 개발해 데이터 센터의 운영 효율을 높인다. 데이터 센터 발열과 전력 소비가 사회적 이슈로 떠오른 시점에서 AI 기반 액체 냉각 기술은 데이터 센터 운영 기업에게 유용할 전망이다.
하이퍼센트는 백룸 세계관을 배경으로 한 호러 협동 게임 백룸컴퍼니로 주목받았다. 게임은 2025년 7월, 스팀에 정식 출시한 뒤 글로벌 시장에서 긍정적인 반응을 얻었다. 백룸컴퍼니 이후 급성장한 호러 협동 게임 시장에서 차별화 요소를 갖춘 콘텐츠로 경쟁에 나섰다.
서울과학기술대학교 창업지원단과 함께 성장 중인 스타트업 6개사는 LG전자, 벤츠코리아, 한국오라클, 네이버클라우드, 호반건설 등 11개 대·중견기업 담당자와 만났다. 네트워킹 참가 대·중견기업은 개방형 혁신을 추구하는 오픈 이노베이션 지원 담당자로 구성됐다.
한국오라클은 클라우드 인프라 지원, 벤츠코리아는 모빌리티 협업, LG전자는 온-디바이스 AI 분야 파트너십을 제안했다. 에쓰오일은 신규사업기획팀이 직접 나와 친환경 스타트업들과 투자 논의를 진행했고, 한국전력공사는 기술규제 샌드박스 추진 계획을 소개했다. 네이버클라우드는 스타트업 동반성장 프로그램을 통한 기술 지원 방안을 안내했다. 참가 스타트업들은 관심 분야에 따라 대기업 테이블을 순회하며 협업 가능성을 타진했다. 구체적인 협업 아이템과 미팅 일정을 논의하는 모습도 보였다.

네트워킹 데이는 자기소개, 공통점 찾기 등 게임을 통해 스타트업과 투자사 간 어색함을 풀었다. 자연스러운 분위기 속에 스타트업 사업 성과를 듣고 투자 유치 조언과 협업 가능성을 타진했다. 손동규 디지털로그 테크놀로지스 대표는 "기업 성장의 기회를 찾기 위해 네트워킹 데이에 참여했다. 여러 투자사 담당자와 만나 기업을 알리고 협업을 논의했다. 알찬 프로그램 구성에 만족한다"고 말했다.
IT동아 강형석 기자 (redbk@itdonga.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