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픈AI 코리아 “챗GPT 엔터프라이즈로 한국 기업 AI 도입 가속화할 것”

강형석 redbk@itdonga.com

오픈AI 코리아가 챗GPT 엔터프라이즈 관련 기자간담회를 열었다 / 출처=IT동아
오픈AI 코리아가 챗GPT 엔터프라이즈 관련 기자간담회를 열었다 / 출처=IT동아

[IT동아 강형석 기자] 2025년 12월 4일, 오픈AI 코리아는 웨스틴조선호텔(서울 중구 소재)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국내 기업들의 인공지능(AI) 전환을 지원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오픈AI가 꺼낸 카드는 챗GPT(ChatGPT) 엔터프라이즈다. 기업용 인공지능 설루션인 챗GPT 엔터프라이즈는 일반 챗GPT와 달리 대규모 조직 운영 체계를 염두에 두고 설계된 서비스다. 사용자 데이터를 사용하지 않으며, 다계정 관리를 지원한다.

기자 간담회는 챗GPT 출시 3년 만에 달라진 인공지능 도입 현황을 소개하고, 기업 중심의 인공지능 전환 전략과 실제 효과를 논의하기 위해 마련됐다. 김경훈 오픈AI 코리아 대표는 챗GPT 사용량이 빠르게 증가, 일상 속에 자리잡았다는 점을 강조했다.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전 세계 챗GPT 일일 메시지는 4억 5000만 건(2024년 6월 기준)에서 26억 3000만 건(2025년 6월)으로 증가했다.

전 세계 사용자 중 약 29%는 운동·건강, 생활 정보, 학습 조언, 창의적 아이디어 제안 등의 실용적인 조언을 위해 챗GPT를 사용했다. 정보 탐색 사용 비중도 24%였다.

한국 사용자는 챗GPT의 사용 패턴이 조금 다르다는 게 김경훈 대표의 설명이다. 개인적인 사용보다 문서나 계약서 번역, 문서 및 이메일 작성 등 업무용 문서를 만들기 위한 용도로 쓴 비중이 29%였다. 과업 수행에 필요한 조언을 요청한 것도 21%에 달했다.

김경훈 오픈AI 코리아 대표 / 출처=IT동아
김경훈 오픈AI 코리아 대표 / 출처=IT동아

김경훈 대표는 국내 챗GPT 사용 현황을 바탕으로 기업의 인공지능 전환을 가속화하는 중요한 계기가 될 것이라고 언급했다. 직원들이 챗GPT 사용에 익숙한 만큼 기업 내에서 챗GPT 엔터프라이즈의 파일럿(시범운영) 기간이 짧을 것으로 봤다. 김경훈 대표는 “2025년 9월 10일 오픈AI 코리아를 출범하면서 인공지능 전환을 위한 대한민국의 파트너가 되겠다고 말했다. 한국은 높은 인공지능 도입 역량을 가졌다. 기업들은 인공지능을 활용해 한국 경제에 탄력을 불어넣는다. 오픈AI는 2026년부터 인공지능 전환을 원하는 기업을 돕고 협업도 강화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인공지능 도입 성공의 공통분모 '함께·동시에·자발적으로'

오픈AI는 챗GPT 엔터프라이즈 서비스를 도입해 업무 효율성을 높인 GS건설, LG유플러스 사례를 소개했다. 행사에는 서아란 GS건설 DX/CX 혁신부문장(상무), 정영훈 LG유플러스 기업AI사업 부문 상무가 연단에 올라 기업의 실제 AI 도입 사례를 소개했다.

GS건설은 직원들에게 챗GPT 엔터프라이즈를 배포, 사용 과정에서 나오는 인공지능 활용 사례를 조직 전체에 공유해 업무 혁신을 추진한다. 서아란 상무는 "내부 활성 사용자 비율이 일간 94%, 월간 99%에 달한다. 이는 글로벌 톱 수준이라는 평가다"라고 말했다. 성과의 배경에는 명확한 전략이 있었다. 서아란 상무는 "처음부터 거창한 계획을 세운 건 아니었다. 건설 산업은 정해진 공기 안에 완성품을 납품해야 한다. 어떻게 하면 더 안전하고 품질 높은 건물을 지을까 고민하던 중 챗GPT 엔터프라이즈를 만났다. 도입 초기, 내부에서 활용할 지 걱정이 앞섰지만 기대 이상의 효과를 거뒀다”고 덧붙였다.

변화는 현장 곳곳에서 일어났다. 안전 관리 직원은 챗GPT와 아이디어를 나누며 소방 관련 인테리어 설계를 혁신했고, 이런 사례들은 자연스럽게 조직 전체로 퍼져나갔다. 인상적인 사례는 50대 현장소장의 이야기다. 서아란 상무는 "백발의 소장님이 어느 날 직접 챗GPT와 코딩해서 만든 작업 지시 앱 화면을 보냈다. 비개발자도 챗GPT와 함께라면 손쉽게 아이디어를 구체화 가능하다는 걸 느꼈다”고 말했다.

챗GPT 엔터프라이즈 도입 사례를 공유한 서아란 GS건설 DX/CX 혁신부문장(가운데)과 정영훈 LG유플러스 기업AI사업 담당 상무(오른쪽) / 출처=IT동아
챗GPT 엔터프라이즈 도입 사례를 공유한 서아란 GS건설 DX/CX 혁신부문장(가운데)과 정영훈 LG유플러스 기업AI사업 담당 상무(오른쪽) / 출처=IT동아

LG유플러스는 LG AI연구원이 개발한 인공지능 모델 엑사원을 보유했지만 오픈AI와 협력해 서비스를 개발 중이다. 하지만 빠르게 변화하는 인공지능 기술 속에서 고객에게 더 특별한 경험을 제공하기 위해 오픈AI와 협력에 나섰다. LG유플러스는 2025년 12월 16일, 에이전트 기반 콜봇 스탠다드를 선보일 예정이다. 2026년 상반기에는 성능을 개선한 에이전트 기반 콜봇 프로를 출시한다.

정영훈 상무는 인공지능 콘택센터(AI Contact Center, 인공지능 기반 고객 응대 자동화) 구축 사례를 다뤘다. 그는 “기존 콜봇은 예약 정보 안내만 제공한다. 하지만 오픈AI 기술을 활용한 LG유플러스 콘택센터는 전자 의무 기록, 고객 관계 관리(CRM) 시스템과 연동된다. 예약 변경까지 완료하고, 이후 메시지로 회신한다”고 말했다.

기존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DX, 디지털 전환)과 AI 트랜스포메이션(AX, 인공지능 전환)의 차이도 짚었다. 과거 DX는 부서별로 파편화된 효율화였다면, AX는 전체 업무 흐름을 통합해 엔드투엔드(전체 통합) 경험을 제공한다는 게 정영훈 상무의 설명이다.

인공지능은 초기 단계, 오픈AI 목표대로 발전시켜 나갈 것

기업 도입 사례 소개 이후 진행된 질의응답 시간에는 취재진의 다양한 질문이 이어졌다. 김경훈 대표는 오픈AI가 스타트업이라 협력 위주의 사업이 많다는 부분을 강조했다. 제미나이, 클로드 등 후발주자의 추격에 대해서도 당장의 성능에 일희일비하기 보다 목표대로 발전시켜 나가는 게 중요하다는 점을 언급했다. 정부, 기업, 기관과의 협업 중요성을 인지하고 인공지능 발전을 위해 협력하겠다는 뜻도 분명히 했다.

Q. 스타게이트 프로젝트의 구체적인 투자 금액은?

김경훈 오픈AI 코리아 대표: 오픈AI는 4000 명이 안 되는 스타트업이다. 인공지능 인프라를 확보할 때 협력을 통해 진행하는 방식이다. 스타게이트도 SK그룹, 삼성그룹과 함께하는 프로젝트로 이해해 달라. 아직 초기 계획 단계라 투자 금액이 나오지 않았다. 전체 사업 규모가 나와도 오픈AI의 직접 투자가 많을 거라고 기대하지 말아 달라. 다른 기업들과 힘을 합쳐 인공지능 시대를 열어가는 방식이라고 보면 된다.

Q. 구글과의 경쟁에서 어떤 차별화 전략을 가져갈 건가?

김경훈 대표: 인공지능은 초기 단계라고 생각한다. 지금 어떤 모델이 어떻게 가느냐보다 오픈AI의 로드맵대로 가는지가 중요하다. 실제 목표대로 진행 중이며, 조만간 좋은 소식이 있을 것이다. 한국에서는 인공지능 발전 속도를 빠르게 하겠다는 목표로 많은 파트너와 협력 중이다.

김경훈 오픈AI 코리아 대표 / 출처=IT동아
김경훈 오픈AI 코리아 대표 / 출처=IT동아

Q. 한국에서 챗GPT의 인기가 높은 이유는?

김경훈 대표: 오픈AI가 특별히 한 게 없었기 때문에, 그만큼 한국 사용자들이 새로운 기술에 잘 적응한다는 의미로 받아들인다. 여기서 오픈AI는 어떻게 더 할까를 고민한다. 새로운 기술을 더 빨리 소개하고, 글로벌 프로젝트가 진행될 때마다 한국에서 먼저 하게 해달라고 부탁한다. 실제로 한국은 챗GPT 그룹 채팅 기능을 선도입한 국가 중 하나다.

Q. 개인 사용자로서 추천하는 챗GPT 활용 노하우는?

김경훈 대표: 개인화 기능을 많이 사용할 것을 추천한다. 설정에서 답변 톤, 내용, 자신이 어떤 사람인지 설정하면 훨씬 좋은 답변이 나온다. 나는 경영자니까 그에 맞게 답해달라고 하고, 반말 쓰지 말고, 이모티콘 많이 쓰지 말라고 설정했다. 이런 개인화 기능을 활용하면 더 나은 챗GPT 경험이 가능하다.

Q. 채널 파트너 전략은?

김경훈 대표: 삼성SDS가 첫 공식 파트너가 될 예정이고, 2025년 12월 중 계약이 마무리된다. 삼성SDS는 삼성 그룹만 대상으로 하는 게 아니라, 우리나라 모든 기업과 협업할 방침이다. 2026년 초에 파트너를 몇 군데 더 발표할 예정이다. 대형 파트너 외에도 인공지능을 잘 이해하는 작은 컨설팅 회사인 부티크 펌(Boutique Firm)도 중요하게 생각한다.

Q. 중국 오픈소스 모델의 부상이 오픈AI에 줄 영향은?

김경훈 대표: 좋은 오픈소스 모델들이 연구·테스트 단계에서 많이 쓰인다. 하지만 상용 서비스는 완전히 다른 문제다. 오픈소스를 받아서 내부에 올리는 순간 보안, 안전성 부담을 기업이 져야 한다. 그래픽 처리장치(GPU)와 인프라 비용도 든다. 실제 사업을 위해서는 오픈AI처럼 검증된 API(소프트웨어 연결 인터페이스)가 더 뛰어나다고 생각한다.

Q. 국내 규제 환경에 대한 입장은?

김경훈 대표: 사회에 많은 우려가 있었지만, 현장에서는 오히려 정부가 많은 것을 잘 이해하고 올바른 방향으로 이끌 거라 생각한다. 큰 법안의 틀 안에서 우리나라가 발전하는 방향으로 협력하며 인공지능 혁신을 돕겠다.

Q. 한국 데이터센터 구축 계획은?

김경훈 대표: SK와 준비 중인 프로젝트는 초기 단계다. 얻고자 하는 결과에 대해 논의하고, 건설 기간을 어떻게 당길 수 있을지 고민하며 적합한 부지를 찾는 중이다. 정부와도 협력하면서 사업적으로나 국가 발전에도 도움이 되는 방향을 찾을 생각이다.

삼성과는 포항 지역 프로젝트와 해상 데이터센터 두 가지를 논의 중이다. 해상 데이터 센터 구축은 기술 자체가 초기 단계라 많은 협의가 필요하다. 데이터 센터가 어떻게 사용될지는 지어봐야 알 것 같다.

Q. 소라(Sora) 사용 현황은?

김경훈 대표: 서울이 소라 사용률 전 세계 1위 도시다. 그만큼 사용자가 비디오에 관심이 많다고 생각한다. 2026년에는 게임 회사, 광고 대행사 등 영상 소비가 많은 기업들을 더 만날 계획이다.

Q. 한국 법인의 인재 채용 기준은?

김경훈 대표: 가장 중요한 건 가치관의 일치다. 이 인재가 인공 일반 지능(AGI)에 대한 믿음이 있는지, AGI를 모든 인류를 위해 쓰겠다는 열의를 가졌는지 본다. 오픈AI의 목표는 인공지능이 모든 인류를 이롭게 한다(Ensure AGI benefits all of humanity)인데, 우리 사명에 얼마나 동의하고, 열의를 보이는지가 중요하다.

Q. 샘 올트먼 최고경영자는 어떤 리더인가?

김경훈 대표: 유튜브에서 보는 모습 그대로다. 숨기는 게 전혀 없고, 상대방 의견을 많이 듣는다. 말은 많이 하지 않지만 명확한 부분만 다룬다. 오픈AI에 합류하기 전에 대화할 때도 내 이야기를 많이 들었고, 배우려 하는 모습이 느껴졌다. 그런 인상이 좋아서 오픈AI에 합류하게 됐다.

Q. 정부 및 공공 부문 협력 계획은?

김경훈 대표: 정부와 많은 대화를 했지만, 데이터 연결이 안 되면 인공지능 활용 범위가 제한적이다. 따라서 보안 문제가 풀릴 때까지 기다리는 중이다. 정부 대신 지금은 학교 중심으로 팀을 구성했다. 교육 부문 담당자가 한 명이라 현재 한국 담당자 채용에 나선 상황이다. 대학에는 학생 외에도 교수, 연구원 등이 다양한 자료를 다룬다. 우선 그곳의 데이터를 먼저 활용하는 방향으로 진행할 예정이다.

Q. 할루시네이션(Hallucination) 문제 해결 방안은?

김경훈 대표: 리서치 팀이 관리하면서 매번 새 모델이 나올 때마다 할루시네이션이 얼마나 줄었는지 데이터를 제공한다. 3년 전과 비교하면 변화가 눈에 띈다. 하지만 기술적으로 어려운 건 밸런스를 잡는 부분이다. 할루시네이션을 다 없애면 창의성이 없어지기에, 불가피하게 발생하는 부분을 어떻게 최소화할 것인가 고민한다.

Q. 코드 레드(Code Red) 선언 이후 한국 법인의 변화는?

김경훈 대표: 코드 레드는 언론에 많이 나왔는데, 직원들에게는 좋은 동기부여가 됐다. 지금까지 열심히 달려왔는데 더 자극이 되는 메시지다. 한국 팀은 계속 열심히 달리는 중이고, 더 많은 기업을 찾아가려고 노력한다. 어제도 거제도부터 서울 전역에 직원들이 흩어져 일했고, 수시로 소통하며 빠르게 대응 중이다.

Q. 한국 법인의 기술 개발 인력 채용 계획은?

김경훈 대표: 기술 개발 인력을 한국에 들여오는 건 장기 과제다. 기술 개발 인력은 미국 외 다른 나라에는 아직 없다. 작은 팀이 많은 기업과 경쟁하려면 한 곳에 모여 있는 게 효과적이다. 좋은 소식은 오픈AI 사무실에 한국 인재들이 많이 상주했다는 것이다. 그 인재들이 어느 정도 시기가 됐을 때 한국으로 오면 좋겠다고 생각한다.

IT동아 강형석 기자 (redbk@i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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