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이브트리 “산림분야 오픈이노베이션 통해 '트리맵 360' 확대 기대”

한만혁 mh@itdonga.com

[IT동아 한만혁 기자] 세이브트리(Savetree)는 수목 데이터 측정 및 분석 솔루션을 제공하는 수목 자산화(그린애셋) 기반 조경 서비스 특화 기업이다. 세이브트리는 라이다(LiDAR), 인공지능(AI), 자체 개발 디바이스 DTx를 활용해 수목 데이터를 수집하고 이를 기반으로 수목 관리 컨설팅 및 관리 서비스를 제공하는 솔루션 ‘트리맵 360’을 제공한다. 트리맵 360을 이용하면 수목 안정성이나 고사 및 하자 발생 위험을 사전에 예측하고 관리 효율을 높일 수 있다. 이를 통해 세이브트리는 수목 관리 효율을 높이고 수목의 환경적, 경제적 가치를 알리고자 한다.

세이브트리는 현재 산림청이 주관하고 한국임업진흥원이 주최, 서울창조경제혁신센터가 운영하는 ‘2025년 산림분야 오픈이노베이션’에 참여하고 있다. 산림분야 오픈이노베이션은 산림청의 풍부한 공공데이터를 기반으로 대기업의 수요와 스타트업의 창의적인 아이디어를 결합해 새로운 비즈니스를 창출하고자 마련된 사업이다. 세이브트리는 해당 사업을 통해 현대건설과 협력해 수목 관리 통합 대시보드를 개발 중이다. 이를 계기로 공공 인프라에만 적용하던 트리맵 360을 민간 영역까지 확대하고자 한다.

하용훈 세이브트리 대표를 만나 트리맵 360과 현대건설과의 협업에 대해 이야기를 나눴다.

하용훈 세이브트리 대표 / 출처=IT동아
하용훈 세이브트리 대표 / 출처=IT동아

수목 자산화 기반 조경 서비스 특화 기업, 세이브트리

IT동아: 안녕하세요, 하용훈 대표님. 대표님 소개 부탁드립니다.

하용훈 대표: 안녕하세요, 세이브트리 하용훈입니다. 저는 이전에 시설공단과 GS건설 계열사 자이에스앤디 등에서 근무했고, 약 15년간 조경 관련 업무를 담당했습니다. 자이에스앤디에서는 아파트 단지 조경 관리 총괄로 하자 관리, 입주자 대표 및 관리사무소 대상 관리 가이드 제공, 컨설팅 및 교육 등의 업무를 했습니다. 그러다 지난 2022년 세이브트리를 창업했습니다.

IT동아: 세이브트리를 창업한 계기는 무엇인가요?

하용훈 대표: 아파트 단지나 공원의 조경 관리는 경험이나 감에 의존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수목 데이터, 진료 기록 등 객관적인 데이터가 없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나무 한 그루가 고사하면 책임 소재를 가리기 위한 분쟁이 벌어지기도 합니다. 이런 일을 경험하면서 ‘왜 우리는 나무를 관리할 때 경험과 감에 의존하는가’라는 근본적인 의문을 갖게 됐고, 이를 기술적으로 접근해야겠다는 생각을 하고 있었습니다.

그러던 중 지난 2018년 산림보호법 개정을 통해 나무의사 제도가 시행됐습니다. 수목을 관리할 때 수목 피해를 진단 및 처방하고 피해를 예방하거나 진료를 담당하는 나무의사의 가이드에 따라야 한다는 규정입니다.

이에 의료 업계에 환자 의료 기록에 활용하는 전자의무기록(EMR)이 있는 것처럼 나무를 쉽게 관리할 수 있는 솔루션이 필요할 것으로 생각했고, 지난 2021년 나무의사용 EMR을 개발했습니다. 나무에 대한 진단, 처방 등의 내용을 기록하는 시스템입니다. 해당 시스템으로 '2022년 산림공공·빅데이터 활용 창업경진대회'에 참가해 산림청장상을 받았습니다. 이를 계기로 세이브트리를 창업했습니다. 수목 데이터 관련 사업의 성장 가능성을 객관적으로 평가받았다는 생각에 확신을 갖게 된 것이죠.

IT동아: 세이브트리에 대해 소개 부탁드립니다. 어떤 회사인가요?

하용훈 대표: 세이브트리는 도시의 나무들이 보다 건강하게 생장하고, 안전하고 쾌적한 그린 인프라를 제공하도록 돕는 수목 자산화 기반 조경 서비스 특화 기업입니다.

저희는 나무를 단순한 조경 요소가 아닌 탄소를 저장하고 도시 열을 완화하면서 생태적 가치를 창출하는 중요한 도시 자산이라고 생각합니다. 전 세계적으로도 이런 흐름은 강화되고 있습니다. 미국, 유럽의 수많은 도시가 도시숲을 탄소중립 정책이나 자연기반해법(NBS)의 핵심 요소로 다룹니다. 하지만 실제 현장에서는 수목 고사 원인을 명확히 진단하기 어렵고, 책임 소재에 대한 분쟁은 증가하는 추세입니다. 관리자는 여전히 경험에 의존합니다. 이는 수목 관리의 디지털 전환(DX)이 더딘 탓입니다.

저희는 이러한 간극을 좁히기 위해 수목 데이터를 정량화하고 예측 가능한 관리 체계를 만들어 조경 자산의 가치를 장기적으로 지켜줄 수 있는 시스템을 구축하고 있습니다.

상주시에서 수목 데이터를 수집하는 세이브트리의 라이다 장비 / 출처=세이브트리
상주시에서 수목 데이터를 수집하는 세이브트리의 라이다 장비 / 출처=세이브트리

라이다·AI·DTx로 수목 데이터 수집 및 분석, 트리맵 360

IT동아: 세이브트리의 솔루션에 대해 소개 부탁드립니다.

하용훈 대표: 저희 핵심 솔루션은 트리맵 360입니다. 라이다 및 AI, 저희가 자체 개발한 디바이스 DTx를 통해 수목 데이터를 수집하고, 이를 기반으로 수목 관리 컨설팅과 관리 서비스를 제공하는 솔루션입니다.

라이다를 활용해 수목의 규격, 수간 및 수관 기울기, 활력도 등의 데이터를 수집하고, DTx를 통해 수간 전기저항, 온도, 산성도 등 수목의 생리적 데이터와 주변 토양의 수분 보유력, 산성도, 수분 등을 측정합니다. 이를 바탕으로 주변 환경과의 간섭 정도나 나무가 지닌 환경적 가치를 분석합니다.

트리맵 360은 수목의 사후 관리가 아닌 고사나 하자 발생 전에 위험 요소를 예측하고 관리 전략을 제시합니다. 이를 이용하면 건설사나 지방자치단체(지자체)의 경우 수목의 고사 및 하자 발생 시 발생하는 비용이나 책임 소재 관련 분쟁을 줄일 수 있습니다.

IT동아: 트리맵 360의 도입 사례가 있다면 말씀 부탁드립니다.

하용훈 대표: 트리맵 360은 강남구, 경상북도 상주시에서 활용하고 있습니다. 강남구는 한국무역협회 오픈이노베이션을 통해 연결됐고, 지난 7월부터 가로수 데이터 수집을 진행해 11월 수목 자산화를 성공적으로 완료했습니다. 상주시의 경우 가로수 관리 공무원들이 저희에게 먼저 연락해 협업하게 됐습니다. 현재 상주시 주요 도로 가로수에 대한 인벤토리를 완성했고, 이를 도시 전역으로 확대할 예정입니다. 이러한 성과를 기반으로 다른 지자체로의 확장을 준비하고 있습니다.

또한 저희는 서울대공원의 수목을 관리하는 트리맵을 구축하고 있습니다. 트리맵은 개별 나무의 속성 정보를 담은 지도를 말합니다. 미국 뉴욕 센트럴파크, 싱가포르 보타닉가든 등 세계 유명 공원이 트리맵을 구축하고 공원 내 수목을 효율적으로 관리하고 있습니다. 우리나라도 과거 트리맵 구축을 시도했으나 데이터를 수작업으로 취합하다 보니 시간이 오래 걸리고 정확도가 떨어졌어요.

저희는 트리맵 360을 통해 보다 효율적이고 실효성 있는 트리맵을 구축하고자 합니다. 지난 10월 트리맵 360의 커스터마이징 작업을 시작했고 오는 2026년 8월경 마무리할 예정입니다. 해당 사업을 통해 우리나라도 공원 수목을 체계적으로 관리하는 성공사례를 만들 것으로 기대하고 있습니다.

현대건설과 협력, 수목 관리 통합 대시보드 개발

IT동아: 현재 2025 산림분야 오픈이노베이션 사업에 참여하고 있습니다. 해당 사업에 지원한 계기는 무엇인가요?

하용훈 대표: 기후위기 시대의 조경, 도시숲 관리 문제는 시공사, 조경회사, 공공기관이 혼자 해결할 수 없습니다. 함께 협력하면서 산업 구조와 생태계를 만들어야 합니다. 산림분야 오픈이노베이션은 공공과 민간이 협력해 이런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합니다. 그 취지에 공감해 해당 프로그램에 지원하게 됐습니다. 또한 해당 사업을 통해 공공 인프라에만 적용하던 트리맵 360을 민간 영역까지 확대하는 기회가 될 수 있을 것 같아 지원했습니다.

2025 산림분야 오픈이노베이션 / 출처=서울창조경제혁신센터
2025 산림분야 오픈이노베이션 / 출처=서울창조경제혁신센터

IT동아: 해당 사업을 통해 현대건설과 협업 중입니다. 현대건설이 제시한 '공동주택 조경 수목 관리 프로세스 고도화' 과제에 지원한 이유는 무엇인가요?

하용훈 대표: 현대건설의 현장 경험과 세이브트리의 기술력이 만나면 새로운 패러다임이 만들어질 것으로생각해 지원했습니다. 현대건설은 국내 최대 규모 건설사 중 하나로, 조경을 단순한 부대시설이 아닌 아파트 단지 가치의 핵심 요소로 보는 건설사입니다. 이에 현대건설이 구축한 아파트 단지의 수목 데이터를 축적하면, 저희 솔루션의 예측 정확도를 더욱 향상시킬 수 있겠다고 생각했습니다. 지역, 수종, 토양 등 다양한 조건에 따른 수목 상태를 정밀하게 분석 및 예측하면, 건설사의 수목 관련 리스크를 줄이고 조경회사의 유지 관리 효율을 높이면서 아파트 단지의 환경 품질을 향상시킬 수 있게 됩니다. 나아가 아파트 단지 조경의 자산 가치를 객관적인 지표로 정량화할 수 있습니다. ESG 평가, 탄소배출권 거래, 부동산 가치 등에 영향을 미치는 핵심 자산이 되는 것이죠. 이런 기대감으로 현대건설의 과제에 지원했습니다.

IT동아: 현재 진행 중인 과제에 대해 소개 부탁드립니다.

하용훈 대표: 저희는 공동주택 조경 수목 관리 프로세스 고도화 과제를 통해 수목 관리 통합 대시보드를 구축하고 있습니다. 트리맵 360을 현대건설에 맞게 커스터마이징함로써 전국 현대건설 현장의 조경 수목 관련 품질, 하자 등 현황을 쉽게 확인하도록 개발 중입니다.

대시보드가 완성되면 수목 데이터를 기반으로 수목 상태를 평가하고, 하자나 고사 발생 위험에 선제적으로 대응할 수 있습니다. 수목 유지 관리뿐 아니라 조경 설계 효율도 높일 수 있어요. 특정 지역 토양이나 기후에 맞춰 관리가 용이한 수종을 선택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대시보드는 2026년 상반기에 프로토타입 개발을 완료하고 실제 현장에서 실증할 예정입니다.

IT동아: 오픈이노베이션을 통해 대기업과 협업해 보니 어떤가요?

하용훈 대표: 굉장히 좋았습니다. 실제 수요자의 니즈를 파악하고 그에 맞는 솔루션을 만들어 간다는 것이 오픈이노베이션의 큰 장점인 것 같습니다. 저도 건설사에 있었기 때문에 그들의 니즈를 잘 알고 있다고 생각했는데, 현대건설과 미팅하면서 제가 생각하지 못했던 부분을 발견할 수 있었습니다. 덕분에 시행착오도 줄어들 것 같습니다.

세이브트리와 산림분야 오픈이노베이션에 대해 설명하는 하용훈 대표 / 출처=IT동아
세이브트리와 산림분야 오픈이노베이션에 대해 설명하는 하용훈 대표 / 출처=IT동아

IT동아: 마지막으로 세이브트리의 향후 계획과 목표에 대해 말씀 부탁드립니다.

하용훈 대표: 세이브트리의 목표는 단순합니다. '도시의 나무를 감이 아니라 데이터로 관리하는 시대를 현실로 만드는 것'입니다. 단기적으로는 현대건설과의 협력을 통해 건설사 전용 조경 품질 디지털전환 솔루션을 상용화하고, 이를 지자체 및 공공기관 등으로 확장해 도시 단위 그린 인프라 구축 모델을 완성할 예정입니다.

중장기적으로는 저희 주주사인 두꺼비세상의 아파트너, 오피스너 등 서비스와 함께 도시 단위 그린 인프라를 자산화 및 관리하는 구조를 만들 계획입니다. 이를 통해 보다 많은 사람에게 그린 인프라의 환경적, 경제적 가치를 알리고자 합니다. 저희는 이 분야에서 선도적인 기술 기준을 만드는 데 집중할 것입니다. 그 기준이 한국을 넘어 글로벌 그린 인프라 관리 체계에도 기여할 수 있기를 기대합니다.

IT동아 한만혁 기자 (mh@itdonga.com)

IT동아의 모든 콘텐츠(기사)는 Creative commons 저작자표시-비영리-변경금지 라이선스에 따라 이용할 수 있습니다.
의견은 IT동아(게임동아) 페이스북에서 덧글 또는 메신저로 남겨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