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트업-ing] 윌로그, IoT·AI 기반 물류 시각화 시스템으로 글로벌 시장 정조준
[IT동아 남시현 기자] 시장조사기업 마켓 리서치 퓨처가 집계한 ‘물류 시각화 시스템 시장’ 규모에 따르면 2024년 물류 시각화 시스템 시장 규모는 68억 1700만 달러(10조 387억 원)로 추정된다. 마켓 리서치 퓨처는 공급망 관리가 여전히 시장지배적인 상황이지만 관리의 효율성과 실시간성, 기술 습득이 빠른 아시아 시장의 급격한 산업화로 2035년까지 매년 8.41%씩 시장이 성장할 것으로 보고 있다. 2035년에 이르면 시장은 165억 7000만 달러(약 24조 40009억 원)에 이를 전망이며 센서 기술의 발전과 AI, 기계학습의 통합, 탄소중립 실현으로 인해 성장률은 더 높아질 수 있다.

하지만 많은 기업들이 이 시장에 도전하고 있음에도 강력한 시장 지배력을 가진 기업이 등장하진 않고 있다. 물류 시각화 시스템 자체가 인공지능(AI) 및 머신러닝 기반의 소프트웨어 및 데이터 구축 능력, 물류 시각화 프로그램의 완성도, 그리고 하드웨어에 해당하는 사물인터넷 센서의 성능 및 제조 역량이 모두 갖춰야 하기 때문이다. 대다수 기업은 하드웨어나 소프트웨어 어느 한쪽에만 집중하는 편이다. 반면 윌로그는 태생부터 두 가지 조건을 모두 갖춘 채 사업을 전개하고 있다.
코로나 19로 사업성 증명··· 현재는 글로벌 시장에 도전
윌로그는 2021년 5월 설립됐으며, 콜드체인 설루션과 콜드체인 모니터링 장치를 개발하는 기업으로 시작했다. 당시 코로나 19 백신 유통과 관련해 제약사, 유통사에서 콜드체인 관련 수요가 분명했고, 윌로그가 여기에 대응하면서 사업이 급성장했다. 현재는 설루션을 더욱 고도화해 사물인터넷(IoT) 장치 및 AI를 바탕으로 하는 물류 시각화 시스템을 서비스 중이다. 창고나 배송 트럭 등에 IoT 센서를 부착해 위치, 온도, 습도, 충격 등의 데이터를 수집하고 제품의 품질이나 이동 경로, 더 나아가 예지보전을 제공해 유통 과정 중 발생하는 위험을 줄이는 데 도움을 준다.

윌로그의 사업이 빠르게 성장할 수 있었던 배경에는 코로나 19가 있다. 당시 백신 유통을 위해 실시간으로 냉각 체계를 관리하는 시스템이 필요해졌고 2022년 7월 '생물학적 제제 등의 제조·판매 관리 규칙 개정안'을 통해 실시간 냉각 유통 관리가 법제화됐다. 이에 따라 제약사들과 윌로그가 손을 잡고 코로나 19 백신 유통을 진행하며 도입 사례를 확보하는 것은 물론 국내외에서 사업성을 평가받는 계기가 됐다.
창업 4년 차를 넘어선 윌로그는 이제 미국과 일본, 싱가포르를 넘어 전 세계에서 해외 사업을 전개하는 글로벌 기업으로 발돋움했다. 성치국 일본 법인장은 “글로벌 물류를 추적하기 위해선 복합적인 시스템이 필요하고, 여러 이해관계자와 현장 상황에 모두 대처해야 한다. 예를 들어 한국에서 항공이나 해상으로 해외로 가고, 현지에서 차량이나 철도 등으로 사업이 진행된다면 국가별로 사업자나 현지 환경을 모두 고려해야 한다”라며 설명을 시작했다.

이어서 “윌로그의 설루션은 자체 기술로 개발한 IoT 센서로 실시간으로 통신해 출발부터 도착까지 일관적으로 데이터를 수집해 시각화한다. 덕분에 어떤 과정에서 누구에게 문제가 발생했는지, 어떤 문제가 발생했는지 바로 파악할 수 있다. 5년 전에는 경쟁사가 거의 없었지만 서비스가 성공을 거두며 지금은 국내는 물론 해외에서도 경쟁사가 적지 않다”라고 설명했다.
자체 제작 하드웨어와 자체 구현 소프트웨어로 차별화
성치국 법인장이 말하는 윌로그의 경쟁력은 기술력과 노하우에 있다. 성치국 법인장은 “처음부터 하드웨어를 직접 설계 및 제조했고, 여기에 맞는 윌로그 컨트롤타워와 인텔리전스 소프트웨어를 개발해 완성도를 높였다. 또 고객기업이 요구하는 조건에 개량할 수 있다는 점도 다른 기업에는 없는 차별점이다”라면서, “인력 구성은 소프트웨어에 더 집중한다. 장치의 완성도도 중요하지만 데이터를 기반으로 고객에게 실질적인 이윤을 제공할 수 있어야 한다. 고객에게 앞서 발생한 문제가 다시 발생하지 않도록 하고, 이를 시각적으로 처리해 보여주는 게 핵심”이라고 말했다.

윌로그의 설루션은 어떻게 동작할까? 성치국 법인장은 “예를 들어 과거에 문제가 생긴 경로 혹은 실시간 날씨나 천재지변 등은 바로 확인된다. 또 노면의 진동이나 충격 등을 수집해 난폭 운전이나 도로 손상 등을 예측해 대안 경로를 유도하거나, 특정 환경에 맞게 구체적으로 패키징을 제안한다. 출항 스케줄에 맞춰 대안 항만이나 항공편을 추천하고, 배송에 따른 계약 위반이나 손실 사항 등을 막는데 도움을 준다”라고 말했다.
실제로 한 정밀소재 부품 기업의 경우 매번 제품이 파손되는 것을 감안하는 상황이었다. 여기에 윌로그 서비스를 도입하니 한국에서 해상으로 이동하고, 항구에서 내륙으로 도착하는 과정에서는 문제가 없었고, 현지에서 철도로 수송하는 과정에서 파손이 발생하는 것을 확인했다. 이후 동일한 문제 등을 인지해 대안 경로 등을 선택해 문제를 해결했다. 이와 관련해 “유통 과정 전반에 대한 데이터 수집이 이뤄지고, 특정 이해 관계자들에 대한 품질 평가도 진행할 수 있다. 법적인 책임 소재 등을 명확하게 할 수 있다”라고 말했다.

윌로그의 대표 고객사는 ‘용마로지스’다. 성치국 법인장은 “용마로지스는 국내 의약품 물류 1위 기업이며, 현재 의약품 전문 운송 트럭들이 윌로그 제품으로 품질을 관리하고 있다. 기존 화물에 부착하기만 하면 바로 관리에 투입된다. 의료 분야 이외에도 정밀부품, 화학, 반도체 등의 제조품부터 방산이나 정부기관 등의 분야에서도 윌로그의 설루션을 쓰고 있다. 주로 단가가 높고 온도나 진동 관리가 철저해야 하는 제품들, 배송 중 문제가 발생했을 때 다시 생산하고 운송하는데 드는 비용이 높은 것들이 관리 대상이라고 한다.
해외로 확장하는 사업, SBA 비롯한 기관 지원 도움돼
윌로그는 현재 미국과 일본, 싱가포르에 현지 법인을 두고 있으며, 특히 일본 시장에는 공을 많이 들이고 있다. 성치국 법인장은 “윌로그 일본 법인은 미국의 물류용 부동산투자신탁 회사(REITs)인 프로로지스(Prologis)의 일본 지사가 운영하는 물류 스타트업용 공유 오피스에 입주해 있다. 프로로지스와는 이제 관계를 맺는 단계”라고 소개했다. 윌로그는 아시아 기반 기업으로서 시장, 국경에 따라 제각각인 물류 특성을 잘 맞추고, 데이터의 정확성이나 현지 지원이 더 잘 대응된다는 점을 앞세워 경쟁에 나설 계획이다.

기관들 역시 윌로그의 경쟁력 강화를 위해 지원 중이다. 서울창조경제혁신센터는 오는 12월 1일에서 4일 사이 일본에서 개최되는 ILS 2025 참석을 지원한다. ILS는 일본 경제산업성이 주최하는 아시아 최대 규모의 오픈이노베이션 행사로 윌로그 입장에서는 유수의 대기업들과 협업할 기회를 찾을 수 있는 자리다. 성치국 법인장은 “스타트업은 행사를 참여할 때 예산을 가늠하기가 쉽지 않고, 어떻게 계획을 짜야할지도 확인이 어렵다. 서울창경에서 첫 단추를 잘 끼울 수 있도록 선뜻 나서 지원해 준다”라고 말했다.
아울러 서울창조경제혁신센터는 윌로그에 대한 글로벌 기업 홍보도 지원하며, 부산창조경제혁신센터 역시 오는 12월 17일에서 18일 사이 일본 오사카에서 개최되는 스타트업 재팬 2025 참석을 지원한다. 이전에는 서울경제진흥원(SBA)이 일본 스시테크 도쿄 2025 참석을 지원했고, 정보통신산업진흥원 역시 미국 뉴욕에서 열리는 KOOM 2025 참가를 지원하는 등 다양한 기관에서 윌로그의 글로벌 진출을 지원하고 있다.
공급망 전체의 물류 효율에 기여할 것

윌로그의 궁극적인 목표는 공급망 전체에 대한 효율 최적화다. 어떤 물류 흐름이든 데이터만 확보하면 최적화와 효율화할 수 있다. 마지막으로 성치국 법인장은 “우리나라뿐만 아니라 많은 국가에서 물류비용에 민감하다. 게다가 최근 물류 산업 종사자 전반의 인력 부족 현상이 발생하면서 운송량은 늘어나고 있다. 결국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IT 기술이 해답이며 여기서 윌로그가 할 수 있는 것들이 많다. 공급망 전체와 물류 진행 절차 전반에서 효율성을 강화할 수 있는 방안을 제시하고 사업을 확대해 나가겠다”라고 말했다.
IT동아 남시현 기자 (sh@itdonga.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