플랙티컬 "교사 동료 ‘왓퀴즈 AI’, 생기부 작성도 척척"[스타트업in과기대]

김영우 pengo@itdonga.com

※ 서울과학기술대학교 창업지원단은 창업보육센터를 통해 유망 스타트업에 입주공간과 멘토링, 네트워킹, 사업화 지원을 제공하며 그들의 성장을 돕고 있습니다. '스타트업in과기대'는 서울과학기술대학교 창업보육센터를 보금자리로 삼아 도약을 꿈꾸는 스타트업들의 얘기를 전합니다.

강연구 플랙티컬 대표 / 출처=IT동아
강연구 플랙티컬 대표 / 출처=IT동아

[IT동아 김영우 기자] 교사들의 업무 부담이 갈수록 가중되고 있다. 특히 각종 학생부 작성은 매년 변경되는 교육부 지침을 숙지해야 하고, 학생 한 명 한 명의 특성을 반영해야 하는 등 많은 시간과 노력이 필요한 작업이다. 게다가 작성 후에도 여러 차례의 검수 과정을 거쳐야 하는 번거로움이 있다.

'플랙티컬(Plactical, 대표 강연구)'은 이러한 교사들의 고충을 해결하기 위해 탄생한 스타트업이다. 이들이 개발한 '왓퀴즈 AI'는 단순히 생성형 AI로 문서를 만들어주는 것을 넘어, 교사가 작성한 학생부의 품질을 검증하고 개선점을 제안하는 데 집중한다. AI로 교사의 업무 효율을 높이면서도, 궁극적으로는 학생들에게 더 많은 시간을 할애할 수 있도록 돕는 것이 이들의 목표다. 취재진은 강연구 플랙티컬 대표를 만나 왓퀴즈 AI의 현재와 미래에 대해 들어봤다.

- 교육 분야 AI 서비스에 특화된 기업이라는 점이 관심을 끈다. 어떻게 이 분야를 시작하게 되었나? 창업에 이르기까지의 여정도 궁금하다

: 우리는 현재 ‘왓퀴즈 AI’라는 교사분들을 위한 AI 보조 도구를 만들고 있다. 대학 재학 중 창업 동아리를 시작으로 예비창업패키지, 청년창업사관학교 등의 지원을 받으면서 기업을 꾸리고 성장시키는 과정을 거쳤다.

초기에는 코딩 교육 앱 등 다양한 사업을 시도했는데, 대부분 교육 사업이었다. 사업을 하다 보니 교육 쪽이 제 취향에 맞는 것 같더라. 그러던 중 AI가 트렌드로 부상했고, 제가 연구하던 분야도 AI였기 때문에 교육과 AI를 결합해 보자는 생각으로 현재의 사업을 시작하게 되었다. 플랙티컬 법인 설립은 2023년 9월에 했고, 내년이면 3년 차로 접어든다.

- 교육용 AI라면 대개 학생을 위한 학습 솔루션을 생각하기 마련인데 왓퀴즈 AI는 교사를 위해 개발되었다는 점이 흥미롭다. 구체적으로 어떤 서비스인가? 주요 기능에 대해 설명해 달라.

: 큰 틀에서 보면 교사들의 행정 업무를 돕는 AI라고 할 수 있다. 공문서 작성, 수행 평가 설계 및 채점, 생기부(학교생활기록부) 생성 및 검사 등 교사분들이 고충을 겪는 부분을 도와준다.

그중에서도 가장 반응이 좋은 것은 생기부를 생성하고 검사하는 기능이다. AI를 통해 교육부가 매년 내리는 지침을 체크할 수 있다. 이 지침서가 100페이지가 넘는데, 교사분들이 이를 모두 숙지하기는 너무 어렵다. 우리 서비스는 AI가 이 지침을 학습해서 작성된 생기부가 규정을 잘 따르고 있는지, 오류는 없는지를 자동으로 점검해 준다.

왓퀴즈 AI에서 제공하는 다양한 기능 / 출처=플랙티컬
왓퀴즈 AI에서 제공하는 다양한 기능 / 출처=플랙티컬

  • 구체적인 이용 방법은 어떻게 되나? 일반적인 생성형 AI 서비스처럼 대화 형식으로 이용하는 것인가?

: 그 말씀대로 자연어로 대화하는 방법도 있다. 그게 편하신 분들은 그렇게 이용하시면 된다. 하지만 그게 어려우신 분들도 계시기 때문에 버튼 클릭 방식도 제공한다. 사람마다 특성이 다르기 때문에 다양한 방법을 준비해 놓았다.

예를 들어, 교사분들이 작성하신 생기부를 엑셀 형태로 가지고 계신다면 파일을 업로드해서 AI가 한 번에 검수하고 제안을 해줄 수도 있다. 한 문장씩 넣어서 검수를 요청할 수도 있고, 대화 형태로 "이 문장을 검수해 줄래?" 하는 식으로도 활용 가능하다.

물론 처음부터 생성하는 기능도 있긴 하다. 하지만 그런 기능은 이미 다른 서비스들에 많이 있어서, 우리만의 특별한 차별화 포인트는 아니라고 본다. 우리의 핵심은 역시 '검증'이다.

- 챗GPT 같은 범용 AI 서비스에서도 비슷한 기능을 쓸 수 있지 않나?

: 사실 우리의 핵심 경쟁 상대가 GPT다. 이미 많은 교사들이 GPT를 사용하고 있다. 하지만 GPT의 가장 큰 문제는 너무 글로벌하고 범용적이기 때문에 국내 특성, 특히 2025 학생부 기재요령 같은 최신 국내 규정을 모른다는 점이다.

우리는 이런 한국의 교육 현장에 특화된 데이터를 정확하게 학습시켰다. GPT가 범용적인 만큼 어디에나 쓸 수 있지만, 이 범용성이 오히려 단점이 될 수 있다. 우리는 완전히 한국, 그 안에서도 교사분들만을 위한 서비스라는 점에서 차별화된다.

최근 모든 서비스에서 맞춤형, 개인화가 중요해지고 있지 않나. AI 서비스뿐만 아니라 의류, 식품 등 거의 모든 분야에서 개인화가 트렌드다. 우리 서비스도 이런 흐름을 반영해서 대한민국 선생님들의 업무에 최적화된 맞춤형 AI 서비스를 지향한다.

왓퀴즈 AI의 대표 기능 중 하나인 생기부 생성 기능 / 출처=플랙티컬
왓퀴즈 AI의 대표 기능 중 하나인 생기부 생성 기능 / 출처=플랙티컬

- 지금 시장에 생성형 AI 기반의 서비스가 이미 많이 나와 있다. 왓퀴즈 AI만의 차별점은 무엇인가?

: 가장 큰 차별점은 대부분의 기업들이 '생성'에 집중하는 것과 달리, 우리는 '검사'에 집중한다는 점이다. 어떻게 하면 더 잘 만들어낼까보다는, 어떻게 하면 사람이 작성한 것을 더 디테일하게 잡아내고 수정을 제안할 수 있을까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교사분들은 글짓기를 대신해 주는 것에 대해서는 부정적인 인식이 있었다. 하지만 내가 작성한 것에 대해 보조를 해준다는 부분에서는 상당히 긍정적인 반응을 보이신다. 원래 교사분들은 본인이 작성한 학생부를 10명, 20명의 동료 교사들과 1차, 2차, 3차에 걸쳐 검수를 진행한다. 그럼에도 실수는 발생하는데, AI의 힘을 빌려 이런 검수 과정을 간편하게 도와주는 것이다.

이를 통해 인간이 할 수 있는 실수를 잡아주고, 학생들의 평가도 더 객관적이고 퀄리티 있게 만들 수 있다. 궁극적으로는 교사분들이 기존에 검수에 쏟던 시간을 줄여서, 그 시간을 학생들에게 더 할애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우리의 목표다.

- 기술적인 부분도 궁금하다. AI 모델을 직접 개발한 것인가, 아니면 기존 AI를 활용한 것인가?

: AI 모델 자체를 처음부터 개발한 것은 아니다. 사실 LLM(거대언어모델) 분야는 이미 충분히 발전했기 때문에, 우리는 기존의 검증된 모델들을 활용했다. 멀티 LLM 방식을 사용하는데, 오픈AI의 GPT, 앤스로픽의 클로드(Claude), 구글의 제미나이(Gemini), 이 세 가지를 혼합하는 기술을 적용했다.

쉽게 말하면 GPT, 클로드, 제미나이 등 기존에 검증받은 서비스들의 장점만을 추려서 우리만의 AI 모델을 완성한 것이다. 각 모델의 단점을 서로 보완하면서 한국 교사들의 업무에 최적화된 결과물을 만들어낼 수 있도록 했다.

실제 동료처럼 꼼꼼하게 교사를 지원하며 결과물의 완성도를 높인다 / 출처=플랙티컬
실제 동료처럼 꼼꼼하게 교사를 지원하며 결과물의 완성도를 높인다 / 출처=플랙티컬

- 진정 가치 있는 AI 서비스를 제공하려면 AI의 본질적인 역할에 대한 철학이 필요하다. 이 서비스의 궁극적인 지향점은 무엇인가?

: AI는 단순히 사람의 일을 빼앗는 것에 그쳐서는 안 된다고 생각한다. 사람들을 더 창의적이고 창조적인 일에 몰두할 수 있도록 돕는 것이 AI의 궁극적인 목표여야 한다. 우리 회사가 지향하는 바도 바로 그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일을 대체해 주는 부분보다는, 단순 노동을 조금 더 퀄리티 있게, 시간을 줄여주는 쪽으로 방향을 잡고 있다. 교사분들이 학생부 검수에 쓰던 시간을 줄여서, 그 시간에 학생들과 더 많이 소통하고 지도할 수 있게 되는 것, 그것이 우리가 추구하는 가치다.

- 서비스 구조는 어떻게 되어 있나? 구축형인가, 아니면 클라우드 기반인가?

: SaaS(서비스형 소프트웨어) 형식, 즉 클라우드 기반이다. 웹 서비스로 제공되기 때문에 별도의 구축이나 설치가 필요 없다. 인터넷만 되는 곳이라면 언제 어디서라도 빠르게 이용할 수 있다. 심지어 모바일로도 사용 가능해서 선생님들이 이동 중에도 편리하게 쓸 수 있다.

그리고 구글의 클라우드 기술을 이용하고 있다. 구글의 클라우드 기술은 글로벌 시장에서 충분히 검증받았기 때문에 안정성이나 보안성, 확장성 등 다양한 면에서 신뢰할 만하다. 구글이 뚫리지 않는 한 안전하다고 생각한다.

- 올해 6월에 서비스를 정식 출시했다고 들었다. 현장의 반응은 어떤가?

: 출시 이후 계속해서 업데이트를 진행하고 있다. 사실 6월 당시의 모습과 지금은 완전히 다른 서비스라고 해도 될 정도로 많이 바뀌었다.

교사 자문단을 꾸려서 매달 의견을 듣고 있는데, 이런 데이터를 적극 반영하다 보니 매달 새로운 기능이 추가되고 개선되고 있다. 처음에는 문제지나 퀴즈를 만들어주는 기능 위주였다면, 이후 공문서 작성, 학부모 상담 지원 기능이 추가되었고, 그다음에 생기부 생성, 최근에는 생기부 검증 기능까지 강화했다. 이 모든 것이 꾸준한 업데이트의 성과다.

고객 반응도 상당히 긍정적이다. 6월 대비 MAU(월간 활성 사용자 수)가 약 30배 증가했다. 6월에는 한 달에 100명 정도였는데, 지금은 3000명 정도가 사용하고 있다. 특히 약 1000명의 교사는 우리 서비스를 정말로 적극적으로 활용하고 있는 핵심 이용자층이다.

이런 증가세는 매달 계속되고 있다. 이용자들의 반응이 긍정적이고, 이분들이 더 나은 서비스를 위해 꾸준히 피드백을 해주시고, 주변에 입소문도 내주고 계신다. 일종의 선순환 구조가 만들어진 것 같다.

유료이용자는 제미나이 2.5 프로, GPT-5.1, sonnet 4.5 등의 최신 AI 모델도 이용할 수 있다 / 출처=플랙티컬
유료이용자는 제미나이 2.5 프로, GPT-5.1, sonnet 4.5 등의 최신 AI 모델도 이용할 수 있다 / 출처=플랙티컬

- 비즈니스 모델은 어떻게 구성되어 있나? 유료화 전략도 궁금하다

: 우리는 주요 기능을 거의 무료로 제공한다. 교사분들의 의견을 적극 반영하다 보니 대부분의 기능을 무료로 사용할 수 있게 되어 있다.

무료와 유료의 차이는 편리성에 있다. 무료 서비스에서는 파일 첨부가 안 되고, 10개의 작업을 하려면 10번을 반복해야 한다. 반면 유료 서비스를 이용하면 파일을 첨부해서 한 번에 여러 작업을 처리할 수 있다.

또한 유료 고객들은 제미나이 2.5 프로, GPT-5.1, sonnet 4.5 등의 최신 AI 모델을 마음껏 활용할 수 있다. 이를 통해 상대적으로 더 최신 트렌드를 반영한 결과물을 기대할 수 있다.

정리하자면, 무료 이용자분들도 주요 기능을 큰 불편 없이 이용할 수 있지만, 더 나은 편의성과 도전적인 결과물을 원하시는 분들은 유료 서비스를 선택하신다. 충분히 검증된 결과물을 원하신다면 무료로도 충분하다.

회서 입장에서 올해는 수익을 올리는 해라기보다는, 사용자를 모으고 그들의 의견을 듣고 반영하는 해라고 생각한다. 빨라야 내년 3분기 이후부터 본격적인 수익을 기대하고 있다.

지금의 흐름이 계속 이어진다면 자연스럽게 수익도 창출될 것으로 본다. 현재는 서비스 품질을 높이고 사용자 기반을 탄탄히 다지는 데 집중하고 있다.

- 스타트업 운영은 쉽지 않다. 어떤 어려움이 있었고, 어떻게 극복하고 있나?

: 6월 첫 출시부터 지금까지 가장 힘들었던 것은 "왜 고객들이 이 제품을 사용하지 않을까", "왜 더 빠르게 성장하지 않을까"에 대한 고민이었다. 물론 지금도 그런 고민은 계속 있다.

다만 최근 몇 개월간 해답을 찾은 것 같다. 고객의 의견을 계속 듣고 수렴하다 보니 서비스가 나아지는 경험을 했다. 고객 중심의 제품 개발이 정답이라는 것을 깨달았다.

꼼수나 여러 술수를 부리지 않고 정공법으로 나아가는 것, 원리원칙에 입각한 기업 운영이 결국 답이라고 생각한다. 교과서적인 방법이지만, 그것이 정말 효과가 있다는 것을 경험으로 배웠다.

강연구 플랙티컬 대표 / 출처=IT동아
강연구 플랙티컬 대표 / 출처=IT동아

- 서울과기대의 지원 프로그램을 통해 특화역량을 키우고 있다고 들었다. 이용 소감은?

: 서울과기대의 지원 프로그램은 특히 홍보와 마케팅 측면에서 큰 도움이 되었다. 우리 같은 영세한 기업은 마케팅을 하는 데 사실 돈이 많이 든다. 이런 부분에서 어려움이 있었는데, 큰 기관에서 도움을 주니까 정말 큰 힘이 되었다.

사실 스타트업 중에는 기술이나 솔루션 개발에는 자신이 있지만, 기업 운영, 특히 마케팅 분야에서는 상대적으로 덜 익숙한 경우가 많다. 우리도 그랬다. 과기대의 지원 프로그램을 통해 많은 분들, 많은 기관과 소통할 수 있었고, 이를 통해 네트워크도 보강할 수 있었다.

전문가들이 제공하는 멘토링 프로그램도 유용했다. 다양한 플랫폼이나 채널에 우리 솔루션을 알릴 수 있는 기회를 얻은 것이 가장 인상적이었다. 다른 스타트업들에게도 이런 프로그램을 강력히 추천하고 싶다.

- 향후 계획과 포부를 말씀해 달라

: 우리는 앞으로도 계속 교사분들을 위한 AI 보조 도구 플랫폼으로 성장해 나갈 것이다. 현재 우리 제품에 부족한 부분이나 불만이 있으실 수 있다. 하지만 매달 교사분들의 피드백을 듣고 성장하고 있기 때문에, 앞으로도 왓퀴즈 AI에 많은 관심을 가져주시길 부탁드린다.

지속적인 피드백을 통해 개선하고 진화하는 서비스, 그것이 우리의 정체성이다. 항상 현재에 안주하지 않고 꾸준히 발전하는 기업이 되겠다. 더 업그레이드된 서비스로 교사분들께 보답하고, 궁극적으로는 대한민국 교육의 질을 높이는 데 기여하고 싶다.

IT동아 김영우 기자 (pengo@itdonga.com)

IT동아의 모든 콘텐츠(기사)는 Creative commons 저작자표시-비영리-변경금지 라이선스에 따라 이용할 수 있습니다.
의견은 IT동아(게임동아) 페이스북에서 덧글 또는 메신저로 남겨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