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산업 탄소배출 규제 강화…기능성 사료로 대응 돕는 ‘가야바이오’

김동진 kdj@itdonga.com

[IT동아 김동진 기자] 탄소중립을 향한 환경 규제가 각 산업에 영향을 미치는 가운데 축산업도 예외는 아니다. ‘가축이 내뿜는 메탄’, ‘분변에서 발생하는 아산화질소’, 농촌 지역의 고질적 문제인 ‘악취’까지. 하루아침에 해결할 수 없는 문제지만, 규제 충족과 환경 개선을 위해 더는 외면할 수도 없는 문제다. 이같은 과제를 정면으로 마주한 스타트업이 있다. 기능성 사료 기술을 앞세워 탄소배출을 줄이고 축산 현장의 지속 가능성을 높인 ‘가야바이오’다. 이 기업은 최근 제품을 대량 생산할 수 있는 생산 공장을 마련, 기술을 해외로 알릴 준비를 마쳤다. 축산업에 AI 도입도 추진해 기술 고도화에 나섰다. 김희겸 가야바이오 대표에게 회사가 보유한 기술력과 지금까지 달성한 성과 및 향후 계획이 무엇인지 들었다.

김희겸 가야바이오 대표 / 출처=IT동아
김희겸 가야바이오 대표 / 출처=IT동아

가야바이오 “기능성 사료는 축산 농가 환경 이슈 풀어낼 중요한 매개체”

가야바이오는 농가의 생산성 향상과 환경 문제를 개선할 기능성 사료 라인업을 구축하며 성장을 거듭했다.

김희겸 대표는 “전통 산업에도 기술 혁신이 필요하다는 아이디어가 가야바이오의 출발점이다. 축산 농가가 스스로 해결하기 어려운 환경 이슈를 기술로 풀어내는 것이 우리의 역할이라고 생각한다. 기능성 사료는 축산업의 생산성 향상과 환경 문제를 가장 빠르게 풀어낼 중요한 매개체”라며 “실제로 가야바이오의 주요 제품군 모두 탄소배출 규제에 대응 가능한 기술력이 담긴 사료라는 점에서 기존 사료기업과 차별점을 형성한다”고 강조했다.

가야바이오의 기능성 사료 제품군은 ▲소가 내뿜는 메탄을 저감하는 사료 ▲축산 분변에서 유래하는 아산화질소를 저감하는 사료 ▲분변 악취를 저감하는 사료 ▲비타민과 미네랄과 아미노산을 맞춤형으로 배합해 제작하는 사료 ▲오메가3를 강화한 사료와 축산식품 등으로 구분된다.

가야바이오 기능성 사료 제품군 / 출처=가야바이오
가야바이오 기능성 사료 제품군 / 출처=가야바이오

김희겸 대표는 “가야바이오는 소가 내뿜는 메탄을 유발하는 미생물을 천연 원재료로 억제하는 기술을 개발했다. 해당 기술을 담은 기능성 사료를 급여한 결과, 메탄 배출을 10%~58%까지 저감할 수 있었다. 축산 분변에서 발생하는 아산화질소 배출을 저감하기 위해 미생물 및 복합 아미노산도 활용했다. 해당 사료를 급여한 결과 아산화 질소는 최대 91%까지 줄일 수 있었다. 암모니아와 황화수소 등 악취 유발 미생물도 억제해 농가와 지역사회의 최대 고민 중 하나인 악취 문제 대응도 돕고 있다”며 “환경뿐만 아니라 비타민, 미네랄, 아미노산을 조합한 사료로 가축의 건강한 성장과 건강 유지를 촉진한다. 오메가3가 풍부한 사료도 급여해 동물 복지를 증대하고 건강한 먹거리를 제공 중”이라고 강조했다.

축산 현장에 AI 도입 추진…대규모 생산공장 기반으로 글로벌 진출 박차

가야바이오는 축산업의 생산성 향상과 탄소배출량 최적화를 돕기 위해 첨단 기술 활용도 추진한다.

김희겸 대표는 “AI 기반의 플랫폼을 개발해 축산 현장에서 실시간으로 생산성과 탄소배출량을 최적화할 기술을 제공할 계획이다. 첨단기술로 축산업의 효율성과 환경 친화성을 동시에 강화하려는 전략”이라며 “기술을 활용해 생산비는 낮추고 환경은 보호하면서 제품 품질은 높이는 혁신을 이룰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오메가3 발현 기술을 축산물뿐만 아니라 식품에도 적용하고자 한다. 이같은 전략으로 지속 가능한 농업과 건강한 먹거리를 동시에 제공, 가축뿐만 아니라 사람에게도 유용한 제품을 선보일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연구개발 중인 김희겸 대표의 모습 / 출처=가야바이오
연구개발 중인 김희겸 대표의 모습 / 출처=가야바이오

우리나라 축산 기술은 주요 선진국과 비교해도 뒤처지지 않으나 해외 진출 사례는 많지 않았다. 가야바이오 역시 지금까지 축적한 기술을 내수에만 국한해 공급할 수 없다는 고민을 품고 있었다. 이 기업은 고민에 대한 답으로 최근 전남 순천시에 대규모 생산 공장을 마련했다.

가야바이오 순천공장 / 출처=가야바이오
가야바이오 순천공장 / 출처=가야바이오

김희겸 대표는 “최근 전남 순천에 제1·2공장을 연이어 완공하며 대규모 생산 기반을 확보했다. 해당 공장은 사료의 주요 교역항인 광양항에 인접해 있으므로 글로벌 사료 시장 진출을 위한 최적의 입지”라며 “공장에는 미생물 배양, 초정밀 미량원소 프리믹서, 식품급 익스트루더, 대형 무중력 배합기 등 다양한 첨단 제조 설비가 있다. 이곳은 40종에 달하는 다양한 기능성 사료를 생산하는 중요한 거점이 될 것이다. 내년 1분기부터 본격적으로 제품 양산을 시작해 내수 기업에서 글로벌 기업으로 도약하고자 한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이같은 계획 실현을 위한 기반 마련에도 나섰다. 현재 중국, 폴란드 등 해외에서 기능성 사료 실증 연구를 수행 중이며, 올해는 중국 법인 설립을 완료했다”며 “2023년에는 유럽 시장 진출의 전진기지인 폴란드와 합작의향서 1건을, 2025년에는 산동성 최대 환경기업인 산동환보집단과 MOU 2건을 체결하며, 글로벌 시장에서의 입지를 더욱 강화하고 있다”고 전했다.

폴란드 바르미아-마주리 기업과 체결식을 진행하는 김희겸 대표(오른쪽) / 출처=가야바이오
폴란드 바르미아-마주리 기업과 체결식을 진행하는 김희겸 대표(오른쪽) / 출처=가야바이오
산동환보집단과 체결식을 진행하는 김희겸 대표(가운데) / 출처=가야바이오
산동환보집단과 체결식을 진행하는 김희겸 대표(가운데) / 출처=가야바이오

가야바이오 “올해 매출 130억 원 목표…친환경·건강한 먹거리라는 본질 잃지 않을 것”

2018년 1인 기업으로 출발한 가야바이오는 2023년 매출 71억 원에서 2024년 99억 원, 2025년에는 130억 원을 목표로 가파르게 성장하고 있다. 기능성 사료를 앞세워 기술력과 성장 가능성을 인정받아 2022년에는 '혁신기업 국가대표 1000', 2023년에는 농림축산식품부가 선정하는 '에이 벤처스 50호 기업', 2025년에는 ‘혁신 프리미어 1000 기업’으로 선정됐다.

김희겸 대표는 “2019년 중기부 첫걸음 R&D 과제를 시작으로, 2024년에는 IPET 5년 과제, 2025년에는 한국농업기술진흥원의 스케일업 사업에 선정되는 등, 가야바이오는 정부의 다양한 지원사업을 통해 컨셉 개발에서 R&D, 사업화까지 성공적으로 수행했다”며 “2023년에는 한국농업기술진흥원의 농업분야 탄소저감 ESG 경영 우수기업으로 선정됐고, 2025년에는 저메탄사료 기술이 농림축산식품부 신기술(NET) 인증을 받았다. 이같은 성과를 바탕으로 건강한 먹거리를 향한 혁신을 지속해서 추진할 것”이라고 말했다.

혁신 프리미어 1000 기업 선정과 농림축산식품부 신기술(NET) 인증을 받은 가야바이오 / 출처=가야바이오
혁신 프리미어 1000 기업 선정과 농림축산식품부 신기술(NET) 인증을 받은 가야바이오 / 출처=가야바이오

그는 이어 “가야바이오는 앞으로도 환경을 고려한 기술 개발과 함께, 농민과 소비자의 선택을 받기 위해 합리적인 가격의 축산 제품, 사료를 공급할 것이다. ESG(환경, 사회, 거버넌스) 경영을 바탕으로 축산업의 탄소배출 규제 대응과 혁신을 이끌며, 지속 가능한 기술 개발에도 매진할 것이다. 가야바이오의 행보에 많은 관심 바란다”고 말했다.

김희겸 가야바이오 대표 / 출처=IT동아
김희겸 가야바이오 대표 / 출처=IT동아

IT동아 김동진 기자 (kdj@i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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