옵티큐랩스 “이온트랩 양자컴퓨터 분야 활성화를 기대합니다” [서울과기대 예창패 2025]
[서울과기대 x IT동아 공동기획] 예비창업패키지 지원사업(이하 예창패)은 유망 아이디어의 창업을 돕는 중소벤처기업부·창업진흥원의 주요 창업지원 사업입니다. 서울과학기술대학교 창업지원단은 2025년도 예창패 주관기관으로 신생 기업의 성장과 발전을 돕습니다. IT동아는 서울과학기술대학교 창업지원단과 함께 성장 중인 유망 스타트업의 면면을 살펴봅니다.
[IT동아 한만혁 기자] 양자컴퓨터는 양자역학 원리를 이용해 기존 컴퓨터보다 빠른 연산 처리가 가능한 컴퓨터다. 양자컴퓨터는 양자 특성 구현 방식에 따라 크게 초전도체 기반, 광학 기반으로 나뉜다. 해외에서는 각 영역에 대한 연구가 활발하게 진행 중이다. 하지만 국내 양자컴퓨터 산업은 초전도체 기반 양자컴퓨터에 쏠려 있다. 천동욱 옵티큐랩스 CTO는 트렌드에 민감하고 시장성을 중시하는 국내 연구 문화를 그 원인으로 지목한다.
천동욱 CTO는 이런 연구 문화를 개선하고자 정성재 대표와 함께 광학 기반 이온트랩 양자컴퓨터 전문 기업 옵티큐랩스(OptiQLabs)를 창업했다. 그는 일본에서 관련 분야 연구원으로 오랜 기간 근무하면서 쌓은 기술력을 기반으로 이온트랩 양자컴퓨터의 핵심 부품인 레이저 시스템을 개발하고 있다. 옵티큐랩스는 자체 기술로 이온트랩 양자컴퓨터까지 개발하는 것이 목표다. 이를 통해 국내 이온트랩 양자컴퓨터 분야의 활성화에 기여하고자 한다.
천동욱 CTO를 만나 이온트랩 양자컴퓨터와 국내 연구 환경, 옵티큐랩스의 레이저 시스템에 대해 이야기를 나눴다.

국내 이온트랩 양자컴퓨터 산업 활성화 위해 창업
IT동아: 안녕하세요, 천동욱 CTO님. 우선 CTO님 소개 부탁드립니다.
천동욱 CTO: 안녕하세요, 옵티큐랩스 천동욱입니다. 저는 성균관대학교 전기전자공학 석사 과정을 밟으면서 3년 정도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 연구원으로 근무했고, 지난 2013년 일본 문부과학성 장학생으로 일본에 건너가 동경대학교에서 원자력공학 박사 학위를 취득했습니다. 이후 동경대학교 공학계 원자력공학 및 전기공학 박사후 연구원, 일본 원자력연구개발기구(JAEA) 특별연구원 등으로 활동했습니다. 주요 연구 분야는 이온화 시스템, 이온트랩, 광학 시스템입니다.
그러다 개인적인 일로 몸을 다치게 되면서 심신의 치료를 위해 귀국했습니다. 처음에는 치료가 끝나면 다시 나갈 생각이었는데, 당시 코로나19 팬데믹 시기이고 가족의 권유도 있어서 아예 한국에 정착하게 됐어요.
IT동아: 옵티큐랩스에 합류한 계기는 무엇인가요?
천동욱 CTO: 한국에 정착하기로 결심한 후 저의 전공 분야인 이온트랩 양자컴퓨터와 관련된 일자리를 찾았습니다. 하지만 쉽지 않았어요. 한국의 양자컴퓨터 산업은 초전도체 양자컴퓨터에 치중되어 있기 때문입니다. 실제로 이온트랩 관련 분야를 연구하는 학생들도 졸업 후 장래를 걱정하는 상황이었습니다. 그래서 한국의 양자컴퓨터 산업을 보면서 느낀 문제점을 개선해 보고 싶은 마음이 들었어요. 하지만 오랜 해외 생활로 국내 창업 생태계가 생소했습니다. 그러던 중 정성재 대표를 알게 됐고, 이야기를 나누다가 뜻이 잘 맞아 함께 옵티큐랩스를 창업했습니다.
안정성 높고 상온에서도 작동하는 이온트랩 양자컴퓨터
IT동아: 이온트랩 양자컴퓨터라는 것이 다소 생소합니다. 이온트랩 양자컴퓨터에 대해 설명 부탁드립니다.
천동욱 CTO: 양자컴퓨터는 양자역학 원리를 이용해 정보를 처리하는 컴퓨터입니다. 기존 컴퓨터는 정보를 처리하는 기본 단위가 비트입니다. 비트는 0과 1의 값만 가질 수 있습니다. 이를 특정 패턴으로 제어해 반복적인 계산을 빠르게 수행합니다. 반면 양자컴퓨터는 기본 단위가 큐비트입니다. 큐비트는 양자 특성인 양성(+), 음성(-), 중첩 상태를 이용합니다. 이를 0과 1, 중간 상태로 규정하고 연산 작업을 진행합니다. 3가지 상태를 이용하기 때문에 기존 컴퓨터보다 속도가 빠릅니다. 연산 처리 부하, 결과 도출 시간, 도출 과정 중 에너지 소비량 등에서도 우월한 성능을 제공합니다.
양자컴퓨터는 양자 특성 구현 방식에 따라 크게 초전도체 기반, 광학 기반으로 나뉩니다. 이온트랩 양자컴퓨터는 광학 기술을 이용한 것으로, 원자를 고열, 고에너지 충돌, 레이저 공명 등의 방법으로 이온화시킨 후 이를 고주파(RF) 전자기장 그릇에 가둔(트랩) 다음 레이저를 이용해 이온 상태를 제어함으로써 양자 특성을 구현합니다.
이온트랩 양자컴퓨터는 원자를 이온화한 후 레이저로 제어하기 때문에 초전도체 양자컴퓨터보다 안정성이 높습니다. 또한 극저온 환경을 유지해야 하는 초전도체 양자컴퓨터와 달리 상온에서 구동할 수 있어 즉각적인 시스템 운영이 가능합니다.
물론 단점도 있습니다. 이온화하는 원소, 이온 생성 방식에 따라 시스템 규모와 효율성, 기술 난이도 등이 달라집니다. 이온트랩을 위한 전자기장의 적정 상태 유지도 쉽지 않고, 다수의 레이저 시스템을 이용하다 보니 시스템 크기도 큰 편입니다.

IT동아: 앞서 국내에서는 이온트랩 양자컴퓨터에 대한 연구가 활성화되지 않았다고 했습니다. 그 원인은 무엇인가요?
천동욱 CTO: 외국과 비교했을 때 우리나라의 양자컴퓨터 관련 연구는 초전도체 양자컴퓨터에 집중되어 있습니다. 제조 생산 시스템 역시 해당 영역에 맞춰져 있어요. 이런 쏠림 현상은 우리나라의 연구 환경이나 생태계가 트렌드에 민감하고 시장성을 중시하기 때문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이온트랩 양자컴퓨터 연구가 활성화되지 못한 것이죠.
이온트랩 양자컴퓨터 관련 광학 기술도 마찬가지입니다. 광학 기술은 직접적으로 특정 산업 현장에 적용되는 것이 아니라 다른 산업이나 연구를 높은 단계로 이끌어 주는 디딤돌 역할을 합니다. 그래서 다른 분야에 비해 관심도나 주목도가 떨어지는 것 같습니다.
선폭 100kHz 구현한 옵티큐랩스 레이저 시스템
IT동아: 설명을 들으니 옵티큐랩스에 대해 더 궁금해집니다. 옵티큐랩스는 어떤 기업인가요?
천동욱 CTO: 옵티큐랩스는 광학 기반 이온트랩 양자컴퓨터 전문 기업입니다. 저희 최종 목표는 자체 기술력으로 이온트랩 양자컴퓨터를 생산하는 것입니다. 이를 위해서는 이온 큐비트를 정밀하게 제어할 수 있는 고안정성 레이저 시스템이 필요합니다. 그래서 저희는 먼저 고안정성을 갖춘 협대역 고정밀 레이저 시스템을 개발하고 있습니다.

IT동아: 옵티큐랩스 레이저 시스템에 대해 소개 부탁드립니다.
천동욱 CTO: 레이저 시스템은 광원 생성 방식에 따라 크게 가스, 크리스털 진동, 반도체 기반 다이오드 방식으로 나뉘는데, 저희는 반도체 기반 다이오드 방식의 레이저 시스템을 개발합니다. 거울 반사를 통해 레이저 출력을 높이는 방식으로 다른 방식에 비해 파장 제어가 용이합니다. 다른 방식보다 구현이 어렵지만 시스템 크기, 비용, 커스터마이징, 출력 파장 안정성 등 다양한 장점이 있습니다.
특히 선폭을 줄일 수 있다는 것이 강점입니다. 이를 이용해 저희는 레이저 선폭을 100kHz까지 낮췄습니다. 현재 상용화된 이온트랩 양자컴퓨터용 레이저 시스템의 선폭과 유사한 수준입니다. 저희는 이를 수십kHz까지 줄이고 향후 수 kHz까지 낮추려고 합니다. 연구원 시절 관련 분야 레이저 시스템의 제작 및 제어를 경험하면서 기술적인 노하우를 갖췄기 때문에 충분히 달성 가능하다고 생각합니다.
IT동아: 현재 개발 단계는 어떻게 되나요?
천동욱 CTO: 지난 9월 최소기능제품(MVP) 개발 및 내부 테스트를 마쳤고, MVP를 기반으로 시스템 업그레이드 및 패키징 관련 작업을 진행 중입니다. 현재 ‘이온시드(IonSeed)-G001’과 ‘이온시드-IF001’ 등 두 가지 종류의 레이저 시스템을 제작하고 있습니다.
이온시드-G001은 기본형 레이저 시스템으로, 다른 시스템 대비 구조가 간단하고 쉽게 구현할 수 있습니다. 이온시드-IF001은 파장 담당 영역과 레이저 출력 강화 영역을 나눠 기존 레이저 시스템보다 더 안정적인 파장을 생성하고 미세 조정도 가능합니다. 이온화, 이온트랩 부분에 적합한 시스템입니다.
이와 함께 국내 환경에서의 부품 수급, 주요 부품 제작 생태계 및 네트워크를 구축 중이고, 레이저 시스템뿐 아니라 레이저 파장을 제어하는 안정화 시스템도 함께 준비하고 있습니다.
IT동아: 현재 서울과기대 예비창업패키지 스케일업 프로그램의 지원을 받고 있습니다. 어떤 지원이 있었나요?
천동욱 CTO: 저희는 기술 기반 스타트업이라 사업 운영이나 경영 등 기술 외적인 부분에 대한 전문 지식이 부족합니다. 서울과기대는 저희 같은 초기 스타트업의 부족한 부분을 전방위적으로 지원합니다. 특히 투자 관련 네트워킹, 특허 및 IR 관련 교육, 자료 준비 등이 큰 도움이 됐습니다. 서울과기대의 다양한 프로그램에 단계적으로 참여하면서 한층 성장할 수 있었습니다.

IT동아: 마지막으로 옵티큐랩스의 향후 계획에 대해 말씀 부탁드립니다.
천동욱 CTO: 2026년에는 레이저 시스템과 레이저 안정화 시스템, 이온화 시스템까지 개발하고자 합니다. 이를 통해 이온트랩 양자컴퓨터 관련 국내외 연구 기관, 글로벌 제조사에 레이저 시스템을 공급할 계획입니다. 2027년도에는 자체 기술로 이온트랩 시스템을 구축하고 2030년에는 이온트랩 양자컴퓨터를 직접 제작하는 것이 목표입니다. 이를 통해 글로벌 시장에서 인정받을 수 있는 이온트랩 양자컴퓨터 전문 기업으로 성장하고자 합니다.
아울러 저희의 성장을 통해 우리나라에도 이온트랩 양자컴퓨터나 광학 관련 산업에 대한 연구가 활성화되길 바랍니다. 이를 통해 관련 분야의 고급 인력이 우리나라에서도 충분히 성장할 기회를 얻었으면 합니다. 양자컴퓨터 기술은 이미 가까이 와 있습니다. 인공지능(AI)만큼 양자컴퓨터 산업에도 적극적인 관심과 투자가 이어지길 기대합니다.
IT동아 한만혁 기자 (mh@itdonga.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