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매, 두려움 아닌 일상 속 관리 대상” 실비아헬스, 인지 저하 관리를 돕는 뇌 건강 통합 플랫폼 제시 [SBA 초격차]

김예지 yj@itdonga.com

[SBA x IT동아] 서울경제진흥원(SBA)은 10대 초격차 기술을 연구하는 스타트업, 그리고 대·중견 기업을 연결해 동반 성장하도록 이끄는 초격차 개방형 혁신을 주도합니다. 초격차 개방형 혁신을 토대로 세계에서 활약할 유망 스타트업의 실력과 성과를 소개합니다.

고명진 실비아헬스 대표 / 출처=IT동아
고명진 실비아헬스 대표 / 출처=IT동아

[IT동아 김예지 기자] 초고령화 사회에 진입한 우리나라에서 치매는 여전히 개인과 사회에 막연한 공포이자 무거운 짐으로 남아있다. 치매에 대한 부정적 인식 때문에 증상이 있어도 병원 방문을 주저하거나, 진단 후에도 가족에게 숨기는 경우가 적지 않다.

하지만 치매는 적절한 관리가 예후에 긍정적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연구가 축적되고 있다. 특히 치매의 전 단계인 경도인지장애(기억력 등 인지 기능이 객관적 검사에서 저하됐으나, 일상생활을 독립적으로 유지 가능한 상태) 단계에서의 적절한 개입은 치매 진행을 지연시키는 것으로 일부 연구에서 보고됐다. 따라서 따라서 조기 발견과 예방의 중요성이 강조된다.

이러한 사회적 과제에 정면으로 도전한 실비아헬스(SILVIA Health)는 인공지능(AI) 기술을 활용해 치매 예방을 돕는 관리 솔루션을 개발하는 에이지테크 스타트업이다. 인지장애 전 단계를 아우르는 통합 솔루션으로 기존의 진단 및 관리 체계를 혁신해 예방과 관리를 효율적으로 지원하는 것을 목표한다. 실비아헬스는 조기 발견(Screening)부터 개인 맞춤형 예방(Wellness), 나아가 디지털 치료(Rx)까지 연결하는 통합적인 뇌 건강 관리의 표준을 만들어가고 있다. 누구에게나 찾아올 수 있는 인지 장애를 정복해 노화를 두려워하지 않고 더 오래, 건강하게 나이 들 수 있는 사회를 꿈꾼다.

실비아헬스는 고명진 실비아헬스 대표가 의과대학 재학 시절, 가까운 가족이 노화와 인지 저하를 걱정하던 모습을 지켜보며 느낀 문제의식에서 출발했다. 당시 병원을 찾기까지 상당한 시간이 걸렸고, 막상 진료를 받아도 초기 인지변화를 스스로 확인하거나 일상에서 관리할 수 있는 선택지가 거의 없다는 현실적 한계를 직접 경험했다. 고명진 대표는 “주변에서도 증상이 뚜렷해진 뒤에야 병원을 찾는 경우가 많았고, 초기 신호를 편하게 확인할 도구가 부족했다”며, “진단 이후의 관리가 오롯이 개인과 가족에게 맡겨져 있는 구조를 바꾸고 싶었다”고 말했다. 이러한 경험은 고명진 대표에게 “누구나 일상에서 인지 건강을 확인하고, 스스로 관리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겠다”는 개인적 소명으로 이어졌다.

조기 발견부터 치료까지…전 과정 아우르는 솔루션

실비아헬스는 인지 건강 관리의 패러다임을 ‘검사 중심’에서 일상에서의 ‘관리 중심’으로 전환한다 / 출처=실비아헬스
실비아헬스는 인지 건강 관리의 패러다임을 ‘검사 중심’에서 일상에서의 ‘관리 중심’으로 전환한다 / 출처=실비아헬스

실비아헬스가 제공하는 3단계 핵심 솔루션은 ‘발견-관리-치료’의 뇌 건강 관리 전 주기를 통합한다. 핵심은 인지 건강 관리의 패러다임을 ‘검사 중심’에서 일상에서의 ‘관리 중심’으로 전환하는 것이다.

실비아 스크리닝(SILVIA Screening)은 5분 만에 수행 가능한 AI 기반 인지 선별 검사를 통해 위험 신호를 잡아내는 조기 발견 서비스다. 주의력, 기억력, 처리 속도 등 뇌 기능의 미세한 변화를 감지하며, 기존의 검사(MMSE, MoCA)보다 빠르고 편리하게 위험 신호를 확인한다. 단순 점수 대신 말하기나 그리기 활동에서 발생하는 디지털 데이터를 분석해 결과를 분석해 리포트를 제공한다. 이는 의료기관, 보험사, 복지관 등 공공 및 민간 영역에서 스마트폰, 태블릿, 키오스크로 도입될 수 있도록 설계됐다. 올해 말 베타 공개 후 2026년 1월 정식 출시될 예정이다.

또한 실비아헬스는 보건소 등을 대상으로 실비아 스테이션(SILVIA Station)을 제공해 인지 저하를 간편하게 선별하도록 돕는다. 사용자가 약 10분간 두뇌의 영역별 기능 평가 과제를 수행하면. 카카오톡으로 결과를 전송한다. 인지 저하 판별 시 보건소 및 치매안심센터로 연계한다.

실비아 웰니스 / 출처=실비아헬스
실비아 웰니스 / 출처=실비아헬스

실비아 웰니스(SILVIA Wellness)는 스크리닝에서 위험 요인이 발견된 사용자를 위한 앱 기반 개인 맞춤형 관리 프로그램이다. 임상신경과학 전문가들이 설계한 400개 이상 다영역 중재 콘텐츠를 제공한다. 핵심 차별점은 지속성이다. 위험 요인을 바탕으로 인지훈련, 신체운동, 정서 관리, 수면 개선 등 프로그램에 즉시 연결해 실질적인 건강 행동 변화를 만든다. 실비아헬스는 대학병원 공동 검증을 통해 서비스를 지속 고도화하고 있다.

실비아 알엑스(SILVIA-Rx)는 경도인지장애 환자의 관리 지원을 목표로 개발 중인 디지털 치료 소프트웨어다. 의사의 처방 후 12~24주 동안 집에서 태블릿으로 인지-운동 통합 훈련을 수행하도록 돕는다. 병원 밖에서도 꾸준히 전문적 관리 지원이 가능하도록 설계돼 의사가 환자의 변화 데이터를 자동 수집해 모니터링할 수 있다. 현재 식약처 혁신의료기기로 지정됐으며, 내년 식약처 품목 허가를 목표로 준비 중이다.

AI 기반 개인 맞춤화…지속 가능한 관리 실현

실비아 서비스 사용 사진 / 출처=실비아헬스
실비아 서비스 사용 사진 / 출처=실비아헬스

실비아헬스의 차별화 포인트는 AI 기반 개인 맞춤화와 지속 가능성 확보다. AI는 사용자의 인지 기능 저하 패턴과 개선 속도, 행동 패턴, 선호도 등을 분석해 맞춤형 훈련 콘텐츠를 추천하고, 레벨링 시스템으로 난이도를 실시간 조절한다. 고명진 대표는 “증상 관리에 도움이 되려면 꾸준히 해야 하는데, 너무 쉽거나 어려우면 흥미를 잃는다. 개인별 편차와 진도에 맞게 조절해 사용자의 포기를 막고 지속적인 참여를 돕는다”고 강조했다.

특히 인지 훈련 콘텐츠는 단순히 결과물뿐만 아니라 수행 과정을 분석한다. 예컨대, 시계 그리기 검사에서 얼마나 빠르게 그렸는지, 어떤 순서로 그렸는지를 분석해 실행 능력, 판단력, 구조화된 사고 능력을 정량적으로 측정한다.

노화가 두렵지 않은 세상을 향한 비전

고명진 실비아헬스 대표 / 출처=IT동아
고명진 실비아헬스 대표 / 출처=IT동아

2020년 설립된 실비아헬스는 서비스 출시 이후 앱 다운로드 15만 건 이상을 기록하며 꾸준히 성장하고 있다. 고명진 대표는 “사용자의 장기 이용률이 높게 유지되는 등 예방 관리의 실제 수요가 증명되고 있다”고 말했다. 또한 코웨이, 한국마사회 등 기업·기관과 파트너십을 맺고 서비스 범위를 넓혀가고 있다. 보건복지부 연구 과제에 참여 기업으로 선정되는 등 기술력도 인정받았다.

실비아헬스는 내년까지 ‘SILVIA-Rx’의 식약처 품목허가를 획득해 디지털 치료기기를 상용화하고, 이를 바탕으로 시리즈 A 투자를 유치할 예정이다. 또한 미국, 일본 등 고령화 속도가 빠른 국가의 수요에 맞춰 현지 파트너들과 협력해 글로벌 시장 진출도 준비 중이다.

실비아헬스의 성장에는 서울경제진흥원(SBA)의 지원이 큰 역할을 했다. SBA는 ▲마곡 스마트시티 리빙랩을 통한 앱 현장 검증 ▲IP 바우처 지원을 통한 핵심 기술 국제 특허 출원 ▲AI 기술사업화 지원을 통한 위험도 선별 AI 엔진을 고도화 등 개발의 핵심 토대를 제공했다. 또한 실비아헬스는 SBA의 초격차 개방형 혁신 홍보 지원 프로그램에 참여하고 있다. 해당 프로그램은 초격차 선정기업의 효과적인 홍보 지원을 통해 기업의 대외 홍보 및 마케팅 역량 제고를 위한 지원사업이다.

고명진 대표는 “실비아헬스의 최종 목표는 ‘노화가 두렵지 않은 세상’을 만드는 것이다. 건강 수명을 늘리는 기술을 대중화하는 데 초점을 맞춰, 임상과 데이터에 근거한 기술과 서비스를 제공하겠다. 예방 중심의 뇌 건강 생태계를 확장하고, 누구나 일상에서 인지 건강을 지킬 수 있는 환경을 만드는 데 기여하고 싶다”고 말했다.

IT동아 김예지 기자 (yj@i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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