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IDP 울산] "울산에서 글로벌 무대까지" 빌라오아시스, 2026년 글로컬 문화 플랫폼으로 도약
[IT동아 x 울산시 x 디자인주도 제조혁신센터] 한국디자인진흥원은 울산대학교에 '울산 디자인주도 제조혁신센터'를 마련했습니다. 유망한 중소기업·스타트업의 디자인 경쟁력 강화를 돕는 곳입니다. IT동아는 '울산 디자인주도 제조혁신사업' 선정 기업을 소개하고 이들의 스케일업을 지원합니다.
[IT동아 강형석 기자] 울산의 작은 한옥에서 출발한 공예 브랜드가 글로벌 예술계로 나아간다. 울산 기반 터프팅(천 위에 실을 심는 섬유 공예 기법) 창작 플랫폼 '빌라오아시스(Villa Oasis)' 이야기다. 한국 공예계에 신선한 바람을 불어넣은 빌라오아시스는 창작의 기회를 제공하고, 국내외 예술가들이 교류하는 열린 생태계를 만들어왔다.

해외 전시 참가는 중요한 전환점이었다. 빌라오아시스는 2025년 9월, 프랑스 파리에서 열린 메종&오브제(Maison&Objet)에 참가했다. 전 세계 2500여 개 브랜드가 참여하고 관계자 약 7만 명 이상 모이는 유럽 최대 규모의 디자인 박람회였다. 이 무대에서 한국 텍스타일 아트(섬유를 활용한 예술 기법)의 잠재력을 알렸다. 글로벌 디자인 브랜드 관계자들과 만나 실력을 인정받기도 했다.
이런 성과를 발판 삼아 국내외 활동을 확장하며 성장에 속도를 낼 계획이다. 울산 지역 내 전시부터 국제 예술 무대 진출에 이르기까지, 한국 공예와 텍스타일 아트의 저변 확대에 나선다는 의지를 밝혔다.
백년 한옥에서 꽃피운 창작 생태계
지역과 세계를 잇는 문화 가교로 성장 중인 빌라오아시스의 행보는 로컬 크리에이터가 나아가야 할 새로운 방향성을 제시한다. 'Feel alive in my oasis(나만의 오아시스에서 살아있음을 느끼다)'라는 표어 아래, 국내외 예술가들이 모여 창작·교육·전시를 병행하는 복합 예술 생태계를 만들었다.
빌라오아시스는 네 가지 사업 모델을 유기적으로 결합해 운영 중이다. 첫째, 국제 터프팅 협회(GTA, Global Tufting Association) 본원으로서 진행하는 터프팅 교육이다. 단기 체험교육부터 작가 지망생을 위한 자격증 발급 프로그램까지 운영한다. 터프팅 공예에 관심을 갖는 국내외 작가들이 울산을 찾게 만드는 인재 양성의 파이프라인 역할을 맡는다.

둘째, 전시를 기획하는 빌라오아시스 콜렉티브다. 문화체육관광부가 주최하는 공예주간 기획을 진행하며 실력을 입증했다. 빌라오아시스 콜렉티브는 빌라오아시스의 공공성을 강화하고 지역 사회와의 유대를 깊게 다지는 축 역할을 해왔다.
셋째, 상업 디자인 영역 도전을 위한 화면 프로젝트다. 텍스타일 플라워 브랜드 옹지엠므(Onzieme)와 손잡고 서울 도산공원 매장의 상품 시각 연출(VMD - Visual Merchandising) 작업, 브랜드 전시 등 다양한 프로젝트를 수행하며 순수 예술과 상업 디자인의 경계를 넘나든다.
마지막은 아트 스테이(Art Stay)다. 터프팅 교육을 위해 찾아온 작가 지망생이나 예술가들이 한옥에 머물며 서로 교류하는 몰입형 경험 프로그램이다. 한옥이라는 핵심 자산의 가치를 활용한 사업으로, 매년 국제 작가 공모를 통해 해외 신진 작가를 초청하는 레지던시 프로그램도 함께 제공한다.
온ㆍ오프라인 기반 예술 생태계 구축
2026년 봄 시즌부터 더현대 울산과 협력해 작품 활동을 이어간다. 지역 최대 유통 플랫폼과 협력해 공예 전시 및 콘텐츠 개발, 지역 작가 발굴, 체험형 프로그램 운영 등을 진행할 예정이다. 백화점과 공예를 연결하는 새로운 모델을 만들고, 공예를 일상의 일부분으로 통합한다는 목표를 세웠다.
빌라오아시스는 울산 지역 작가들의 작품을 중심으로 텍스타일 공예의 매력을 선보일 예정이다. 전시와 함께 시민 참여형 워크숍도 진행한다. 관람객들이 직접 터프팅 기법을 체험하고 자신만의 작품을 만드는 기회를 제공한다.
배소현 빌라오아시스 대표는 "더현대 울산과의 협업은 지역 공예 생태계를 강화하는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한다. 울산 시민들이 백화점을 방문해 자연스럽게 공예를 접하고, 지역 작가들의 작품을 만나는 선순환 구조를 만들고 싶다"고 말했다.
이런 시도는 울산 지역 문화 인프라 구축에 적지 않은 영향을 줄 전망이다. 산업 도시로 성장한 울산은 문화예술 인프라가 상대적으로 취약하다는 평가를 받아왔다. 지역적 한계를 극복하고, 울산을 문화예술 도시로 재구축하는 데 기여할 것으로 기대를 모은다.

예술 작품 협력 외에 터프팅 자격증 및 전문가 양성 프로그램 확대에도 나선다. 공예 기술을 가르치는 것부터 창작, 전시, 해외진출로 이어지는 성장의 길을 제공하는 게 핵심이다.
2026년에는 교육 과정을 체계화한다. 초급, 중급, 고급으로 세분화하고 단계별 자격증을 발급할 방침이다. 온라인 교육 콘텐츠도 개발해 공간 제약 없이 누구나 터프팅 공예를 배우는 환경을 조성한다.
한옥 공간은 빌라오아시스만의 경쟁력이다. 배소현 대표는 전통의 숨결 속에서 교육, 전시, 아트 스테이 등이 유기적으로 융합되는 독창적인 생태계를 완성할 계획이다.
울산에서 세계로, 빌라오아시스의 가치 알릴 것
울산광역시와 울산 디자인주도 제조혁신센터의 도움으로 글로벌 디자인 실력을 키웠다. 두 기관은 2025년 9월, 프랑스에서 개최된 메종&오브제(Maison&Objet) 참가를 지원했다. 프랑스 현지에서 사업 홍보, 마케팅, 기업 미팅 기회까지 제공했다. 배소현 대표는 루이비통, 생제르맹 등 현지 브랜드 관계자와 만나 디자인 실력을 인정받았다.

빌라오이시스는 2026년, 새로운 도약을 준비한다. 2026년 6월, 오스트리아 비엔나에서 열리는 '비엔나 아마데우스 페스티벌(Vienna Amadeus Festival)'에 초청받아 작품을 선보인다. 비엔나 아마데우스 국제학교 캠퍼스에서 열리는 이번 행사는 클래식 음악 공연과 함께 다양한 예술 분야 협력 및 전시 공간이 마련된다. 페스티벌을 통해 한국 텍스타일 공예를 유럽 예술계에 소개할 예정이다.
배소현 대표는 작가로서 자신의 작품을 선보이는 한편, 한국의 신진 작가 작품도 선별해 전시한다. 음악과 텍스타일 아트가 만나 새로운 감각적 경험을 제공하는 설치 작업을 준비 중이다. 배소현 대표는 "비엔나 아마데우스 페스티벌 초청은 빌라오아시스가 국제 무대에서 인정받았다는 의미다. 한국 텍스타일 공예의 독창성과 현대적 감각을 유럽에 알리는 중요한 기회가 될 것"이라며 기대감을 드러냈다.
2024년 런던 디자인 페스티벌 참여를 계기로 구상한 울산-런던 양방향 교류 프로그램도 운영한다. 2026년 하반기, 울산과 영국 런던에서 전시를 함께 연다. 울산 지역 예술가를 영국에, 영국 예술가를 울산으로 초청하는 형태로 교류를 이어간다.
빌라오아시스는 지역 문화예술 생태계의 성장 가능성을 보여주겠다는 청사진을 제시했다. 배소현 대표는 "울산에서 시작된 작은 공간이지만, 한국 공예와 텍스타일 아트의 세계 무대를 지속적으로 넓혀가겠다. 지역적 한계를 극복하고, 한국 공예의 가치를 세계에 알리는 플랫폼으로 성장하는 것이 목표"라고 말했다.
IT동아 강형석 기자 (redbk@itdonga.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