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스반도체 박원주 CSO "ADAS 넘어 지능형 공간용 AI 전반으로 대응" [SBA 초격차]
[SBA x IT동아] 서울경제진흥원(SBA)은 10대 초격차 기술을 연구하는 스타트업, 그리고 대·중견 기업을 연결해 동반 성장하도록 이끄는 초격차 개방형 혁신을 주도합니다. 초격차 개방형 혁신을 토대로 세계에서 활약할 유망 스타트업의 실력과 성과를 소개합니다.
[IT동아 남시현 기자]
“고객이 요구하는 하드웨어의 성능을 모두 발휘하도록 만드는 것이 소프트웨어의 역할입니다. 이를 달성하기 위해서는 소프트웨어 산업 생태계를 하나로 엮는 보스반도체만의 통합 소프트웨어 생태계가 필요합니다. 보스반도체만의 창의적 혁신과 탁월한 엔지니어링이라는 두 축을 바탕으로 우리와 관계된 생태계의 중심에서 모두를 연결하는 전략을 세우고 있습니다”

보스반도체는 2022년 5월 박재홍 대표가 설립한 차량용 시스템 반도체 설계 기업이다. 주요 제품으로는 첨단 운전자 보조 시스템(ADAS), 차량용 인포테인먼트(IVI) 시스템 등 차량은 물론, 로봇·드론 등 다양한 피지컬 AI(Physical AI) 분야에 적용 가능한 칩렛(Chiplet) 기반 AI 가속기 ‘이글-N(Eagle-N)’, 올인원 AI 시스템 온 칩(SoC)인 ‘이글-A(Eagle-A)’ 칩이 있다.
올해로 설립한지 3년 밖에 안됐지만 글로벌 AI 가속기 기업인 ‘텐스토렌트’의 전략적 협업 기업이며, 차량용 반도체 설계 기업에게 필수적으로 요구되는 ISO26262(차량의 전기·전자 시스템 오류로 인한 사고 방지를 위해 제정된 안전 국제 규격)도 갖춰 글로벌 차량 기업과도 사업을 진행한다.
하지만 반도체는 하드웨어뿐만 아니라 소프트웨어 생태계도 함께 다져야 한다. 제 아무리 하드웨어가 잘 설계되었어도 이를 운용할 소프트웨어 체계가 제대로 갖춰지지 않는다면 성능을 온전히 발휘할 수 없다. 그래서 많은 AI 반도체 기업들은 소프트웨어의 중요성을 간과하지 않고 하드웨어와 한 팀으로 움직이도록 지원한다.
보스반도체의 소프트웨어 책임지는 ‘박원주 CSO’
보스반도체에서는 박원주 CSO(최고 소프트웨어 책임자)가 소프트웨어의 개발과 생태계 조성을 책임지고 있다. 박원주 CSO는 마이크로소프트에서 10년 이상 윈도 및 인터넷 익스플로러 개발 및 개발 팀장을 역임했고, 삼성전자에서는 디지털미디어&커뮤니케이션(DMC) 연구소, 소프트웨어센터, 그리고 DS(반도체 사업) 부문 소프트웨어연구소장을 역임하는 등 국내외에서 소프트웨어 개발의 정상을 걸어왔다.

2017년부터는 성균관대학교로 자리를 옮겨 산학교수로 활동하며 휴식기를 준비하고 있었지만, 박재홍 보스반도체 대표가 그를 찾아왔다. 박원주 CSO는 “삼성전자 재직 당시 박재홍 대표는 LSI(반도체 설계) 사업부 소속으로 함께 일한 경험이 있었다. 산학교수 이후 휴식기를 준비하고 있었지만 박재홍 대표가 소프트웨어 부문을 부탁해 올해 2월 보스반도체에 합류했다”라고 말했다. 물론 ‘우리가 조금 더 노력해 앞으로 대한민국을 살아갈 후배들에게 더 좋은 기반을 만들어주고 싶다”는 마음이 더 앞섰다고 말한다.
대외적으로는 5월부터 CSO 부임 소식을 알렸고, 이후 6개월이 더 지난 상황이다. 올해 보스반도체가 달성한 목표 등에 대한 설명을 부탁했다. 박원주 CSO는 “주력 반도체인 이글-N에 대한 시장 반응이 뜨겁다. 올해 2월에 하드웨어 제작이 완료돼 보스반도체로 넘어왔고, 5월 이후부터는 주요 고객사들이 요청한 AI 모델을 적용하고 시연 중이다”라면서, “일반적인 AI 가속기는 몇 년뒤 시장 수요를 예측해서 제품을 개발해야 하지만, 차량용 반도체는 수요처가 확실하므로 고객기업이 원하는 목적에 맞춰 설계하면 되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어서 “지금까지는 ADAS나 자율주행에 초점을 맞췄고, 지난 5월에 종단 간(End-to-End) 자율주행 AI 모델(SSR) 시연에도 성공했다. 최근에는 수요처에서 미래형 모델에 대한 요청도 들어오고 있다. 칩 자체가 신경망 처리 장치(NPU)이어서 Llama 8B, Qwen 8B 등 10B(매개변수 100억 개) 규모의 대형언어모델(LLM)이 구동되는 것을 확인했다. 이와 관련해서는 현재 글로벌 OEM, 차량 연구 기관 등과 협력 중이며 ‘장기적으로는 인포테인먼트 같은 지능형 공간 전반에 대응할 생각’이라는 게 박원주 CSO의 생각이다.
“경쟁사 대비 높은 와트당 성능 확인, 더 높일 여지 있다”
현재 주력 반도체인 이글-N은 내년 하반기 중 양산에 돌입하며, 메모리 최적화를 통해 성능 향상에 만반을 기하고 있다. 박원주 CSO는 “텐스토렌트 텐식스 NPU 자체가 데이터 흐름에 유리한 형태라서 250TOPS(초당 250조 번 연산에 해당. 1TOPS는 초당 1조 번 연산)의 성능으로도 경쟁사 대비 뛰어난 비용 대비 성능(1달러당 TOPS), 와트당 성능(와트당 TOPS)을 누릴 수 있다”라면서, “NPU 코어 내에 다섯 개의 RISC-V 코어가 탑재돼있다. 이중 두 개는 데이터 처리에 전용으로 구성돼 있고 애플리케이션 프로세스 차원에서 모델과 데이터 가중치를 D램과 S램으로 빠르게 연속적으로 이전한다. 그만큼 코어를 병목 해소용으로 갖춰 최적화하는 것이 이글-N의 경쟁력”이라고 말했다.

향후 계층적 메모리 구조(Hierarchical Memory)및 데이터 이동 최소화(Data Movement Minimization)를 통해 성능을 더 끌어올릴 수 있다고도 언급했다. 박원주 CSO는 “향후 메모리와 연산 코어 간의 데이터 이동 경로가 크게 효율화되어서 전체 시스템 성능을 보다 안정적으로 끌어올릴 수 있다”라며, “또한 내부적으로 모델 최적화와 메모리 접근 효율을 높이는데 주력하는 전문 조직이 운영되고 있다. 실제 활용 성능을 극대화하는 다양한 기술들이 계속 개발되고 고도화되는 중”이라고 설명했다. 또한 “소프트웨어 구성 단계에서 하드웨어 팀이 설계한 논리와 의도를 파악하고 구성해야 하므로 강력한 협업을 위한 조직 체계가 갖춰져있다”라고 말했다.
와트당 성능 측면에서도 “현재 단계에서도 전력 대비 높은 연산 효율을 보여주며, 아직 제품의 동작 속도나 메모리 환경이 완전히 구현되지 않은 조건에서도 예상치 이상의 성능이 확인된다”라며, “내년 상용화에 확실히 자신이 있고, 최종 제품의 성능은 더 향상될 것으로 생각된다. 모두를 놀라게 해보겠다”라고 덧붙였다.
“SoC 상용화 경험 풍부한 팀··· 늘 함께 고비 넘고 노력 중”
보스반도체가 창업 3년 만에 성장할 수 있었던 배경에는 임직원 전반의 역량이 자리 잡고 있다. 박원주 CSO는 “반도체를 만드는 과정은 공학의 극치다. 칩을 목적에 맞게 설계하고, 레지스터 전송 수준(RTL)으로 설계한 뒤 프로그래밍 가능한 반도체(FPGA)와 펌웨어를 만들어 검증한다. 그다음 웨이퍼 칩으로 만들고 운영체제 등을 통합한 뒤 검증한다. 전체 과정 중 조금의 실수라도 있으면 전체 프로젝트에 문제가 생긴다”라며 설명을 시작했다.

이어서 “업계 전반에서 시스템 온 칩을 상용화해 본 경험을 가진 사람이 드물다. 그런데 보스반도체의 팀장, 리더 급의 임직원들은 박재홍 대표와 함께 적어도 세 번은 칩을 출시해 보며 산전수전을 겪어본 엔지니어들이다. 우리 회사가 설립된 지 4년 차에 불과하고 이제 첫 제품을 내놓았음에도 디자인 서비스를 맡아서 할 수 있는 역량을 갖춘 배경이 여기에 있다. 특히 소프트웨어 팀 역시 여기에 철저히 발맞추며 사업을 이끈다”라고 설명했다.
AI 업계의 빠른 시장 전환에 발맞추기 위해 유연한 기업 문화를 갖춘 것도 보스반도체의 특징이다. 박원주 CSO는 “소프트웨어의 경쟁력은 결국 사람이다. 창의적인 결과를 내려면 유연한 사고방식을 가져야 하고, 그렇지 못하면 기업의 경쟁력에 손해를 본다. 권위적인 문화야말로 가장 경계해야 한다”라면서, “회의 때도 임직원들 사이에 앉고, 토론할 때도 직급과 관계없이 의견을 나누는 문화가 있다. 보고를 위한 보고를 막도록 기술 협의를 할 때는 설계 문서 그대로 보고를 받는다”라고 말했다.
소프트웨어 생태계와 협력, 해외 판로개척에는 SBA의 도움
보스반도체는 내년 제품 출시를 목표로 상승 곡선을 그려나가고 있다. 소프트웨어 측면에서는 협력사를 통한 생태계 확보에 공을 들이고 있고, 해외 시장 진출을 위해서도 노력 중이다. 박원주 CSO는 “국내 AI 소프트웨어 기업 몇 곳과 협력 중이다. 기본적으로는 고객사에서 요청한 AI 모델을 같이 개발하는 것부터 시작하고, 내부적으로 모두 소화하기 힘든 모델 등을 구축하는데도 함께하고 있다. 자율주행 측면에서도 협력사를 확보 중이다. 자동차 내에서 컴퓨팅과 관련된 전반에서 중심이 되고 협력하는 것이 보스반도체의 목표”라고 말했다.

또한 해외 시장에 보스반도체를 더욱 널리 알리기 위해 서울경제진흥원(SBA)의 초격차 개방형 혁신 홍보 지원 프로그램에 참여 중이다. 해당 프로그램은 초격차 선정기업의 효과적인 홍보 지원을 통해 기업의 대외 홍보 및 마케팅 역량 제고를 위한 지원사업이다. 박원주 CSO는 “올해 초 CES2025, 오토 상하이 2025에 참석했고 기술 측면에서도 IMEC 자동차 칩렛 포럼 참석, 텐스토렌트와 오픈 칩렛 아틀라스(OCA) 공동 개발도 진행하는 등 보스반도체를 알리기 위해 노력 중이다. SBA의 도움으로 보스반도체 임직원들의 저력과 기술력을 더 널리 알릴 수 있는 기회를 제공받아 기쁘다”라고 말했다.
마지막으로 박원주 CSO는 “AI 시장이 변하면서 자율주행 시장에서의 전선이 더 넓어졌다. 확장 가능성이 워낙 넓어서 각 기업들이 탐색전을 펼치는 상황이다. 보스반도체 입장에서는 사업 영역을 더 넓힐 수 있고, 새로운 매출의 기반이 마련될 수도 있다. 빠르면 2년에서 3년까지가 승부수가 될 것 같다. 우리는 다양한 기회를 가능성이 아닌 현실로 보여줄 생각이고, 무조건 성공하겠다는 각오로 임하고 있다. 내년 하반기부터는 이글-N을 비롯한 제품 전반으로 사업화를 이뤄내고, 더 큰 시장에 단계적으로 다가서겠다”라는 뜻을 밝혔다.
IT동아 남시현 기자 (sh@itdonga.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