샷에이아이 “프로·아마추어, 손님·사장님 모두 즐거운 스포츠 AI 기술”[서울과기대 x 글로벌 뉴스]
[서울과기대 x IT동아 공동기획] 서울과학기술대학교(이하 서울과기대)는 예비·초기창업패키지와 메이커스페이스, 글로벌 협업 등 스타트업의 성장을 돕는 여러 지원 프로그램을 운영합니다. 나아가 IT동아와 함께 스타트업의 해외 홍보와 진출을 도울 글로벌 뉴스를 제공합니다. 유망 딥테크 스타트업을 우리나라 내외에 소개합니다.

[IT동아 김영우 기자] 스포츠 시설을 이용하다 보면 종종 보는 광경이 있다. 이를테면 테니스 코트의 경우, 평일 낮에는 비어 있지만 주말이면 예약이 꽉 차서 이용이 곤란한 경우가 많다. 그리고 아마추어 동호회 대회 중에 늘 '아웃이냐 인이냐'를 두고 실랑이가 벌어지기도 한다. 한편, 스포츠 시설 관리자의 경우는 어떻게 하면 평일 공실률을 낮추며 효율적으로 시설을 운용할지 등을 고민한다. 이는 국내는 물론 전 세계 스포츠 시설에서 흔히 볼 수 있는 풍경이다.
이 문제를 AI 기술로 해결하려는 스타트업이 있다. 서울과기대 초기창업패키지 글로벌 역량강화 프로그램을 통해 성장 중인 스포츠테크 기업, 샷에이아이(대표 노경수)가 그 중의 하나다. 이들은 AI 기반 무인 심판 시스템과 글로벌 리그 플랫폼으로 스포츠 시장의 혁신이 가능하다고 강조한다.
프로 경기장에 폭넓게 도입된 AI, 이제 대중 스포츠로
AI와 스포츠의 만남은 이미 다양한 종목에서 진행되고 있으며 성과도 있다. 최근 사례 중 하나는 2024년 파리 올림픽이다. 국제올림픽위원회(IOC)는 해당 대회에서 AI 기반 기술을 본격 도입했다. 체조 경기에서 후지쯔와 IOC가 공동 개발한 AI 기반의 심판보조시스템(Judging Support System, JSS)을 통해 선수의 동작을 자동으로 분석해 채점을 보조했다. 3D 센서와 AI가 선수의 신체 각도, 회전 속도, 착지 정확도 등을 실시간으로 측정해 심판 판정의 객관성을 높였다.

축구에서도 AI 기술이 활약한다. 2022년 카타르 월드컵부터 본격 도입된 '반자동 오프사이드 판정 기술'은 공과 선수의 위치를 초당 50회 추적하여 오프사이드 여부를 몇 초 만에 판정한다. 국제축구연맹(FIFA)은 이 기술을 통해 VAR(Video Assistant Referee, 비디오 판독) 판정 시간을 평균 70초에서 25초로 단축했다고 발표했다.
한편 구글은 2024년 5월 발표한 제미나이 2.5 플래시(Gemini 2.5 Flash) AI 모델에서 멀티모달 영상 분석 기능을 대폭 강화했다. 이 모델로 스포츠 경기 영상을 실시간으로 분석해 선수의 세부 동작, 전술 패턴, 경기 흐름까지 파악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30분 만에 AI 시스템 설치 가능? 한국 스타트업의 도전
이처럼 글로벌 시장에서 AI 스포츠테크 시장이 확대되는 가운데, 국내 스타트업도 이 무대에 적극 도전하고 있다. 샷에이아이가 대표적이다.
샷에이아이 솔루션의 핵심은 '접근성'이다. 올림픽이나 월드컵에서 사용하는 시스템이 수억 원대 비용과 전문 인력을 필요로 하는 반면, 샷에이아이 시스템은 테니스 코트 하나 기준으로 4K 60fps 카메라 2대로 구성된 모듈을 설치하고 여기에 전원과 인터넷만 연결하면 30분 내 설치가 완료된다. 자동 캘리브레이션(최적화) 기능을 갖춰 별도의 기술자도 필요 없다.
더욱 주목할 점은 비즈니스 모델이다. 단순히 AI 판정 시스템만 파는 것이 아니라, 코트 예약부터 리그 운영, 상금 분배까지 통합한 플랫폼을 제공한다. 이는 시설 이용객뿐 아니라 시설 운영자에게도 관심을 끌 만한 사항이다.
이를 통해 시설 운영자는 예약 수수료 없이(카드 수수료와 부가세만 부담) 코트를 관리할 수 있으며, 매주 자동으로 진행되는 무인 토너먼트를 통해 추가 수익을 얻는다.
샷에이아이에 따르면 시스템을 도입해 시범 운용해본 결과, 테니스 코트의 평일 활용률이 40%에서 90% 이상으로 증가했다고 한다. 주말과 저녁에만 집중되던 이용객이 평일 낮에도 리그 경기를 위해 코트를 찾기 때문이다. 이를 통해 상당량의 추가 수익을 낼 수 있어 초기 구축 비용 역시 빠르게 회수 가능하다는 점을 샷에이아이는 강조하고 있다.

프로 선수부터 주말 동호인까지... 모두를 위한 리그
샷에이아이가 주목받는 또 다른 이유는 '대중성'이다. 기존 AI 스포츠 솔루션이 프로나 상위 아마추어를 겨냥했다면, 샷에이아이는 실력과 국적에 상관없이 누구나 참여할 수 있는 글로벌 리그 시스템을 지향하고 있다.
매주 열리는 온라인 토너먼트는 다양한 등급으로 나뉘며 참가자는 자신의 실력과 위험 감수 수준에 맞춰 리그를 선택하고, 세계 여러 나라 사람들과 경쟁할 수 있다.
AI 무인 심판 시스템은 인/아웃이나 풋폴트 등의 판정을 자동으로 감지한다. 챌린지와 리플레이 기능을 통해 판정에 이의를 제기할 수 있고, 비신사적 플레이는 클레임 기능으로 제재된다. 모든 경기는 풀세트(3세트 중 2세트 선취 또는 2세트 중 1세트 선취)로 진행돼, 프로 경기와 같은 몰입감을 제공한다.
경기가 끝나면 하이라이트 영상과 분석 리포트가 자동으로 생성된다. 구속, 최대 랠리 수, 특정 구역에서의 위닝샷 등 AI가 분석한 데이터를 통해 자신의 플레이를 돌아보고 실력을 향상시킬 수 있다.

베트남·싱가포르·UAE... 작은 코트를 글로벌 경기장으로
샷에이아이는 한국을 넘어 글로벌 시장 공략에도 적극적이다. 현재 한국 시장을 기반으로 베트남, 싱가포르 등과 진출을 위한 글로벌 네트워크를 확보했으며, 테니스, 피클볼, 배드민턴 종목을 중심으로 대만, 일본, 유럽, 미국, 호주, 뉴질랜드, 태국, 인도네시아, 말레이시아, UAE 등으로 확장을 준비 중이다.
특히 주목할 점은 '글로벌 네트워크 효과'다. 각국의 샷에이아이 파트너 코트가 하나의 통합 플랫폼으로 연결되면서, 작은 동네 코트도 글로벌 경기장이 된다. 서울의 한 선수가 싱가포르의 선수와 같은 리그에서 경쟁하고, 시즌별 글로벌 랭킹을 통해 대규모 상금 토너먼트에 도전할 수 있다. 샷에이아이는 이러한 네트워크가 확장되면 연간 최대 12억 달러(약 1조 7천억 원) 이상의 시장을 만들어낼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하고 있다.
스포츠테크의 미래, 기술이 아닌 '경험'의 혁신
샷에이아이의 사례는 AI 스포츠테크의 방향을 시사한다. 중요한 것은 '얼마나 정확한가'가 아니라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혜택을 받는가'다. AI 기술은 소수 프로 선수의 전유물이 아니라, 일반 동호인들도 공정하고 재미있게 스포츠를 즐기는 도구가 되어야 한다는 것이 샷에이아이의 지향점이다.
현재 샷에이아이는 서울과기대 초기창업패키지 프로그램의 지원을 받아 글로벌 역량을 강화하고 있다. 특히 글로벌 네트워킹, 해외 시장 진출 전략 수립, 투자 유치 준비 등에서 실질적인 도움을 받고 있다고 밝혔다.
AI가 심판을 보고, 전 세계가 하나의 리그로 연결되는 스포츠 환경은 이제 현실로 다가오고 있다. 경기장 밖에서 구경만 하는 스포츠를 넘어, 누구나 공정하게 경쟁하고 실력을 인정받는 새로운 스포츠 문화를 경험하게 하는데 AI가 큰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된다.
IT동아 김영우 기자 (pengo@itdonga.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