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화 중 실시간 AI 비서 호출” LG유플러스, 구글 제미나이 품은 익시오 2.0 공개

김예지 yj@itdonga.com

[IT동아 김예지 기자] LG유플러스가 통화 중 실시간으로 정보를 검색해주는 ‘익시오(ixi-O) AI 비서’를 공개했다. 지난해 출시된 익시오 1.0이 통화 녹음과 요약에 집중했다면, 이번 2.0 버전은 구글 클라우드와 손잡고 고객 맞춤형 인공지능(AI) 서비스를 본격 구축한다는 전략을 담고 있다.

이재원 LG유플러스 Consumer부문장(부사장) / 출처=IT동아
이재원 LG유플러스 Consumer부문장(부사장) / 출처=IT동아

LG유플러스는 11월 13일 서울 종로구 기자간담회에서 익시오 AI 비서를 ‘맞춤 지능(Adaptive Intelligence)’ 핵심 서비스로 소개했다. 맞춤 지능은 LG유플러스가 올해 초 MWC에서 발표한 ‘4A(Assured-Adaptive-Accompanied-Altrustic) 인텔리전스’ 전략 중 두 번째 단계다. ‘안심 지능(Assured Intelligence)’의 토대 위에 고객 편의를 극대화한 AI 의미다.

익시오는 LG AI 연구원의 거대언어모델(LLM)인 ‘엑사원(EXAONE)’으로 통신 데이터를 학습해 자체 개발한 통신 도메인 특화 소형언어모델(sLLM) ‘익시젠(ixi-GEN) 기반의 서비스다. 지난 6월 LG유플러스는 익시오에 안티딥보이스(통화 중 상대의 위변조된 목소리를 파악하는 기술)를 상용화했고, 통화 녹음과 요약, 보이는 전화, AI 전화 대신 받기 등의 기능을 제공했다. 지난해 11월 출시 이후 약 100만 명의 가입자를 확보했다.

통화 중 “헤이 익시” 호출, 날씨부터 영화까지 즉시 검색

이상엽 LG유플러스 CTO / 출처=IT동아
이상엽 LG유플러스 CTO / 출처=IT동아

익시오 1.0이 ‘나를 지켜주는 AI’였다면, 익시오 2.0은 ‘나를 대신해주는 AI’로 진화한다. 핵심은 AI 비서 기능이다. 기존 익시오가 안전한 통화와 방대한 양의 데이터 요약에 중점을 뒀다면, 이제 통화 중 대화 맥락을 실시간 이해하고 필요한 정보를 즉시 제공하는 데 방점을 둔다. ▲통화 연결 상태에서 AI 호출 ▲정보 검색 및 핵심 요약 ▲음성과 텍스트 동시에 제공 ▲상대방에게도 정보 즉시 공유 등 기능을 제공한다.

통화 중 “헤이, 익시”라고 부르거나 화면의 호출 버튼을 누르면 AI가 통화에 참여해 정보를 검색하고 결과를 알려준다. 예컨대, 주말 등산 계획을 세우는 통화 중 “헤이 익시, 이번 주 토요일 인왕산 날씨 알려줘”라고 물으면 AI가 “이번 주 토요일 인왕산 날씨는 맑을 것으로 예상됩니다. 강수확률은 10%입니다”라고 답한다.

사용자는 통화를 끊거나 다른 앱으로 전환할 필요가 없다. 통화 상대방이 AI 비서와 대화할 수는 없지만 AI가 제안한 정보를 함께 들을 수 있어, 대화 흐름이 끊기지 않는다. 이상엽 LG유플러스 CTO는 “다양한 인터넷 정보를 검색하는 AI 서비스는 많지만, 통화 내용 기반으로 온디바이스에서 자연어 검색을 하는 기술은 국내 최초일 것”이라고 강조했다.

LG유플러스가 안심할 수 있는 AI를 기반으로 고객의 편의를 증진하는 서비스인 ‘익시오(ixi-O) AI 비서’를 공개했다 / 출처=LG유플러스
LG유플러스가 안심할 수 있는 AI를 기반으로 고객의 편의를 증진하는 서비스인 ‘익시오(ixi-O) AI 비서’를 공개했다 / 출처=LG유플러스

익시오 2.0의 ‘AI 대화 검색’과 ‘AI 스마트 요약’도 주요 기능이다. AI 대화 검색은 지난 통화 내용을 자연어로 검색하는 기능이다. 예컨대, “지난번에 추천해 준 국립박물관 전시가 뭐였더라?” 물으면 AI가 관련 통화 내용을 찾아준다. ‘AI 스마트 요약’은 통화 내용을 맞춤형 요약한다. LG유플러스는 “부동산 중개인이나 보험 설계사처럼 통화가 업무의 핵심인 직업군을 위해 세그먼트별 특화 요약도 제공할 계획”이라 밝혔다.

특히 LG유플러스는 프라이버시 보호를 강화했다. 지난번 상용화된 안티딥보이스 기술과 마찬가지로 AI 비서도 온디바이스 기반 음성 인식(STT) 기술을 적용했다. AI 호출 전 통화 내용은 서버에 전송하지 않고, 호출 후 발화 내용만 AI 검색에 활용한다. 또한 질문에 대한 답변이 끝나는 순간 서버에서는 질문조차도 지운다. LG유플러스는 음성 통화 자체를 암호화하는 기술도 연내 완료할 예정이다.

LG유플러스는 올해 말까지 안드로이드 및 iOS 모두에서 한정된 고객을 대상으로 베타 서비스를 운영할 예정이다. 이 피드백을 반영해 익시오 AI 비서의 기능을 지속 고도화하고, 내년 상반기에는 모든 익시오 이용 고객에게 AI 비서 기능을 공개할 방침이다. LG유플러스는 향후 고객 반응에 따라 제휴처를 늘려갈 계획도 밝혔다.

구글 클라우드와 협업…제미나이 2.5 플래시 라이브 활용

캐런 티오(Karen Teo)  구글 아시아태평양 플랫폼·디바이스 파트너십 부사장 / 출처=IT동아
캐런 티오(Karen Teo) 구글 아시아태평양 플랫폼·디바이스 파트너십 부사장 / 출처=IT동아

LG유플러스는 구글의 최신 LLM 모델인 ‘제미나이 2.5 플래시 라이브(Gemini 2.5 Flash Live)’를 활용해 익시오 AI 비서를 개발했다. LG유플러스가 구글과 손잡은 이유는 명확하다. 통화 중 검색은 속도가 생명이기 때문이다. 활용된 모델은 초저지연 스트리밍 AI가 적용돼 대화 흐름을 끊지 않고 질문 의도를 파악해 답변을 제공한다.

이상엽 CTO는 “기존의 LLM을 활용하면 8초 이상 시간이 소요되나, 너무 길어 바로 음성으로 변환하는 보이스 투 보이스(V2V) 모델을 활용해 3초로 줄였다”고 말했다. 양사는 현재 표준어 기반 학습된 모델 성능을 지속 고도화하여 사투리 등 문제도 해결할 예정이다.

또한 구글 검색 기반 그라운딩 기능(AI 답변을 구글 검색과 연결하는 기술)과 결합해 검색의 정확도 및 신뢰도를 높였다. 더불어 LG유플러스는 자체 개발한 온디바이스 언어/분류 모델과 제미나이 모델의 문맥 이해 기술을 결합해 통화 이력 기반의 AI 대화 검색 기능을 구현했다. 이를 통해 익시오가 통화 상대의 대화 방식과 감정 흐름을 분석해 관계 개선을 위한 커뮤니케이션 팁을 제공할 수도 있다는 설명이다.

특히 양사간 협력은 단순한 LLM 제휴를 넘어 구글 클라우드, 안드로이드, 구글 플레이 등 전 부문을 아우른다. 이를 통해 구글과 통합 프로 요금제가 11월 중 출시될 예정이다. 이는 기존 통신 요금제와 묶인 번들 요금제와 단독 요금제 형태로 선보인다. 캐런 티오(Karen Teo) 구글 아시아태평양 플랫폼·디바이스 파트너십 부사장은 “구글 클라우드와 LG유플러스는 단일 제품을 넘어 소비자, 기업, 인프라 사업 전반을 아우르는 깊고 전략적인 동맹”이라고 강조했다.

익시오 3.0, 예약까지 대신 해주는 비서

LG유플러스가 안심할 수 있는 AI를 기반으로 고객의 편의를 증진하는 서비스인 ‘익시오(ixi-O) AI 비서’를 공개했다 / 출처=IT동아
LG유플러스가 안심할 수 있는 AI를 기반으로 고객의 편의를 증진하는 서비스인 ‘익시오(ixi-O) AI 비서’를 공개했다 / 출처=IT동아

LG유플러스는 여기에서 더 나아가 익시오 3.0을 통해 ‘나를 이해하고 일상을 함께하는 AI’를 목표한다. 구글 클라우드와의 협력을 기반으로 통화 중 언급된 일정·장소·예약 등을 바로 실행할 수 있는 ‘액셔너블 AI(Actionable AI)’로 기능을 확장할 계획이다. AI가 대화를 실제 행동으로 연결하는 기능이다. 예컨대, AI 비서가 공항 도착에 맞춰 설명하지 않아도 맞는 숙소를 먼저 제안해 주는 방식이다. 최윤호 AI Agent추진그룹장은 “앞으로 AI가 고객의 의도를 이해하고 필요한 행동까지 대신 수행하고, 나를 잘 알고 맞춤 제안하는 초개인화 AI 비서로 진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를 위해 LG유플러스는 ‘에이전트 빌더’를 구축할 목표다. 에이전트 빌더는 사용자가 복잡한 과정 없이 원하는 기능을 자연어로 입력하면, AI가 필요한 작업 흐름을 자동으로 생성해주는 시스템이다. 예컨대, 사용자가 통화 내용을 분석해 메일로 보내는 에이전트를 요청하면 빌더가 통화 요약부터 메일 발송까지의 과정을 스스로 만들어낸다.

LG유플러스는 내년 하반기부터 산업별로 다른 도메인과 제휴 또는 연동할 계획도 밝혔다. B2C 개인화 서비스를 넘어, 금융 등 다른 산업 도메인에서도 충분히 재사용 가능하도록 설계됐다는 설명이다. 이는 LG유플러스가 향후 다양한 산업 분야로의 AX(AI 전환) 사업 확대를 위한 핵심 플랫폼 기술로 활용될 것으로 예상된다.

IT동아 김예지 기자 (yj@i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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