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성각 충남콘텐츠진흥원 실장 “타임스퀘어 울린 AI 영상, 디지털 창작자와 더 큰 꿈”

[IT동아 차주경 기자] 8월 15일 20시(이하 현지시각), 세계 명소인 미국 뉴욕 타임스퀘어의 전광판에 흐른 영상이 사람들의 발걸음을 멈췄다. 유관순 열사를 포함해 우리나라 독립을 위해 싸운 순국 선열들의 이야기, 당시의 시대상, 이들의 헌신 덕분에 오늘날 세계 선진국 대열에 올라선 우리나라의 모습을 인공지능으로 현실감 넘치게 구성한 영상이었다.

미국 뉴욕 타임스퀘어를 지나던 사람들은 이 영상을 보고 “젊은 한국 학생들이 인공지능으로 이렇게 의미 있는 영상을 만들다니 놀랍다.”, “역사적인데다 큰 울림을 주는, 정말 아름다운 순간이다.”라며 좋은 평가를 남겼다.

8월 15일 미국 뉴욕 타임스퀘어에서 열린 순국 선열 영상 / 출처=충남콘텐츠진흥원
8월 15일 미국 뉴욕 타임스퀘어에서 열린 순국 선열 영상 / 출처=충남콘텐츠진흥원

이 영상은 충남콘텐츠진흥원이 한국콘텐츠진흥원과 함께 진행한 ‘2025 지역특화콘텐츠 개발지원사업’의 결과물이다. 이 사업에 참여한 충남 지역 대학생과 미디어 기업들은 인공지능을 포함한 신기술을 활용, 대한민국 광복 80주년이자 충남 방문의 해인 2025년을 기념하는 영상을 만들었다. 이어 이 영상을 미국 뉴욕 타임스퀘어의 전광판에서 상영해 세계인에게 알릴 구상을 했다. 이 구상을 현실로 이끄는데 힘을 보탠 이가 장성각 충남콘텐츠진흥원 사업총괄 실장이다.

장성각 실장은 2005년 충남콘텐츠진흥원의 전신인 충남디지털문화산업진흥원이 문을 열 때부터 이 부문에서 활동했다. 사업부서로 자리를 옮긴 그는 충청남도 내 시군 관계자, 국회의원실과 함께 충남콘텐츠진흥원의 소재지인 천안아산역 인근의 콘텐츠 기반 구축에 나선다. 이 노력 덕분에 콘텐츠 기업지원센터와 글로벌 게임센터, VR·AR 제작거점센터(현 메타버스지원센터)와 E스포츠 상설 경기장 등이 속속 세워진다.

이들 콘텐츠 기반을 운영하는 충남콘텐츠진흥원은 오늘날 450억 원(2024년)에 달하는 예산을 운영하며 E 스포츠와 미디어아트, 디지털 크리에이터 육성 등 각종 K 콘텐츠 지원 사업을 주관한다. 장성각 실장은 충남콘텐츠진흥원 임직원들과 충청남도 내 시군 관계자, 국회의원실의 도움 덕분에 지금처럼 발전했다고 공을 돌렸다.

장성각 실장이 주도한 미디어아트 프로젝트 아파트 아트 현장 / 출처=충남콘텐츠진흥원
장성각 실장이 주도한 미디어아트 프로젝트 아파트 아트 현장 / 출처=충남콘텐츠진흥원

이 가운데 장성각 실장이 가장 주력한 부문은 디지털 크리에이터와 미디어아트 육성이다. 계기는 2020년 코로나19 팬데믹 시기, 사람들에게 희망을 줄 미디어아트 프로젝트 ‘아파트 아트’를 기획한 것. 그는 ‘가족과 함께 사는 공간이자 사람들이 가장 오래 머무는 곳인 아파트는 훌륭한 예술 공간’이라는 생각에 박훈규 작가와 함께 미디어아트 프로젝트를 진행했다.

어린이가 그린 그림에 인터랙션(반응형) 기술을 적용, 아파트 외벽에 투사한 이 프로젝트는 많은 인기를 모았다. 이어 충남도서관을 무대로도 이와 유사한 미디어아트를 진행, 도민들에게 색다른 예술 경험을 선사했다. 이를 계기로 그는 사람의 무한한 상상력을 현실로 만드는 미디어아트, 그리고 이것을 이끌 디지털 크리에이터를 키울 결심을 굳힌다.

장성각 실장이 주도한 미디어아트 프로젝트 부여 정림사지 석탑 현장 / 출처=충남콘텐츠진흥원
장성각 실장이 주도한 미디어아트 프로젝트 부여 정림사지 석탑 현장 / 출처=충남콘텐츠진흥원

이어 장성각 실장은 2021년, 세계 유산인 백제역사유적지구의 가치를 미디어·정보통신기술로 널리 알릴 콘텐츠 개발 사업에 도전했다. 충남 공주와 부여를 무대로 미디어아트를 준비하던 그는 정림사지 석탑 뒤에 LED 병풍을 세워 콘텐츠를 재생하는 새로운 시도를 한다. 기존 프로젝터 매핑 방식과 완전히 다른 이 기법은 아주 구현하기 어려웠지만, 수많은 관람객들의 눈을 사로잡을 만큼 호평 받았다. 이 기법은 최근 경주 보문단지 미디어아트에서도 쓰였다.

이들 경험을 토대로 장성각 실장은 이번 미국 뉴욕 타임스퀘어의 영상 상영 프로젝트를 기획했다. 광복 80주년인 2025년을 맞아 젊은 세대에게 자주 독립의 의미를 알리고, 이를 위해 헌신한 해외 교포에게 감사를 표현하자는 목적도 함께다. 김곡미 충남콘텐츠진흥원 원장도 여기에 공감해 적극 힘을 보탰다.

8월 15일 미국 뉴욕 타임스퀘어에서 순국 선열 영상을 소개하는 장성각 실장 (아래 왼쪽)/ 출처=충남콘텐츠진흥원
8월 15일 미국 뉴욕 타임스퀘어에서 순국 선열 영상을 소개하는 장성각 실장 (아래 왼쪽)/ 출처=충남콘텐츠진흥원

하지만, 프로젝트를 진행하면서 장성각 실장은 여러 난관과 마주쳤다. 세계에서 가장 잘 알려진 명소 가운데 한 곳인 미국 뉴욕 타임스퀘어에서 영상을 공개하려면, 언어의 장벽을 넘어 각종 인허가를 받아야 했다. 그에 걸맞게 2025 지역특화콘텐츠 개발지원사업의 결과물의 품질도 높여야 했다. 이전에는 없었던 새로운 시도였기에 참고할 사례도 없었다.

6개월간 밤낮으로 일하며 난관을 하나씩 해결한 끝에, 미국 뉴욕 타임스퀘어에서 사전 상영 테스트를 할 단계에 다다랐다. 그런데, 전광판에서 영상을 재생하니 실제 영상과 색상과 해상도가 다른 문제가 생겼다. 이 문제를 해결하려 동분서주하던 장성각 실장을 본 미국의 한 SI 기업은 이번 영상과 프로젝트의 성격을 듣고 흔쾌히 돕겠다고 나섰다. 덕분에 업스케일링(해상도 증대)을 포함한 추가 상영 테스트를 무사히 마쳤고, 8월 15일 20시 본 행사를 열었다.

미국 몰입감콘텐츠 및 인프라 구축 혁신기업인 COSM R&D센터를 방문한 장성각 실장 / 출처=충남콘텐츠진흥원
미국 몰입감콘텐츠 및 인프라 구축 혁신기업인 COSM R&D센터를 방문한 장성각 실장 / 출처=충남콘텐츠진흥원

이 프로젝트는 우리나라 내외에 큰 반향을 불러일으켰다. 독립운동가 유관순 열사의 미공개 가족 사진을 소개한 점, 역사의 의미에 인공지능 기술을 더해 전달력을 높인 점, K 콘텐츠와 이를 이끌 신진 디지털 크리에이터의 역량을 알려서다. 충남콘텐츠진흥원은 2025 지역특화콘텐츠 개발지원사업 참여자 대표 10명을 현지에 보내 영상 상영 순간을 함께 했다. 이어 세계 디자인 교육 기관 SVA(School of Visual Arts) 교육, 세계 콘텐츠 산업 동향을 공유하는 뉴욕한국문화원의 프로그램을 지원해 세계 콘텐츠 인재로 자라도록 도왔다.

장성각 실장은 “디지털 크리에이터의 상상을 현실로 이끈 이번 프로젝트는 그 자체가 큰 도전이었다. 이 도전을 보고 더 많은 예비 디지털 크리에이터들이 상상하고 도전했으면 한다. 20년 동안 콘텐츠 업계에서 일하며 가장 친밀하게 느낀 것이 미디어아트다. 자유롭게 상상하고 표현하는 예술 미디어아트, 그리고 늘 상상하고 꿈을 꾸며 표현하는 디지털 크리에이터들과 함께 일한 것은 큰 기쁨이자 영광이다.”라고 소회를 밝혔다.

IT동아 차주경 기자(racingcar@i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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