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엑스알 “RoV·신스비전으로 제조 공정 자동화 돕는다” [서울과기대 x 글로벌 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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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T동아 한만혁 기자] 디엑스알(DXR)은 AI 비전, 로봇, 디지털트윈 기술로 제조 공정 자동화 솔루션을 개발한다. 핵심 솔루션은 AI 검사 자동화 솔루션 RoV(Robot Vision)이다. ROV는 로봇 팔 끝에 카메라와 조명을 부착해 제품의 모든 면을 실시간으로 스캔한다. 덕분에 다품종, 비정형 제품, 하나의 생산라인에서 여러 제품을 생산하는 혼류공정에도 쉽게 적용할 수 있다. 이와 함께 AI 모델 학습을 위한 가상 불량품 데이터 생성 툴킷 신스비전(SynthVision)도 개발한다. 정상품 이미지에서 불량품 데이터를 생성하는 신스비전은 AI 도입 기업이 데이터 세트 구축 시간과 비용을 절감하도록 돕는다.
디엑스알은 지난해 12월 RoV 1.0 버전을 선보인 후 자동차 부품 관련 중견기업 3곳과 기술검증(PoC)을 진행했고, 성능 및 효과를 인정받아 납품 계약을 진행했다. 신스비전의 경우 정부 지원 사업을 통해 AI 도입 기업에 제공했으며 긍정적인 반응을 얻고 있다. 디엑스알은 솔루션 고도화와 사업 확장, 글로벌 시장 진출을 통해 국내 제조업 재도약에 기여하고자 한다.
김은호 디엑스알 대표를 만나 디엑스알과 RoV, 신스비전에 대해 이야기를 나눴다.

제조 공정 자동화 솔루션 제공, 디엑스알
IT동아: 안녕하세요, 김은호 대표님. 대표님 소개 부탁드립니다.
김은호 대표: 안녕하세요, 디엑스알 김은호입니다. 저는 성균관대학교 인공지능학 석사 과정을 졸업했고, 주요 연구 분야는 AI 비전입니다. 학생 시절 제어 로봇 연구실에 있으면서 모바일 로봇 플랫폼용 AI 비전을 연구하기도 했습니다. 졸업 이후 LG전자 생산기술원, 현대모비스에서 연구원으로 근무하면서 이차전지 비전 검사 솔루션, 차선 인식 관련 솔루션 개발에 참여했습니다. 그러다 2023년 디엑스알에 합류했습니다.
IT동아: 디엑스알에 합류한 계기는 무엇인가요?
김은호 대표: 저는 대학교, 대학원을 거치는 동안 모바일 로봇, 매니퓰레이터(물체를 조작하고 이동시키는 로봇 팔) 등 다양한 공정 자동화 프로젝트를 경험했습니다. 이후 현업에 있으면서 공정 자동화의 경쟁력에 대해 실감했습니다. 그러면서 대학원 선후배들과 로봇, 매니퓰레이터 분야에서 두각을 나타내는 스타트업이 많지 않으니 우리가 직접 해당 분야의 혁신 기업을 만들어 보자는 이야기를 자주 나눴습니다. 이것을 계기로 디엑스알에 합류하게 됐습니다. 디엑스알은 2022년 법인 설립 후 여러 가지 시도를 했는데, 2023년에 제가 연구실 선후배와 함께 합류하면서 본격적으로 사업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IT동아: 디엑스알은 어떤 회사인가요?
김은호 대표: 디엑스알은 제조 공정 자동화 솔루션을 공급하는 스타트업입니다. 사명은 디지털 전환 연구(Digital Transformation Research)의 줄임말로 디지털 전환 관련 솔루션을 제공한다는 의미를 담아 지었습니다. 저희는 ‘혁신 기술로 고객과 함께 성장하는 미래를 만들어간다’라는 미션과 ‘사람과 로봇이 함께하는 미래를 실현한다’라는 비전을 바탕으로 제조 공정 관련 자동화 솔루션을 개발하고 있습니다. AI, 로봇, 디지털트윈 관련 8건의 특허를 출원했고, 특허 등록 1건, 국제특허협력조약(PCT) 출원 1건 등 지속적으로 특허도 확보하고 있습니다.

로봇 팔에 카메라·조명 부착, RoV
IT동아: 디엑스알의 주요 솔루션과 특징에 대해 소개 부탁드립니다.
김은호 대표: 제조업은 소품종 대량생산에서 다품종 소량생산으로 변화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기존 자동화 솔루션은 이런 변화에 충분히 대응하기 어려워요. 양질의 데이터 확보, 제품 변경 시 추가 발생하는 재구축 비용 및 시간 등의 한계가 있기 때문입니다. 저희는 AI 비전, 로봇, 디지털트윈 기술을 이용해 제조업 트렌드에 맞는 자동화 솔루션을 개발하고 있습니다.
핵심 솔루션은 AI 검사 자동화 솔루션 RoV입니다. RoV는 AI 비전과 로봇 기술을 이용해 제품의 외관 품질을 검사하는 솔루션입니다. 가장 큰 특징은 로봇 팔 끝에 카메라와 조명을 부착한 설계입니다. 제품에 맞춰 최적의 스캔 경로를 설정하면 로봇이 움직이면서 제품의 모든 면을 실시간으로 스캔합니다.
덕분에 하나의 생산라인에서 여러 제품을 생산하는 혼류공정에도 적용할 수 있습니다. 기존 AI 비전 검사 솔루션은 대부분 고정식입니다. 카메라와 조명을 특정 위치에 고정하기 때문에 제품이 바뀌면 별도의 비용과 시간을 들여 카메라와 조명을 재구성해야 합니다. 혼류공정에 적합하지 않죠. 하지만 RoV는 로봇 팔 설정만 바꾸면 되기 때문에 혼류공정에도 쉽게 적용할 수 있습니다. 물론 재구성 비용과 시간도 절감됩니다. 실제 PoC 결과 기존 솔루션에 비해 재구성 비용을 약 70% 절감할 수 있었습니다.
또한 RoV는 컨베이어 벨트 위에서 이동하는 제품을 실시간으로 검사할 수 있습니다. 기존 고정식 솔루션의 경우 벨트를 멈추고 촬영하는 경우가 있는데, 이로 인해 생산량이나 공정 사이클 시간에 차질이 생기기도 합니다. RoV는 로봇이 움직이면서 연속 촬영하기 때문에 생산량 및 사이클 타임에 영향을 미치지 않습니다. 비정형 제품 검사에도 용이합니다. 로봇이 움직이면서 제품의 모든 면을 촬영하기 때문에 고정식 검사 솔루션이 발견하지 못한 불량을 찾아내기도 합니다.
이 외에도 AI피킹(AI Picking), DX유니버스(DX Universe) 등을 개발하고 있습니다. AI피킹은 특정 위치에 있는 물체를 집어서 다른 위치로 옮기는 솔루션입니다. 여러 물체가 섞여 있어도 필요한 제품을 정확히 잡고 특정 위치로 옮기는 것이 특징입니다. AI피킹은 PoC까지 완료하고 납품 계약을 앞두고 있습니다.
DX유니버스는 디지털트윈 기술을 통해 로봇 시뮬레이션 화면을 생성하고, 이를 통해 로봇 팔의 움직임을 설정하는 로봇 제어 자동화 솔루션입니다. 이를 통해 비전문가도 로봇 팔의 위치, 움직임, 원하는 작업 등을 쉽게 설정할 수 있습니다. DX유니버스는 RoV, AI피킹과 함께 토탈 제조 자동화 솔루션으로 제공하려고 준비 중입니다.

정상품 이미지로 불량 데이터 생성, 신스비전
IT동아: 공정 자동화 솔루션 외에 신스비전도 개발한다고 들었습니다. 신스비전은 어떤 솔루션인가요?
김은호 대표: 신스비전은 불량품 데이터를 가상으로 생성하는 툴킷입니다. 저희 솔루션은 AI 기반이기 때문에 AI 모델을 학습시킬 정상품 및 불량품 데이터가 필요합니다. 하지만 불량품 데이터를 모으기가 쉽지 않습니다.
신스비전은 생성형 AI와 3D 변형(Deformation) 기술을 활용해 정상품 이미지에 스크래치, 찍힘 등을 입혀 가상의 불량품 데이터를 생성합니다. 크기나 위치도 자유롭게 조절할 수 있죠. 다른 솔루션과 달리 정상품 이미지만으로 불량품 데이터를 생성하는 것이 신스비전의 차별점입니다. 별도의 불량품 데이터가 필요 없어요. 또한 현장 작업자의 의견을 적극 반영해 정확도와 효율성을 높입니다.
신스비전은 올해 1분기에 출시했고, PoC를 통해 AI 모델 학습 데이터 세트 구축 수집 비용 및 시간을 50% 이상, AI 비전 검사 솔루션 도입 시간을 90% 이상 절감하는 효과를 확인했습니다. 지금은 불량 유형 확대, 데이터 정확도 향상 등의 고도화를 진행 중입니다.
PoC 완료 후 납품까지 이어져
IT동아: 지금까지의 사업 진행 상황에 대해 말씀 부탁드립니다.
김은호 대표: RoV의 경우 지난 2024년 12월 1.0 버전 출시 후 자동차 부품 관련 중견기업 3곳과 PoC를 진행했습니다. 그 결과 30% 이상의 인건비 절감, 40% 이상의 불량품 검출률 향상 효과를 확인했습니다. 이를 인정받아 납품 계약을 진행했고, 추가 계약도 협의 중입니다.
자동차 부품 공정은 다품종이고 혼류공정인 경우가 많아 AI 비전 검사 도입이 쉽지 않은데, RoV는 검사 정확도가 높을 뿐 아니라 공정 자동화, 인건비 절감, 작업자 피로도 감소 효과가 있어 고객 만족도가 높습니다. 10년 전부터 검사 자동화를 검토했는데, 실제 납품까지 이어진 것은 이번이 처음이라는 곳도 있었습니다.
신스비전의 경우 정부 지원 사업을 통해 실제 판매까지 완료했습니다. AI 검사 솔루션을 도입한 기업이 보다 간편하게 AI 모델을 학습할 수 있게 됐다는 등 좋은 반응을 얻고 있습니다.
이 외에 저희는 지난 2024년 킹고스프링으로부터 시드 투자를 유치했습니다. 지난해 12월 민간투자주도형 기술창업지원(TIPS)을 비롯해 디딤돌R&D, 초기창업패키지 등 다양한 정부 지원 사업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지금 입주해 있는 서울AI허브도 마찬가지입니다. 저희는 로봇을 함께 둘 수 있는 넓은 공간이 필요한데 넉넉한 공간을 제공한 덕에 업무 효율을 높일 수 있었습니다.

IT동아: 현재 서울과기대 초기창업패키지의 지원을 받고 있습니다. 어떤 지원이 있었나요?
김은호 대표: 서울과기대 초기창업패키지 프로그램을 통해 사업화 자금과 다양한 성장 지원 프로그램을 지원받았습니다. 투자사와의 1:1 밋업, 오픈이노베이션 프로그램 등 다양한 프로그램에 참여할 기회를 얻었어요. 기업 성장에 필요한 실질적인 도움을 받고 있습니다.
IT동아: 마지막으로 디엑스알의 향후 계획에 대해 말씀 부탁드립니다.
김은호 대표: 저희는 올해 안에 RoV 2.0 버전을 선보일 예정입니다. 촬영 속도 및 분량, 조명 최적화, 로봇 제어 알고리즘 최적화, AI 모델 성능 고도화 등 고객사 피드백을 반영해 개발 중인데, 전반적인 성능이 향상될 것으로 기대합니다. 또한 AI피킹, DX유니버스 등 제조 자동화 솔루션 출시를 통해 자동차 부품 공정 외에 디스플레이, 식음료 등 제조 공정 자동화 영역을 확대할 계획입니다.
프리 시리즈A 투자 유치도 준비하고 있습니다. 이를 통해 추가 연구개발 인력 확보, 솔루션 고도화를 진행해 기술경쟁력 확보에 더욱 집중할 계획입니다. 이와 함께 내년에는 본격적인 해외 시장 진출을 위해 해외 지사를 설립할 예정입니다. 현재 시장 규모가 큰 북미 시장을 염두에 두고 있습니다. 최종적으로는 현재 제조 트렌드에 맞는 토탈 스마트 팩토리 솔루션을 구축해 침체되어 있는 국내 제조업의 재도약에 기여하고자 합니다.
IT동아 한만혁 기자 (mh@itdonga.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