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트업-ing] 이마고웍스 "글로벌 사업 확대…자동화 디지털 치과 생태계 구축할 것"
[IT동아 박귀임 기자] "인공지능(AI) 기술로 기존보다 더 높은 수준의 진료 품질과 효율성을 제공하고자 합니다."
첨단 기술 발전은 의료 분야의 패러다임을 근본적으로 변화시키고 있다. 특히 AI 기술은 진단과 치료의 정확도를 높일 뿐만 아니라 의료 서비스의 접근성까지 향상시킨다. 비용 장벽을 낮추는 데도 일조하면서 더 많은 이들이 양질의 치료를 받을 수 있게 된다.
이 가운데 AI 기반 디지털 덴티스트리 솔루션 기업 이마고웍스는 '모두를 위한 디지털 의료의 미래를 만든다(Making the future of digital medicine for everyone)'는 사명 아래 혁신을 거듭하고 있다. 디지털 덴티스트리는 치과 진료와 보철물 제작 전 과정을 디지털 기술로 통합한 차세대 치과 시스템이다. 이마고웍스는 3D 데이터, 의료 영상, AI 기술 등에 특화된 역량을 바탕으로 디지털 덴티스트리의 AX(AI Transformation, AI 전환)를 이끈다. 글로벌 시장에서도 두각을 나타내며 무궁무진한 성장 가능성을 보여준다. 김영준 이마고웍스 대표를 만나 기업의 핵심 기술과 글로벌 전략, 그리고 향후 비전에 대해 들어봤다.
도입 비용 낮추고 효율적인 솔루션으로 차별화…초보자도 가능
홍릉강소특구 소속 기업인 이마고웍스는 2019년 설립, 세계 최초로 AI 기반 SaaS(Software as a Service, 서비스형 소프트웨어) 덴탈 CAD(Computer Aided Design, 컴퓨터 보조 설계)를 상용화하며 주목받았다. 서울대학교에서 CAD 분야 박사 학위를 취득한 후 미국 스탠포드 대학교와 한국과학기술연구원에서 책임연구원으로 총 20여 년 동안 연구개발한 김영준 대표의 이력이 주효했다. 여기에 CAD, AI, 치과 임상 분야 전문가 등 현재 140명의 구성원이 이마고웍스 발전에 함께한다.
이마고웍스의 대표 제품은 AIaaS(AI+SaaS) 방식의 덴탈 CAD '덴트버드 솔루션(Dentbird Solutions)'이다. 해당 솔루션은 기존 CAD와 달리 별다른 설치 없이 웹에서 구동되는 것이 핵심이다. 구독제로 운영해 초기 도입 비용을 낮춘 데다가 버전 업그레이드도 별도 비용 없이 자동 반영하며 차별화를 꾀한다. 이를 통해 디지털 덴티스트리를 쉽게 구축할 수 있도록 지원해준다.
김영준 대표는 "기존 CAD는 좌석(PC)당 최대 1000만 원대의 라이선스를 구매해야 하지만 덴트버드 솔루션은 구독제로 운영하기 때문에 초기 도입 비용이 낮은 편"이라면서도 "의료 데이터 보안과 클라우드 편의성의 균형을 맞추기 위해 인프라 고도화에 지속적으로 투자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덴트버드 솔루션은 ▲치아 크라운 치료 시 제작되는 보철물을 자동으로 디자인하는 덴트버드 크라운(Dentbird Crown) ▲대량의 환자 데이터를 업로드하면 AI가 자동으로 보철물 디자인 전 과정을 자동으로 진행하는 덴트버드 배치(Dentbird Batch) ▲환자의 구강을 촬영한 3D 데이터를 실물 모형으로 제작할 수 있도록 디지털 모형 설계 작업을 지원하는 덴트버드 모델러(Dentbird Modeler) ▲환자의 CT, 구강 구조 및 얼굴 등을 촬영한 3D 데이터의 분할, 정합 등의 전처리 과정의 자동화 기능을 제공하는 덴트버드 스튜디오(Dentbird Studio) 등으로 구성돼 있다.
이마고웍스 측에 따르면 4가지 솔루션 가운데 덴트버드 배치는 대량의 보철물 데이터를 자동 처리하는 것이 가능해 실시간 확인 및 수정 편의성 면에서 경쟁사 유사 제품 대비 우위를 점하고 있다. 덴트버드 크라운은 초기 단일 치아의 크라운 보철물 디자인 기능에서 복수 이상의 단일 크라운은 물론 브릿지, 인레이 및 온레이 등 다양한 치과 보철 치료 영역까지 AI 자동 디자인 기능을 확장했다.
김영준 대표는 "기존 CAD가 최대 수천 번의 마우스 클릭을 필요로 했다면, 덴트버드 솔루션은 그 과정을 몇 번의 클릭으로 단축시킨다. 임상 빅데이터로 학습된 생성형 AI가 보철물의 해부학적 형상을 제안하고, 마진 라인 탐지나 교합 강도 조정 등 핵심 과정을 자동화하는 것도 가능하다. 시간이 흐를수록 축적된 데이터에 따라 더 정교하게 발전할 수밖에 없다"고 밝혔다.
이마고웍스는 이러한 차별화된 경쟁력으로 올해만 국내외 200여 곳의 치과 및 치과기공소에 자사 솔루션을 공급, 빠른 성장세를 보인다. 현재 전 세계 1만 8000명의 사용자를 보유하고 있다. 김영준 대표는 "환자의 3D 스캔 데이터 업로드부터 크라운 디자인까지 모든 작업 과정이 AI 기술로 자동화돼 초보자도 1~2분 이내에 완성할 수 있다"면서 "같은 시간대에 더 많은 작업을 할 수 있어 생산성과 수익성이 동시에 향상돼 고객 반응이 긍정적이다"고 설명했다.
일본·태국·미국 등 전략적으로 글로벌 시장 접수
이마고웍스는 글로벌 시장 확대에도 속도를 낸다. 올해 3월 독일 쾰른 IDS 국제 치과 전시회를 기점으로 유럽, 아시아, 중동 등 10개국과 딜러십 계약을 체결했다. 이후 인도, 튀르키예, 동남아, 남미 지역으로 계약을 확대하는 성과를 냈다. 추가 딜러십 논의 요청도 증가하는 상황이다.
이마고웍스의 일본 진출이 눈에 띈다. 이마고웍스는 일본 대형 치과기기 유통사 '씨아이 메디컬(Ci Medical)'과 파트너십을 맺은 후 현지 치과 및 치과기공소 네트워크에 자사 솔루션을 공급 중이다. 씨아이 메디컬은 연매출 약 1조 원 규모로 일본 치과 시장의 95% 수준인 6만 5000개 이상의 치과 및 기공소 네트워크를 보유하고 있다. 김영준 대표는 "일본은 한국 대비 디지털 치과 기술 도입율이 낮고 치과의사와 치과기공사의 고령화가 진행되고 있다. 특히 치과기공사 신규 인력이 매우 부족해 AI 자동화 솔루션에 대한 니즈가 크다"고 설명했다.
일본 치과 산업 환경에 따라 '덴트버드 허브' 플랫폼도 현지에 처음으로 선보였다. 덴트버드 허브는 한국과 현지 치과기공소를 온라인으로 연결, AI 기반 보철물 디자인·생산을 주문·제작하는 플랫폼으로 한국의 우수한 치기공 기술을 수출하는 역할을 하는 셈이다. 현지 도입 후 문의 및 주문이 증가하고 있는 추세다.
실제로 이마고웍스는 글로벌 전시회를 방문하며 해외 시장 조사를 진행, 현지 맞춤형 인프라 개발에 집중했다. 해외 법인을 통한 직접 생산 사업에도 나섰다. 2022년 태국, 지난해 미국 텍사스 달라스에 각각 현지 법인 'AOX Inc.'를 설립한 것. 미국 법인의 경우 올해 영업을 처음으로 시작했는데, 매출 40억 원을 예상한다. 김영준 대표는 "규제에 막혀 있는 한국과 달리 태국은 의료 수준이 높고 의료 관광이 활성화돼 있는 국가인 데다가 영어로도 소통이 가능해 PoC(개념 검증)에 적합했다. 이를 통해 한국 치과 기술의 경쟁력과 AI 기술 가능성을 다시 한 번 확인했다"면서 "미국 진출은 2024년부터 준비했다. 독보적인 자사 기술력과 가격 경쟁력을 확보해 현지 보훈병원에 보철물을 납품하는 계약을 체결하는 등 의미 있는 성과를 냈다"고 말했다.
무엇보다 이마고웍스는 태국과 미국의 사례를 바탕으로 전악 보철물을 직접 AI 디자인 및 생산하는 AOX 솔루션 사업 모델을 호주, 유럽 등 타 국가로 확장할 계획이다. AOX 솔루션은 전악 임플란트(All-on-X) 등 대규모 보철 치료에서 기존 수작업 중심의 설계 과정을 자동화, 디자인 속도와 정밀도를 동시에 높인 것이 특징이다. 이처럼 단순한 수출을 넘어 전략적인 현지 유통망 구축과 직접 서비스 모델 도입을 통해 글로벌 사업 기반을 확장한다. 김영준 대표는 "이마고웍스는 현재 3가지 수익 모델을 운영 중이다. 전 세계 기공소와 치과에 덴트버드 솔루션을 공급하고, 해외 법인 기반 전악 보철물을 직접 AI 디자인 및 생산하며, 덴트버드 허브를 통해 기공물을 수출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마고웍스의 창업 초기에는 국내외 임플란트 및 CT 기업에 AI 기술을 이전하는 B2B 모델이 주를 이뤘다. 현재는 직접 시장을 공략하는 B2C 모델로 전환했다. 이러한 성과를 바탕으로 시리즈C 230억 원을 포함해 현재까지 누적 360억 원의 투자를 유치했다. 이마고웍스는 유럽 의료기기 인증인 CE MDR(유럽 의료기기 규정)의 QMS(품질 경영 심사)와 미국·캐나다를 포함한 MDSAP(의료기기 단일 심사 프로그램)를 성공적으로 완료했다. 미국과 유럽에서 요구하는 개인정보 보호 규정인 HIPAA(Health Insurance Portability and Accountability Act)와 GDPR(General Data Protection Regulation) 역시 완료, 신뢰도를 높였다.
내년 매출 100억 원 이상 기대
이마고웍스는 우수한 한국 치과 기술과 AI 기술이 의료 현장을 어떻게 긍정적으로 바꾸고 있는지 명확히 보여준다. 그동안 공로를 인정 받아 유엔 산하 국제전기통신연합(ITU)이 주관하는 글로벌 프로젝트 'AI 포 굿 글로벌 서밋 2025(AI for Good Global Summit 2025)'에서 AI를 통한 인간 중심 의료 혁신을 실현하는 사례로 선정됐다. AI 포 굿은 AI 기술을 인류의 이익과 공공선 실현에 적극적으로 활용하자는 취지의 행사로, 이마고웍스의 경우 지속가능발전목표(SDGs) 중 ‘건강과 복지(Good Health and Well-being)’ 부문에서 기여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매년 성장세를 보여주는 이마고웍스는 자사 수익 모델 활성화를 통해 내년 전체 매출 100억 원을 넘어설 것으로 기대한다. 김영준 대표는 "자사 제품을 글로벌 시장에 더욱 확산시키고 해외 법인을 통한 기공 사업을 촉진하는 것이 최우선 목표"라며 "지역별 규제와 보안 기준을 충족하며 안정적인 서비스를 제공하도록 인프라를 고도화하는 것은 물론 영업·사후지원·제품 교육 역량을 강화하겠다"고 강조했다. 이어 "북미, 일본 지역의 다양한 전시 활동과 치과병의원, 치과기공소, 유통업체와의 파트너십을 강화해 사업 역량을 더욱 넓혀갈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제품 측면에서는 AI 성능 강화로 더욱 정밀한 보철물 디자인을 제공하고, 임상 적용 범위를 확대할 계획이다. 현재 단일 크라운, 브릿지, 인레이, 온레이 자동 디자인을 제공한다. 향후 틀니, 전악 보철물의 자동 디자인 솔루션도 출시하기 위해 개발하고 있다. 김영준 대표는 "이마고웍스를 통해 장기적으로는 수술 계획, AI 디자인, 3D 프린팅 및 밀링 제작을 포함한 실제 치료까지 연결되는 자동화 디지털 치과 생태계를 구축하고 싶다"고 바람을 드러냈다. 또 “2027년 코스닥 상장을 목표로 IPO(기업공개)도 준비하고 있다”고 알렸다.
이러한 눈부신 성장에는 이마고웍스의 첫 출발부터 함께 한 홍릉강소특구를 빼놓을 수 없다. 이마고웍스는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의 스핀오프 기업으로 2019년 존슨앤존스 헬스케어 퀵파이어 챌린지에서 우승하며 서울바이오허브와 손잡았다. 그 인연은 현재까지 이어진다. 김영준 대표를 포함해 이마고웍스에서 주축을 이루는 핵심 기술진들이 KIST 출신이기도 하다.
김영준 대표는 "홍릉강소특구에는 세계 최고 수준의 연구기관인 KIST와 고려대학교 안암병원, 경희대학교 병원 등 의공학 연구를 위한 최적의 기관들이 포진해 있다. 또 보건산업진흥원, 서울바이오허브 등 의공학 기술이 실제 임상 적용으로 이어질 수 있는 환경이 구축돼 있다"면서 "이마고웍스는 창업 초창기부터 서울바이오허브에 입주해 의료 기술 사업화의 풍부한 지원을 받았다. 또 오랫동안 연구했기 때문에 차별화된 기술력도 확보할 수 있었다. 정말 감사하다"고 말했다.
AI와 의료 기술 접목의 긍정적인 혁신을 치과 분야에서 선도하고 있는 이마고웍스. 단순히 ‘AI가 사람을 대신하는 자동화’가 아니라 판단력, 디자인 역량, 생산 정확도를 보완해 디지털 덴티스트리 전체 과정을 고도화하는 등 기존보다 더 높은 수준의 진료 품질과 효율성을 제공한다. 이러한 적정 기술로 사각지대에 놓인 환자 문제를 해결하는 것도 꿈꾼다. 계속해서 '모두를 위한 디지털 의료'의 청사진을 그릴 이마고웍스의 앞날을 응원한다.
IT동아 박귀임 기자(luckyim@it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