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르너스 “열전반도체·IoT·AI 기술로 개발한 산불 조기 감지 시스템” [혁신스타트업 in 홍릉]
홍릉강소특구는 산·학·연·병을 모두 갖춘 의료·바이오·헬스케어 클러스터로 다방면의 딥테크 스타트업을 발굴, 지원합니다. 우리나라를 딛고 세계 시장에서 활약할 유망 딥테크 스타트업을 소개합니다.
[IT동아 한만혁 기자] 현재 산불 감지 시스템은 주로 CCTV, 드론, 헬리콥터 등을 활용한다. 하지만 CCTV의 경우 안정적인 전력 공급이 필요해 설치 장소가 제한적이며, 드론과 헬리콥터는 비행시간이 한정적이라는 단점이 있다. 사각지대가 존재하고 운영 인력 부족 등의 한계도 존재한다.
페르너스(Fernearth)는 기존 산불 감지 시스템의 단점을 보완하는 ‘산불 조기 감지 시스템’을 개발한다. 산불 조기 감지 시스템은 전력 소모가 적은 열전반도체로 온도 변화를 감지하고, 저전력 사물인터넷(IoT) 통신 모듈로 신호를 전송한다. 인공지능(AI) 기술을 활용해 산불 발생 위험이 큰 지역을 특정 및 모니터링함으로써 비용을 절감하면서 효율적인 산불 감시가 가능하다. 페르너스는 현재 시제품 개발을 완료하고 지방자치단체(지자체)와의 협업으로 기술 실증을 진행 중이다.
조용준 페르너스 대표를 만나 페르너스와 산불 조기 감지 시스템에 대해 이야기를 나눴다.
산불 재난 문제 해결 위해 창업
IT동아: 안녕하세요, 조용준 대표님. 우선 대표님 소개 부탁드립니다.
조용준 대표: 안녕하세요, 페르너스 조용준입니다. 저는 서강대학교에서 화공생명공학과 생명과학을 전공했고, 화공생명공학과 연구실에서 산학협력 연구 과제, 예측 분석 AI 개발에 참여했습니다. 그러다가 AI가 주목받는 것을 보고 개발 역량을 키웠고, 애플리케이션 AI 알고리즘 관련 특허도 취득했습니다. 지난 2022년에는 행정안전부가 주관하는 국민참여형 사회문제 해결 사업 ‘2022년 도전.한국 아이디어 공모’에서 산불 재난 안전 분야에 활용 가능한 AI 기반 CCTV 아이디어로 최우수상을 받았습니다. 페르너스는 지난 2024년 7월 창업했습니다.
IT동아: 페르너스를 창업한 계기는 무엇인가요?
조용준 대표: 우리는 매년 산불 재난 소식을 접합니다. 피해액도 상당한 규모죠. 저는 관련 뉴스를 보다가 산불이 이렇게 자주 발생하는데 왜 못 막을까라는 의문이 생겼습니다.
조사해 보니 현재 산불 감지 시스템에 많이 사용하는 수단이 CCTV, 드론, 헬리콥터인데, 각각 단점과 한계가 있었습니다. CCTV의 경우 안정적인 전력 공급 탓에 설치할 수 있는 장소가 제한적이고, 영상 데이터 처리량이 많으며 설치 및 관리 비용이 많이 듭니다. 드론이나 헬리콥터는 비행시간 제한과 기상 환경 제약으로 24시간 상시 감시가 어렵습니다.
이런 자료를 보다가 제가 갖고 있는 기술이나 지식으로 해결할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래서 지난 2024년 ‘공공기술 창업사업화 지원사업’에 지원했고, 해당 사업을 통해 페르너스를 창업하게 됐습니다.
IT동아: 페르너스에 대해 소개 부탁드립니다.
조용준 대표: 저희는 기존 산불 감지 시스템의 단점을 모두 보완할 수 있는 산불 조기 감지 시스템을 개발합니다. 참고로 페르너스는 ‘멀리 떨어진’이라는 의미의 독일어 ‘페른(fern)’과 ‘지구’를 뜻하는 영단어 ‘어스(earth)’의 합성어로, ‘지구를 멀리 보다’ ‘지구의 미래를 생각한다’라는 의미를 담은 이름입니다.
열전반도체·IoT·AI 기술로 기존 시스템 문제 해결
IT동아: 페르너스의 산불 조기 감지 시스템은 어떤 특징이 있나요? 기존 시스템의 단점을 어떻게 보완하는지 설명 부탁드립니다.
조용준 대표: 산불 조기 감지 시스템은 주변 온도 변화를 통해 산불 발생 여부를 24시간 감시하는 것으로, ▲주변 온도를 감지하고 중계기로 신호를 보내는 감지기 ▲신호를 더 멀리 전송하는 중계기 ▲산불 발생 위험 지역을 특정하고 산불 발생 여부를 확인하는 모니터링 시스템으로 구성됩니다.
감지기는 열전반도체로 온도 변화를 감지합니다. 열전반도체는 온도 차이가 발생하면 전기를 생산하는 특성이 있어요. 기존 산불 감지 시스템은 주로 온도 센서를 사용합니다. 온도 센서의 경우 24시간 상시 작동을 위해선 지속적으로 전력을 공급해야 합니다. 그런데 산간 지역은 전력 공급이 어려워 효율적인 저전력 시스템이 필요합니다. 이런 한계를 개선하기 위해 저희는 추가 전력 공급 없이 온도 변화를 정확하게 감지하는 열전반도체를 활용합니다.
또한 저전력 IoT 통신 모듈을 활용해 신호를 전송합니다. 적은 전력을 소모하면서 데이터 신호를 안정적으로 전송하도록 설계했죠. 서울과학기술대학교로부터 통신 모듈의 안정성과 보안성을 높이는 알고리즘 특허를 양도받아 기술력을 더욱 강화했습니다.
감지기와 중계기 설치 장소를 특정하기 위해 AI 기술을 활용합니다. 산불 발생 위험이 큰 지역을 특정하고 해당 장소에 선별적으로 설치함으로써 비용을 절감하면서도 효율적인 산불 감시가 가능합니다. 또한 산불 발생 위험을 실시간으로 측정 및 분석하는 모니터링 시스템에도 AI 기술을 적용했습니다.
이처럼 저희는 열전반도체, IoT, AI 기술을 통해 기존 산불 감지 시스템의 높은 전력 소모, 장비 설치 제약, 통신 불안, 사각지대, 인력 운영 등의 문제점을 보완합니다. 비용을 절감하면서 24시간 무인 감시가 가능하고, 산속 깊숙한 곳이나 사람이 접근하기 어려운 지역까지 모니터링할 수 있습니다.
시제품 개발 완료, 기술 실증 진행 중
IT동아: 산불 조기 감지 시스템의 개발 단계는 어떻게 되나요?
조용준 대표: 지난 2024년 말 시제품 개발은 완료했습니다. 내부 테스트를 통해 성능과 정확도도 검증했어요. 지금은 실제 지형에 설치해 기술 실증을 진행하면서 신호 안정성 등을 고도화하고 있습니다. 여러 지원 프로그램을 통해 지자체가 운영하는 산지형 공원, 산림 지역 등에서 기술 실증을 진행하고 있어요. 기술 실증이 끝나면 이를 기반으로 더 많은 지자체, 공공기관으로 확장하고자 합니다.
IT동아: 현재 홍릉강소특구의 지원을 받고 있습니다. 어떤 지원이 있었나요?
조용준 대표: 저희는 올해 상반기에 홍릉강소특구 지원 기업으로 선정됐고, 이를 통해 기업 활동에 필요한 업무 공간, 촬영 스튜디오, 화상 회의실 등을 지원받았습니다. 또한 홍릉강소특구는 다양한 교육 프로그램이나 정부 및 기관 지원 프로그램을 지속적으로 안내하고, 언론 홍보 기회도 제공했습니다. 창업 활동에 많은 도움을 받고 있습니다.
IT동아: 향후 계획, 목표에 대해 말씀 부탁드립니다.
조용준 대표: 우선 기능 확장을 준비하고 있습니다. 현재 한국전력기술이 주관하는 '상생형 벤처 지원사업'에 선정되어 '차세대 온디바이스 AI 기반 스마트 센서 웹'을 개발하고 있습니다. 온도, 습도, 불완전연소기체(VOC) 등 다양한 요소를 종합적으로 감지 및 판단하는 온디바이스 AI 모듈입니다. 이 기술을 활용해 산불 뿐 아니라 다양한 요소를 측정해 더 많은 분야에 활용될 수 있는 솔루션으로 고도화할 예정입니다.
나아가 정부, 지자체, 공공기관 등과의 협력을 확대해 공공 이익에 부합하는 산불 예방 및 대응 체계를 구축하고, 관련 산업계와 지속적인 기술 교류 및 협력을 통해 생태계를 확장할 계획입니다. 지속적인 연구개발과 기술 고도화를 통해 산림 보호 및 관리 분야에서 확고한 기술 우위를 확보하고, 글로벌 산불 감지 시장에도 진출할 수 있는 기업으로 성장하고자 합니다.
IT동아 한만혁 기자 (mh@it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