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법같은 50g 웨어러블 액션캠" DJI 오즈모 나노, 초보자에 적합할까
[IT동아 박귀임 기자] 기자는 등산하며 사진과 동영상을 촬영하는 것을 즐긴다. 하지만, 액션캠이나 웨어러블 카메라를 사서 쓰는 것은 회의적으로 봤다. 외출 시 항상 챙기는 스마트폰으로 사진부터 동영상 촬영까지 모두 가능하기 때문. 오히려 액션캠이나 웨어러블 카메라가 번거롭다고 느끼기도 했다. 그런데, 민간용 무인 항공기(드론) 및 촬영 장비 제조업체 DJI가 새롭게 출시한 '오즈모 나노(DJI Osmo Nano)'를 직접 사용한 후에는 생각이 바뀌었다. 50g 대의 무게와 초소형 디자인은 기대이상의 만족감을 줬다.
DJI는 9월 23일 오즈모 나노를 공식 출시하며 본격적으로 웨어러블 카메라 시장에 도전장을 내밀었다. 단순한 액션캠이 아닌 혁신적인 웨어러블 카메라로 포지셔닝한 부분이 인상적이다. 슬로건 역시 '지금 이 순간을 소중히 간직하라'는 뜻의 '오운 더 모먼트(Own the Moment)'로 정하며 어디서나 착용 가능한 카메라라는 점을 강조한다.
기자는 2주 동안 오즈모 나노를 사용해봤다. 등산을 하거나 달릴 때는 물론 일상의 다양한 순간을 기록했다. 작동 방법이 어렵지 않아 처음 웨어러블 카메라에 도전하는 기자에게도 꽤 친화적으로 다가왔다.
이번에 사용한 오즈모 나노 스탠다드 콤보(128GB)의 구성품을 살펴보면 ▲오즈모 나노 카메라 ▲오즈모 나노 다기능 비전 독 ▲마그네틱 모자 클립 ▲마그네틱 스트랩 ▲보호 케이스 ▲USB-C to USB-C PD 케이블(USB 3.1) ▲양방향 마그네틱 볼 조인트 어댑터 마운트 등이 있다. 이외에 ▲마그네틱 헤드밴드 ▲양방향 퀵 릴리즈 접이식 어댑터 마운트 ▲ND 필터 세트 ▲글라스 렌즈 커버 등의 액세서리는 별도로 판매한다.
이렇게 작고 가볍다니…웨어러블 액션캠 새 기준
오즈모 나노는 처음 들자마자 '작고 가볍다'는 생각이 들었다. DJI에 따르면 DJI 액션캠 중 가장 작은 모델로 카메라 무게는 약 52g, 크기는 약 57mmX29mm X28mm이다. 실제로 오즈모 나노의 카메라 무게를 재보니 50g이었다. 이는 초경량 스마트워치나 무선 이어폰 수준이다.
이에 따라 오즈모 나노는 기존 액션캠 대비 휴대성과 착용감이 향상된 것이 특징이다. 스트랩, 클립, 자석패드 등 다양한 곳에 탈부착도 가능하다. 또 최대 10m 방수 성능을 제공해 수상 스포츠부터 야외 활동까지 부담없이 즐길 수 있다.
실제로 오즈모 나노를 사용하며 가장 인상적이었던 부분은 가벼운 카메라 무게였다. 카메라를 착용하고 있다는 것을 잊을 정도로 무게감을 거의 느낄 수 없었다. 이에 장시간 등산에도 부담없이 착용 가능하다.
야외 촬영 시에는 보호 케이스를 활용하는 것이 좋다. 카메라에 보호 케이스를 씌우면 무게가 20g 정도 늘어나는데 예민하지 않다면 큰 차이를 느끼지 못할 수준이다. 크기도 성인 엄지손가락 2개를 합쳤을 때 정도다.
특히 마그네틱 스트랩에 카메라를 부착 후 사용했을 때 마치 가벼운 목걸이를 찬 것처럼 자연스러웠다. 양손이 자유로울 뿐만 아니라 가로나 세로 모두 손쉽게 촬영할 수 있었다. 2시간 동안 등산하거나 5km 달리기 중에도 목이나 어깨에 부담을 전혀 느끼지 못했다. 마그네틱 스트랩은 길이 조절이 자유로워 사용자 시점 촬영에 유용하다. 마그네틱 스트랩을 기능성 티셔츠나 바람막이 안에 넣은 후 카메라를 겉에 부착하면 흔들림이 크지 않았다. 두꺼운 패딩 제품이 아니라면 대부분 의류에 부착 가능해 활용도가 높다.
반면 마그네틱 모자 클립은 아쉬웠다. 카메라와 마그네틱 모자 클립의 결합은 자석으로 단단하게 이뤄졌다. 다만 클립은 고정돼 있기 때문에 가로나 세로 전환이 쉽지 않았다. 게다가 카메라를 마그네틱 모자 클립과 결합해 모자에 부착했을 때는 손으로 들고 있을 때보다 무겁게 느껴졌다. 심지어 앞으로 쏠리는 느낌이라 걷기가 불편했다. 옷이나 가방 끈에도 각각 부착해봤으나 사용자의 움직임에 따라 촬영이 불가능할 정도로 고정되지 않았다. 챙이 짧은 모자에 부착하면 조금더 안정적일 수 있겠지만 등산 시에는 마그네틱 스트랩을 더욱 추천한다.
DJI 액션 시리즈에 버금가는 화질 구현 '흔들림 최소화'
오즈모 나노의 다기능 비전 도크는 카메라의 활용도를 극대화해주는 모듈형 액세서리다. 디스플레이 화면, 원격 사진 트리거, 충전 스테이션 및 고속 파일 전송 스테이션 역할을 한다. 마그네틱 디자인으로 카메라를 어떤 방향으로든 장착할 수 있도록 설계, 촬영 모드 간 전환이 간편하다. 또 내장 마이크로(Micro)SD 카드 슬롯이 있어, PD 고속 케이블을 사용할 경우 모바일 기기나 컴퓨터에 연결해 최대 600 MB/s 속도로 초고속 데이터 전송도 가능하다. 그러나 다기능 비전 도크의 1.96인치 터치 화면은 손가락이 크거나 장갑을 착용한 사용자가 쓰기에 불편할 수 있다.
카메라와 다기능 비전 도크를 결합하면 오즈모 나노는 단순 초소형 카메라에서 캠코더, 리모컨, 고속 백업기기로 변신해 영상 촬영부터 데이터 관리나 배터리 걱정까지 한번에 해결해주는 솔루션이 된다. 디스플레이 화면으로 촬영 구도를 실시간 확인할 수 있는 등 오즈모 나노의 활용도를 폭넓게 만들어 준다. 2개를 결합했을 때 무게는 120g으로 일반적인 액션캠보다 가볍다.
보통 카메라 크기가 작아지면 화질도 떨어지는 것이 일반적이다. 오즈모 나노는 달랐다. 초소형 카메라임에도 불구하고 DJI 액션(Action) 시리즈에 버금가는 화질을 제공한다. 차세대 1/1.3” 센서와 고성능 이미지 프로세서를 탑재했기 때문이다. 이를 통해 최대 13.5스톱의 다이내믹 레인지를 제공하며, 저조도 환경에서도 자연스럽고 인상적인 성능을 보장한다.
[산책 시 오즈모 나노 마그네틱 스트랩에 카메라를 부착하고 비디오 촬영의 최대 성능인 4k 50p 모드로 설정한 영상 / 출처=IT동아]
오즈모 나노의 촬영 모드는 ▲일반 비디오 ▲슬로모션 ▲사진 ▲타임랩스와 하이퍼랩스 ▲슈퍼 나이트 등으로 나뉜다. 무엇보다 전자식 손떨림방지(RockSteady 3.0)와 호라이즌(수평) 밸런싱 기능은 영상 흔들림을 최소화하고 부드러운 화면을 구현해준다. D-Log M 모드의 경우 색상 및 밝기 정보를 보존해 후반 작업과 편집에 유용하다. 이를 통해 선명도와 흔들림 보정이 체감된다. 등산하거나 걸을 때 몸이 흔들렸지만, 실제 영상에서 ‘눈이 편하다’는 말이 실감날 정도로 부드럽게 기록된 것. 이에 더욱 생생한 영상을 완성할 수 있다.
DJI는 오즈모 나노 카메라로 1080p(Full HD) 해상도, 초당 24프레임(fps) 설정에서 약 200분까지 연속으로 영상을 녹화할 수 있다고 발표했다. 일부 기능을 비활성화한 엔듀런스 모드를 적용하면 4K 해상도, 초당 30프레임(16:9 비율) 설정에서도 최대 60분까지 연속 촬영이 가능하다. 하지만 실제 사용에서 배터리, 발열, 저장공간, 환경 조건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 무엇보다 오즈모 나노는 고속 충전하는 것이 가능하다. 다기능 비전 도크 사용 시 20분 동안 80% 충전이 가능해 휴식 시간을 활용하면 된다. 그러나 교체 불가능한 내장 배터리 구조는 장시간 촬영이 필요한 사용자에게는 제약이 될 수밖에 없다.
오즈모 나노에는 듀얼 마이크가 내장, 스테레오 녹음을 지원한다. 오즈모오디오(OsmoAudio)의 직접 마이크 연결도 가능하다. 이를 통해 오즈모 나노는 2개의 DJI 마이크 송신기에 수신기 없이 직접 연결, 스튜디오 품질의 사운드를 녹음할 수 있다.
스마트폰에 익숙하다면 촬영 초보자도 쉽게 사용
오즈모 나노는 처음 접한 웨어러블 액션캠이라 더욱 새롭게 느껴졌다. 초소형 크기에도 불구하고 뛰어난 성능을 자랑하기 때문일 터. 등산할 때는 목걸이 형태로 마그네틱 스트랩을 착용해 손을 자유롭게 두고 촬영할 수 있었고, 자전거 탑승 시에는 모자에 부착해도 안정적인 촬영이 가능했다.
직관적이고 손쉬운 사용법도 오즈모 나노의 매력을 높였다. 카메라와 다기능 비전 도크에 있는 원형 버튼을 짧게 누르면 촬영을 시작하거나 정지할 수 있고, 길게 누르면 전원이 켜지거나 꺼진다. 또 터치 스크린으로 촬영 모드나 해상도 등 원하는 기능을 빠르게 설정하고 변경 가능하다. 스마트폰에 익숙하다면 웨어러블 액션캠이 처음이라도 쉽게 적응할 수 있다.
또 스마트폰에 DJI 미모(Mimo) 앱을 설치하면 오즈모 나노의 작동이 용이하다. 미모는 영상 촬영과 편집, 기기 제어와 데이터 연동 등을 아우르는 오즈모 시리즈 전용 앱이다. 이에 다기능 비전 도크가 없더라도 촬영 화면을 제어할 수 있도록 설계돼 있다. 해당 앱을 통해 사진과 영상 공유 역시 가능하다.
오즈모 나노의 방수 기능은 다소 아쉽다. 카메라는 최대 10m 방수 성능을 자랑, 수영이나 얕은 다이빙 등 물 속 촬영이 가능하다. 하지만 다기능 비전 도크와 함께 사용할 경우 땀, 빗물 등 IPX4 등급의 생활 방수만 된다. 이때는 촬영에 일부 제약이 따른다.
이처럼 오즈모 나노는 액션캠의 핵심 성능과 웨어러블 카메라의 편의성 및 경량 디자인을 결합한 것이 특징이다. 이에 스포츠부터 일상까지 폭넓게 활용할 수 있는 차세대 하이브리드 액션·웨어러블 카메라로 정의할 수 있다.
한편 오즈모 나노의 출고가는 내장 메모리 크기에 따라 책정된다. 스탠더드 콤보 64GB 기준 38만 9000원, 128GB 기준의 경우 44만 9000원이다. 한국, 유럽 등 주요 국가에서 판매하고 있다.
또 DJI 제품을 위한 종합 보상 서비스 플랜인 DJI 케어 리프레시(DJI Care Refresh)가 오즈모 나노에도 적용된다. 일상적인 마모, 충돌, 침수 피해 등 예기치 못한 사고로 인한 손상까지 폭넓게 보상해준다. 고장 발생 시 소액의 자기 부담금으로 손상된 제품을 교체 받을 수 있다.
IT동아 박귀임 기자(luckyim@it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