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야크루 "데이터와 AI로 K-브랜드의 글로벌 항해를 자동화하다" [서울과기대 x 글로벌 뉴스]

강형석 redbk@itdonga.com

[서울과기대 x 동아닷컴 공동기획] 서울과학기술대학교(이하 서울과기대)는 예비·초기창업패키지와 메이커스페이스, 글로벌 협업 등 스타트업의 성장을 돕는 여러 지원 프로그램을 운영합니다. 나아가 동아닷컴과 함께 스타트업의 해외 홍보와 진출을 도울 글로벌 뉴스를 제공합니다. 유망 딥테크 스타트업을 우리나라 내외에 소개합니다.

[IT동아 강형석 기자] 2025년 어느 날, 미국의 슈퍼스타 카디비(Cardi B)가 자신의 소셜 미디어 방송에서 한국산 매운 김을 시식하며 감탄을 금치 못했다. 그녀는 매운 김을 직접 구매해 맛보는 과정을 수백만 명의 팔로워에게 생중계했으며, 해당 제품은 단시간에 매진됐다. 흥미로운 점은 이 매운 김이 거대 식품 기업의 제품이 아닌 신생 브랜드의 제품이라는 것이다.

매운 김은 마야크루가 구축한 글로벌 마케팅 플랫폼 '코스덕(Cosduck)'의 성과를 더 높이기 위해 위해 만든 자체 브랜드(PB)다. 코스덕은 데이터 기반의 정교한 타겟팅, 자동화된 크리에이터 협업, 시장 흐름 분석 등을 제공해 기업 마케팅 성과를 높여준다. 카디비의 선택은 우연이 아닌 셈이다.

오준호 마야크루 대표(오른쪽)가 박수영 팀장(왼쪽), 임현 팀장(가운데)과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 출처=마야크루
오준호 마야크루 대표(오른쪽)가 박수영 팀장(왼쪽), 임현 팀장(가운데)과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 출처=마야크루

라이브 영상 플랫폼이 소비의 중심으로 떠오르고 있으나, 많은 국내 브랜드들은 어떻게 이 거대한 흐름에 어떻게 편승해야 할지 어려움을 겪는다. 이에 마야크루는 코스덕으로 국내 브랜드의 '글로벌 항해사'를 자처한다. 마야크루는 코스덕으로 어떻게 국내 브랜드의 글로벌 마케팅을 돕는 걸까? 오준호 마야크루 대표를 만나 이야기를 나눴다.

K-뷰티의 미국 진출, '틱톡 어필리에이트'에서 길을 찾다

미국 시장은 K-소비재 기업들에게 매력적이면서도 어려운 시장으로 꼽힌다. 방대한 시장 규모로 성과 예측이 쉽지 않고, 마케팅 경쟁 또한 치열하다. 현재 미국 소비 유행을 선도하는 플랫폼은 틱톡(Tik-Tok)이다. 오준호 대표는 "미국 내 마케팅 활동 플랫폼은 사실상 틱톡 하나라고 보면 됩니다"라고 강조할 정도로 틱톡의 영향력은 막대하다.

미국 내에서 틱톡은 평범한 소셜 미디어가 아니다. 플랫폼 내에 아마존이나 쿠팡 같은 전자상거래(이커머스) 기능을 갖춘 '틱톡 샵(TikTok Shop)'이 활성화되어 있다. 크리에이터가 자신의 영상에 특정 상품의 틱톡 샵 링크를 포함시켜 제품이 판매될 경우 수수료를 얻는 '어필리에이트 마케팅(Affiliate Marketing)'이 활발하다. 크리에이터의 활동은 곧 수익으로 이어지기에 협찬받은 제품을 적극 홍보한다.

문제는 어필리에이트 마케팅 과정이 수작업을 많이 요구한다는 점이다. 브랜드 마케터는 잠재력을 갖춘 크리에이터를 찾기 위해 수없이 스크롤을 내리고 수백 통의 이메일과 메시지를 보내야 한다. 인플루언서를 찾은 후에는 계약을 체결한 후 성과를 취합한다. 브랜드 마케터는 여러 분석 도구를 사용해 보고서를 작성할 수밖에 없다.

코스덕 앱 이미지 / 출처=마야크루
코스덕 앱 이미지 / 출처=마야크루

오준호 대표는 이러한 비효율성이 업계의 가장 큰 고충임을 파악하고 코스덕을 개발했다. 코스덕은 현지 인플루언서 발굴부터 협업까지 대부분의 과정을 자동화했다. 미국 진출 기업이 최소한의 자원으로 마케팅 활동이 가능하다.

코스덕은 1만 4000명 규모의 미국 틱톡 크리에이터를 확보했다. 기업은 클릭 몇 번으로 마케팅에 적합한 캠페인 생성이 가능하다. 크리에이터가 캠페인에 지원하면 시스템이 자동으로 제품 배송 정보를 관리하고, 콘텐츠 업로드 마감일이 다가오면 푸시 알림으로 활동을 독려한다. 마케터가 크리에이터를 관리하는 데 쏟는 시간과 자원을 온전히 전략 수립과 성과 분석에 쓸 수 있다.

성과 추적 기능은 코스덕의 차별화 요소다. 틱톡의 자체 분석 도구는 기능이 파편화된 데다 데이터가 많아 직관적인 성과 파악이 어렵다. 하지만 코스덕은 모든 성과 데이터를 하나의 대시보드에 통합했다. 어떤 크리에이터가 얼마의 매출을 일으켰는지, 어떤 제품이 가장 많이 팔렸는지, 캠페인 전체의 광고비 대비 수익률(ROAS)은 얼마인지 등 핵심성과지표(KPI) 등을 정리해 준다. 통합 대시보드는 마케터가 데이터에 기반한 의사결정을 지원한다.

마야크루는 업무 자동화 외에 인공지능(AI) 기술을 활용, 마케팅의 질적 수준을 한층 높였다. 대표적인 기능이 생성형 인공지능 기반 콘텐츠 가이드다. 마케터가 성공한 브랜드의 영상 자료를 코스덕에 입력하면, 인공지능이 영상을 정밀 분석한다. 이어서 어떻게 하면 시청자의 이목을 끌 영상 제작이 가능한지 구체적으로 제안하는 가이드를 제공한다. 가이드에는 시청자의 시선을 사로잡는 초반 3초 훅(Hook) 구성법, 제품의 매력을 돋보이게 해주는 구간별 연출 방식, 판매 전환율을 높이는 행동 유도 문구 등 작은 대본에 가까운 정보가 담긴다.

코스덕은 '인공지능 고객 서비스(CS) 에이전트' 기능까지 탑재했다. 틱톡 샵을 통해 소비자 문의가 들어오면, 인공지능 챗봇이 즉시 자동 응답한다. 인공지능 고객 서비스 에이전트를 활용하면 반복적인 CS 업무 부담이 줄어든다. 인공지능이 답변하기 어려운 복잡한 문의는 인간 상담원에게 전달하는 지능형 시스템도 갖췄다.

코스덕의 실력, 마야크루가 직접 증명합니다

마야크루는 자체 브랜드를 만들어 직접 코스덕 플랫폼에서 테스트하고 성과를 증명하는 독특한 전략을 구축했다. 먼저 K-뷰티 브랜드를 구축해 코스덕 플랫폼 내에서 성과 테스트를 진행했고, 최근에는 K-푸드 부문 성과를 측정하기 위해 매운 김 브랜드를 론칭했다. 매운 김 브랜드는 출시 한 달만에 미국의 슈퍼스타 카디비(Cardi B)가 언급하며 코스덕 플랫폼의 성과를 증명했다. 오준호 대표는 “매운 김 브랜드는 높은 광고비 대비 수익률을 달성했을 정도로 효과가 뛰어났습니다. 코스덕의 효능을 설득하는 게 아니라 실제 사용을 통해 이런 결과가 나온다는 것을 증명하는 사례입니다”라고 말했다.

마야크루의 성장은 뛰어난 기술력에만 의존하지 않는다. 오준호 대표는 "글로벌 시장에서 성장하려면 글로벌 인재들이 많아야 합니다”라며 성장의 핵심 동력으로 사람을 꼽았다. 마야크루는 기술로 해결할 수 없는 영역인 문화적 맥락과 감성의 차이를 이해하고, 현지 크리에이터 및 소비자와 소통하는 '글로벌 DNA'를 조직 내에 심는 데 집중하고 있다.

마케팅 전략을 총괄하는 박수영 마야크루 팀장과 중동에서 9년간 거주한 경험이 있는 임현 코스덕 팀장을 중심으로 구축된 마야크루 임직원은 오준호 대표의 철학을 상징적으로 보여준다.

임현 팀장은 "글로벌 마케팅은 해당 국가의 문화를 이해하지 못하면 확장이 어렵습니다. 코스덕 팀원들은 모두 해외 생활을 통해 현지 문화를 직접 경험했기에, 현지 고객의 목소리에 깊이 공감하고 유연하게 대응할 수 있습니다"라고 설명했다.

마야크루는 글로벌 DNA를 조직 내에 구축하는 것이 목표다 / 출처=마야크루
마야크루는 글로벌 DNA를 조직 내에 구축하는 것이 목표다 / 출처=마야크루

박수영 팀장은 “국내 소비재 기업들의 글로벌 시장 진출 기회가 많아졌습니다. 하지만 인공지능과 머신러닝 기반의 자동화 시스템이 흔해짐에 따라 퍼포먼스 마케팅 분야에서 성과를 내기 어려워졌죠. 결국 마케팅의 성패는 콘텐츠 활용에 달려 있습니다. 시장을 선점하려면 콘텐츠 및 시장에 대한 철저한 학습과 분석이 필요합니다. 이러한 점에서 마야크루 팀은 신속한 대응과 뛰어난 적응력을 갖췄다고 생각합니다”라고 말했다.

코스덕 팀은 번역기로는 대체할 수 없는 현지의 유머 코드와 최신 밈(Meme), 소통 방식을 직관적으로 이해한 후 마케팅 전략에 적용한다. 단어 선택의 차이부터 콘텐츠의 시각적 요소까지, 현지화의 성공을 좌우하는 디테일을 찾아내는 것이 코스덕 팀의 역할이다.

코스덕으로 틱톡 샵이 있는 모든 국가를 연결할 것

오준호 대표가 꼽는 어려움은 틱톡이라는 플랫폼의 예측 불가능한 변화 속도다. 2024년 상반기까지만 해도 효과적이었던 무상 시딩(seeding) 전략은 시장이 포화되면서 효율이 급격히 떨어졌다. 현재 성과 기반의 어필리에이트가 유행이지만 오늘의 전략이 내일에는 무용지물이 될 위험이 존재한다. 변화가 빠른 시장에서 정적인 플레이북은 곧 실패를 의미한다.

마야크루는 데이터에 과감하게 투자해 어려운 상황 속 돌파구를 찾았다. 틱톡 데이터 수집에 집중, 시장 유행을 빠르게 파악하고 분석하는 것이다. 많은 비용이 소요되지만 생존과 성장을 위한 핵심 전략으로 자리잡았다. 마야크루는 자사의 캠페인 외에 틱톡의 뷰티 및 푸드 생태계 전체를 분석해 시장의 거시적 흐름을 실시간으로 추적하고 있다.

마야크루는 코스덕의 성과를 앞세워 글로벌 시장 영향력을 확대할 예정이다 / 출처=마야크루
마야크루는 코스덕의 성과를 앞세워 글로벌 시장 영향력을 확대할 예정이다 / 출처=마야크루

마야크루의 자신감은 숫자로 입증됐다. 올리브영의 자체 브랜드(PB) 컬러그램을 비롯해 라운드랩, 스킨1004, 토코보 등 K-뷰티 시장을 이끄는 40개 이상 브랜드를 코스덕 고객사로 유치했다. 매출 상승세도 뚜렷하다. 2023년 20억 원의 매출이 2024년에는 42억 원으로 두 배 가량 성장한 것이다. 2025년에는 100억 원 달성을 목표로 성과 확대에 힘쓰고 있다.

마야크루는 서울과학기술대학교와 AWS가 공동 주관한 AWS 정글 프로그램의 도움을 받고 있다. 프로그램을 통해 AWS 본사와 직접 아키텍처 관련 피드백을 받고, 해외 투자 유치와 파트너십 구축을 위한 실질적인 기회를 제공받았다. 오준호 대표는 “AWS 정글 프로그램 및 서울과학기술대학교의 지원은 마야크루가 글로벌 무대로 나아갈 수 있는 귀중한 다리 역할을 했다고 생각합니다”라고 말했다.

마야크루의 시선은 미국을 넘어 전 세계를 향하고 있다. 오준호 대표의 장기적인 비전은 마야크루를 글로벌 시장 진출을 원하는 모든 K-소비재 기업이 가장 먼저 찾는 필수불가결한 원스톱 솔루션으로 만드는 것이다. 구체적인 청사진도 마련했다. 마야크루는 2025년 내에 틱톡 샵이 활성화된 모든 주요 시장으로 코스덕 서비스를 확장할 계획이다. 일본에는 법인 설립을 준비 중이며 유럽, 아랍에미리트(UAE), 동남아시아, 멕시코 시장 진출을 순차적으로 진행할 예정이다.

IT동아 강형석 기자 (redbk@i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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