루미나엑스 "탄소 나노 튜브 냉음극 엑스선 튜브로 진단 혁신할 것" [혁신스타트업 in 홍릉]

한만혁 mh@itdonga.com

홍릉강소특구는 산·학·연·병을 모두 갖춘 의료·바이오·헬스케어 클러스터로 다방면의 딥테크 스타트업을 발굴, 지원합니다. 우리나라를 딛고 세계 시장에서 활약할 유망 딥테크 스타트업을 소개합니다.

[IT동아 한만혁 기자] 루미나엑스(LuminaX)는 의료 영상 기술 혁신을 이끄는 딥테크 스타트업이다. 루미나엑스는 기존 열음극 엑스선 튜브의 단점인 불필요한 엑스선 피폭, 높은 에너지 소모량, 느린 응답속도 등을 해결하는 탄소 나노 튜브 소재 기반 냉음극 엑스선 튜브(이하 냉음극 엑스선 튜브)를 개발했다. 루미나엑스는 5.5kW급 출력을 내는 냉음극 엑스선 튜브를 구현해 기존 냉음극 엑스선 튜브 대비 20~30배 높은 성능도 달성했다. 덕분에 엑스선 영상 진단 장치뿐 아니라 보안 검색용, 비파괴 검사용 엑스선 장치 등에도 적용할 수 있다.

루미나엑스는 현재 국내 엑스선 영상 진단 장치 제조사 5곳과 실증 테스트를 진행 또는 진행 예정이며, 올해 4분기 해외 전시회 참가를 시작으로 해외 진출에 나설 계획이다. 글로벌 진출과 대량 생산을 위한 투자 유치도 진행할 예정이다.

루미나엑스를 이끌고 있는 이철진, 이현제 대표를 만나 냉음극 엑스선 튜브 기술에 대해 이야기를 나눴다.

루미나엑스의 이현제(좌), 이철진 대표 / 출처=IT동아
루미나엑스의 이현제(좌), 이철진 대표 / 출처=IT동아

30년 연구 성과를 바탕으로 교원창업

IT동아: 안녕하세요, 이철진 대표님, 이현제 대표님. 우선 각각 소개 부탁드립니다.

이철진 대표: 안녕하세요, 루미나엑스 이철진입니다. 저는 지난 30년간 대학 교수로 재직하면서 수행했던 연구를 통해 국제 과학논문인용색인(SCI) 논문 203편 게재, 인용 횟수 1만 5862회, 국제 특허 등록 21건, 국내 특허 등록 63건의 연구 성과를 달성했습니다. 또한 2023년과 2024년에는 글로벌 정보 분석 기업 엘스비어와 스탠퍼드 대학교가 공동으로 발표한 전 세계 상위 2% 연구자로 선정되기도 했습니다. 고려대학교 공과대학 전기전자공학부 교수로 재직 중이던 지난 2022년 1월 교원창업으로 루미나엑스를 설립했고, 2024년 2월 정년 퇴직 후 루미나엑스에서 냉음극 엑스선 튜브 상용화 기술 개발에 전념하고 있습니다.

이현제 대표: 안녕하세요, 루미나엑스 이현제입니다. 이철진 대표와 함께 공동 대표를 맡고 있습니다. 저는 고려대학교 공과대학 전기전자공학부를 졸업하고, 미국 코넬대학교 전기컴퓨터공학부에서 차세대 반도체소자에 대한 연구를 수행해 박사 학위를 취득했습니다. 당시 미국 국방고등연구계획국(DARPA), 미국 국립과학재단(NSF), 인텔 등의 연구 프로젝트를 수행했고, SCI 논문 12편을 게재했고, 국제 특허 1건, 국내 특허 1건을 각각 출원했습니다.

루미나엑스에는 박사 학위 취득 직후인 2022년 8월에 합류했습니다. 처음부터 루미나엑스 창업에 함께하려고 했으나, 박사 학위 과정을 마치느라 약간 늦었습니다. 저는 루미나엑스에서 연구개발 및 사업 운영 전반을 담당하고 있습니다.

IT동아: 두 분이 부자지간이라고 들었는데, 함께 창업한 것이 인상적입니다.

이철진 대표: 저와 이현제 대표는 부자지간이면서 고려대학교 선후배, 고려대학교 전기전자공학부 스승과 제자, 루미나엑스 창업 동업자입니다. 저희는 박사 과정 전공 분야도 비슷하고, 대학 연구실 기술의 상용화에도 뜻이 맞아 공동 창업했습니다. 지금은 냉음극 엑스선 튜브 원천기술을 바탕으로 상용화 기술을 개발하기 위해 함께 연구개발에 매진하고 있습니다.

우리나라는 선진국 대비 기술의 역사가 깊지 않아 부자가 함께 창업하는 사례가 적지만, 해외에는 어렵지 않게 볼 수 있습니다. 특히 미국, 독일, 일본에서는 부자가 함께 창업하고 성장시킨 기업이 많습니다.

탄소 나노 튜브 기반 냉음극 엑스선 튜브 / 출처=루미나엑스
탄소 나노 튜브 기반 냉음극 엑스선 튜브 / 출처=루미나엑스

IT동아: 그러면 루미나엑스를 설립한 계기는 무엇인가요?

이철진 대표: 저는 오래전부터 기존 열음극 엑스선 튜브의 단점을 개선하는 냉음극 엑스선 튜브 기술에 주목하고, 탄소 나노 튜브 박막을 이용한 전자방출원의 특성 및 제작 방법을 연구했습니다. 그 결과 냉음극 엑스선 튜브 원천기술을 확보할 수 있었습니다. 그 후 해당 원천기술을 상용화 기술로 발전시킬 방안을 고민했는데, 쉽지 않았습니다. 냉음극 엑스선 튜브 원천기술을 이해하고 상용화 기술을 개발하려면 전문 지식과 고도로 훈련된 전문 인력이 필요하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해당 원천기술에 대한 이해도가 높고, 관련 분야에 많은 경험과 기술력을 확보한 저희가 직접 상용화 기술을 개발해야겠다고 생각하게 됐습니다.

또한 저는 평소 대학 연구실이 확보한 원천기술을 상용화 기술로 발전시킴으로써 인류 사회에 기여하고, 기술을 통해 높은 부가 가치를 만드는 사례가 국내에 매우 드물다는 점에 많은 아쉬움을 갖고 있었습니다. 그래서 이번 기회에 제가 직접 나서서 대학 연구실 원천기술의 사업화 성공 사례를 만들어 보기로 결심하고 도전하게 됐습니다. 루미나엑스를 통해 우리나라에도 대학 연구실 원천기술의 상용화를 위한 일종의 창업 문화가 확산되면 좋겠다는 바람입니다.

기존 엑스선 튜브 대체 가능한 루미나엑스 냉음극 튜브

IT동아: 루미나엑스는 어떤 회사인가요?

이현제 대표: 루미나엑스는 의료 영상 기술 분야 딥테크 스타트업입니다. 나노소재, 냉음극 전자방출원, 냉음극 엑스선 튜브 관련 원천기술을 기반으로 엑스선 영상 진단 장치에 적용 가능한 탄소 나노 튜브 기반 냉음극 엑스선 튜브를 개발합니다. 참고로 루미나엑스는 라틴어로 빛을 의미하는 ‘루미나(Lumina)’와 엑스선을 의미하는 ‘엑스(X)’의 합성어로, 엑스선을 의미합니다.

IT동아: 냉음극 엑스선 튜브가 다소 생소한데요. 어떤 제품인지 소개 부탁드립니다.

이현제 대표: 기존의 엑스선 영상 진단 장치는 열음극 엑스선 튜브를 활용합니다. 이는 텅스텐 필라멘트에 약 2000도의 열을 가해 전자를 방출시켜 엑스선을 발생시키는 방식입니다. 열음극 엑스선 튜브는 의료진에게 불필요한 엑스선 피폭을 유발하고, 동작으로 인한 에너지 소모가 크며, 동작 시간이 느리다는 단점이 있습니다.

루미나엑스 냉음극 엑스선 튜브는 기존 엑스선 튜브 대비 반응 속도가 빠르고 정확한 선량 제어가 가능하며 불필요한 피폭을 줄인다 / 출처=루미나엑스
루미나엑스 냉음극 엑스선 튜브는 기존 엑스선 튜브 대비 반응 속도가 빠르고 정확한 선량 제어가 가능하며 불필요한 피폭을 줄인다 / 출처=루미나엑스

저희 냉음극 엑스선 튜브는 기존 엑스선 튜브의 단점을 개선할 수 있습니다. 탄소 나노 튜브에 열 대신 적은 전압을 가해 전자를 방출시키는 방식으로, 불필요한 엑스선 피폭량을 줄이고, 동작 에너지가 낮고 발열이 적습니다. 빠른 구동이 가능하고, 엑스선 선량을 자유롭게 조절할 수 있다는 것도 장점입니다.

물론 기존에도 냉음극 엑스선 튜브는 있었습니다. 다만 엑스선 선량이 매우 적게 발생해 치과에서 사용하는 휴대용 구강 방사선 촬영 장치에만 적용할 수 있었습니다. 저희는 탄소 나노 튜브 소재의 전자 방출 물성을 높이고, 전자방출원 구조를 새로 설계해 엑스선 출력을 높였습니다.

현재 루미나엑스 냉음극 엑스선 튜브는 최대 동작전류 50mA, 최대 동작전압 120kV, 출력 5.5kW를 구현합니다. 이는 기존 냉음극 튜브 대비 20~30배 높은 출력으로, 기존 열음극 튜브와 유사하게 다양한 의료 진단 및 치과 진단 응용 범위에서 활용할 수 있는 수준입니다. 즉 대다수의 의료 및 치과 진단용 장치 분야에서 기존 엑스선 튜브를 대체할 수 있다는 의미입니다.

IT동아: 의료 분야 외에도 활용할 수 있나요?

이현제 대표: 치과 진단 및 동물 관련 다양한 의료 영역의 엑스선 영상 진단 장치에 적용할 수 있고, 실시간 엑스선 투시 장치 및 휴대용 장치 구현, 치과 진단용 컴퓨터단층촬영(CT) 장치 구현에도 적합합니다. 휴대용 영상 진단 장치에 적용할 경우 의료 서비스 접근이 제한적인 도서산간 지역에서도 쉽게 사용할 수 있습니다. 그 외에도 공항, 항만 등에 필요한 보안 검색용 장치나 반도체, 배터리, 정밀기계장치, 국방 산업에서 활용하는 비파괴 검사 장치, 산업용 엑스선 검사 장치에도 적용 가능합니다.

국내 5개사와 실증 테스트, 내년에는 해외 시장 진출

IT동아: 지금까지의 사업 진행 상황에 대해 말씀 부탁드립니다.

이철진 대표: 현재 냉음극 엑스선 튜브 상용화 제품 개발을 완료했고, 국내 주요 엑스선 영상 진단 장치 제조사 5곳과 시스템 적용을 위한 실증 테스트를 진행 또는 진행 예정입니다. 실증 테스트는 내년 초까지 본격적으로 진행할 예정이고, 실증 테스트 이후에는 엑스선 영상 진단 장치에 적용될 전망입니다.

올해 11월에는 독일에서 열리는 글로벌 의료기기 전시회 MEDICA2025에 참가해 냉음극 엑스선 튜브를 선보일 예정입니다. 현장에서는 해외 엑스선 영상 진단 장치 제조사들과 미팅을 진행하고 협력을 추진할 예정입니다. 이를 계기로 내년부터는 본격적으로 해외 진출을 시작하려고 합니다. 미국이나 일본, 독일 등 해외에 고출력 냉음극 엑스선 튜브 상용화 사례가 없기 때문에 해외 진출은 빠르게 진행될 것으로 예상합니다.

또한 저희는 냉음극 엑스선 튜브 기술을 기반으로 중소벤처기업부 딥테크 민간투자주도형 기술창업지원(TIPS) 프로그램과 초격차 스타트업 1000+ 프로젝트 등 정부 지원 사업에 선정되어 연구개발 과제를 수행하고 있습니다. 지난 2024년에는 시드 투자 유치를 성공적으로 마무리했고, 조만간 프리 시리즈A 투자 유치를 진행할 예정입니다. 이를 기반으로 글로벌 시장 진출과 냉음극 엑스선 튜브 대량 생산 기술 확보 및 생산 시설 기반을 마련하고자 합니다.

냉음극 엑스선 튜브를 소개하는 이현제 대표 / 출처=IT동아
냉음극 엑스선 튜브를 소개하는 이현제 대표 / 출처=IT동아

IT동아: 현재 홍릉강소특구의 지원을 받고 있습니다. 어떤 지원이 있었나요?

이현제 대표: 홍릉강소특구를 통해 사업 전개에 필요한 많은 도움을 받았습니다. 투자 연계 기업 설명회를 통해 투자사와의 접점을 넓혔고, 스케일업 네트워킹 데이 등을 통해 다른 스타트업과 네트워크를 확보했습니다. 컨퍼런스와 투자상담회를 통해 정부 지원 사업을 소개받고, 투자 및 제품 실증 지원사업에 대한 상담도 받았습니다.

IT동아: 마지막으로 향후 계획과 목표에 대해 말씀 부탁드립니다.

이현제 대표: 현재 진행하고 있는 실증 테스트를 잘 마무리하고 상용화 제품 공급까지 차질 없이 이어지도록 노력하겠습니다. 의료 진단뿐 아니라 보안 검색, 비파괴 검사 등 다양한 분야로 사업 영역을 확장하면서 글로벌 시장 진출도 준비하겠습니다.

저희는 루미나엑스 냉음극 엑스선 튜브를 다양한 지역의 엑스선 진단 장치 제조사에 공급함으로써 엑스선 기술 및 산업 분야의 글로벌 리더로 자리매김하고, 나아가 유니콘 기업으로 성장하고자 합니다. 이를 통해 대학 실험실 원천기술 상용화의 성공 사례를 만들고, 국내 대학 연구실 및 연구소의 창업 문화를 선도하는 모범 사례가 되고 싶습니다.

IT동아 한만혁 기자 (mh@i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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