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전스페이스 "디지털 트윈, 산업현장 자동화에 한 획을 긋는 기술" [서울과기대 x 글로벌 뉴스]

남시현 sh@itdonga.com

[서울과기대 x 동아닷컴 공동기획] 서울과학기술대학교(이하 서울과기대)는 예비·초기창업패키지와 메이커스페이스, 글로벌 협업 등 스타트업의 성장을 돕는 여러 지원 프로그램을 운영합니다. 나아가 동아닷컴과 함께 스타트업의 해외 홍보와 진출을 도울 글로벌 뉴스를 제공합니다. 유망 딥테크 스타트업을 우리나라 내외에 소개합니다.

[IT동아 남시현 기자] 디지털 트윈(Digital Twin)이 전 세계 제조시장에 새로운 혁신을 불어넣고 있다. 시장조사기업 마켓앤마켓은 2030년 제조업계 디지털 트윈 시장 규모를 1498억 1000만 달러(약 208조 561억 원)로 집계했고, 포춘 비즈니스 인사이트는 2032년까지 2593억 2000만 달러(약 360조 1436억 원)까지 성장할 것으로 봤다. 보수적으로 잡아도 200조 원이 넘는 시장이다.

최원석 비전스페이스 대표. 비전스페이스는 공장, 산업 현장 등을 위한 디지털 트윈 설루션을 제작한다 / 출처=IT동아
최원석 비전스페이스 대표. 비전스페이스는 공장, 산업 현장 등을 위한 디지털 트윈 설루션을 제작한다 / 출처=IT동아

시장조사기업 imarc 그룹이 예측한 우리나라 디지털 트윈 시장 규모는 지난해 4억 4460만 달러(약 6199억 원)였고, 2033년까지 연평균 23.56%씩 성장해 36억 8764만 달러(약 5조 1416억 원)에 이를 것으로 봤다. 보고서들은 종합적으로 ‘인더스트리 4.0’의 도래와 산업용 사물인터넷 및 AI 통합의 확산, 스마트 시티 및 팩토리에 대한 범정부적 지원이 시장 성장을 이끌고, 실시간 예측 분석 및 최적화 도구의 발달이 수요를 견인할 것으로 봤다. 그간 기계적인 영역에 머물렀던 제조, 공장 업계가 디지털화하면서 ‘디지털 트윈’ 시장이 빠르게 성장하는 상황이다.

산업 데이터를 실시간 디지털로 구현하는 ‘디지털 트윈’

디지털 트윈이란 현실 세계의 물리적인 사물, 시스템, 절차를 가상공간에 똑같이 복제한 것이다. 단순히 3D 모델을 만드는 게 아니라 현실에서 수집한 데이터와 센서를 활용해 실제 장소를 복사한 수준으로 구현된다. 디지털 트윈은 제조 분야에서 공장의 실시간 현황을 파악하거나, 도시 계획 수립, 에너지 등 인프라가 실시간으로 구동되는 환경에 주로 도입된다.

디지털 트윈을 가상현실 개념인 메타버스에서 분화한 사업으로 알고 있는 사람이 많지만, 이미 산업계에서는 도입된 지 20여 년이 넘은 기술이다. 제품 수명주기 관리 전문가인 마이클 그리베스는 2002년 처음으로 ‘정보 미러링 모델’이라는 이름으로 디지털 트윈에 대한 개념적 모델을 제시했으며, 2010년 미국 항공우주국(NASA)이 우주선 및 탐사선의 건전성 확인을 위해 공식적으로 ‘디지털 트윈’이라는 단어와 체계를 쓰기 시작했다.


비전스페이스의 디지털 트윈 기반의 통합 관제 모니터링 시스템 타스(TARS), 실제 공장과 동일한 구성으로 반응한다 / 출처=비전스페이스
비전스페이스의 디지털 트윈 기반의 통합 관제 모니터링 시스템 타스(TARS), 실제 공장과 동일한 구성으로 반응한다 / 출처=비전스페이스

이후 독일 정부가 인더스트리 4.0의 개념을 제시하며 스마트 팩토리 분야에 디지털 트윈이 도입되기 시작했고, 2010년대 중반 이후부터 산업용 센서와 통신기술이 발달하며 빠르게 디지털 트윈이 확산했다. 그리고 최근에는 딥러닝을 통한 데이터 활용과 GPU 성능의 강화로 가상 공간에 실시간으로 현실의 공장을 옮기는 수준으로 구현하기에 이르렀다.

자동차 디자이너, 제조 산업 혁신을 위해 디지털 트윈에 뛰어들다

글로벌 디지털 트윈 시장은 지멘스, 다쏘시스템, 오토데스크, GE디지털 등의 전통적인 기술 기업은 물론 마이크로소프트와 AWS 등 빅테크 기업들까지 뛰어든 레드오션이다. 그런데 이 시장에 도전장을 낸 스타트업이 바로 ‘비전스페이스’다. 최원석 비전스페이스 대표는 산업디자인을 전공한 뒤 국내 한 완성차 업체에서 차량 디자이너로 10여 년 이상 근무했다. 디자인은 시대에 따라 변하지만 제조 공정과 물류, 공장 시스템 전반은 특별히 변하지 않는 것을 바꿔보자는 생각에 2023년 9월, 비전스페이스를 창업했다.


최원석 대표는 실제 공장이나 유통, 물류 등의 현장에서 디지털화의 가능성을 보고 비전스페이스를 설립했다 / 출처=IT동아
최원석 대표는 실제 공장이나 유통, 물류 등의 현장에서 디지털화의 가능성을 보고 비전스페이스를 설립했다 / 출처=IT동아

최원석 대표는 “완성차 업체에 근무할 때도 연차를 내고 공장에 방문할 정도로 관련 시장에 관심이 많았다. 프로젝트 매니저일 때에는 차량 연구소는 물론 물류 센터, 차량 제조 공정, 유통 과정까지 세세하게 탐구했다. 그 과정에서 공장 물류센터의 데이터를 분석하고 시뮬레이션을 거쳐 레이아웃을 변경, 자동화하면 혁신적인 변화를 이룰 것으로 생각했다. 때마침 출시된 엔비디아 옴니버스가 디지털 트윈을 실현할 열쇠라고 생각하고 창업을 결심했다"라고 창업 배경을 설명했다.


비전스페이스의 3D DES(Descrete Event Simulation) 시뮬레이션 테서랙트(tesseract) / 출처=비전스페이스
비전스페이스의 3D DES(Descrete Event Simulation) 시뮬레이션 테서랙트(tesseract) / 출처=비전스페이스

비전스페이스의 설루션은 스마트 팩토리의 실시간 모니터링, 시뮬레이션 두 가지다. 이미 자동화된 공장이나 물류센터에 비전스페이스의 플랫폼을 적용하면 실시간으로 데이터를 확인하고 절차를 변경하거나 리모델링도 할 수 있다. 시스템에 필요한 데이터는 일본 오므론(Omron), 현대무벡스, 리드앤과 협업하며 구축 중이다.

최원석 대표는 “스타트업이지만 대기업들과 협력해 산업용 데이터를 수집 중이다. 주요 협력사인 오므론은 우리가 설루션을 원활하게 개발할 수 있도록 테스트베드도 제공하고, 도입 범위도 넓히는 중이다. 현대무벡스 역시 자사 물류공장에 우리 설루션을 도입해 연구개발을 지속하고 있다”라고 설명했다.

최원석 대표는 서비스 고도화를 위해 스마트 자동화 공장, 물류 자동화, 국제 물류산업대전, AI 자동화 설루션, IT전시, 스타트업 행사 등 연관된 국내외 박람회는 거의 다 참여하고 있다. 최원석 대표는 “자동화 분야는 이해관계자나 산업별로 필요로 하는 게 다 다르다. 올해 해외 전시만 12번을 방문했고, 현장에서 듣는 정보와 의견을 토대로 서비스를 고도화하고 있다. 내년에는 현대무벡스와 AW 스마트공장·자동화산업전, 애틀랜타 모덱스 2026에도 공동 부스로 나갈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공장 자동화와 데이터 관리까지, AWS SaaS로 구현

비전스페이스의 설루션은 스마트 팩토리나 물류 이외의 분야에서도 찾는다. 최원석 대표는 “최근에는 한 기업이 30층 높이의 대형 본사를 짓는데 이 빌딩 전체를 디지털 트윈으로 구현하고 싶어 찾아왔다. LX 한국국토정보공사나 동작구청 신청사 등에도 디지털 트윈이 적용됐다. 현대무벡스 이외에도 국내 대기업 식품창고, 완성차 차량 차체공장, 항공물류 등과 개념 증명(PoC)을 진행했다”라고 말했다.


실시간으로 공장 데이터를 확인할 수 있어 관리자들이 원격으로 공장을 관리하는데 유용하다고 한다 / 출처=IT동아
실시간으로 공장 데이터를 확인할 수 있어 관리자들이 원격으로 공장을 관리하는데 유용하다고 한다 / 출처=IT동아

설루션을 도입한 기업의 이용자 중 70%는 관리직이다. 디지털 트윈 설루션에 실시간으로 공장 자동화 및 좌표, 업무 내역 등이 기록되면, 관리자들이 공장을 찾지 않고도 주요 데이터를 확인할 수 있다. 어떤 물건을 언제 어디로 옮겼는지, 하루 몇 시간동안 얼마나 옮겼는지 등도 파악할 수 있다.

비전스페이스는 실시간 데이터를 원활하게 처리하기 위해 플랫폼뿐만 아니라 AWS 기반의 서비스형 소프트웨어(SaaS)로도 설루션을 제공할 예정이다. 최원석 대표는 “공장의 실시간 데이터를 디지털 트윈으로 반영하려면 이를 원활하게 처리할 인프라와 서비스가 필요하다. 현대무벡스를 예로 들면, 모든 로봇의 데이터가 0.5초마다 실시간 입력된다. 이런 로봇이 몇백 대, 몇천 대씩 동시에 움직이는 현장을 실시간 관리하려면 AWS와 같은 클라우드 도입은 필수다"라고 답했다.

비전스페이스, AWS 글로벌 기업 협업 프로그램으로 서비스 고도화

최원석 대표는 “AWS 정글 프로그램은 일본에서 만난 AWS 관계자가 귀뜸을 해줘서 신청하게 됐다. 수행 과제는 AI RAG(검색증강생성)가 적용된 생산 공정 최적화 기능의 자동화 산업용 로봇 솔루션 개발이다. 쉽게 말해 AI로 자동화 공정을 최적화하는 시뮬레이션을 제작하는 것이다. 개발 경력은 짧지만 많은 시장 검증과 도입 사례를 확보했다는 점에서 높은 평가를 받았다”라고 답했다.


좌측부터 시계방향으로 MWC 2025, CES 2025, 스시테크 도쿄 2025, 비바테크 파리 2025 전시 / 출처=비전스페이스
좌측부터 시계방향으로 MWC 2025, CES 2025, 스시테크 도쿄 2025, 비바테크 파리 2025 전시 / 출처=비전스페이스

이어서 “내부의 백앤드 개발자부터 기술최고책임자까지 AWS의 기술 컨설팅 지원을 받았다. AWS 역시 최근 공장 자동화 사업에 뛰어들었기에 우리 서비스를 역으로 궁금해한다. 서비스 확인차 AWS의 검증을 계속 받고 있다. 아마존 재팬, 세일즈포스 재팬, IMM, DG다이와, 혼다벤처스 등과의 네트워킹도 주선받았다. 이외에도 AWS코리아가 비즈니스, 인사, 재무 회계 등과 관련해 꾸준히 도움을 주고 있다”라고 말했다. 주관기관인 서울과학기술대학교 역시 지출관리, 회계에 대한 모니터링을 꾸준히 진행하며, 지난 7월 16일서 19일 사이 글로벌기업 협업 교육 세미나 등을 추진하는 등 지원을 아끼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짧은 서비스 개발 기간 극복이 과제, 더 많은 협업 사례 만들것

비전스페이스의 사업은 순항 중이지만, 인재 영입과 기술적 과제는 늘 어렵다고 말한다. 최원석 대표는 “기술 스타트업의 가장 큰 고민거리는 기술 인재 영입이며, 자금 지원이나 인프라, 기업 문화 측면에서 세심하게 신경 쓰고 있다. 회사의 인재상은 반복되는 실패를 극복하고, 이를 이겨내는 경험을 가진 사람이다. 특히 현장에서 접하는 시스템과 하드웨어는 매번 다르고, 예상보다 훨씬 빨리 일을 끝내야 할 때도 많다. 이런 어려움을 극복하는 것이 비전스페이스의 철학”이라고 답했다.

그러면서 비전스페이스가 오늘날 성과를 거둔 것은 이경태 최고기술책임자(CTO)와 허성만 책임연구원, 임우영 연구원을 비롯한 다섯 명의 모든 연구원의 노력과 헌신이 있었기 때문이라고 덧붙였다.


최원석 대표는 디지털 트윈을 넘어 궁극적으로는 로봇 운영체제를 평정하겠다는 목표를 세웠다 / 출처=IT동아
최원석 대표는 디지털 트윈을 넘어 궁극적으로는 로봇 운영체제를 평정하겠다는 목표를 세웠다 / 출처=IT동아

비전스페이스의 궁극적인 목표는 디지털 트윈을 넘어, 전 세계 로봇 운영체제 시장 평정이다. 최원석 대표는 “올해 안에는 최대한 로봇 프로토콜 데이터를 200건 이상 만들고, 다양한 시나리오에 대응하도록 체력을 기를 생각이다. 결국에는 휴머노이드 시대가 올 것이고, 우리 같은 데이터를 보유한 기업들이 주목을 받게 될 것이다. 그때쯤 되면 전 세계 모든 로봇의 운영체제를 평정하는 기업이 돼있도록 노력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IT동아 남시현 기자 (sh@itdonga.com)

IT동아의 모든 콘텐츠(기사)는 Creative commons 저작자표시-비영리-변경금지 라이선스에 따라 이용할 수 있습니다.
의견은 IT동아(게임동아) 페이스북에서 덧글 또는 메신저로 남겨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