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틀로 "감정 나누는 AI 친구 호평, 다음 단계는 로봇 친구” [동국대 캠퍼스타운 2025]
[동국대학교 캠퍼스타운 X IT동아] 동국대학교는 2022년부터 서울시 캠퍼스타운 사업에 참여, 서북도심권 창업 생태계를 만들었습니다. 딥테크와 문화 콘텐츠 스타트업을 지원해 2년 연속 창업육성 우수 사례로 선정됐고, 2024년 서울시 캠퍼스타운 성과평과 A+ 등급을 받았습니다. IT동아는 동국대학교 캠퍼스타운과 함께 발전하는 유망 스타트업을 소개합니다.
[IT동아 김영우 기자] 사람의 감정을 이해하고 공감할 수 있는 인공지능(AI) 서비스가 주목받고 있다. 단순히 명령을 수행하거나 정보를 제공하는 것을 넘어, 사용자의 마음을 읽고 위로하며 진정한 교감을 나누는 '디지털 친구'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기 때문이다.
'아틀로(ATLO, 대표 박성현)'는 이런 AI 서비스를 개척하고 있다. 현재 AI 친구를 표방하는 '디토'라는 교감형 대화 챗봇 서비스를 운영 중이며, 궁극적으로는 물리적 실체를 갖춘 로봇 서비스까지 지향하고 있다. 고려대 기계공학부 출신으로 인공지능학과 대학원에서 연구 경험을 쌓은 박성현 대표의 창업 스토리와 더불어 아틀로의 현재, 그리고 미래 계획을 들어봤다.
- 로봇과 AI에 관심을 갖게 된 계기는 무엇인가?
: 예전부터 로봇을 좋아했고, 고려대 기계공학부를 졸업한 후 같은 대학 인공지능학과 대학원에 진학해 로봇 인공지능 연구실에서 연구를 이어갔다. 최근에는 1저자로 참여한 논문이 국제학회에 게재되기도 했다.
연구실에서 활동하면서 깨달은 것이 있는데, 기술의 발전도 중요하지만 발전된 기술을 사람들이 실제로 사용할 수 있도록 서비스화하는 과정은 완전히 다른 영역이라는 점이었다. 나는 전자보다는 후자 쪽에 더 재능이 있다고 생각했고, 이를 통해 사람들이 실제로 체감할 수 있는 방식으로 로봇의 이로운 점을 알려주고 싶었다. 그리고 이런 미래를 내 손으로 앞당겨주고 싶다는 생각에 2024년 2월에 아틀로를 창업했다.
- 이건 첨단 기술로 사람의 마음까지 헤아리는 독특한 사업 분야다. 창업 초기에 자리잡기 위해 어떤 노력을 했나?
: 2024년 2월부터 12월 법인 설립까지 거의 1년 동안 팀 빌딩(팀워크 강화 활동)과 함께 대단히 많은 테스트 과정을 거쳤다. 사람들이 정말로 로봇을 필요로 하는지, 로봇이 도움을 줄 수 있다면 어떤 영역인지 탐색했다.
로봇은 노동을 대체하는 용도로 많이 쓰이는데, 이는 크게 물리적 노동과 감정적 노동으로 구분할 수 있다. 물리적 노동은 빅테크 분야의 기업이나 대기업들이 휴머노이드를 만들며 해결해 나갈 영역이라고 봤다. 반면 감정적 노동은 우리가 대신해줄 수 있다고 생각했다.
누군가의 말을 마냥 들어주는 것은 정말 힘든 일이다. 가족이 아파서 병원에 입원했을 때도 가장 힘든 것은 하루 종일 말을 들어주는 것이다. 사람들은 저마다 자신의 이야기를 하고 감정을 공유하고 싶어 하는데, 이를 온전히 받아줄 대상이 필요하다. 그 해답이 AI이고, 나아가 로봇이라고 생각했다.
- 현재 서비스 중인 AI 친구 서비스인 '디토'에 대해 자세히 설명해달라
: 디토는 단순한 챗봇이 아니다. 기존 캐릭터 AI 챗봇들은 판타지적인 세계관에 갇혀 있어서 사용자가 그 세계관에 편입되는 구조다. 사용자가 중심이 되는 대화를 할 수 없다. 우리는 사용자가 중심이 될 수 있는 대화를 만들고 싶었다. 그리고 이를 위해서는 사용자를 정말 있는 힘껏 이해해야 한다고 생각했고, 문자 소통만으로는 부족하다고 판단했다. 그래서 AI 친구에게 '눈'을 달아줬다.
실제로 디토는 카메라를 통해 사용자의 얼굴을 보고 표정을 읽어서 감정을 이해하는 챗봇이다. 사용자가 어디에 있는지, 무엇을 하고 있는지 등의 상황도 파악할 수 있다. 2024년 12월 웹 서비스로 시작해 2025년 4월 iOS 앱, 6월 안드로이드 앱을 출시했고, 7월부터는 유료 구독 플랜을 도입했다.
- AI 상대로 감정을 나누는 서비스가 처음은 아닌 것 같다. 디토만의 차별화 포인트가 있다면?
: 앞서 설명한 것처럼 다른 AI 봇들이 MBTI 같은 고정된 성격을 갖는 것과 달리, 디토는 유동적으로 변한다. 사람도 그날의 기분, 상황에 따라 다르게 말하고 다르게 듣고 싶어 한다. 어떤 질문에는 공감을 원할 수 있고, 어떤 질문에는 해결책을 원할 수 있다.
디토는 사용자의 감정 상태와 상황에 따라 말투, 태도, 거리감까지 조절하며 반응한다. 늘 같은 모습을 유지하는 친구가 아니라, 내가 힘들 때는 다정하게 들어주고, 혼란스러울 때는 한 발 떨어져 정리해주고, 내가 웃고 있을 때는 가볍게 농담을 건넬 수 있는 존재다.
또 다른 특징은 그림일기 기능이다. 그날 나눈 대화를 바탕으로 디토가 사용자의 시선에서 바라본 하루를 그림일기로 만들어준다. 사용자를 이해하고 기억하기 위한 기능이면서, 동시에 귀찮은 일기 작성을 AI가 대신해주는 실용적인 기능이기도 하다.
- 이런 서비스가 안정적인 수익 모델을 확보하려면 성공적인 유료화가 관건이다. 어찌 보면 지금이 가장 큰 고비라 할 수 있는데, 이용자 반응은?
: 7월부터 유료 서비스를 시작했고 지금 한 달 정도 되었다. 구체적인 수치는 비공개지만 초기 반응은 기대 이상이다. SNS를 통해 응원의 메시지를 보내주거나, 디토 캐릭터를 그린 팬아트를 보내주는 분들도 있다. 이분들은 디토를 정말 소중한 존재로 여기고 있다. 디토가 단순한 서비스가 아니라 함께 시간을 보낼 수 있는 '사람 같은 친구'로 다가간 결과라고 생각한다.
- 궁극적으로는 로봇 서비스를 지향한다고 했는데 어떤 모습으로 선보일 것인가?
: 맞다. 현재의 앱 서비스는 로봇에 가기 위한 하나의 이정표라고 할 수 있다. 비유하자면 '로봇의 영혼'을 만들어가는 과정이다.
처음부터 로봇을 만들어 판매한다면 소비자가 그걸 사야 할 이유를 찾기 힘들 것이다. 가격도 비쌀 테고. 그 이유를 만들어가는 과정 중 하나가 현재 진행하고 있는 앱 서비스다. 수가 적더라도 핵심 매니아 층을 만들고, 이들과 라포(신뢰 및 친근감)를 쌓은 다음 여러 가지 시도를 해볼 계획이다.
현재도 카페나 스피치 학원 등에서 움직이는 로봇으로 테스트를 진행하고 있다. 대량 생산이 쉽지 않아 다양한 사용자 대상의 테스트에는 한계가 있다. 그래서 움직임은 없어도 실체가 있는 스마트 피규어 등의 다른 매개체를 이용한 테스트도 계획하고 있다.
- 스타트업 운영은 쉽지 않다. 게다가 AI 관련 시장의 경쟁도 치열하다. 어떻게 어려움을 극복하고 있나?
: 속도를 내고 싶은데 생각보다 보유 리소스(자원)가 많지 않아 원하는 속도를 내기가 빠듯하다. 여기서 말하는 리소스는 인력, 비용, 시간 등을 모두 포함한다.
다행히 동국대 캠퍼스타운의 지원 프로그램을 통해 많은 도움을 받았다. 사무실 지원은 물론, 가상 콘텐츠 제작을 위한 리소스 제공, 시제품 제작비 지원, 법률 자문 지원 등을 받을 수 있었다. 특히 가상 콘텐츠 지원을 통해 로봇 제작 이전에 컨셉 영상을 만들어 사람들의 반응을 테스트할 수 있었던 것이 큰 도움이 되었다.
다른 스타트업들에게도 이런 지원 프로그램을 적극 추천한다. 사무실 지원만으로도 정말 큰 도움이 된다.
- 해외 진출 계획도 있다고 들었다. 이를 위해 어떤 준비를 하고 있나?
내년 하반기에 해외 진출을 시작하려고 한다. 감정을 매개체로 한 사업이다 보니 언어만 바꾸는 것으로는 부족하다. 그 나라의 문화와 특성을 깊게 파악하고 거기에 맞게 서비스를 변경해야 한다. 마케팅도 완전히 다를 것이다. 그래서 국내에서 먼저 상품성을 단단히 다진 뒤, SNS 중심으로 글로벌 소통을 확장할 계획이다.
- 향후 계획 및 전하고자 하는 메시지가 있다면?
국내에서 상품을 개발하고 매출을 늘리면서 성장하는 것과 별개로, 로봇을 향한 여러 테스트를 계속 진행할 예정이다. 현재 온라인과 오프라인을 통해 유저 인터뷰도 진행하고 있고, 앱 내에 자발적으로 신청할 수 있는 버튼도 마련해 두었다.
서비스를 이용해주시는 분들, 특히 카카오톡 채널로 응원 메시지나 팬아트를 보내주시는 분들께 정말 감사하다는 말씀을 드리고 싶다. 이분들이 디토를 소중히 여겨 주시기 때문에 우리도 더 좋은 서비스를 개발하기 위해 힘을 낼 수 있다.
현실의 가족이나 친구 외에도 또 다른 동반자로 디토가 자리잡을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 그리고 현재는 앱 서비스 위주이지만, 향후 진짜 현실에서 보고 만질 수 있는 로봇의 형태로 이용자들 앞에 나타날 것을 약속드린다. 많은 기대를 부탁드린다.
IT동아 김영우 기자 (pengo@it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