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주, "숨겨진 원석같은 웹툰 작가들, 스피노프로 엮겠다" [SBA x IT동아]

남시현 sh@itdonga.com

[SBA x IT동아 공동기획] 서울특별시와 서울경제진흥원(SBA)은 서울 창동·성수·동작에 창업허브(센터)를 마련했습니다. 스타트업을 발굴, 초기 창업부터 성장기까지 단계별 프로그램을 지원해 육성합니다. 2025년 두드러진 활동을 펼친, 성장 가능성이 높은 유망 스타트업을 소개합니다.

[IT동아 남시현 기자] 포춘 비즈니스 인사이트는 2025년 글로벌 웹툰 시장 규모가 81억 7000만 달러(약 11조 4200억 원)에 이르며, 매년 6.89%씩 성장해 2032년에는 130억 4000만 달러(약 18조 2400억 원) 시장이 될 것으로 예상한다. 이중 아태지역의 2024년 시장 점유율은 48.75%로 일본과 한국, 동남아시아 시장의 수요와 공급이 강력하다고 진단했다.

우리나라가 전 세계 웹툰 시장에서 주목받는 국가로 자리매김하며 국내 웹툰 시장의 성장세도 뚜렷하다. 네이버 웹툰은 지난 2분기 4889억 원의 매출을 올렸고, 넷플릭스와 카카오플러스도 국내 인기 웹툰을 기반으로 한 작품을 꾸준히 발표하며 시장 성장을 이끌고 있다. 이에 따라 시장에서는 고품질 웹툰에 대한 수요가 늘고 있지만, 실력 있는 작가들을 매칭하는 과정은 여전히 어렵고 더딘 상황이다.

웹툰 좋아하던 청년, 시장의 구조적 문제 해결을 위해 나서다


윤광식 주식회사 동주 대표를 서울창업허브 창동에서 만났다 / 출처=IT동아
윤광식 주식회사 동주 대표를 서울창업허브 창동에서 만났다 / 출처=IT동아

주식회사 동주는 AI를 활용해 웹툰 그림 작가와 글작가 등을 연결하는 플랫폼 ‘스피노프’를 통해 시장의 변화를 모색하고 있다. 윤광식 동주 대표는 고려대학교 정치외교학과를 졸업한 뒤 2022년 7월에 동주를 설립했다. 윤광식 대표는 “웹툰 관련 경력은 없었지만 광고 기획과 디지털 마케팅, 유튜브 콘텐츠 제작 PD로 일하며 콘텐츠 경험을 쌓아왔다. 웹툰을 좋아하는 것을 넘어 시장에까지 눈여겨보게 됐는데 수많은 웹툰이 OTT나 영화, 드라마 원작 콘텐츠로 확장 가능성이 분명하다고 시작해 사업을 시작했다”라고 배경을 설명했다.

웹툰 매칭 플랫폼을 기획하게 된 계기는 '나 혼자만 레벨업', '검술명가 막내아들', '재벌집 막내아들' 등의 작품을 보면서였다. 윤광식 대표는 “일주일 만의 작업으로 우수한 품질의 웹툰들이 등장하는 것을 보며 작가 한 명이 아닌 여러 명이 팀으로 작업하는 시대가 오고, 단독 작가로는 살아남기 힘들 것이라 예상했다. 하지만 팀 작업에는 더 많은 비용과 인적 문제도 고려해야 한다. 그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스피노프를 기획하게 됐다”라고 말했다.


윤광식 대표가 웹툰 작가 매칭 플랫폼 ‘스피노프’의 구동 방식을 설명 중이다 / 출처=IT동아
윤광식 대표가 웹툰 작가 매칭 플랫폼 ‘스피노프’의 구동 방식을 설명 중이다 / 출처=IT동아

스피노프에 적용된 핵심은 포트폴리오 투 프로파일(P2P) 서비스다. P2P는 대형언어모델(LLM)을 활용해 작가 개인의 포트폴리오와 작품의 배경, 장르 등을 구분한 뒤 맞춤형 프로필을 생성한다. 이렇게 만들어진 프로필은 양식이 통일돼 있어 다른 작가와의 매칭이 용이해진다. 서비스는 지난해부터 개발을 시작해 오는 9월 정식 출시를 앞뒀다.

윤광식 대표는 “웹툰 업계에서 작품 보조 용도로 활용하거나 그림체를 학습하는 AI는 많다. 스피노프는 작품 이전의 팀 구성 단계에서 AI를 접목한다는 점으로 차별화하며, 꾸준히 데이터를 쌓고 있다”라면서, “주요 사용자는 바로 작업을 시작할 수 있는 프리랜서 작가들, 경력이 부족한 신입 작가들이다. P2P 서비스를 활용하면 누구나 쉽게 자신만의 프로필을 만들 수 있다. 또 자체적으로 웹툰 작가 인증 시스템을 구축해 테스트 합격 시 스피노프 공인 작가로 활동할 수 있도록 지원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OTT화 할 수 있는 작품, 해외 계약도 꾸준히 진행


동주에서 작가 매칭을 통해 발간된 작품의 포스터 / 출처=동주
동주에서 작가 매칭을 통해 발간된 작품의 포스터 / 출처=동주

관리하고 있는 작품 측면에서는 카카오페이지에 연재 중인 ‘악역의 딸은 가출을 계획합니다’가 조회수 800만 명을 넘겼고, 두 번째 작품인 ‘미래에서 온 연애편지’는 일본에서 선공개한 뒤 카카오페이지 실시간 2위를 기록한 바 있다. 윤광식 대표는 “올해 중 추가로 로맨스 판타지 작품을 선보일 예정이고, 내년에는 다섯 개 이상 작품을 출시한다. 한국만의 정서를 담은 퇴마 드라마 웹툰을 원작으로 한 OTT 작품도 내년 출시를 목표로 준비 중”이라고 덧붙였다. 현재 동주에서 준비 중인 작품은 해외에서도 유통이 진행 중이며, 스피노프는 내년부터 일본, 동남아, 미국 순서로 작가 모집에 나선다.


윤광식 대표는 30세 미만 주목할만한 인물에게 수여되는 ‘포브스 아시아 30 언더 30’에 선정되기도 했다 / 출처=동주
윤광식 대표는 30세 미만 주목할만한 인물에게 수여되는 ‘포브스 아시아 30 언더 30’에 선정되기도 했다 / 출처=동주

웹툰 시장 자체를 위한 플랫폼이라는 특수한 분야를 다루다 보니 해외에서도 관심을 가지는 상황이다. 윤광식 대표는 지난 5월 30세 미만의 주목할만한 인물 30명을 꼽는 ‘포브스 아시아 30 언더 30’에 선정돼 세간의 주목을 받았다. 선정 이유에 대해서는 “웹툰 자체가 글로벌로 인정받다 보니 해외 시장 관계자분들이 동주에 주목했다. 특히 제작보다 팀 빌딩에 초점을 맞춰 성과를 낸다는 점에서 높게 평가를 받은 것 같다”라고 답했다.

창업 시작부터 VC 소개까지··· 가능성 더해주는 SBA

2022년 7월 창업 이후 한달 만에 투자를 이끌어낼 만큼 가능성을 높게 평가받았지만, 그 배경에 서울경제진흥원(SBA)의 도움도 있었다. 윤광식 대표는 “2023년 쯤 예비창업패키지, 청년창업사관학교 등의 지원 사업을 모두 끝내서 사무실 확보에 어려움을 겪었다. 그때 SBA 서울창업허브 창동에서 올린 사무실 지원 공고를 보고 지원했고, 2023년 6월부터 올해 6월까지 사무실 걱정 없이 사업에만 전념할 수 있었다. 현재는 건너편의 시드큐브 창동에 사무실을 구했는데 입주 지원에도 큰 도움을 받아서 사업을 이어나가고 있다”라고 소개했다.

입주 지원뿐만 아니라 SBA가 가진 벤처 투자사 관련 네트워킹, SBA 내 입주 스타트업과의 소개 및 연계 등도 지원을 받았고, 스피노프를 알릴 수 있도록 대외적인 홍보 지원에도 도움을 받았다고 한다. 사업 컨설팅이나 교육 등에 대한 자리도 기회가 있을 때마다 제안을 받았다고 말했다.


지난 7월 23일, 웹툰 및 웹소설 콘텐츠 플랫폼 알에스미디어와 업무 협약을 맺기도 했다 / 출처=동주
지난 7월 23일, 웹툰 및 웹소설 콘텐츠 플랫폼 알에스미디어와 업무 협약을 맺기도 했다 / 출처=동주

주식회사 동주의 사업은 올해부터 시작이다. 윤광식 대표는 “올해 스피노프가 정식 서비스를 시작할 예정이고, 웹툰 계약과 관련해서도 어느 정도 확보가 되어 9월부터 프리A 투자 라운드를 시작할 예정이다. 지난 7월 23일에도 알에스미디어와 국내 웹소설 원작 기반 웹툰 제작으로 업무 협약을 진행했고 관련 생태계에 계속해서 발을 넓힐 예정”이라면서, “우리나라에 실력 있는 작가는 많지만, 숨겨진 원석처럼 잘 드러나지 않는다. 동주는 좋은 작품을 만들 수 있도록 이들을 연결하고, 더 좋은 웹툰이 국내외 콘텐츠 업계에 기여할 수 있도록 기여하겠다”라는 뜻을 밝혔다.

IT동아 남시현 기자 (sh@i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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