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T's 가성비] 직구 말고 정품도 살만하다? 레노버 아이디어 탭 11
[IT동아 김영우 기자] '가성비'란 이름 그대로 '가격 대비 얻을 수 있는 성능의 비율'을 의미합니다. 가성비가 좋은 제품이란, 단순히 값이 싼 제품이 아닙니다. 동일한 가격대의 다른 제품에 비해 더 많은 기능을 제공하는 제품, 혹은 특정한 용도 및 환경에서 기대 이상의 효용성을 발휘하는 제품이어야 비로소 '가성비'가 높은 제품으로 인정받지요.
최근 태블릿 시장에서는 중국 브랜드 제품들이 큰 주목을 받고 있습니다. 특히 레노버를 비롯한 중국 계열 브랜드의 태블릿은 해외직구를 통해 구매하면 국내 정식 출시 제품보다 훨씬 저렴한 경우가 많습니다. 이는 물가의 차이나 세금의 유무 그리고 치열한 중국 내수 시장의 경쟁 등이 그 이유입니다.
하지만 해외직구에는 함정이 있습니다. 중국 내수용 태블릿의 경우 한국어가 제대로 표시되지 않아 특별한 조작이나 특수 앱을 통해 시스템 지역/언어를 바꾸는 이른바 '반글화(반쪽 한글화)' 작업을 해야 할수 도 있습니다. 다만 반글화 작업을 하더라도 일부 앱은 여전히 중국어로 표시되므로 불편하죠. 아니면 아예 글로벌 버전의 펌웨어를 강제로 설치해서 한글이 나오게 할 수도 있습니다. 다만, 직구 제품은 A/S가 거의 불가능합니다. 잘못된 펌웨어 교체로 기기가 '벽돌'이 될 위험성도 있는데 A/S도 못 받는다면 암담합니다. 이번에 소개할 레노버 '아이디어 탭 11(Lenovo Idea Tab 11)은 이런 고민을 어느정도 덜 수 있는 제품입니다.
직구가 더 싸긴 한데, 세세한 구성 차이까지 고려하면?
레노버 아이디어 탭 11은 약 11인치 화면을 갖춘 보급형 태블릿으로, 현재 국내 정식 출시 제품이 20만원대 초반에 판매되고 있습니다. 이 제품 역시 중국 내수용 모델(모델명: 샤오신 패드 2025)이 해외직구 사이트에서 더 저렴하게 판매되고 있지요.
중국 내수용의 경우 6GB(램)/128GB(저장소) 모델이 대략 10만원대 초중반, 8GB/128GB 모델이 10만원대 중후반에 거래되고 있습니다. 반면 국내 정식 발매 모델은 8GB/128GB 구성만 판매되며, 중국 내수용과 달리 전용 펜이 기본 포함됩니다.
상당수의 레노버 태블릿은 A/S 등의 장점을 고려하더라도 정식 발매 제품과 중국 내수 제품의 가격 차이가 너무 커서, 중국 내수 제품을 직구하는 것이 더 합리적인 경우가 적지 않았습니다. 대표적인 예가 2021년 출시된 레노버 탭 P11(중국 내수용: 샤오신 패드)입니다. 중국 내수용의 가격이 국내 정품의 절반 이하 수준이라서 직구 '열풍'이 불 정도였죠.
하지만 아이디어 탭 11은 다소 예외적인 경우입니다. 단순히 온라인 최저가만 비교하면 차이가 커 보일 수 있지만, 램 용량과 전용 펜 포함 여부등의 구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면 생각이 달라질 수 있습니다. 특히 전용 펜을 따로 구매하려고 하는 경우, 국내 출시 제품이 5만 원에서 6만 원, 중국 내수용이 2만 원에서 3만 원 정도에 팔리는 것을 감안하면 실질적인 가격 차이는 더욱 줄어들죠.
마음 편하게 쓸 수 있는 정품의 장점
아이디어 탭 11 국내 정식 출시 모델의 가장 큰 장점은 안정성입니다. 국내에서 정식 A/S를 받을 수 있고, 복잡하고 위험한 '반글화'나 펌웨어 교체 작업을 거칠 필요가 없습니다. 박스를 열자마자 바로 한국어 환경에서 사용할 수 있죠.
직구 제품을 사용하다 문제가 생겼을 때의 스트레스와 시간 낭비, 그리고 펌웨어 교체 실패로 인한 '벽돌'화 위험성을 생각하면, 약간의 가격 차이는 충분히 상쇄될 만한 가치가 있습니다. 특히 태블릿을 처음 사용하거나 학습용으로 안정적인 사용이 중요한 경우라면 더욱 그렇습니다.
일상 사용에 충분한 성능
레노버 아이디어 탭 11은 미디어텍 Dimensity 6300 프로세서를 탑재하고 있습니다. 고사양 게임이나 전문적인 영상 편집 작업에는 적합하지 않지만, 넷플릭스 등의 영상 콘텐츠 감상, 인터넷 서핑, 전자책 읽기, 온라인 강의 수강 등의 일상적인 용도에는 충분한 성능을 제공합니다.
11인치라는 화면 크기도 휴대성과 활용도를 모두 만족시키는 적당한 크기입니다. 화면 품질 역시 이 가격대 제품으로서는 양호한 편이며, 기본 제공되는 전용 펜과 함께 사용하면 필기나 간단한 그림 그리기도 가능합니다.
어떤 선택이 나에게 맞을까?
레노버 아이디어 탭 11을 구매할 때 중국 내수용 직구와 국내 정식 출시 제품 중 어느 것을 선택할지는 개인의 상황에 따라 달라질 것입니다.
절대적인 가격을 최우선으로 하고, 중국어 환경에 어느 정도 익숙하며, 복잡한 설정 작업을 마다하지 않는 사용자, 전용 펜이 전혀 필요 없는 사용자라면 직구 제품도 나쁘지 않은 선택입니다. 하지만 안정적인 A/S를 중시하고, 복잡한 설정 없이 바로 사용하고 싶으며, 전용 펜까지 함께 활용하고자 한다면 국내 정식 출시 모델이 한층 합리적입니다.
2025년 8월 현재 기준, 레노버 아이디어 탭 11 국내 정식 출시 모델은 온라인 쇼핑몰에서 20만원대 초반에 구매할 수 있습니다. 참고로 이건 와이파이 모델 기준이며, 셀룰러(LTE/5G) 지원 모델은 이보다 4만 원~ 5만 원정도 더 비쌉니다.
마지막으로 한 가지 주의사항이 있습니다. 레노버에서는 '아이디어 탭 프로 12.7'이라는 12.7 인치 화면의 상위 모델도 국내에 출시했는데, 이 제품의 중국 내수용 모델인 '샤오신 패드 프로 12.7'이 직구 시장에서 인기를 끌고 있습니다. 이 때문에 이번에 소개하는 '아이디어 탭 11'과 혼동하는 경우가 종종 있습니다. 두 제품 모두 중국 내수용 모델(각각 샤오신 패드 프로 12.7, 샤오신 패드 2025)이 있어서 검색할 때 정보가 섞여서 나오기도 하니 구매 시 제품명을 정확히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IT동아 김영우 기자 (pengo@it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