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 갤럭시 Z 폴드7, 15년차 아이폰 유저가 사용하면 어떨까

[IT동아 박귀임 기자] 15년차 애플의 아이폰 사용자인 기자에게 삼성전자의 갤럭시 출시 소식은 그동안 관심 밖이었다. 폴더블 스마트폰 '갤럭시 Z 폴드7'은 달랐다. 2억 화소 카메라와 역대 가장 얇아진 두께, 그리고 스마트폰 하나로 태블릿 경험까지 얻을 수 있다는 부분이 매력적으로 느껴졌다.

갤럭시 Z 폴드7은 올해 7월 25일 정식 출시됐다 / 출처=IT동아
갤럭시 Z 폴드7은 올해 7월 25일 정식 출시됐다 / 출처=IT동아

삼성전자는 '울트라를 펼치다'라는 슬로건 아래 올해 7월 25일 갤럭시 Z 폴드7을 출시했다. '역대 가장 얇고 가벼운 폴더블 스마트폰'이라는 평가를 받으며 출고가 237만 9300원(256GB), 253만 7700원(512GB) 등 고가에도 갤럭시 폴더블 스마트폰 사전 판매 최다 기록인 약 62만 4000대를 달성했다.

갤럭시 Z 폴드7에 대한 관심이 점차 커졌다. 아이폰으로는 경험할 수 없는 폴더블 스마트폰에 처음으로 호기심도 생겼다. 이에 약 일주일 동안 갤럭시 Z 폴드7을 직접 사용해봤다.

이렇게 얇을 수가…첫인상부터 감탄

갤럭시 Z 폴드7의 포장을 뜯는 순간부터 놀라움의 연속이었다. 손으로 잡자마자 얇고 가벼운 것이 바로 느껴졌기 때문. 삼성전자에 따르면 갤럭시 Z 폴드7은 역대 갤럭시 Z 폴드 시리즈 중 두께가 가장 얇고 무게도 가장 가볍다. 전 제품인 갤럭시 Z 폴드6의 두께는 접었을 때 12.1mm에 펼쳤을 때 5.6mm, 무게는 239g이었다. 그런데, 갤럭시 Z 폴드 7의 두께는 접었을 때 8.9mm, 펼쳤을 때 4.2mm에 무게는 215g으로 차이가 크다.

삼성전자에 따르면 갤럭시 Z 폴드7은 역대 폴드 시리즈 중 가장 얇고 가벼운 디자인을 구현했다 / 출처=삼성전자
삼성전자에 따르면 갤럭시 Z 폴드7은 역대 폴드 시리즈 중 가장 얇고 가벼운 디자인을 구현했다 / 출처=삼성전자

애플의 최신 모델 중 하나인 아이폰 16 프로와도 비교해봤다. 아이폰 16 프로는 무게 199g로 갤럭시 Z 폴드7보다 16g 가볍지만 이는 실제 사용할 때 차이를 느끼지 못할 정도다. 예민하지 않다면 비슷하게 느껴질 수준. 이에 장시간 사용해도 부담스럽지 않다.

아이폰 사용자로서 갤럭시 Z 폴드7를 사용하며 가장 인상적이었던 부분은 힌지의 완성도다. 힌지는 폴더블 스마트폰에서 본체와 디스플레이를 접었다 펼칠 수 있게 만드는 부품이다. 갤럭시 Z 폴드7에는 3세대 아머 플렉스힌지를 적용, 기존 대비 29% 얇아진 힌지 구조를 구현했다. 디스플레이 두께도 패널 구조를 재설계해 39% 감소시켰다. 디스플레이 하단 구조 소재의 경우 탄소섬유에서 티타늄으로 바꿔 64% 향상된 내구성까지 확보했다. 그래서일까. 전체 화면이 검정색만 아니라면 접힘 자국도 크게 거슬리지 않았다.

또 갤럭시 Z 폴드7은 애플의 아이패드 매직 키보드처럼 어느 각도에서든 안정적으로 고정된다. 개폐 시에도 적절한 저항감이 느껴지는데 이는 '튼튼하게 잘 만들었다'는 생각이 들게 했다. 또 펼칠 때 잡게 되는 프레임 부분이 밋밋해 미끄러지는 경우도 종종 있지만 조금만 힘을 주면 해결된다.

갤럭시 Z 폴드7에는 3세대 아머 플렉스힌지를 적용한 것이 특징이다 / 출처=IT동아
갤럭시 Z 폴드7에는 3세대 아머 플렉스힌지를 적용한 것이 특징이다 / 출처=IT동아

갤럭시 Z 폴드7의 색상은 기자가 사용한 블루 쉐도우 이외에 실버 쉐도우, 제트 블랙, 민트 4종이 전부다. 선택지가 많지 않은 만큼 다양한 고객층을 아우르기에는 한계가 있어 보인다. 또 민트의 경우 삼성닷컴이나 삼성 강남 전용 색상이라 접근성이 낮은 부분도 아쉽다.

8인치 화면으로 꽉 채운 높은 활용도

갤럭시 Z 폴드7의 핵심은 8인치 메인 화면이다. 갤럭시 스마트폰 시리즈 중 가장 넓으며, 다이나믹 아몰레드(Dynamic AMOLED) 2X 패널로 2184X1968 해상도를 제공한다. 이는 고해상도로 글자, 이미지, 영상 등을 선명하게 볼 수 있는 수준이다. 직사광선 아래에서 사용할 때도 문제 없다.

또 갤럭시 Z 폴드7은 애플이 지난해 출시한 아이패드 미니 7세대(8.3인치)와 비슷한 크기지만 접을 수 있어 휴대성 면에서는 훨씬 뛰어나다. 무엇보다 일반적인 바(Bar) 형태의 스마트폰보다 넓은 화면으로 유튜브나 넷플릭스 등 영상 시청 시 차원이 다른 몰입감을 느낄 수 있다. 또 게임이나 문서 작업까지 어떤 활동에도 최적화된 화면을 제공한다. 또 삼성 덱스(DeX) 지원으로 외부 모니터 연결 시 PC급 작업 환경도 구현 가능하다.

갤럭시 Z 폴드7은 효과적인 멀티태스킹이 강점이다. 아이폰으로는 유튜브를 보며 동시에 메모하고, 웹서핑하는 경험이 쉽지 않다. 갤럭시 Z 폴드7의 경우 메인 화면에서 최대 3개 앱을 동시 실행할 수 있고, 앱 간 전환이나 드래그 앤 드롭 등도 자연스럽다.

갤럭시 Z 폴드7의 핵심은 8인치 메인 화면으로 갤럭시 스마트폰 시리즈 중 가장 넓다 / 출처=IT동아
갤럭시 Z 폴드7의 핵심은 8인치 메인 화면으로 갤럭시 스마트폰 시리즈 중 가장 넓다 / 출처=IT동아

뿐만 아니라 인공지능(AI) 기능에서도 갤럭시 Z 폴드7이 우수하다. 자체적으로 탑재된 갤럭시 AI 기능은 아이폰 16 프로의 애플 인텔리전스보다 더 완성도 높은 느낌이다. 실시간 번역, 문서 요약, 이미지 검색 등의 기능들이 실제 업무에서 즉시 활용 가능할 정도로 빠르고 간편한 것. 애플 인텔리전스의 경우 아직 베타 단계의 기능이 많고, 한국어 지원도 제한적이다. 시리의 개선도 체감상 크지 않기에 더욱 그렇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4400mAh 배터리는 갤럭시 Z 폴드7의 8인치 메인 화면을 고려하면 다소 아쉬운 용량이다. 일반적인 사용 패턴에서는 하루 사용이 가능하지만 메인 화면을 적극 활용하거나 고부하 작업을 할 경우 오후에 충전이 필요할 수 있다. 물론 무선과 고속 충전을 지원하지만 배터리 최적화는 여전히 개선이 필요한 부분이다.

순수 화질서 아이폰보다 앞서…실제와 유사하게

기자가 아이폰을 고집하는 이유 중 하나가 카메라다. 아이폰 특유의 자연스러운 색감은 독보적이라 포기할 수 없다. 그럼에도 갤럭시 Z 폴드7의 2억 화소 광각 카메라 센서는 확실히 다른 레벨이다. 갤럭시 스마트폰 중 최상위 기술이 탑재된 S25 울트라와 동일한 화소 수이자 Z 폴드 시리즈 중 가장 높다. 이에 순수 화질 면에서는 아이폰보다 갤럭시가 앞선다.

(왼쪽부터)갤럭시 Z 폴드7와 아이폰 16 프로의 일반 모드로 촬영한 풍경 사진 / 출처=IT동아
(왼쪽부터)갤럭시 Z 폴드7와 아이폰 16 프로의 일반 모드로 촬영한 풍경 사진 / 출처=IT동아

갤럭시 Z 폴드7은 촬영 시 4800만 화소의 아이폰 16 프로보다 더 생생하게 사진을 담아낸다. 이는 AI 기반 프로비주얼 엔진(ProVisual Engine)을 통해 더 정교하고 생생한 색감을 구현해내기에 가능한 것. 실제 눈으로 보는 것과 유사하게 찍힌다. 주간 야외 촬영 시 더욱 두드러지게 체감할 수 있다.

(왼쪽부터)갤럭시 Z 폴드7와 아이폰 16 프로의 25배 줌으로 확대한 풍경 사진 / 출처=IT동아
(왼쪽부터)갤럭시 Z 폴드7와 아이폰 16 프로의 25배 줌으로 확대한 풍경 사진 / 출처=IT동아

다만 갤럭시 Z 폴드7에서 최대 30배 디지털 줌을 지원하지만 화질은 기대치를 크게 웃돌지 못한다. 25배 줌으로 아이폰 16 프로는 세부적인 디테일을 잡았지만 갤럭시 Z 폴드7의 경우 노이즈와 선명도에서 화질 차이가 다소 느껴진다. 야간 촬영 시에도 갤럭시 Z 폴드7보다 아이폰 16 프로의 노이즈 억제력이 뛰어나 더 자연스러운 결과물을 보여준다.

(왼쪽부터)원본 사진 속 초밥 삭제 시 갤럭시 Z 폴드7와 아이폰 16 프로의 편집 후 이미지 / =출처=IT동아
(왼쪽부터)원본 사진 속 초밥 삭제 시 갤럭시 Z 폴드7와 아이폰 16 프로의 편집 후 이미지 / =출처=IT동아

이외에 갤럭시 Z 폴드7은 전문적인 색상 후보정이 가능한 로그(LOG) 촬영 기능을 지원할 뿐만 아니라 화각도 100도로 폴드6(85도)보다 15도 더 넓어졌다. 포토 어시스트의 생성형 편집 기능도 가능한데, 이는 네트워크 연결 및 삼성 계정 로그인이 필수다. 또 이 기능을 통해 저장되는 이미지에는 'AI로 생성한 콘텐츠'라는 워터마크가 덧씌워진다. 아이폰 16 프로에서는 클린업 도구로 일부 편집이 가능하며, 해당 이미지에 별도의 워터마크나 안내는 없다.

갤럭시 Z 폴드7를 사용하면서 가장 아쉬운 부분은 발열이다. 초반 갤럭시 Z 폴드7를 세팅하는 과정부터 발열이 느껴졌다. 이는 20분 정도 시간이 소요됐기 때문에 그럴 수 있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고부하를 요구하는 기능을 사용할 때마다 발열은 계속 됐다. 30배 디지털 줌으로 사진을 촬영하는 경우나 1분 이내의 영상 통화를 할 때도 마찬가지다.

발열 관리는 아이폰이 더 우수한 편이다. 특히 아이폰 16 프로는 고부하 상황에서도 상대적으로 차가웠지만 갤럭시 Z 폴드7은 고부하 작업 시 다소 뜨거워지는 것을 느꼈다. 이에 따라 여름철 야외 사용 시 갤럭시 Z 폴드7의 경우 발열로 인한 불편함이 배가될 수밖에 없다고 생각했다.

업무 효율성에 최적화…고장 시 부담

갤럭시 Z 폴드7을 사용해본 결과 실용성과 편의성을 갖춘 혁신적인 폴더블 스마트폰임에는 분명하다. 얇고 가벼운 데다가 8인치 메인 화면으로 멀티태스킹까지 가능한 부분도 매력적이다.

갤럭시 Z 폴드7은 업무 효율성을 높이는 데 최적화돼 있으나 발열 관리는 아쉬웠다 / 출처=IT동아
갤럭시 Z 폴드7은 업무 효율성을 높이는 데 최적화돼 있으나 발열 관리는 아쉬웠다 / 출처=IT동아

하지만 폴더블 스마트폰의 고질적인 문제인 디스플레이나 힌지 손상에서는 갤럭시 Z 폴드7도 자유롭지 못하다. 발열로 인한 불편함과 고장 시 수리 비용도 고가라 부담스러울 수밖에 없다. 갤럭시의 강점 중 하나인 S펜을 지원하지 않는 부분 역시 아쉽다. 큰 화면을 활용한 필기나 그림 그리기 등의 S펜 기능을 기대했던 사용자들에게 실망스러운 평가가 나오는 이유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갤럭시 Z 폴드7은 업무 효율성을 높이는 데 최적화돼 있다. 접었을 때는 일반 스마트폰처럼, 펼쳤을 때는 태블릿과 동일하게 사용 가능하기 때문이다. 여러 앱을 동시에 실행해 효율적인 업무 처리도 가능한데 화면 분할 기능은 듀얼 모니터를 사용하는 듯한 편리함을 준다. AI 기능도 현재로서는 갤럭시가 더 앞서 있고, 자체 통화 녹음도 매끄럽다.

갤럭시 Z 폴드7은 업무용 멀티태스킹이 중요한 사용자나 폴더블 스마트폰의 혁신적인 경험을 원하는 얼리 어답터, 그리고 큰 화면에서 콘텐츠를 즐기고자 하는 이에게 추천한다.

IT동아 박귀임 기자(luckyim@i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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