韓 주도 ‘세계 블록체인 콘텐츠 플랫폼’ 첫 발

[IT동아 차주경 기자] 우리나라가 세계를 아우르는 ‘블록체인 콘텐츠 플랫폼(가칭)’을 만든다. 김재원 조국혁신당 의원이 주도해서 만드는 이 플랫폼은 위·변조가 불가능한 블록체인 기술을 사용, 콘텐츠의 저작권과 세계 유통 경로를 투명하게 관리한다. 덕분에 창작자가 활동 범위를 세계로 손쉽게 넓히면서 온전한 수익을 얻도록 돕는다. 콘텐츠 식별체계 제작과 플랫폼 관리를 우리나라가 맡기에 K 컬처의 세계 영향력을 넓히는 효용도 발휘할 전망이다.

앞서 김재원 의원은 ‘음원식별체계 서비스 시스템 재구조화 연구 -블록체인 기술 적용을 중심으로-’라는 논문을 출간해 고려대학교 문화콘텐츠학과 석사 학위를 받았다. 지금까지는 음원에 개별 식별 번호를 부여해 저장소에 보존하고, 이를 활용해 음원의 유통 경로와 판매량을 파악했다. 하지만, 이 방법으로는 음원을 불법으로 내려받거나 중계(스트리밍)하는 것을 추적하기 어렵다. 음원이 2차 창작물에 쓰일 경우도 그렇다. 또한, 음원의 개별 식별 번호가 나라마다 다른 탓에 해외로 공급 시 따로 관리해야 했다.

김재원 의원은 논문에서 블록체인 기술로 음원식별체계를 만들고 이를 우리나라, 나아가 세계 음원 업계가 모두 쓰는 표준 식별체계로 발전시키는 청사진을 제시했다. 블록체인 콘텐츠 플랫폼은 이 청사진의 연장선상에 자리 잡았다. 블록체인 기술은 위·변조가 불가능하고 과정이 투명하게 공개되는데다가 세계 어느 나라에서든 같은 효용을 발휘한다. 모든 구성원이 같은 권리를 갖고 참여 가능하다. 그래서 이 기술로 음원, 나아가 콘텐츠 전반의 식별체계와 플랫폼을 만들면 세계 창작자 누구나 안전하고 편리하게 쓰면서 권리도 손쉽게 주장한다.

김재원 조국혁신당 의원(왼쪽에서 여섯번째)과 KOMCA, JASRAC 관계자들 / 출처=한국음악저작권협회
김재원 조국혁신당 의원(왼쪽에서 여섯번째)과 KOMCA, JASRAC 관계자들 / 출처=한국음악저작권협회

블록체인 콘텐츠 플랫폼을 구상한 김재원 의원은 7월 31일 일본 도쿄 소재 일본음악저작권협회(이하 JASRAC) 본사를 방문, 이자와 카즈마사 회장을 포함한 주요 관계자들과 만났다. 이 자리에는 우리나라 최대 규모의 음악 저작권 신탁관리단체인 한국음악저작권협회(이하 KOMCA), 세계 공통 음악 식별 코드 ISWC(International Standard Musical Work Code)를 관리하는 국제저작권관리단체연맹(이하 CISAC)의 벤자민 응(Benjamin Ng)아시아 태평양 지역 이사도 동행했다.

이날 모인 관계자들은 음악을 포함한 콘텐츠 저작물을 블록체인 기술로 관리하는 방안을 함께 논의했다. 김재원 의원은 이번 논의를 토대로 세계 블록체인 콘텐츠 플랫폼을 구체화, 세계 주요 저작권 단체들이 참여하도록 이끌 각오를 밝혔다. 저작권은 창작자 권익 보호의 핵심이다. 세계 저작권 단체들이 블록체인 플랫폼에 참여, 정보를 상호 연계하고 검증하면 자연스레 세계로의 콘텐츠 유통 경로와 영향력을 투명하게 관리 가능하다. 이 과정에서 자연스레 세계 창작자의 권익을 보호하고 콘텐츠의 파급력을 높인다.

김재원 의원은 콘텐츠 강국인 우리나라와 일본을 대표하는 저작권 관리 단체, KOMCA와 JASRAC이 먼저 힘을 합쳐 블록체인 콘텐츠 플랫폼을 공동 실증하자고 제안했다. JASRAC은 실제로 저작권과 이용 정보 관리에 이미 블록체인 기술을 활용 중이다. CISAC도 여기에 많은 관심을 갖고, 앞으로 열릴 총회에서 함께 논의하자는 의견을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세계 블록체인 콘텐츠 플랫폼을 우리나라가 주도해서 만들면, 여기에 필요한 콘텐츠 식별체계 표준을 자연스레 우리나라가 만들게 된다. K 팝을 포함한 K 컬처의 막대한 세계 영향력을 활용하면 단기간에 세계 블록체인 콘텐츠 플랫폼과 콘텐츠 식별체계 표준을 아시아, 중동과 유럽에 전파해 규모를 키울 수 있다. 김재원 의원은 이 과정에서 우리나라가 세계 문화 시장을 주도할 것으로 기대한다. 이를 위한 준비도 차근차근 한다. 앞서 김재원 의원은 국회 예산 심사에서 문화체육관광부의 예산 증액, 블록체인과 인공지능 등 ‘문화기술(CT, Culture Technology)’을 다룰 전문 기관의 독립 등을 강하게 주문했다.

김재원 의원은 “콘텐츠 강국이자 기술 선진국인 우리나라는 세계 블록체인 콘텐츠 플랫폼을 만들고 관리할 충분한 역량을 가졌다. 문화기술로 이 플랫폼을 만들면 창작자의 권리 보호, 콘텐츠 생태계 강화, 세계 콘텐츠 패권 경쟁에서의 문화 주권 확립이라는 세 마리 토끼를 모두 잡을 것이다. 이재명 정부의 문화 산업 발전 공약이 성공하도록 힘을 싣는 동시에 우리나라가 세계 문화 콘텐츠 시장을 주도하도록 노력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IT동아 차주경 기자(racingcar@i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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