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국대 캠퍼스타운 2025] 퍼슬리 “공인 자료로 신뢰 높인 환자 맞춤형 AI 건강비서”

김예지 yj@itdonga.com

[동국대학교 캠퍼스타운 X IT동아] 동국대학교는 2022년부터 서울시 캠퍼스타운 사업에 참여, 서북도심권 창업 생태계를 만들었습니다. 딥테크와 문화 콘텐츠 스타트업을 지원해 2년 연속 창업육성 우수 사례로 선정됐고, 2024년 서울시 캠퍼스타운 성과평과 A+ 등급을 받았습니다. IT동아는 동국대학교 캠퍼스타운과 함께 발전하는 유망 스타트업을 소개합니다.

오상준 퍼슬리 대표 / 출처=IT동아
오상준 퍼슬리 대표 / 출처=IT동아

[IT동아 김예지 기자] 국내 암·심장·뇌 질환 등 중증 질환자는 306만 명에 달한다. 환자들은 투병 기간 동안 증상과 관련된 수많은 궁금증을 마주한다. 팔이 붓는 게 증상에 있는지, 수술 후에는 냉찜질과 온찜질 중 무엇이 나은지 등 간단하지만 필요한 질문들이다.

하지만 환자들이 짧은 진료 시간에 모든 궁금증을 해결하기는 어려우며, 온라인 커뮤니티에서 검색해서 얻는 정보는 근거가 불분명한 경우가 많다. 결국 개인의 상황에 맞는 신뢰할 수 있는 답변을 찾기는 쉽지 않다.

퍼슬리는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나선 스타트업이다. 카카오톡 및 앱을 통해 중증 질환자가 의료 정보를 쉽고 빠르게 검색할 수 있도록 개발된 인공지능(AI) 챗봇 서비스 ‘퍼슬리’를 제공하고 있다. 퍼슬리는 사용자의 의료기록과 검증된 의료 정보를 근거로 맞춤형 답변을 내놓는다. 퍼슬리의 목표는 환자와 언제 어디서든 소통하는 AI 건강비서를 제공하고, 이를 통해 헬스케어 생태계의 선순환 구조를 구축하는 것이다.

별도 설치 없이 쓰는 AI 건강비서

퍼슬리 홈페이지 / 출처=퍼슬리
퍼슬리 홈페이지 / 출처=퍼슬리

퍼슬리의 출발점은 오상준 대표의 개인적인 문제의식이었다. 삼성전자에서 글로벌 프로젝트 매니저(PM)로 5년간 근무한 그는 퇴사 후, 족부질환 환자 대상 기능성 인솔 브랜드 커머스를 창업했다. 그 과정에서 수많은 환자 고객을 인터뷰한 오상준 대표는 환자들이 진료 전후 나타나는 증상으로 불안해하며 온라인 검색에 의존하지만, 정작 정확한 답변을 얻지 못한다는 사실을 절감했다. 이에 그는 의료정보를 제공하는 AI 챗봇 서비스 초기 버전을 만들었고, 이후 개발자 출신인 남궁현 퍼슬리 공동대표와 퍼슬리로 고도화했다.

퍼슬리는 카카오톡에서 간편하게 쓸 수 있는 AI 건강비서를 표방한다. 오상준 대표는 “앱에서 제공하는 거의 동일한 기능을 카카오톡에서 제공한다. 덕분에 현재 50-60대 이상 시니어층의 효용성이 가장 높게 나타나고 있다”며, “향후 전화 기반 음성 모델로 확장해 카카오톡조차 어려운 사용자도 쉽게 사용할 수 있도록 접근성을 확대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공인된 기관 자료로 환각 없는 AI

퍼슬리는 공신력 있는 기관의 자료만을 활용해 환자에게 신뢰도 높은 답변을 제공한다는 점에서 챗GPT 등 범용 AI 서비스와 차별화된다. 국립암센터, 대학병원, 국제 학회 등 보건복지부와 식품의약품안전처에서 제공하는 기준으로 사전 필터링한 자료를 바탕으로 답변한다. 생성형 AI의 대표적인 문제로 꼽히는 환각(할루시네이션) 문제를 차단하기 위해 검색증강생성(RAG) 기술을 적용한 것. 모든 답변에는 문장별 출처를 표기해 신뢰도를 높였다.

퍼슬리는 모든 답변을 출처와 함께 표시한다 / 출처=퍼슬리
퍼슬리는 모든 답변을 출처와 함께 표시한다 / 출처=퍼슬리

오상준 대표는 “생성형 AI는 사용자가 듣고 싶어하는 방향으로 답을 제공하는 현상을 보이는데, 헬스케어 영역에서 답변은 환자에게 큰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환각의 부작용이 극대화될 수 있다. 퍼슬리는 공신력 있는 기관의 실시간 업데이트 되는 자료만을 사용해 이를 사전 차단했다”고 설명했다.

또한 그는 “퍼슬리는 의료법 및 의료기기법을 준수하며, AI가 의료 행위를 침범하지 않도록 문장별로 내용을 벗어나는 답변을 제공하지 못하도록 설계했다. 덕분에 식약처로부터 비의료기기 건강관리 서비스에 해당한다는 유권해석을 받았다”고 덧붙였다.

장기 메모리 기반 개인 맞춤형 답변 제공

오상준 퍼슬리 대표 / 출처=IT동아
오상준 퍼슬리 대표 / 출처=IT동아

환자에게 맞춤형 답변을 제공하는 것도 퍼슬리의 강점이다. 사용자는 동의 절차를 거쳐 최대 5년치 진료·투약 기록을 연동할 수 있으며, 증상에 대한 궁금증부터 검사 결과 해석, 다음 진료용 준비사항 등 모든 종류의 질문에 대해 개인화된 답변을 받을 수 있다.

오상준 대표는 “범용 AI 서비스는 국가별 개인정보 보호법 때문에 건강 관련 정보를 기억하지 못한다. 퍼슬리는 사용자의 명시적 동의를 전제로 건강 정보 및 날짜를 함께 저장한다. 장기 의료 기록과 생활 로그를 답변에 활용하기 때문에 환자별 고난도·맥락형 질문에도 맞춤형 답변이 가능하다”고 말했다.

더불어 퍼슬리는 최신 AI 모델의 API를 적용해 성능을 지속적으로 높이고 있다. 오상준 대표는 “다른 LLM이 일반적인 정보만 나열하는 반면, 퍼슬리는 치료 과정의 실용적인 의사결정을 도울 수 있다. 답변 수준도 환자에 따라 적절히 조절한다”고 덧붙였다.

환자 피드백 동력 삼아 단계별 성장 목표

퍼슬리는 6개월 만에 월간 활성 이용자(MAU) 1만 명을 돌파했다 / 출처=퍼슬리
퍼슬리는 6개월 만에 월간 활성 이용자(MAU) 1만 명을 돌파했다 / 출처=퍼슬리

지난 1월 출시된 퍼슬리는 6개월 만에 월간 활성 이용자(MAU) 1만 명을 돌파했다. 누적 질문은 50만 건, 연동된 의료 기록은 550만 건에 달한다. 오상준 대표는 “무엇보다 값진 건 실제 사용한 환자들의 후기다. ‘편하게 질문할 수 있는 가까운 주치의가 생긴 기분’ 등 사용자 피드백이 가장 큰 동력”이라고 말했다.

퍼슬리는 성과를 인정받아 올해 동국대 캠퍼스타운 입주 기업에 선정됐다. 오상준 대표는 “입주한 스타트업 종사자들과 교류할 수 있는 기회를 얻었고, 초기 스타트업에게 절실한 사업화 지원금을 통해 프로토타입 개발 주기를 단축할 수 있었다”고 덧붙였다.

퍼슬리는 올해 답변 품질 향상에 집중할 계획이다. 누적된 데이터를 바탕으로 실제 환자 선호도에 적확한 답변을 제공해 리텐션을 이끌어내고, 충성 고객을 형성하겠다는 목표다. 국내에서의 성장을 바탕으로 내년에는 전화 기반 음성 AI 등 기능을 고도화하고, 영어·일본어 버전 앱을 출시해 해외 시장 진출의 초석을 다질 예정이다.

나아가, 퍼슬리는 향후 축적된 데이터를 기반으로 보험사, 제약사, 병원 등 B2B 시장으로 사업을 확장한다. 오상준 대표는 “궁극적으로 퍼슬리는 모든 환자에게 언제 어디서나 쓸 수 있는 ‘1인 1주치의’를 제공하고, 그 과정에서 축적된 데이터를 활용해 헬스케어 생태계에 가치를 환원하는 구조를 만들겠다”고 말했다.

IT동아 김예지 기자 (yj@i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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