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업이 IT(잇)다] 코트그린 "친환경 코팅기술로 노지 농업 스마트화 실현"

김영우 pengo@itdonga.com

[KOAT x IT동아] 한국농업기술진흥원과 IT동아는 우리나라 농업의 발전과 디지털 전환을 이끌 유망한 스타트업을 소개합니다. 기발한 아이디어와 상품, 그리고 독창적인 기술로 우리의 삶을 윤택하게 할 전국 각지의 농업 스타트업을 만나보세요.

김유겸 코트그린 대표 / 출처=IT동아
김유겸 코트그린 대표 / 출처=IT동아

[IT동아 김영우 기자] 농촌 인력 부족이 심각해지면서 한 번의 작업으로 여러 달간 효과를 지속할 수 있는 '스마트한' 농업 솔루션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하지만 기존 스마트팜 기술은 주로 하우스나 온실 같은 제한적인 환경에 집중되어 있어, 전체 농지의 93%를 차지하는 노지 농업은 스마트화의 사각지대에 놓여 있었다.

농업회사법인 주식회사 코트그린(대표 김유겸, 전경희, 이하 코트그린)은 이러한 노지 농업의 스마트화를 가능하게 하는 ‘농자재 친환경 코팅’ 기술을 주력으로 하는 농업 스타트업이다. 다년간의 OEM 경험을 통해 차별화된 기술 및 노하우를 갖추게 되었다.

그리고 지금은 이를 바탕으로 농민들이 원하는 시기에 정확히 영양분을 방출할 수 있는 맞춤형 완효성 비료와 사료를 개발해 제공하고 있다. 취재진은 코트그린 사무실을 방문, 김유겸 대표와의 인터뷰를 통해 많은 이야기를 들을 수 있었다.

- 코트그린은 역사가 그리 길지 않은 스타트업이지만 기술 수준이 높아 보인다. 사업을 시작하기까지 어떤 여정을 거쳤나?

: 2014년부터 팩프로라는 회사를 운영하며 기능성 물질 입상화 전문 업무를 해왔다. 주로 다른 업체들이 개발한 비료나 사료, 기능성 첨가물을 알갱이 형태로 가공해주는 OEM 사업이었다. 그러다가 2020년에 단순히 남의 제품을 가공해주는 것을 넘어서 자체 기술과 브랜드로 승부하는 회사를 만들고 싶어 코트그린을 설립했다. 특히 예전 OEM 사업에서 축적한 코팅 기술을 한층 다양한 분야에 접목할 수 있다는 확신이 있었다.

현재 코트그린은 친환경 비료 및 농자재의 개발 및 유통에 힘쓰고 있다. 특히 지속 가능한 농업을 위한 친환경 코팅 기술에 특화되었다. 코팅이란 비료나 농자재에 특별한 성분을 도포하는 것이다. 일반 비료는 영양 성분이 너무 쉽게 씻겨 내려가기 때문에 효율이 낮다. 때문에 우리는 원하는 시기에 녹아서 효과가 발휘되는 서방(slow-release) 원리를 활용한 다양한 제품을 선보이고 있다.

- 코트그린은 특히 친환경 코팅 기술을 강조하는 것 같다. 친환경성 면에서 기존 제품과 어떤 차별성이 있나?

: 기존 시장의 코팅 비료들은 대부분 화학 수지를 사용한다. 화학 수지로 코팅하면 비료가 녹은 후에도 코팅재가 토양에 그대로 남아 미세플라스틱 오염을 일으킨다. 이에 유럽은 2028년부터, 일본은 2030년부터 화학 수지 코팅 비료 사용을 규제하기로 했다. 반면 우리가 개발한 천연 소재 코팅은 시간이 지나면서 자연 분해되어 토양 오염 없이 영양분을 공급할 수 있다. 가격도 화학 코팅 제품과 큰 차이가 없어 경쟁력을 갖췄다.

코트그린이 취급하는 다양한 물질을 소개하는 김유겸 대표 / 출처=IT동아
코트그린이 취급하는 다양한 물질을 소개하는 김유겸 대표 / 출처=IT동아

- 이전에 OEM 사업을 하며 다양한 경험과 노하우를 얻었다고 했는데, 대표적으로 어떤 것을 들 수 있나?

: 사료업에서 '반추위 바이패스 코팅' 기술을 개발했던 경험이 대표적이다. 소나 양 같은 반추동물의 위는 발효 과정에서 온도가 올라가는데, 반추위를 통과해 장에서 기능할 수 있도록 팜유에 염기성 물질을 첨가한 코팅 기술을 개발했다. 사료, 동물약품 서방기술을 비료에 응용한 것이 우리만의 차별화 포인트다. 이종 분야 기술 융복합이라고 할 수 있는데, 비료업계에서는 잘 시도하지 않는 접근법이다.

- 현재 어떤 제품들을 선보이고 있나? 특히 각 제품의 용도가 궁금하다

: 현재 세 가지 주력 제품군을 운영하고 있다. 첫째는 자동살포용 비료로, 외면 코팅을 통해 습도가 높아도 잘 녹지 않아 자동화 기계에서 원활하게 살포할 수 있다. 둘째는 맞춤형 완효성 비료인데, 농민이 원하는 시기(1개월, 2개월, 3개월 후 등)에 맞춰 영양분이 방출되도록 설계했다. 셋째는 기능성 첨가 비료로, 미생물이나 특수 영양소를 외면에 부착해 고부가가치를 실현한다.

브랜드별로 구분하자면 헬로그린(그래뉼형), 모닝팜(펠릿형), 업시리즈(미생물 보호 코팅), 오그린(기능성 첨가물) 등이다. 각각 제조 방식과 기능에 따라 차별화했다.

- 코트그린의 제품 중에 가장 인상적인 건 역시 맞춤형 완효성 비료다. 이 제품의 도입을 통해 농가에서 어떤 이득을 얻을 수 있나?

: 과거에는 농민들이 작물을 심기 전 토양혼화처리를 한 후, 성장 단계마다 수차례 추가로 비료를 줘야 했다. 하지만 우리 제품을 쓰면 처음 한 번만 주면 된다. 농촌 인력난이 심각한 상황에서 획기적인 솔루션이 될 수 있다. 특히 작물이 심어진 후에는 기계 작업이 어려워 인력으로 해야 하는데, 이 부담을 크게 줄일 수 있다.

- 코트그린도 농업의 스마트화를 추구하는 기업이긴 하지만 기존의 일반적인 ‘스마트팜’ 사업은 아닌 것 같다. 구체적으로 어떤 차이가 있나?

: 그동안 곧잘 이야기하던 스마트팜 사업은 주로 하우스나 온실 등 시설원예에 집중되어 있었다. 하지만 이는 전체 농지의 7%에 불과하며, 실제 스마트팜 보급률은 전 농지 대비 2% 수준에 머물고 있다. 노지 농업에서는 온도나 습도 같은 환경 제어가 어렵지만, 영양분 공급만큼은 우리 기술로 정밀하게 제어할 수 있다. 이것이 바로 노지 농업 스마트화의 핵심이다.

- 스타트업의 운영에는 많은 어려움이 따르기 마련이다. 코트그린의 경우는 어떻게 극복했나?

: 농업기술진흥원에서 제공하는 지원 프로그램이 큰 도움이 되었다. 올해 처음으로 첨단기술 프로그램과 그린바이오 수출사업에 참여했는데, 첨단기술 프로그램을 통해서는 제품 고도화와 상품성 증대에, 그린바이오 수출사업을 통해서는 포장재 개발, 홍보자료 제작, 박람회 참가, 해외 지사 설립 등 다양한 분야에서 실질적인 도움을 받았다.

코트그린의 작물생육 토양개량제 ‘그린업’ / 출처=코트그린
코트그린의 작물생육 토양개량제 ‘그린업’ / 출처=코트그린

- 해외 진출 현황은 어떤가?

: 작년부터 본격적인 수출을 시작해 작년에 32만 달러를 수출했고, 올해는 7월말 기준 70만 달러를 돌파했다. 올해 수출액 100만 달러 달성도 유력한 상황이다. 현재 태국, 중국, 베트남에 수출 중이며, 남미, 서아시아, 동유럽 등으로 수출 범위를 확대할 계획이다. 중국 지사 설립도 거의 완료된 상태다.

- 향후 계획 및 추가적으로 전하고자 하는 메시지가 있다면?

: 예전에는 코팅 OEM만 했다면, 이제는 소재 개발부터 제품 생산, 브랜드 판매까지 맞춤형 비료의 토털 솔루션을 제공하고자 한다. 지속적으로 수출을 늘리고, 자체 기능성 물질 개발과 입상화 사업 영역을 더욱 확대해 나갈 계획이다.

농업도 이제 맞춤형 시대다. 획일적인 비료가 아닌, 각 농가의 작물과 환경에 최적화된 솔루션을 제공하는 것이 우리의 목표다. 특히 IT 기술만이 스마트팜의 전부가 아니라는 점을 강조하고 싶다. 가장 기본이 되는 영양분 공급 시스템부터 스마트화해야 진정한 농업 혁신이 가능하다. 앞으로도 그 대표사례를 계속 보여드리겠다.

IT동아 김영우 기자 (pengo@i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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