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BA x IT동아] “아내 설거지하는 모습서 영감” 리빙크리에이터, 한국형 이케아 꿈꾼다

[SBA x IT동아 공동기획] 서울특별시와 서울경제진흥원(SBA)은 서울 창동·성수·동작에 창업허브(센터)를 마련했습니다. 스타트업을 발굴, 초기 창업부터 성장기까지 단계별 프로그램을 지원해 육성합니다. 2025년 두드러진 활동을 펼친, 성장 가능성이 높은 유망 스타트업을 소개합니다.

[IT동아 박귀임 기자] 매일 반복되는 집안일이 지루하고 재미없게만 여겨진다면 생활용품 스타트업 ‘리빙크리에이터’를 주목하자. 기능에 색을 더하고, 편리에 디자인을 얹고, 일상에 감각을 섞은 친환경 제품을 선보이며 국내는 물론 해외 소비자까지 사로잡고 있다. 시장에서 두드러진 움직임을 보이는 성원중 리빙크리에이터 대표를 만나봤다.

성원중 리빙크리에이터 대표는 다채로운 색상, 혁신적인 편리한 기능, 친환경 가치가 부합해야만 제품으로 출시한다 / 출처=IT동아
성원중 리빙크리에이터 대표는 다채로운 색상, 혁신적인 편리한 기능, 친환경 가치가 부합해야만 제품으로 출시한다 / 출처=IT동아

반복되는 살림 속 소소한 즐거움 주기 위해 창업

성원중 대표는 2018년 ‘매일 반복하는 살림이 조금 더 예쁘고 즐겁고 취향에 맞는, 나다운 일이 되기를 바라는 마음’을 토대로 리빙크리에이터를 세웠다. ‘주부는 이제 그만, 당신은 리빙크리에이터입니다’라는 슬로건 아래, 취향에 따라 살림을 즐겁게 만드는 친환경 기능성 제품으로 창의적인 라이프스타일을 제안한다.

성원중 대표는 “아내가 설거지하는 모습을 보면서 문득 ‘집안일은 왜 재미없고 지루해야만 할까?’라는 생각을 했다. 고무장갑이 결정적이었다. 당시 아이폰 시리즈 11까지 출시됐을 때인데도 불구하고 고무장갑은 여전히 분홍색이 다수였다. 소중한 공간 중 하나인 집과 살림의 영역이 소외받고 있는 것을 깨달았다. 무엇보다 컬러풀한 주방용품이 없는 것에서도 사업 가능성을 봤다. 자연스럽게 ‘반복되는 살림 속에서 조금이나마 재미와 즐거움을 주고, 집안일을 하는 모두를 위로하고 회복할 수 있으면 좋겠다’는 마음으로 리빙크리에이터를 창업했다”고 말했다.

리빙크리에이터는 생활을 의미하는 ‘리빙(Living)’과 무엇이든 새롭게 만드는 사람을 뜻하는 ‘크리에이터(Creator)’의 합성어다. ‘주부’라는 전통적 표현을 ‘리빙크리에이터’로 새롭게 해석한 것. 성원중 대표는 “창업 당시 크리에이터가 쏟아질 때였다. 뷰티크리에이터나 패션크리에이터는 있는데 살림이나 집안일에 대한 크리에이터는 거의 없었다. 자신만의 취향에 맞춰 살림하는 이들을 리빙크리에이터라 부르고 싶어서 사명도 그렇게 지었다”면서 “트렌드에도 어울리고 긍정적이다. 무엇보다 단순하게 주부만 한정짓는 것이 아니라 살림에 관심 있는 1인 가구를 포함해 베테랑 살림꾼까지 포괄적인 개념”이라고 설명했다.

리빙크리에이터는 고객의 라이프스타일에 집중한다 / 출처=IT동아
리빙크리에이터는 고객의 라이프스타일에 집중한다 / 출처=IT동아

성원중 대표는 리빙크리에이터 고객층을 3가지 페르소나(Persona, 핵심 고객군)로 정의한다. 이는 그동안 축적된 리빙크리에이터 고객 데이터를 분석한 것으로 ▲즐겁고 지속 가능한 건강 관리를 추구하는 1인 가구 ▲예쁘게 먹고 싶고 사소한 것에서 행복을 느끼는 신혼부부 ▲건강과 일의 균형을 원하는 35~44세 워킹맘 등이다.

리빙크리에이터는 성원중 대표를 중심으로 구성원 모두 살림에 관심이 많다. 대부분 30대 젊은 연령층이지만 직접 살림을 하기 때문에 아이디어도 넘치고, 제품 피드백도 현실적이다. 이들 역시 리빙크리에이터의 페르소나이기도 한 셈이다.

성원중 대표는 “리빙크리에이터는 제품만 만드는 스타트업이 아니다. 고객의 취향과 라이프스타일에 집중하는 것을 좋아한다. 제품은 그에 따라오는 요소인 것 같다. 우리가 추구하는 라이프스타일과 취향에 초점을 맞춘 부분이 다른 브랜드와의 차별점이라고 생각한요. 요즘에 예쁜 제품들은 많다. 우리는 단순히 예쁘기만 한 제품이 아니다. 이 제품이 탄생하기까지 가치를 믿어주는 고객이 있을 때 디자인이나 기능도 빛을 발한다고 생각한다. 우리 제품을 통해 기존 생활 방식의 생각에 조금씩이라도 변화를 주고자한다”고 밝혔다.

지켜백·푸쉬락·동그락…이름부터 즐거운 친환경 제품 천국

리빙크리에이터의 첫 제품은 2019년 출시한 실리콘 덮개 ‘밀봉왕실리콘랩’이다. 뛰어난 밀폐력을 자랑하며 활용도 높은 제품으로 선호도가 높았다. 이어 선보인 실리콘 지퍼백 ‘지켜백’은 밀폐력이 우수할 뿐만 아니라 재사용이 가능했다. 이에 보관성과 경제성, 그리고 환경까지 생각하는 제품으로 각광받았다.

감각적이고 다채로운 색상에 기능성까지 갖춘 리빙크리에이터의 대표적인 친환경 제품 지켜텐 / 출처=리빙크리에이터
감각적이고 다채로운 색상에 기능성까지 갖춘 리빙크리에이터의 대표적인 친환경 제품 지켜텐 / 출처=리빙크리에이터

성원중 대표는 “항상 ‘어떻게 하면 고객에게 즐거움을 줄 수 있을까’라고 생각했다. 제품을 출시할 때도 마찬가지였다. 예를 들어 밀폐용기 그 자체가 즐거움을 주기는 어렵다. 제품 이름이나 디자인 혹은 기능적인 면에서 즐거움을 주려고 했다. 지켜백의 경우 일회용 대신 다회용으로, 신선도를 높이는 기능으로 우리의 점심을 지켜주자는 의미를 담아 ‘지구를 지켜백’이라고 표현했는데 고객 만족도가 높았다. 리빙크리에이터는 이런 정체성을 가지고 있다”고 강조했다.

그 결과 창업 4개월 만에 누적 매출 1억 원을 달성하고, 프리미엄 라이프스타일 플랫폼 29cm와 집꾸미기 등에 입점했을 뿐만 아니라 현대백화점(판교점·무역센터점) 플래그십 스토어를 론칭하는 등 두드러지는 성과를 냈다. 코로나19 시기였던 2021년에는 누적 매출 30억 원을 돌파하며 전년 대비 성장률 215%를 달성했다.

성원중 리빙크리에이터 대표가 새롭게 출시한 동그락을 소개하고 있다 / 출처=IT동아
성원중 리빙크리에이터 대표가 새롭게 출시한 동그락을 소개하고 있다 / 출처=IT동아

성원중 대표는 밀폐용기 ‘푸쉬락’(2022년)과 프리미엄용기 ‘지켜텐’(2023년), 다용도 후라이팬 ‘요리요리’(2024년), 전기주전자 ‘지니포트’(2024년), 보관용기 ‘지켜팟’(2024년), 밀폐용기 ‘동그락’(2025년) 등 신제품을 지속적으로 출시하며 리빙크리에이터를 성장시켰다. 이 가운데 푸쉬락은 유해 성분이 없는 플래티넘 백금 실리콘으로 만들어 안전한 다목적 용기로 각광 받았다. 특허받은 접이식 디자인으로 휴대도 용이하다. 또 최고 등급 스테인리스 스틸 소재로 제작된 지켜텐은 뛰어난 내구성과 세련된 디자인을 자랑하며, 99% 이상의 향균 기능으로 박테리아 침입을 방지하는 등 신선한 보관까지 가능하다.

리빙크리에이터는 그동안 100가지 이상의 제품을 출시했다. 성원중 대표는 “초반에는 밀봉왕실리콘랩이나 접이식 카트 장바구니 ‘바스켓라빈스’처럼 단순히 제조사의 제품을 주문해 유통하기도 했다. 대부분 아이디어에서 시작한 제품이 많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직접 테스트했을 때 디자인이나 기능적으로 아쉬운 부분이 있으면 출시하지 않았다. 돈을 많이 버는 것보다 쓰임이 있는 것이 더 중요하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쓰임이 없으면 버려지니까 또 다른 쓰레기를 만드는 것은 지양하자는 우리의 가치에 따른 핵심만 담아 드리고 싶었다. 다채로운 색상, 혁신적인 편리한 기능, 친환경 가치가 부합해야만 리빙크리에이터 제품으로 탄생한다”고 설명했다.

적극적인 고객 피드백 반영으로 위기 극복

리빙크리에이터도 시련이 있었다. 제조사를 통해 구매율 높은 제품을 대량 생산했으나 타 유통사에도 비슷한 제품이 납품되면서 가격 경쟁력을 잃은 것. 결국 감당하기 어려운 재고로 인해 생산 및 판매를 중단할 수밖에 없었다. 일련의 상황을 겪은 성원중 대표는 리빙크리에이터의 주요 제품에만 집중하기로 결심했다. 무엇보다 고객 피드백 반영한 제품의 기능 및 색상을 추가하는 작업을 이어나갔다.

성원중 대표는 “2022년부터 리빙크리에이터 고객이 제품의 기능과 색상을 중요하게 여긴다는 것을 알게 됐다. 기존에는 단조로운 색상 3~4가지만 판매했다면 당시 10가지 이상으로 확대하면서 고객과 적극적으로 소통하는 시간을 보냈다. 그리고 소재, 디자인, 기능 면에서 타 제품과 격차를 만들기 위한 차별화에도 집중했다”고 말했다.

리빙크리에이터는 색상부터 소재까지 차별화를 꾀한다 / 출처=리빙크리에이터
리빙크리에이터는 색상부터 소재까지 차별화를 꾀한다 / 출처=리빙크리에이터

이 역시 성원중 대표에게 모험이었다. 제조사가 리빙크리에이터의 색상을 구현해낼 수 있을지, 색상당 최소 주문 수량(Minimum Order Quantity, MOQ)을 맞출 수 있을지 등 쉽지 않은 과정의 연속이었다. 성원중 대표는 “시중에 단조로운 색상의 제품이 대부분인 이유가 복잡한 공정 등의 이유로 제조사에서 거절당하기 때문이다. 리빙크리에이터는 고객 니즈에 따라 여러 가지 색상이 무조건 필요했다”면서 “리스크가 있을 줄 알았지만 도전했다. 제조사를 설득하는 과정이 가장 힘들었다. 우리의 가치에 공감해준 제조사와 협의해 제품을 생산할 수 있었다”고 회상했다.

실제로 리빙크리에이터의 대표 제품인 지켜백은 고객의 피드백을 바탕으로 입구를 넓게 만들어 세척이 용이하도록 보완해 2023년부터 재출시했다. 기존에는 직선 형태로 입구 폭이 좁았다면 현재 둥근 곡선 형태에 따라 개봉할 수 있도록 입구 폭을 넓혔다. 색상은 3가지에서 15가지로, 용량도 2개에서 6개로 각각 확대했다.

성원중 리빙크리에이터 대표는 해외 진출에도 긍정적이다 / 출처=IT동아
성원중 리빙크리에이터 대표는 해외 진출에도 긍정적이다 / 출처=IT동아

리빙크리에이터는 2023년부터 2년 연속 소비자만족 브랜드대상 1위를 차지하는 등 국내 입지를 탄탄하게 다졌다. 지난해 미국 시카고 국제 가정용품 전시회(IHHS)와 일본 도쿄 한류박람회에 K-라이프스타일 대표 기업으로 참가한 데 이어 글로벌 사업 확장을 위한 일본, 미국 자회사 법인도 설립했다. 또 홍콩 대형 백화점에도 동시 입점했고, 싱가포르 수출을 개시하는 등 해외 진출까지 본격화하며 누적 매출 100억 원을 돌파하는 성과를 냈다.

성원중 대표는 “살림하는 이들을 위로하고 회복하게 만들 수 있는 슬로건이나 문화를 만들고 싶다. 예를 들어 요리 초보인 남편을 위한 조리 도구가 될 수 있다. 그렇게 우리의 신념과 정체성, 그리고 가치를 인정해주는 충성 고객 5000명을 확보하는 것도 또 하나의 도전이자 목표다. 현재 2000명 정도인데 팬덤이 강력해지면 긍정적인 선순환이 가능하지 않을까”라며 기대감을 보였다.

유명 브랜드 협업부터 해외 진출까지 ‘청신호’

리빙크리에이터는 유명 브랜드와 협업하며 국내에서 입지를 확장하고 있다. 대한항공의 경우 마일리지샵에서 제품을 판매 중이며, 신세계백화점과 넷플릭스 시리즈 ‘오징어게임’ 시즌3의 한정판 제품을 선보인다. 국내 유명 드럭스토어인 올리브영의 전국 매장 입점도 확정지었다. 해외 진출 역시 활발하다. 일본 잡화점 로프트(LOFT) 59개 매장과 212키친 77개 매장에 입점했고, 태국 라이프스타일 리테일 브랜드 하이마트(Haii Mart)와 독점 유통 계약을 체결하며 동남아 시장의 본격 진출 기반을 마련했다. 일본 유명 할인점 돈키호테에도 입점할 예정이다. 이러한 성과를 인정받아 ‘대한민국 산업대상’ 고객감동 부문 수상, ‘2025 포브스코리아 소비자선정 최고의 브랜드’ 주방/리빙 부문 대상, ‘2025 소비자선정 우수기업 브랜드 대상’ 주방/리빙 부문 등에서 영광을 안았다.

리빙크리에이터는 20년 안에 이케아 수준으로 성장하는 것이 목표다 / 출처=IT동아
리빙크리에이터는 20년 안에 이케아 수준으로 성장하는 것이 목표다 / 출처=IT동아

성원중 대표는 “리빙크리에이터의 제품은 해외에서도 반응이 긍정적이다. ‘살림하는 사람을 즐겁게 해주고 싶다’는 리빙크리에이터의 가치를 해외에서도 공감해줬다”면서 “무엇보다 한국의 위상이 높아진 것을 실감한다. 한국 생활용품 브랜드도 해외에서 성공할 수 있다는 것을 리빙크리에이터로 증명하고 싶다. 막연하게만 느껴졌는데 이제 될 수 있다는 믿음이 점차 확신으로 바뀌고 있다”고 포부를 밝혔다.

리빙크리에이터는 기술 기반의 혁신적인 제품도 선보일 계획이다. 성원중 대표는 “여러 가지 시도 중이다. ‘로봇청소기는 왜 둥근 모양일까’ 혹은 ‘제습기는 왜 물을 자주 버려야 할까’ 등 기존에 당연했던 제품을 재정의하려고 한다. 모두 살림을 도와주는 개념이기 때문에 가능한 것”이라면서 “단기적으로는 어려울 수 있다. 기술적인 부분이 제일 큰 도전 과제다. 기술 기반의 혁신적인 제품을 만들고 싶다”고 강조했다.

마지막으로 성원중 대표는 “원대한 목표가 하나 있다. 가구 생활용품 전문 다국적기업 이케아가 전 세계적으로 인지도를 쌓기까지 70년 정도 걸렸다고 들었다. 리빙크리에이터를 20년 안에 이케아 수준으로 만드는 것이 우리의 목표”라고 말했다.

한편 리빙크리에이터는 2023년부터 서울 창업허브 창동에 입주해 있다. 성원중 대표는 “서울 창업허브 창동은 업무에만 집중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 준다”면서 “회의실이나 스튜디오 등 업무에 필요한 공간도 다양해 많은 도움을 받고 있다”고 말했다. 또 쾌적한 분위기와 합리적인 비용 등에도 만족감을 드러냈다.

IT동아 박귀임 기자(luckyim@i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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