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국대 캠퍼스타운 2025] 모먼트컬처, 통합형 전시 기술로 미디어아트 새 역사 쓴다
[동국대학교 캠퍼스타운 X IT동아] 동국대학교는 2022년부터 서울시 캠퍼스타운 사업에 참여, 서북도심권 창업 생태계를 만들었습니다. 딥테크와 문화 콘텐츠 스타트업을 지원해 2년 연속 창업육성 우수 사례로 선정됐고, 2024년 서울시 캠퍼스타운 성과평과 A+ 등급을 받았습니다. IT동아는 동국대학교 캠퍼스타운과 함께 발전하는 유망 스타트업을 소개합니다.
[IT동아 박귀임 기자] 문화 예술은 기술 발전에 따라 끊임없이 변화한다. 예술과 기술이 만나 탄생한 미디어아트가 더이상 낯설지 않은 이유다. 여기에 이야기 중심으로 풀어낸 스토리텔링 요소와 자체 기술력을 더해 몰입도 높은 미디어아트 콘텐츠를 자체 제작하고 전시 총괄하는 스타트업이 있다. 바로 주식회사 모먼트컬처(Moment Culture)다. 모먼트컬처를 이끌고 있는 임준형 대표를 만나 미디어아트의 세계에 빠져봤다.
스토리 몰입형 미디어아트 장르 개척…IP 7개 보유
2022년 3월 설립된 모먼트컬처는 미디어아트 제작 전문 스타트업이다. 문화 예술 콘텐츠를 통해 잊지 못할 추억과 경험을 제공하고자 하는 임준형 대표의 의지를 담고 있다. 이에 따라 ‘스토리 몰입형 미디어아트’라는 새 장르도 개척하게 된 것. 스토리 몰입형 미디어아트는 관객이 서사를 통해 미디어아트에 몰입할 수 있도록 콘텐츠를 설계하고, 공간형 미디어 전시로 제작하는 것이 핵심이다.
임준형 대표는 “모먼트컬처는 ‘왜 미디어아트는 집중해서 보기 힘들까’라는 질문에서 시작됐다. 연극, 영화, 뮤지컬처럼 이야기가 중심이 되는 장르에서 그 해답을 찾았다. 이야기의 흐름 안에서 몰입하는 경험은 관객과 예술이 더 깊이 연결되는 방식이라는 확신이 들었다. 이러한 철학을 바탕으로 국내 최초 스토리 몰입형 미디어아트라는 장르를 개척하게 됐다”고 말했다.
모먼트컬처는 사람을 위한 문화 콘텐츠를 제작하고, 디자인과 기술을 기반으로 콘텐츠에 이야기의 깊이를 더하기 위해 노력한다. 그 결과 7개의 몰입·실감형 형식의 미디어아트 IP(Intellectual Property, 지식재산권)를 보유하고 있는데 ▲어린왕자 인 서울 ▲에곤 실레와 클림트 ▲반 고흐 인 서울 ▲모네 인 서울 ▲다빈치 인 서울 ▲반 고흐와 폴 고갱 ▲사랑의 색채 등이다. 임준형 대표는 전시기획자이자 예술감독으로 해당 작품에 대한 기획 및 총괄감독을 맡고 있다.
이러한 스토리텔링 중심 콘텐츠도 모먼트컬처의 강점이다. 단순한 시각 효과가 아닌 이야기의 구조를 담은 자체 콘텐츠 기획으로 차별화를 꾀한다. 스토리텔링은 감정적 몰입과 공감을 유도해 메시지를 효과적으로 전달한다. 이에 모먼트컬처가 선보이는 미디어아트 콘텐츠는 관객 반응도 좋을 수밖에 없다. 실제로 관객 반응도 신선한 미디어아트, 새로운 경험, 몰입도 높은 콘텐츠 등이 대부분이다.
자사 전시장 운영으로 다양한 데이터 확보
모먼트컬처는 2022년부터 3년간 자사 전시장 띠아트(THART) 홍대를 운영한 경험도 있다. 띠아트는 시어터(Theater)와 미디어아트(Media Art)의 합성어로, 관객을 주인공으로 초대하는 미디어 전시 플랫폼을 의미한다.
모먼트컬처가 자체 제작한 미디어아트 콘텐츠는 띠아트 홍대를 통해 선보였는데, 월간 약 1만 명이 방문할 정도로 뜨거운 관심을 모았다. 누적 관객 수는 25만 명 이상 기록했다. 임준형 대표는 “띠아트 홍대는 자체 설계, 시스템, 공간 디자인을 진행한 미디어아트 전용 전시장이다. B2C 사업 모델을 기반으로 안정적이고 지속적인 전시 운영 및 미디어아트 콘텐츠 제작도 가능한 것을 증명한 결과물”이라고 설명했다.
띠아트 홍대의 첫 전시는 모먼트컬처의 자체 콘텐츠인 ‘어린왕자 인 서울’이다. 앙투안 드 생텍쥐페리의 동화 ‘어린왕자’를 서울 배경으로 각색하고, 한국적인 요소를 가미한 것이 특징. 무엇보다 ‘어린왕자 인 서울’은 예술과 기술의 단순한 결합을 넘어 관객이 이야기를 경험하고 감정적으로 몰입할 수 있는 공간형 미디어 전시로 구현해 좋은 반응을 이끌어냈다.
임준형 대표는 “스토리 몰입형 미디어아트의 대표작은 어린왕자 인 서울이다. 띠아트 홍대에서 처음 선보인 미디어아트 콘텐츠이기도 하다. 무엇보다 ‘어린왕자 인 서울’은 띠아트 홍대 이외에 지방자치단체의 초청을 받아 전시했다. 이를 통해 전시 콘텐츠를 타 지역으로 확장하는 유의미한 성과를 거뒀다”고 밝혔다. 이어 “어린왕자를 우리 첫 콘텐츠로 선택한 이유는 개인적으로 감명 깊게 읽었던 동화고, 읽을 때마다 좋은 에너지를 얻기 때문”이라며 “코로나19가 끝나는 시점에 첫 전시를 선보이는 만큼 당시 지치고 우울한 분위기를 어린왕자 콘텐츠가 위로와 활력을 줄 것이라고 판단했다. 희망의 메시지가 필요한 시기라고 생각하기도 했다. 실제로 관객 반응도 긍정적이었다”고 덧붙였다.
미디어아트는 기존 작품에 새로운 매체를 적용한 창작물로 제작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모먼트컬처는 ‘어린왕자 인 서울’ 이후 오스트리아 출신 화가 에곤 실레와 구스타프 클림트를 다룬 ‘에곤 실레와 클림트’로 새로운 소재의 미디어아트를 시도했으며, 네덜란드 출신의 화가 빈센트 반 고흐가 주인공인 ‘반 고흐 인 서울’과 ‘반 고흐와 폴 고갱’ 역시 긍정적인 평가를 받았다.
임준형 대표는 “모먼트컬처는 띠아트를 직접 운영하며 축적한 실질적인 관객 및 운영 데이터를 기반으로 관객 경험에 최적화된 콘텐츠 설계와 전시 동선, 마케팅 전략까지 제공한다. 단순한 설치형 미디어아트를 넘어 실제 관객의 반응과 흐름을 고려하기 때문에 더 의미가 크다. 관객 중심 전시를 가능하게 하는 기반이 되기도 한다”며 “띠아트 홍대는 올해 상반기 3년 간의 전시를 성황리에 마무리했고, 내년에도 새로운 전시를 제작해 선보일 계획”이라고 밝혔다.
콘텐츠 설계부터 개발 기술 구현까지…통합형 전시 프로덕션으로 차별화
모먼트컬처는 미디어아트 콘텐츠 기획부터 디자인, 제작, 기술 세팅, 운영까지 모든 과정을 자체적으로 수행하는 통합형 전시 프로덕션인 만큼 다양한 역량을 갖추고 있다. 스토리 설계를 시작으로 기술 구현도 유기적으로 제작할 수 있으며, 연출이나 프로그래밍 등도 대응 가능하다. 임준형 대표를 중심으로 예술 감독, 모션그래픽 디자이너, 프로그래머, 작가 등 각 분야의 최고 전문가로 구성된 만큼 신뢰도가 높다.
임준형 대표는 “모먼트컬처는 전체 콘텐츠 제작 공정을 내부에서 통합 수행한다. 공간 디자인, 시스템 설계, 장비 설치, 콘텐츠 제작, 전시 운영 등 모두 자체적으로 진행하기 때문에 전시 제작을 일괄적으로 수행하는 턴키(Turn Key) 방식이 가능하다. 프로젝트의 콘셉트와 목적에 맞는 최적의 환경을 구축할 수 있어 각 공정별 분리 납품이나 협업 역시 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무엇보다 모먼트컬처는 자체 개발한 스마트 미디어 서버 솔루션인 ‘모먼트컬처 서버(Moment Culture Server, MCS)’를 보유하고 있다. MCS는 다양한 형태의 공간과 콘텐츠를 유연하게 구현 및 대응할 수 있도록 설계된 미디어 서버 전용 시스템이다. 이를 통해 콘텐츠 재생, 싱크 제어, 인터랙션 반응 등 전시 운영 전반을 통합 제어할 수 있는 커스터마이징형 솔루션도 가능하다. 임준형 대표는 “MSC를 통해 하나의 서버로 콘텐츠 기획부터 제어까지 할 수 있다. MSC 덕분에 공간의 형태나 장비의 조건에 구애받지 않고 다양한 유형의 전시 환경에서 일관된 품질과 몰입감을 유지한다. 자체 개발한 다중 출력 전용 미디어 서버라 안정적인 운영도 가능하다”고 밝혔다.
이외에 모먼트컬처는 관객 반응형 미디어, 센서 기반 터치·움직임 연동 시스템 등 다양한 기술 역량을 바탕으로 공간 구조물에 최적화된 맞춤형 영상 콘텐츠를 제작한다. 프로젝트당 평균 소요 기간은 2~8주다. 이 가운데 프로젝션 맵핑(Projection Mapping)에 대한 역량도 뛰어나다. 프로젝션 맵핑은 미디어아트의 중요한 요소 중 하나로 건물 벽이나 바닥 등의 특정한 구역에 프로젝터를 활용해 이미지나 영상을 투사, 새로운 차원의 미디어아트를 만드는 기술이다. 임준형 대표가 다수의 프로젝션 맵핑 경력을 보유, 더욱 정교하고 안정적으로 연출할 수 있다.
모먼트컬처가 통합형 전시 프로덕션으로 운영할 수 있는 이유는 무엇일까. 임준형 대표의 이력을 보면 고개가 끄덕여진다. 대학에서 연극 연출을 전공한 임준형 대표는 멀티미디어학과 석사 졸업에 이어 복합문화예술공간 ‘빛의 벙커’에서 엔지니어로 근무하는 등 10년 이상 문화 예술 분야에 종사한 것. 이러한 경험을 바탕으로 스토리 몰입형 미디어아트도 선보일 수 있었다. 이는 문화 예술 분야 출신의 대표를 찾기 힘든 기존 미디어아트 전문 기업 중에서도 두각을 나타내는 지점이다. 자체 제작 콘텐츠를 보유한 미디어아트 전문 기업 역시 모먼트컬처 이외에 찾아보기 힘들다.
임준형 대표는 “기존 미디어아트는 자체 제작하는 콘텐츠보다 외부 IP를 가져오거나 외주 제작을 맡기고 운영만 하는 형태가 대부분이다. 모먼트컬처는 규모가 작지만 자체적인 역량을 충분히 가지고 있다. 우리만의 정체성을 담은 콘텐츠를 지속적으로 선보이기 위해 관련 연구 개발에도 소홀히 하지 않을 계획”이라고 강조했다.
긍정적인 방향으로 시행착오 극복…동국대 캠퍼스 타운 입주까지 성공적
모먼트컬처가 완성도 높은 결과물을 내기까지 쉬운 길만 걸은 것은 아니다. 스토리 몰입형 미디어아트라는 새로운 장르를 개척한 만큼 콘텐츠 창작 과정과 매뉴얼 정립에 상당한 시간이 소요된 것. 인력 및 자원 부족도 발목을 잡은 요인 중 하나다.
임준형 대표는 “원작을 단순히 시각화하는 것을 넘어 2차 재창조 과정을 거쳐야 했기 때문에 누구보다 많이 고민하고 연구했다. 특히 명화를 기반으로 한 미디어아트 콘텐츠는 대부분 작가의 1인칭 시점에서 이야기가 전개된다. 결국 작가 고유의 세계관과 당시 심정을 담아내는 것이 핵심 과제였다. 이를 위해 작가, 연출가, 기획자들과 수 개월에 걸쳐 사전 연구와 심도 깊은 회의를 진행했다. 오랜 시간이 걸렸지만 결과적으로 원작의 단순한 재현을 넘어 밀도 있는 서사형 미디어아트 콘텐츠로 확장해낼 수 있었다”고 말했다.
또 임준형 대표는 “모먼트컬처는 콘텐츠 기획부터 연출, 제작, 기술 세팅까지 전 과정을 자체적으로 수행하는 것이 강점이다. 하지만 초기에는 인력과 자원 부족으로 인한 부담이 적지 않았다”면서 "스토리 몰입형 미디어아트 장르를 처음 시도했기 때문에 관련 매뉴얼이 따로 없어 시행착오를 겪었다. 프로젝트와 전시 환경마다 관객의 반응이 달라 끊임없는 시뮬레이션과 수정 역시 필요했다"고 고충을 털어놨다.
모먼트컬처는 설립 4년 차에 접어들면서 다양한 데이터를 축적하고, 전문적인 노하우를 탄탄하게 다졌다. 초반 겪은 위기를 조직 역량 강화, 자체 전문성 제고, 창작 철학 확립 등 긍정적인 방향으로 극복하며 20회 이상 전시 제작을 성공적으로 수행해냈다. 이러한 성과로 인해 올해 4월 동국대학교 캠퍼스타운 입주 기업에 선정되기도 했다.
임준형 대표는 “그동안 겪은 시행착오는 오히려 모먼트컬처가 자체적인 작업 방식과 창작 철학을 정립하는 자양분이 됐다고 생각한다. 내부 인력의 역량 강화와 다양한 전시 경험을 통해 여러 IP를 다루며 독자적인 연출 방식도 적립하게 됐다. 결과적으로 우리만의 차별화된 미디어 전시 제작 시스템을 가능하게 만들었다”고 밝혔다.
B2C·B2B·B2G 사업 모델 다각화…해외 진출도 기대
모먼트컬처는 자사 전시장을 통해 B2C 사업 모델 구축 후 지방자치단체(이하 지자체) 미디어아트 전시, 기업 공간 브랜딩, 공공 미디어 콘텐츠 제작 등 B2B와 B2G로 포트폴리오를 다각화한다. 임준형 대표는 “B2B, B2G 대상 콘텐츠 납품과 협업 경험도 다수”라며 “다양한 지자체, 기업과 지속적으로 논의 중이다. 맞춤형 콘텐츠를 지속적으로 선보일 계획”이라고 말했다.
모먼트컬처에 따르면 B2B를 통해 기업 공간 브랜딩이나 기업 협업 전시가 가능하다. 앞서 이케아, 메리어트호텔 등과 기업 협업 전시를 진행한 바 있다. B2G의 경우 2023년 김포문화재단과 김포아트센터에서 ‘어린왕자 인 김포’를, 2024년 거창문화재단과 거창문화원에서 ‘어린왕자 인 거창’을 진행한 것이 대표적이다. 경주문화재단과도 협업, 올해 9월까지 경주역(폐역)에서 ‘반 고흐 인 경주’를 전시한다.
임준형 대표는 “현재까지 동화와 명화 IP를 중심으로 한 전시 콘텐츠를 주력으로 선보였다. 앞으로는 웹툰, 영화, 애니메이션 등 여러 장르의 IP를 활용한 전시 기획을 통해 다양해진 관객의 문화적 취향과 기대에 유연하게 대응하고자 한다. 장르 특성에 맞춘 IP 협업도 기획 중”이라고 밝혔다.
전국 단위 전시 유통 구조 구축과 IP 콘텐츠의 장기 운영 모델 정착도 모먼트컬처의 주요 과제다. 임준형 대표는 “현재 전시는 일회성으로 소비되는 경우가 많다. 모먼트컬처는 콘텐츠를 지속적이고 순환적으로 운영할 수 있는 구조를 마련하고자 한다”면서 “다양한 장르의 IP 전시 콘텐츠를 전국은 물론 해외에도 유통할 수 있도록 만드는 것이 목표”라고 밝혔다.
실제로 영화, 드라마, 음악, 뮤지컬 등 K-콘텐츠가 전 세계적으로 관심 받는 만큼 미디어아트 전시도 충분히 경쟁력을 갖추고 있다. 모먼트컬처 역시 한국적인 미디어아트 콘텐츠를 기획해 경쟁력을 확보한 후 해외 진출까지 염두에 둔다.
마지막으로 임준형 대표는 “모먼트컬처는 모두를 위한 문화 예술을 지향한다. 지속 가능한 미디어 전시 생태계를 구축하기 위해 더욱 힘쓸 것”이라고 거듭 강조했다.
IT동아 박귀임 기자(luckyim@it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