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릭슨 “6G 도입하려면 5G SA 거쳐야…韓 주파수 규제 유연성 필요”

김예지 yj@itdonga.com

[IT동아 김예지 기자] 세계 통신장비 기업 에릭슨(Ericsson)이 7월 16일 서울 HSBC에서 기자 간담회를 열고 ‘2025년 6월호 모빌리티 리포트(Ericsson Mobility June 2025)’를 공식 발간했다. 에릭슨은 모바일 데이터 트래픽이 증가하는 가운데, 5G SA(Standalone, 단독모드) 네트워크 도입이 통신사에 새로운 수익 창출 기회를 제공할 것이라 강조했다.

매년 6월과 11월 발행되는 모빌리티 리포트는 에릭슨의 대표 시장 분석 자료다. 올해 리포트는 생성 인공지능(AI) 확산으로 인한 트래픽 증가에 따른 5G 가입자 전망치, 5G SA 네트워크 발전 가능성을 집중 조명했다. 더불어 에릭슨은 AI 기반 에너지 관리 및 네트워크 자동화 기술이 향후 인프라 전략의 핵심 축으로 부상할 것이라 내다봤다.

박병성 에릭슨 테크니컬 디렉터 / 출처=에릭슨
박병성 에릭슨 테크니컬 디렉터 / 출처=에릭슨

5G SA 강조되는 이유는?

5G SA의 구축은 최근 통신 시장의 주요 화두다. 5G SA는 5G 코어망과 5G 기지국만으로 5G 서비스를 제공하는 방식이다. 2019년 국내 상용화된 5G는 4G(LTE)에 5G 망을 얹어 사용하는 비단독모드(NSA)로 구축됐다. 그러나 이는 향후 5G로 실현될 서비스를 구현하기 어렵다는 점에서 5G SA의 중요성이 부각되고 있다. 5G SA는 빠른 속도, 낮은 지연 시간을 제공해 네트워크 효율성을 극대화하며, 네트워크 슬라이싱 등 기술을 통해 서비스 중심 수익화를 달성할 것으로 기대된다.

에릭슨은 향후 급증하는 모바일 데이터 트래픽을 수용하기 위한 방안으로 5G SA를 강조한다. 보고서에 따르면, 세계 5G 가입자 수는 2025년 29억 명에서 2030년 63억 명에 이를 것으로 전망된다. 또한 5G 네트워크는 2024년 세계 모바일 데이터의 35%를 처리하고 있으며, 2030년에는 80%의 데이터를 처리할 것으로 예측된다.

특히 에릭슨은 5G SA 방식이 향후 증가할 업링크 트래픽 처리 성능을 높일 수 있다고 설명했다. 보고서는 생성 AI이 확산되며 트래픽 구조가 변화하고 있으며, 온디바이스 AI 스마트폰, XR 기기, 스마트 글래스와 같은 신형 미디어 포맷의 등장으로 기존 대비 업링크 트래픽이 증가하고 있다는 점에 주목했다.

박병성 에릭슨 테크니컬 디렉터는 “기존에는 일정 용량 내 사용자들이 모바일 서비스를 나눠 쓰는 방식이었다면, 5G SA에서의 네트워크 슬라이싱은 서비스별로 요구되는 수준을 안정적으로 공급한다. 앞으로 AI 기반 디바이스가 출시되더라도 5G SA망이 아니면 AI 기능이 제대로 동작할 수 없다. 수익화 측면이든 다음 단계로 나아가기 위한 발판으로서든 SA는 필수적인 네트워크 인프라”라고 역설했다.

에릭 에쿠든(Erik Ekudden) 에릭슨 수석 부사장 겸 최고 기술 책임자(CTO) / 출처=에릭슨
에릭 에쿠든(Erik Ekudden) 에릭슨 수석 부사장 겸 최고 기술 책임자(CTO) / 출처=에릭슨

이미 세계 통신사는 SA 서비스를 활발히 도입하고 있다. 에릭슨에 따르면, 미국, 유럽, 인도, 중국 등을 중심으로 세계 이통사 340곳 중 73곳은 이미 5G SA를 상용화했다. 이들 국가는 방송·영상 제작, POS 시스템, 행사 및 경기장 운영, 실시간 게이밍, 고정형 무선 접속(FWA), 가상 특화망, 기업 생산성 향상 등에 5G SA를 활용하고 있다.

박병성 디렉터는 “전통적인 방식의 서비스로는 통신사의 수익 구조 개선이 어렵다”고 지적하며, “셀을 활용한 차별화된 서비스를 통해 사업을 넓혀야 된다. 앞으로 통신사는 스마트폰을 통한 일반 소비자 대상의 이동통신 사업 외에 기업과 협업을 통해 생태계를 확대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예컨대, 소니는 카메라에 5G 연결 방식을 활용해 콘텐츠 제작 시간을 단축했다.

더불어 에릭슨은 중대역뿐만 아니라 저대역의 활용도 주목했다. 박병성 디렉터는 “해외에서는 주파수 대역을 묶어 전체 네트워크의 용량과 데이터 속도를 높이고 있다. 중대역 기반으로 공급되는 5G를 저대역과 캐리어 어그레이션(​Carrier Aggregation, 이하 CA)을 통해 합성하면 업링크 커버리지 범위 확장에 용이하다”고 설명했다.

韓 정부 5G SA 도입 준비 위한 시급

박병성 에릭슨 테크니컬 디렉터(왼쪽)와 에릭 에쿠든(Erik Ekudden) 에릭슨 수석 부사장 겸 최고 기술 책임자(오른쪽) / 출처=IT동아
박병성 에릭슨 테크니컬 디렉터(왼쪽)와 에릭 에쿠든(Erik Ekudden) 에릭슨 수석 부사장 겸 최고 기술 책임자(오른쪽) / 출처=IT동아

에릭슨은 한국 정부 및 국내 통신사의 적극적인 5G SA 도입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에릭 에쿠든(Erik Ekudden) 에릭슨 수석 부사장 겸 최고 기술 책임자(CTO)는 “한국이 5G를 가장 빠르게 상용화했음에도 5G SA 도입이 더딘 이유는 주파수 활용 측면에서 자유도가 높지 않기 때문이다. 다른 나라는 통신사가 필요한 주파수를 선택할 수 있는 반면, 한국 정부는 가입자 보호를 이유로 정부 정책에 따른 기술 방식을 채택하도록 한다”고 지적했다. 이어 그는 “한국 통신사는 5G SA의 중요성을 알고 있으며, 올해 할당 정책이 확정되면 통신사의 참여도 본격화될 것으로 예상한다”고 덧붙였다.

에릭슨은 6G 구현의 관문으로도 5G SA를 강조했다. 에릭 에쿠든 CTO는 “한국 정부는 6G 선점에 대한 포부를 가지고 있지만, 이는 5G SA의 이점을 바탕으로 해야 한다”며, “바로 6G를 구현하는 건 어려울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러면서 “기존 LTE가 새롭게 망을 구축하는 방식이었다면 6G는 4G, 5G가 존재하는 상황에서 도입된다. 이때 기존의 주파수 상에서 효율적인 연동이 필요하기 때문에 5G SA 단계를 거치는 것이 효율적일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한 그는 “6G는 5G 상용화 시기보다 더 많은 사업자 간 경쟁이 격화될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2030년 6G 상용화를 위해서는 유연한 주파수 정책이 필요하다. 에릭슨은 한국 사업자가 6G 선엄을 위해 기술적으로 기여할 것이나, 정부 기관의 정책과 민간 지원이 뒷받침돼야 한다”고 말했다.

한편, 이날 에릭슨은 AI 기반 네트워크 솔루션도 함께 소개했다. 에릭슨은 자사의 AI 기반 예측형 셀 에너지 관리 솔루션 ‘PCEM(Predictive Cell Energy Management)’을 통해 TM포럼으로부터 자율 네트워크 시나리오 레벨 4 인증을 획득했다.

IT동아 김예지 기자 (yj@i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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